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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화

상대방 실력이 대단하지만 지백만은 본인의 체면이 깎였다는 것만 생각나 무조건 갚으려고 했다.

‘또 있다고?’

솔직히 염구준은 이 싸움이 지루했다.

계속 싸워봤자 일방적으로 그를 괴롭히는 것이 된다.

“아빠. 파이팅!”

실컷 놀고 온 염희주는 할아버지의 곁에 앉아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렇다면 무술 공연이라 치고 가족들에게 재미있는 구경거리나 선사하면 되겠다.’

염구준은 이렇게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의견을 물었다.

“말해봐. 어떻게 겨룰 건지.”

“누가 헬기를 조종하는 기술이 더 뛰어난지 겨루자. 진 사람은 옷을 홀딱 벗고 여기서 한 바퀴 뛰는 거야.”

지백만은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

“헬기를 조종하겠다고?”

염구준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방금 지백만이 헬기를 조종하는 것을 분명히 다 봤는데 감히 자신에게 결투 신청을 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못하겠으면 얘기해. 내기에도 졌는데 벗고 달리면 얼마나 창피하겠어.”

지백만은 상대를 보며 이미 이긴 게임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이 착각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래 좋아. 조종 기술 평가 기준은 있어?”

염구준은 바로 대답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지백만이 졌는데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평가 기준을 구체적으로 말했다.

“한 번씩 운전하고, 토하면 바로 지는 거야. 내가 먼저 할게.”

그러자 지백만은 체면도 따지지 않고 뻔뻔스럽게 응했다.

“그래. 그 말 꼭 지켜라.”

평가 기준을 결정한 두 사람은 모두의 기대가 어린 시선을 받으며 헬기에 탔다.

‘드디어 내가 실력을 보여줄 차례군. 너희들한테 본때를 보여주마!’

지백만은 자신한테 질 염구준의 모습이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와 낄낄 거렸다.

“이봐, 조종사. 날 웃겨 죽일 셈이야?”

염구준의 뜬금없는 한마디에 그제서야 현실로 돌아왔다.

“흥. 이따가 지면 억지나 부리지 마.”

지백만은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레버를 당겼다.

그의 진지한 표정만 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큰 소리와 함께 프로페럴가 빨리 돌아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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