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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이모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설마..”

손가을이 핸드폰 화면을 보며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지금은 9월 말이다. 평소 이모는 절대 손가을한테 연락하지 않지만, 9월엔 외할머니 생일이 있어, 이 일을 축하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집안의 행사이다. 이모도 그 이유로 손가을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이모, 알았어요.”

손가을이 전화 받더니 억지웃음을 지으며 몇 마디 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귀찮았다!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이모는 해마다 외할머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든 가족, 친척, 친구들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초대했다.

하지만 손가을의 이모는 진짜 효도하는 건 아니고 생일 파티를 열 때마다 사람들의 선물과 축의금을 많이 받으니 열심히 초대하는 것이다. 해마다 이모가 생일 파티를 여는 거니 결정권은 이모한테 있어 안 가기도 뭐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안이 가난하여 진숙영은 값비싼 선물을 주지 못했다. 기껏해야 몇만 원의 축의금을 내놓았다. 그래서 해마다 친척들한테 비웃음과 눈총을 받았다.

“이번에는 부모님과 함께 갈 거예요.”

염구준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두 손을 핸들에 놓고 손가을을 향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께 드릴 선물은 내게 맡겨. 너랑 장인어른, 장모님은 걱정하지 말고.”

“하지만..”

손가을이 말하려다가 멈추고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염구준이 퇴역한 뒤에 여태껏 외할머니를 본 적이 없기에 내일 있을 80세 생일 파티는 최적의 기회였다. 게다가 이렇게 중요한 행사에 손가을이 가지 않더라도 손태석과 진숙영은 절대 빠지지 않고 참석할 것이다.

그러니 가야 한다!

이튿날 오전, 청해 구시가 지역, 진씨 가문.

생일을 맞아 진씨 가문은 시끌벅적 거렸다. 구시가 지역이라 도로 계획할 때 주차 자리를 고려하지 못하여 진씨 가문의 친구와 친척들은 아파트 단지 밖에 주차하였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열 몇 개 주차 자리도 친구과 친척들이 점하였다. 다행히 진씨 가문은 1층에 사는지라 옛날식의 아파트는 20여 제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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