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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8화

노인이 도망치려 하자 여우가 불렀다.

“한 놈도 도망칠 생각하지 마!”

워낙 염구준에 비해 실력이 나약한데 그가 공격 속도를 가하니 여우는 힘이 달렸다.

“어르신, 몇 가지 질문만 대답해 주시면 한 번에 보내드리죠.”

염구준은 한 발로 여우의 무릎을 차고 그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진 틈을 타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여우를 가볍게 쓰러트린 염구준이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가 앞길을 막았다.

비록 노인도 전신 이상의 고수지만 염구준은 어르신을 공격하는 습관이 없었다.

“어르신, 이영은 내 손에 있어요. 진실을 말해준다면 살길을 드릴 수 있어요.”

노인에 대한 말투는 훨씬 부드러웠다.

지금은 진실만 알고 싶지 죽인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염구준, 넌 이미 은퇴해서 황가와 은세집안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게 좋아.”

노인은 의미심장하게 말할 뿐 전혀 피할 마음이 없었다.

“낙성용을 죽인 이유만 알고 싶어요. 그 외에 창용칠숙에 대해 간단하게 말해주시면 됩니다.”

염구준이 솔직하게 말했다.

비록 원한이 깊지 않지만 낙성용은 아무런 죄명이 없이 죽어서는 안되었다.

“염구준, 보잘것없는 가문 출신인 녀석이 그 비밀을 알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

여우가 냉소를 짓더니 말을 끝내자마자 피를 토하며 바닥에 엎어졌다.

“하긴, 그때 은세집안에서 전신전을 끌어들여 해영국의 환심을 사려할 때, 성용 그 녀석은 애국심이 강해서 은세집안을 간첩이라…”

낙성용을 언급하니 노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난 황가 제일 대가의 호위로서 흑풍과 운명이 비슷하여 가문에서 추방당했다.”

“그래도 계속 은세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따르지 않았습니까?”

염구준은 노인의 말에 앞뒤가 안 맞다고 생각했다.

가문에서 추방당했는데 은세집안을 위해 살수를 키워줄 이유가 무엇인가?

“황가와 적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긴 가문은 없다. 추방은 그저 속임수에 불과하지. 근데 흑풍은…”

말끝을 흐린 노인이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흑풍은 은세집안의 살수가 되라는 제안을 거부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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