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청해시 외각에 있는 한산 별장.이곳은 최근에 개발한 별장 구역이었다. 환경이 아름답고 면적도 상당히 큰 별장들로 동네를 이룬 이곳은 아직 완공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입주민이 별로 없었다.“이제 다 되었습니다.”거실에서 담당의가 조심스럽게 손태산의 붕대를 갈아주고 있었다.“부상 정도가 심각해서 아마 3개월 정도는 격렬한 운동은 피하시는 게 좋아요. 연골이 다시 붙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손태산은 이를 갈았다.체육관에 있을 때, 이제마가 3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손태석의 다리를 정상인처럼 걸을 수 있게 고쳐준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그였다.하지만 그는 오늘 장장 6시간이나 되는 긴 수술을 받아야 했다. 마취 기운 때문에 온몸이 떨리고 이렇게 고생했는데도 재활의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었다.“염구준, 망할 염구준!”손태산은 부하를 시켜 의사를 배웅한 뒤, 거실에 남은 부하들에게 악에 받쳐 소리질렀다.“다들 준비 됐어? 기다릴 필요 없이 오늘 당장 출발하자!”“용준영부터 제거하고 바로 염구준을 죽이러 간다. 그리고 손태석 일가도 살려둬서는 안 돼!”옆에 있던 진동하가 다급히 그를 말렸다.“형님, 자정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이시는 게….”그런데 이때, 쾅 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거실에서 몇십 미터 떨어진 별장 대문이 일그러져서 뜯겨 나갔다. 상대는 몇백 킬로나 나가는 합금 재질의 대문을 나무판자 부수듯이 손쉽게 부셔버리고 곧장 거실로 진입했다.“용준영이랑 염구준이 왔습니다!”바깥 상황을 확인한 진동하가 바깥으로 달려나가며 소리쳤다. 그의 뒤로 스무 명이 넘은 조폭들이 눈을 부릅뜨고 안으로 쳐들어오는 3인방을 노려보았다.“우리가 찾아가기도 전에 제 발로 찾아왔네? 그렇게도 죽고 싶었어?”거실에 남은 손태산은 붕대를 감은 손으로 휠체어 전동 버튼을 신경질적으로 누르며 욕설을 내뱉었다.“다 비켜!”진동하와 부하들이 길을 비켰다.아무리 부상을 입고 휠체어 신세가 되었어도 그들에게 손태산은 산과도 같은 존재였다. 적이
스무 명이 넘는 조폭들과 진동하까지 더해서 기세등등하게 3인방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은 모두 무기 없이 맨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여느 조폭들보다 훨씬 강했고 호흡도 흐트러지지 않았다.지치지 않는 체력과 단단한 주먹이 그들의 자존심이자 무기였다.“놈을 죽여!”“스무 명이 염구준 잡고 남은 애들은 용준영이랑 뢰인 상대해!”“죽여 버려!”그들은 우렁찬 고함을 내지르며 주먹에 살기를 담아 염구준 3인방에게 달려들었다.염구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면 너무 느려서 웃음이 나왔다. 저런 것들을 엘리트라고 불러 모았나?전신전 전주 염구준에게 손태산의 엘리트부대는 쓰레기 취급밖에 되지 않았다.어디서 오합지졸을 또 불러 모았군!“손태산, 앞으로 사람 보는 안목을 좀 길러야겠군!”염구준은 느긋하게 미소 지으며 몸을 날렸다.그리고 그림자처럼 빠른 속도로 스치듯이 놈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그가 스치고 간 자리에 조폭들이 쓰러져서 나뒹굴었다.그들은 염구준이 언제 자기 앞에 도착했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순식간의 불주먹에 가슴을 맞고 쓰러졌다. 일부는 힘없이 튕겨나가 공중을 날다가 손태산이 있는 곳까지 날아와서 바닥에 추락했다!스물 다섯 명의 조폭들이 입에서 피를 뿜으며 고통을 읍소했다. “너… 네 이놈!”당황한 손태산은 휠체어에 앉은 채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강해도 너무 강한 상대였다.은빛 아파트에서도 염구준은 이 정도의 실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물론 지금도 전력을 다한 건 아니었다. 동작에는 여유가 넘쳤고 호흡은 평온했다!“이제 너와 나의 실력 차이를 알겠어?”염구준은 가볍게 손을 털고는 손태산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네 놈을 죽이는 건 나에게 일도 아니야! 벌레 한 마리 밟아 죽이는 것과 같다고.”“오늘은 그냥 경고만 하려고 온 거야! 당장 청해시를 떠나. 이곳은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그리고 내 장인어른 일가는 너 같은 놈이 함부로 모욕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야!”말을 마친 그는 용준우와
