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45화

작가: 잔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지금은 50미터 정도의 낮은 높이에서 비행하고 있어 염구준은 뛰어내려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

“큭, 이제 시작이야. 겁먹지 말고.”

지백만은 그가 무서워하는 줄 알고 더 신나게 헬기를 흔들어댔다.

헬기 조종이 아니라 완전히 놀이공원에 있는 범퍼카를 운전하는 것 같았다.

구경꾼들은 당장이라도 헬기가 떨어질 것 같아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다.

허공에서 헬기 프로펠러는 지백만의 기분처럼 신나게 춤을 췄다. 그는 조종하면서 몇 번이나 옆자리에 앉은 염구준을 쳐다봤는데, 전혀 멀미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또 열이 받아서 자신의 실력에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이봐. 할 말이 있어.”

그때 염구준이 입을 열었다.

“이제 와서 기권해도 늦었어.”

아직 말도 하지 않았는데 지백만이 당당한 표정으로 말을 끊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기권 외에 다른 할 말이 없다고 여겼다.

“기름이 거의 다 떨어졌어.”

염구준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본론부터 말했다.

“기름?”

그제야 반응한 지백만은 빨갛게 뜬 주유 경고등을 봤다.

“아.. 씨! 왜 이제야 말해!”

조금만 더 지체했다면 기름이 없어서 바로 추락했을 것이다. 운이 좋아 죽지 않아도 식물인간이 될뻔 했다.

“난 괜찮아.”

염구준은 두 손을 벌리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 정도 높이에서 그는 쉽게 뛰어내릴 수 있었다.

“…”

열받은 지백만은 이를 갈면서 착륙하기 위해 다시 레버를 당겼다.

염구준이 아무리 해도 멀미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진 경기는 아니였다.

이헬기는 순조롭게 착륙장에 도착했다.

“거기, 예비 휘발유 반 통 있지 않았어?”

지백만은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멀리 있는 부하에게 물었다.

부하는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그의 말에 암시가 있는 것을 단번에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 3분의 1만 남았습니다.”

“멍하니 서서 뭐해? 어서 그거라도 넣던가.”

지백만은 부하의 영리함에 뿌듯해져 피식 웃었다.

기름이 적을수록 비행 거리는 짧으니 단숨에 이기게 된다.

이것이 바로 그의 계획이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군신의 귀환   제1546화

    운전석에 앉은 염구준의 조종 실력은 상당히 능숙했다. 심지어 지백만의 지금까지 본 조종 실력 중에서 가장 훌륭했다.‘젠장. 망했네..!’불길한 예감이 그의 머릿속을 뒤덮었다.염구준은 안정적으로 이륙하다가 일정한 높이에 도달한 순간 사악하게 웃었다.이제부터 그의 버라이버티 쇼가 시작된다!염구준이 레버를 세게 당기자 헬기가 빠르게 앞으로 가더니 뒤로 기울어지며 공중에서 회전했다.마치 황천길로 굴러가는 것처럼 말이다.“으악! 추락하고 있어!”지백만은 깜짝 놀라 꽥꽥 소리를 질러댔다. 안전벨트를 했는데도 전혀 안전하지 않은듯한 기분이 들었다.헬기를 비행할 수 있다는 것만 알았지, 진짜 이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끝났어…?”헬기가 다시 안정을 되찾자 지백만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아직도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이번 비행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윙!염구준은 레버를 당기며 빠른 속도로 착륙장으로 향했다. “아아악!”그러자 옆에서 공포에 질린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한참 뒤에서야 사라졌다.지면에 가까워질 때, 염구준은 레버를 부드럽게 당기며 단번에 수직으로 착륙했다.“이봐, 도착했어.”계속 대답이 없자 지백만을 봤는데, 이미 입에 거품을 물고 소변을 지렸는지 지린내가 풍겼다.진작에 놀라서 기절한 것 같았다. “멍청하긴, 헬기를 타면서 오줌 싸는 인간이 대체 어디 있어?!”염구준은 오줌을 싸든 거품을 물든 무시하고 바로 헬기에서 내렸다.주변 사람들은 그의 멋진 비행 공연에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베테랑이네요. 정말 멋져요!”“대단해요. 이런 비행 기술은 영화에서도 못 봤어요.”“저한테도 가르쳐 주세요! 스승으로 모시겠습니다.”그때, 수많은 인파 속에서 한 사람이 정색하며 염구준을 노려봤다.‘망했다.’그 사람은 도끼 눈을 하고 화가 잔뜩 나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바로 염구준의 아내 손가을 이였다. 그녀는 방금 전 염구준한테 혹시나 사고라도 날까 봐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었던 것

