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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4화

그림자 용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염구준도 그녀가 혼잣말을 하는 건지 그와 대화를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림자 용은 곁눈질로 염구준을 흘끗 보았는데, 무표정한 그의 얼굴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 선배…”

그림자 호랑이는 시험 삼아 그녀를 불렀다. 그녀 역시 자신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든 듯했다.

“또 여자야?!”

염구준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림자 호랑이를 흘끗 보았다.

염구준는 신기하고 놀라웠다. 설마 암영당의 4대 지존이 다 여자라고?

“주작, 현무, 사상진법의 주문 아직 기억하지?”

그림자 용이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사람의 목소리와 똑같았다. 마치 시크한 한 송이 장미 같았다.

“선배, 이건 뼛속까지 새겨뒀죠!”

주작도 여자였다. 염구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왜 한숨을 내쉬었는지 몰랐다.

이제 현무만 남았다. 그는 말을 하지 않았고, 두 손은 계속 결인을 하고 있었다. 아마 죽을 힘을 다해 예전의 지식을 보충하고 있을 것이다.

염구준은 현무가 딱 한 글자라도 좋으니 말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갈라진 틈의 끝까지 갈 때 그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 거였군!”

그림자 용은 두 갈래의 길을 보고 고개를 살짝 흔들며 말했다. 이 모든 것이 마치 예상 밖의 일인 것 같았다.

“영험한 뱀이시어 길을 찾아주소서!”

현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역시 여자였다. 염구준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얀 뱀 한 마리가 허공에 나타났다. 현무의 힘이 응집되어 만들어진 것이었다.

작은 뱀은 다시 두 마리로 나눠져 각각 두 갈래 길로 들어갔고, 남은 사람들은 모두 현무의 탐색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현무가 살짝 놀란 듯 뒤로 물러섰다.

“무슨 일이야?”

그림자 용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그녀도 예감이 좋지 않은 듯했다.

“거대한 두 눈에서 붉은빛이 나오고, 뱀의 영혼을 통해 나랑 시선을 마주하고 있어…”

현무는 겁을 먹은 듯 말했다. 염구준은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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