“손태산이 염구준한테 숙청당했다고?”청해호텔 스위트룸에서 장무현은 부하 직원의 보고를 받고 미간을 찌푸렸다.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다.잔인무도하기로 악명이 자자한 손태산이었다. 성도에서 그를 모르는 자가 없고 그의 슬하에는 24명의 엘리트로 구성된 척살조가 있었다. 게다가 진동하라는 강력한 자가 2인자로 있으니 성도에서 그들이 지나갈 때면 모두가 길을 비켜줄 정도였다.그런 손태산이 청해시에서 변을 당했다니!“염구준, 용준영… 정말 만만치 않은 놈들이네.”장무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맞은편에 앉은 광호와 광용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랑 손태산의 척살조 중에 누가 더 셀까?”광호와 광용도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실력 차이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누가 강하다고 말할 수도 없을 정도예요.”장무현은 고개를 끄덕인 뒤, 생각에 잠겼다.인맥으로 따지면 장원그룹도 재계에서 마당발을 자랑하는 가문이었다. 광호와 광용을 능가하는 엘리트를 포섭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지금의 손씨 그룹이 예전의 용운그룹이라고 들었어. 그리고 지금 회장이 손태석 그 다리 병신이란 말이지. 아, 이제 병신은 아니구나.”장무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그렇다면 섣불리 몸 부딪혀서 싸우는 것보다 회사 쪽으로 손을 쓰는 게 낫겠어. 염구준, 재밌는 놈이로군!”말을 마친 그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밖으로 향했다.“가자! 이제 내 옛친구들을 만나러 갈 시간이야!”“내일 아침, 손씨 그룹은 파산하게 될 거야!”대략 20분 뒤.청해시 도심가의 한 술집에서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박 장관님.”이 시각 광용 광호의 손에는 각자 큼지막한 나무박스가 들려 있었고 그 안에는 포르투 와인이 가득 들어 있었다. 장무현은 몸매가 푸짐한 한 중년 남자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의원님께서 와인을 소장하는 취미가 있으시다길래 준비해 봤습니다. 지금 꺼내서 맛 좀 볼까요?”박 장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와인의 고향 포르투 와인농가에서 생산한
회장님을 찾아왔다고?경비실에서 달려나온 경비원은 중년 남자가 내민 명패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식약품 안전처 실장 정인호였다!“회장님은 지금 안 계십니다. 며칠 전에 다리 수술을 받으셔서 집에서 쉬고 계세요.”경비원은 솔직하게 상황을 털어놓았다.“정 실장님, 지금 회사 운영은 저희 대표님께서 하고 계십니다. 지금 바로 보고 올릴게요!”말을 마친 그는 곧장 전화하러 뛰어갔다.“회사에 안 나와?”정인호가 음산한 미소를 짓더니 싸늘하게 말했다.“엄연히 회장이 있는데 대표 따위와 얘기해서 해결될 건이 아니야. 당장 손 회장 만나야겠어! 수술을 했든 뭘 했든 간에 당장 나와서 조사 받으라고 해! 안 그러면 회사 문 닫을 각오하라고!”회사가 문을 닫아?경비실을 지키고 있던 직원들은 하나같이 가슴이 철렁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물론 최근에 염구준의 훈련을 받으면서 전투력이 많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그룹의 생산과 운영을 감시하는 정인호를 상대로 폭력을 휘두를 수는 없었다.“멍청한 것들!”정인호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들을 힐끗 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가자! 안으로 들어가서 조사를 실시할 거야!”열 명 남짓한 공무원들이 정인호의 뒤를 따라 위풍당당하게 본사 건물로 들어섰다.“이런….”경비원들은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색이 퍼렇게 질렸다. 경비팀 팀장은 이를 악물고 건물 뒤쪽에 있는 훈련장으로 달려갔다.이 일은 무조건 염구준에게 알려야 한다. 정인호가 일부러 시비를 걸려고 온 것이라면 손가을 혼자 상대하기 벅찰 것이다.한편, 건물 맨 위층, 대표 사무실.손가을은 이번 분기 재무제표를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드디어 적자를 메꾸었다.허한이 약속했던 사업 자금 대출의 일부분도 이미 회사 계좌로 입금된 상태, 직원들의 월급을 제때 줄 수 있어서 드디어 흉흉했던 민심을 조금은 달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탁!손가을이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밖에서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왔다.“그