  • 군신의 귀환   제1547화

    ‘세상에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었어?’색마의 본성이 드러난 지백만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흘렀다.그녀를 보자 어느 순간 답답했던 마음도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손가을은 그의 느끼한 눈빛을 의식하고 몸을 움츠려 염구준의 뒤에 숨었다.앞에 서 있는 염구준의 넓찍한 등이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었다.“와이프 예쁘네. 나랑 좀 갈…”지백만은 어느새 염구준의 공포스러운 면을 잊어 버리고 손가을을 희롱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염구준이 그에게 달려가 목을 세게 쥐었다. 염구준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그의 목이 꺾여 죽을 수도 있을 정도였다. 용의 역린은 건드리면 안 되는걸 금세 잊어버렸나 보다. “구준 씨, 안 돼!”그러자 손가을은 염구준을 바로 제지했다. 딸 앞에서 아버지가 살인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기 때문이다.“휴.”아내의 목소리에 살기가 누그러진 염구준은 긴 한숨을 내쉬며 사악하게 웃었다.“개자식, 오늘 운 좋은 줄 알아.”짝, 짝!그러고는 사정없이 뺨을 두 번 때렸다. 저 멀리 나가떨어진 지백만의 입에서 치아가 두 개 떨어져 나왔다. 염구준에게 두 번이나 호되게 당했지만 평소 횡포가 몸에 배긴 그는 이런 수모를 견딜 수 없어 아직도 청수시에서 자신을 건드릴 사람이 없다며 자만했다.“아버지한테 전화해서 당장 오시라고 해!”결국 부잣집 아들의 마지막 수법을 썼다. 하지만 부하는 염구준의 눈빛을 보고 겁을 먹고 있었다. 전화를 하면 바로 얻어맞을까 봐 두려웠다.“그래, 전화걸어. 어떤 분이 오시는지 보고 싶군.”염구준은 대담하게 부르라고 일렀다.이미 문제를 일으켰으니 마무리까지 깨끗하게 처리해야 캠핑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지백만이 끝까지 귀찮게 할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잠시 후 구경꾼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계속 캠핑을 즐기세요! 이제 누구도 쫓아내지 않을 겁니다.”재수없는 지백만과 달리 염구준은 정이 많고 다정한 사람이였다. “텐트 칩시다!”염구준의 말에 관광객들은 원래 자리로 돌

  • 군신의 귀환   제1548화

    염씨 감문도 손씨 가문처럼 대단한 가문이기에 지천만은 속으로 말썽만 일으키는 아들을 욕했다.왜 하필 건드리지 말아야 할 가문을 건드렸는지,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아 보였다.“어떻게 하면 화가 풀리시겠습니까? 제가 무슨 일이든 다 하겠습니다...”대항할 실력이 없으면 상대방의 의견을 따라줘야 한다.“여기는 청수시고, 당신이 주인이니까 알아서 처리하시오.”염구준은 상대하기도 귀찮았다.지백만이 옷을 벗고 한 바퀴 도는 장면도 꼴도 보기 싫어 관두라고 했다.“그게…”그의 쌀쌀맞은 태도에 지천만은 난처했다.쉽게 해결하자면 상대방이 불만을 가질테고 확실하게 처리하자면 자신이 손해를 보게 된다. 진퇴양난에 빠진 그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망설였다.염구준은 그와 달리 여유 있게 수박을 먹으며 결정을 기다렸다.잠시 후, 지천만은 가만히만 있으면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을 크게 먹고 결정을 내렸다.“제 아들이 잘못한 것이니 제가 벌로 저 자식의 두 다리를 분질러버리겠습니다. 어떠신가요?”“아빠, 대체 왜 그러세요…! 나 유전자 검사도 한 친아들이라고요! 내가 다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지백만은 다리가 분질러질 상상을 하자 너무 두려워 황급히 용서를 빌었다.“저 주둥이 막아!”지천만은 아들이 또 실수를 저지를까봐 재빨리 소리쳤다. 하지만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렸다.‘아들아. 아빠 탓하지 마라. 다 너를 살리기 위해서 이러는 거니깐.’“아들을 어떻게 교육할지는 당신 일이니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다만, 벌을 내리거든 다른 사람한테 영향 가지 않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세요.”염구준이 이렇게 말한 이상, 이 일은 이미 해결된 것이다.재미있게 놀려고 왔는데 이런 쓸데없는 일 때문에 마음 상하고 싶지 않았다.“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폐끼치지 않게 저흰 이만 가보겠습니다.”지천만은 그의 결정에 감사인사를 올리고는 아들을 들고 가라고 부하들에게 지시했다.그렇게 그들은 떠났다. 한편, 지씨 가문이 망신을 당할 때 캠핑장의 관리자는 이미

  • 군신의 귀환   제1549화

    호수가에서 그 광경을 본 한 아이가 소리를 지르자 다른 아이들도 무서워져 부모 곁으로 뛰어갔다.‘어? 바로 사라졌어.’염구준은 물속의 이상한 기운이 사라진 것을 감지했다.아직도 수상하긴 했지만 가족들이 옆에 있어 혼자 물속을 탐색할 수가 없었다.“아빠. 쟤네들이 호수에 물귀신이 있다고 했어요!”“걱정 마. 정말 있대도 아빠가 큰 어항을 사줄 테니까 물귀신 잡아서 다 키워버리자.”염구준은 장난치면서 맛있게 익은 닭날개를 염희주에게 건넸다.딸을 바라보는 눈에서 금방이라도 꿀이 떨어질 것 같았다.“네!”염희주는 그 말이 진짜라 믿고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밤이 깊어져 염구준은 가족들에게 이제 텐트로 돌아가 쉬라고 했다.“구준 씨, 회사에 일이 생겼어. 이사회가 돌아오라고 재촉해..”그때, 멀리서 전화를 받던 손가을이 텐트 뒤로 돌아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염구준은 그들이 또 배당금을 원한다고 생각이 들어 미간을 찌푸렸다.“그래. 짐 챙기고 이만 돌아가자.”그러고는 기지개를 펴고 경호원들과 함께 신속하게 정리하고 청해로 돌아갔다.원래는 다른 곳에 가서도 놀 계획이였는데, 변수가 생겼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한 편, 지씨 가문 저택.“아빠. 정말 내 다리 부러트리실 거예요…?”지백만이 두려움에 떠는 목소리로 물었다. “에휴! 그러게 왜 그 집안을 건드린 것이냐!”지천만은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이 아들의 다리를 희생시키는 것으로 가문을 살려야 했다.그때, 갑자기 문 앞에 기척이 들리더니 하인이 비명소리를 질렀다.“누구야?”“아아악!”지천만은 누가 집에 쳐들어온 것을 감지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도 오랫동안 이 바닥에 몸을 담근 사람이라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그는 손을 뒤로 가져가 총을 꽉 잡았다.“경거망동하지 마. 소용없으니까.”그때 뒤에서 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지천만의 총을 단숨에 빼앗아갔다.“누구냐? 난 너와 원한을 맺은 적이 없다.”지천만은 놀라 반격하지도 못하고 애써 차분한 목소리로

  • 군신의 귀환   제1550화

    ”맞습니다. 당신들이 사고친 걸 우리가 처리할 필요는 없어요!”수많은 사람들이 일어서서 반항했고, 그렇게 회의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그들의 말은 점점 거칠어지고 제기한 조건들은 점점 선을 넘었다.“10분 정도 쉬겠습니다!”그러자 손가을은 화를 애써 참으며 그들을 뒤로하고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그녀의 눈시울은 이미 새빨개져 있어 누가 볼까봐 바로 화장실로 뛰어갔다.진영주는 그 모습을 보고 걱정되어 재빠르게 뒤를 따라갔다.마침 회의실에 가던 염구준이 진영주를 붙잡고 물었다.“지금 무슨 상황이야? 가을이 왜 그래?”염구준은 주주가 아니라서 참석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런 방면에 아예 관심이 없었다.온통 돈 벌 생각만 하는 무리와 한 공간에 있다는 상상만 해도 불쾌했다.“제기랄! 이득만 보고 손해는 못 참는 늙은 여우들 같으니라고. 괘씸해 죽겠어요.”진영주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방금 있었던 일을 말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염구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가서 가을이 부터 챙겨줘. 이쪽은 나한테 맡기고.”회의실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진영주는 정말 큰 일이 일어나겠다고 짐작했다. 쿵!염구준은 큰 소리와 함께 회의실 문을 열고 정중앙에 놓인 의자로 다가가 앉았다.“당신은 뭔데 감히 대표 자리에 앉는 거야?!”분명 염구준의 신분을 알면서도 누군가가 일부러 태클을 걸었다. 그들의 눈에는 그도 아무것도 니라는 것을 뜻했다.“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투자를 철회하시겠다고 해서 얘기하러 온 것 뿐입니다.”주변을 둘러보는 염구준의 눈빛은 천하를 내려보는 듯한 위협감이 깃들어 있었다.“염구준, 당신은 이사회 사람도 아닌데 무슨 자격으로 거기 앉아 있나요!”처음에 태클을 걸던 사람이 일어서서 다시 비꼬았다.그 사람 이름은 키무라, 일본인인데, 회사 주식을 20%나 갖고 있어 손가을 다음으로 지분이 많은 사람이였다.“하하하. 무슨 자격으로요?”염구준이 웃으면서 되물

  • 군신의 귀환   제1551화

    염구준을 보던 그들의 입가에 조소가 흘렀다.“하하하, 그럼 협상이 이루어졌으니 바로 진행해 주시죠.”키무라는 속으로 승리를 외치며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좋습니다. 그럼 그동안 받은 배당금 전부 돌려주시면 되겠네요.”염구준은 이런 속셈에 넘어가 저급 실수를 할 멍청이가 아니었다.“그게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그건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할 몫이에요.”키무라가 뻔뻔하게 대답했다.“그렇군요. 이득을 보자 실실대며 가져가면서 단 한 푼도 손해보기 싫다는 말씀이군요. 최초 투자한 금액을 내놓으라니, 다들 매일 돈방석에 앉아 하늘에서 돈이 떨어질 생각만 하십니까?”염구준은 뻔뻔한 그들에게 도리를 따졌다.“하지만 당신들이 사단을 내서 저희가 손해를 봤지 않았습니까!”키무라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참 재미있으시네요. 사업을 하면서 트러블이 안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까? 게다가 내가 상대방을 물리치고 회사에 큰 이익을 가져왔을 때는 왜 아무 말도 없다가 지금 이럽니까? 대충 핑계를 대서 최초 투자 금액을 원하다니, 그건 절대 안 되지요.”염구준은 협상할 여지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그의 말에 일리가 있어서 키무라 일행은 전혀 반박할 수 없었다.이러다 아무런 이득도 볼 수 없게 된다는 생각에 염구준을 피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염구준 씨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손씨 그룹의 일은 손 대표님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그에 비하면 손가을은 비교적 상대하기 쉬웠다. “저도 구준 씨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바로 그때, 손가을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문 밖에서 염구준의 말을 들으며 때를 기다린 것이었다.“대표님, 잘 생각해 보세요. 저희는…”키무라는 그녀를 더 설득하려고 했지만 염구준이 그의 속셈을 바로 차단해 버렸다.“주식은 계속 떨어질 것이니 투자를 철회할 분들은 빨리 진행하세요. 만약 회사가 망하면 일 푼도 건지지 못합니다.”마치 모든 사람이 투자를 철회하길 바라는 것처럼 말했다.어떤 이유로 이런 말을 하는지는 오직 본

  • 군신의 귀환   제1552화

    ”구준 씨, 누군지 알아?”손가을이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손가을은 그동안 상업계에서 많은 풍파를 겪었지만 이번 상대는 정말 파악하기 힘들었다. 누군지 파악하지도 못하고 하마터면 당할 뻔했다.은씨 가문, 고씨 가문 외에 또 누가 있는 것이지? “대충 짐작은 가.”염구준은 다는 말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지금 가장 중요한 건 자금을 찾아 회사를 다시 안정시키는 거야.”수 없이 많은 돈이 있었지만 자선사업을 하고 나자 많이 없어졌다. “그래. 우리 같이 노력해 보자.”손가을은 그를 꼭 껴안았다. 염구준이 곁에 있다면 무엇도 두렵지 않았다.그렇게 몇일이 지나자, 손씨 가문의 파트너사도 하나 둘씩 떠나고 주가는 폭락해 정말 파산 위기에 처했다.회사에서는 염구준과 남은 직원 몇 명이 이 사태에 대해 회의하고 있었다. “구준 씨. 찾을 사람은 다 찾았는데 용준영과 은행에서만 돈을 빌려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화도 받지 않아.”“총 합쳐도 2000억 원 뿐이야. 지금 회사 입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해.”손가을은 울적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테이블에 놓았다.공기는 싸늘해지고 모두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몇일전만 해도 손씨 그룹은 승승장구했다. 규모를 확장한 덕에 상장까지 해서 총자산도대폭 증가했으니 이런 일이 일어날줄은 꿈에도 몰랐다. “괜찮아. 나한테 도와줄 친구가 몇 명 있어서 급한 구멍은 메꿀 수 있어.”염구준은 계속해서 아내를 위로했다.“다른 계획이 있는거야?”손가을은 자신과 달리 아무렇지도 않는 남편을 보고 물었다.“생각해둔거는 있어.”손가을이 묻자 염구준은 더는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기로 다짐했다.“당장 말해.”손가을은 그의 대답에 놀라 벌떡 일어나서 노려봤다.“하하하. 일단 앉아. 다 말할게.”염구준은 자신을 걱정하는 아내의 모습이 보기 싫었다.“실은 내 계획이 아주 간단해. 누가 회사를 건드리면 난 설상가상으로 주가를 대폭 떨어트릴 거야. 가격이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우리 다시 사는 거지. 그러면 회

  • 군신의 귀환   제1553화

    “하하하.”“하하하.”마주 보던 두 사람은 그만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큰소리를 내면서 웃고나자 그동안 걱정했던 고민이 전부 날아간 것 같았다.시간은 벌써 밥 때가 되었다.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사무실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구준 씨. 우리 뭘 먹을까?위로를 받은 손가을은 기분이 좋아져서 그런지 입맛이 되살아났다.“오랜만에 입맛이 돌아온 거 같은데 돌아가서 내가 직접 요리해 줄게.”염구준의 요리 실력 또한 몹시 최고라 집에서 늘 요리 담당이었다.“그래.”손가을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염구준의 팔에 기대어 있으니 세상 행복했다.하지만, 두 사람이 막 회사 입구를 나왔을 때 또 다른 일이 생겨 버렸다.바로 기자들이 온 것이다! “손가을이다. 나왔어!”“손 대표님, 손씨 그룹 주가가 폭락했는데 이유가 뭡니까?”“듣자니 주주들이 모두 투자를 철회했다던데 손씨 그룹은 이제 껍데기만 남은 겁니까?”기자들이 우르르 몰려와 민감한 질문을 퍼풋기 시작했다.찰칵찰칵!카메라 플래시가 계속 반짝여서 눈이 아팠다.기자들이 떼로 모여든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보아하니 뒤에서 누군가 손을 쓰기 시작한 것 같았다.“죄송합니다. 사업에 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손가을은 말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길을 막으며 계속 질문을 던졌다.대답하지 않는 이상 전혀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실례합니다. 비키세요!”그러자 염구준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기자들의 주의를 끌어 버렸다.손가을에게 향한 질문이 모두 염구준에게 날아왔다. “손씨 그룹의 주가가 하락한 이유가 염구준 씨라던데 정말 사실입니까?”“염구준 씨. 가정에서 누구한테 결정권이 있습니까?”“염구준 씨. 두 분 둘째 가질 계획은 있습니까?”상상을 초월하는 선 넘는 질문들이 점점 늘어났다.‘젠장.’염구준은 직업도덕이 없는 기자들에게 탄복했다.하지만 몇 마디 질문 했다고 전부 죽여버릴 수 없

최신 챕터

  • 군신의 귀환   제1798화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

  • 군신의 귀환   제1797화

    “고객님, 안목이 있으시네. 우리 가게에서 성능이 최고로 좋은 놈이라 1억만 주세요.”사장은 두 손바닥을 비비며 교활하게 웃었다.‘돈에 환장했나.’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장이 계속 설명했다.“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운비만 해도 꽤 돈이 들었어요. 우리 집 물건은 이 바닥에서 제일 싼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염구준은 개떡 같은 이유를 듣지 않고 스노우모빌에 올라타 연료 탱크를 점검했다.그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마디 던졌다.“이체할게요.”휘발유는 그래도 얼지 않는 것으로 사용했다.“네.”거래가 성사되자 사장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은행 계좌를 알려줬다.이것만 팔아도 이번 달은 장사를 접어도 되었다.염구준은 추가로 휘발유 두 통을 샀다.“고객님, 어디 멀리 가십니까?”사장은 염구준이 산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휘발유 두 통에 연료 탱크에 있는 휘발유까지 하면 수백 킬로는 족히 달릴 수 있다.“여행하러 왔으니 멀리는 못 가고 주변만 돌아보려고요.”염구준은 그럴싸하게 대답했다.사장의 손등에 있는 나뭇잎 문신을 보고 이미 신분을 알아챈 것이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극 빙원에서 청목 조직의 세력은 각 업계로 뻗은 것 같았다.“그렇군요.”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때 이어폰에서 주작의 목소리가 들렸다.“부두 3시 방향 설산 뒤에서 미행자들이 공격할 것 같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봤다.잡것들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 것이다.부릉부릉!염구준은 스노우모빌 시동을 걸고 주작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렸다.부두를 나서며 그가 주작에게 지시를 내렸다.“한 명 정도는 살려둬, 물어볼 게 있어.”남은 일행도 스노우모빌을 사고 각자 출발했다.부두 근처에는 워낙 스노우모밀을 대여하는 유람객들이 많아서 이상한 티가 나지 않았다.설산 반대편에서 주작과 설웅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타고 천천히 달렸다.그때 뒤에서 모터가 몇 대 따라오

  • 군신의 귀환   제1796화

    “알았어. 함께 청목을 처단하자.”“작전에 참여한 걸 환영해. 그럼 너와 청목 사이의 원한과 그놈의 행방을 말해 봐.”염구준이 이어폰을 하나 건넸다.이번 작전에서 조력자 한 명이 늘었다.설웅은 유골을 품에 안고 가족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우리 설씨 가문은 적을 피하려고 남극 빙원에 도피했어. 그곳에서 일찍 정착한 편이었어. 빙원에서 생활은 무료했지만 가족들은 서로 아끼고 보살펴서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청목이 나타난 거야.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겠다고 해서 아버지가 따르지 않자 바로 주먹을 휘두르더라고. 참지 못한 사람들은 반항하다가 죽고 나머지 가족과 노비들은 끌려가서 생체실험을 당했어. 그놈은 완전히 미친놈이야!”설웅은 서러움에 북받쳐 마지막에 고함을 질렀다.“청목의 전력과 부하들의 실력, 그리고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설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 아버지는 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지만 한 주먹도 받아내지 못했어.”반천인 경지는 전신 경지 고수를 한 주먹에 죽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신 경지는 그럴 수 없다.“됐어. 쉬고 있어.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염구준은 본인들 객실로 돌아가 짧게 회의를 열었다.지금 흑풍이 청목과 손을 잡아 반천인 경지 고수가 두 명이나 되어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그동안 염구준이 옥패의 무술비법을 베껴서 전신전의 부하들에게 보여준 덕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백호, 주작, 현무는 전신지상 경지에 도달하고 나머지 전왕들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이어서 며칠은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람선을 내릴 때 설웅은 주작과 한 팀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일행은 신분을 감추려고 캐리어를 든 유람객으로 분장했다.주작은 여자라 염구준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일부러 안배한 것이다.“존경하는 유람객들 주의하십시오. 남극 빙원에 도착했으니 여기서 이틀 정착하겠습니다. 이곳의 치안이 복잡하여 가이드가 없거나 강력한 실력이

  • 군신의 귀환   제1795화

    “깨어났네.”그때 청년의 손가락이 움직였다.방금 그를 구할 때 반항할까 봐 염구준이 손으로 기절시켰다.“윽!”청년은 몸을 비틀며 일어서더니 뒷목을 문지르며 눈을 떴다.“당신들 뭐야?”정신이 들자마자 일행을 본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계했다.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해서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졌다.“널 구한 사람이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왜 나를 구했어?”“난 청목의 적이니까. 아까 보니까 너도 청목한테 원한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손을 잡는 게 어때?”“그런 당신은 무슨 원한이 있지?”그 말에 염구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질문이 끊기지 않아 짜증이 밀려왔다.“알았어. 묻지 않을게.”청년은 흠칫 놀랐다.그가 묻지 않으니 이번에 염구준이 질문했다.“이름이 뭐야?”“설웅이야. 남극 빙원 설씨 가문의 소주다.”설웅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하지만 염구준이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다.“난 청목을 죽이려고 남극에 가는 중이야. 나랑 같이 가지 않겠나?”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얘기를 해도 의미가 없었다.“그건…”설웅은 망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해서 꿈에서도 청목을 죽이고 싶었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염구준의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현실적이지 못해서 허풍이라 여겼다.“참, 아저씨는 어디 있어?”설웅이 흥분하며 물었다.사람은 죽었지만 여태 그를 돌보았으니 제사라도 치러주고 싶었다.“책상 위 함에 있어. 내가 이미 화장하고 유골을 유골함에 넣었어.”염구준이 대답했다.사람도 구했는데 시신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마워. 이 은혜는 죽지 않는 한 꼭 갚을게.”설웅은 유골함을 끌어안고 슬픈 표정으로 객실에서 나갔다.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었더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다.“이 문을 나서면 더는 널 도와주지 않겠다. 너도 곧 죽음을 당하겠지.”염구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 군신의 귀환   제1794화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 군신의 귀환   제1793화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여기서 죽거나 바다에 뛰어내려서 헤엄쳐 가.”듣다 못한 노인이 언성을 높였다.“여긴 용하국의 해역이다. 너희들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없다.”“아니지. 1분 전에 용하국을 벗어났어.”우두머리가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했다.“시간이 많지 않아. 5분 줄 테니까 대답해.”장난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되면 진짜 말한 대로 할 것이다.청년과 노인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속만 끙끙 앓았다.“3분 됐어.”우두머리는 계속 시간을 말해주었다.참다 못한 노인이 따져보려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컥!”말을 꺼내기 전에 노인의 머리가 멀리 날아갔다.일행의 살의는 생각보다 강했다.“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라고 했어?”우두머리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찼다.단진무성 초기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기운만 봐도 우두머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아저씨!”청년은 머리 없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사람을 죽였어!”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겁하는 소리를 지르며 흩어졌다.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누가 감히 천랑성호에서 살인을 저질러?”살인 사건이 터지자 매니저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났다.“왜 청목 존주님의 일에 너희들이 끼어들어?”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목 존주님?’청목 존주란 이름은 전에 들어본 적 없었지만 최근에 용하국에 이름이 자자했다.유람선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혹시나 부딪칠까 걱정했는데 하필 오늘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형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 군신의 귀환   제1792화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 군신의 귀환   제1791화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 군신의 귀환   제1790화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