정인호가 짜증스럽게 책상을 치며 억지를 부렸다.“지금 저희 안전처의 판단을 의심하는 겁니까? 태도부터 틀렸군요! 내가 문제가 있다면 있는 거예요! 난 건의를 드리러 온 게 아니라 강제집행하러 온 거란 말이에요!”“당장 직원들에게 전하세요. 긴 휴가를 줄 테니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출근 못 합니다!”쾅!손가을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고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강제 조사 집행!단순한 조사라면 제품을 창고에 쌓아두더라도 생산을 계속할 수는 있었다. 조사가 끝나고 다시 시장에 출시하면 된다. 하지만 강제집행이라면 모든 공장은 생산을 중단해야 하고 그룹은 마비 상태가 될 것이다!“정 실장님, 죄… 죄송합니다!”손가을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사정하듯 말했다.“저희 회사가 안정기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8천여 명의 직원들의 배후에는 8천 여 가구의 가정이 있어요! 만약 전부 휴가를 보낸다면 그들의 생활은….”“헛소리로 시간 끌지 마세요!”정인호는 인상을 쓰며 거만하게 말했다.“자꾸 헛소리 지껄이면 조사가 아니라 기업 운영진의 자격을 의심하여 영구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 문 닫고 싶어요?”손가을은 눈앞이 새카매지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기업의 자격을 박탈당한다는 것은 손씨그룹이 완전히 파산하고 이미 출시한 제품마저 전부 회수하고 협력 기업에 위약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손 대표, 고민 다 했어요?”정인호는 하얗게 질린 손가을의 얼굴을 보고 느긋하게 소파로 가서 앉았다.“조사 조치, 강제 조사 집행, 영구적인 기업 자격 박탈, 세 가지 중에 선택하세요!”손가을의 눈시울이 확 붉어졌다.그 어떤 선택도 할 수 없었다.지금의 손씨그룹은 아직 성장하는 단계였고 이런 풍랑을 견뎌낼 힘이 없었다.“선택하기 싫어요?”정인호는 입꼬리를 비뚜름하게 올리더니 기고만장하게 말했다.“손 대표가 선택 장애가 있으신 것 같은데 내가 대신 선택해 드리죠! 오늘부터 손씨 그룹은
“손씨그룹의 뼈대는 용운그룹이야. 20조에 달하는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지.”염구준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정도 규모의 회사를 고작 식품 안전처 실장이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해? 손씨 그룹에 제재를 가하고 싶었으면 너보다는 더 큰 인물이 나섰어야지.”“정 실장? 당신 배후에 있는 큰 인물이 도대체 누구지?”정인호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생각보다 똑똑한 놈이네? 좋아, 그 정도는 얘기해 줄 수 있지. 손씨 그룹에 제재를 가하라고 지시한 분은 우리 식약처 박 장관님이셔!”박 장관은 꽤 비중이 높은 인물이었다.청해시 같이 바다인근의 도시에서 식약처 장관의 입지는 수많은 회사의 발전을 좌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시가 총액이 20조에 달하는 대기업이라도 식약처의 제재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박 장관이라… 아주 잘나셨네!”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시장님 사무실이죠? 지금 당장 시장님 바꿔주세요. 실명으로 제보 하나를 하려고 합니다.”전화를 받은 시장 비서실 직원이 웃으며 대답했다.“선생님, 시장님은 공무가 다망하셔서 시민 분들의 민원 전화까지 상대해 주실 수 없어요. 차라리….”“시장님께 전해요.”염구준은 비서의 말을 단호하게 자르고 말했다.“북부에서 퇴역한 염구준이라는 사람입니다.”“북부의 염구준 씨?”수화기 너머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6개월 전인가? 시장께서 직접 지시하신 사안이 있었다. 만약 북부의 염구준이라는 사람한테 연락이 오면 이유 불문하고 바로 내선 전화로 연결해 달라는 지시였다.시장이 이렇게까지 지시할 사안이면 아주 대단한 인물일 터!“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지금 바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가슴이 철렁한 비서실 직원은 곧장 시장 사무실로 내선 전화를 연결했다.한편, 시장 종찬우는 편안한 사무실 의자에 앉아 최신 뉴스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청해시 조폭 세력은 최근 정돈을 거쳐 조폭계에 몸담고 있던 일부 기업 회장님들은 불법에
종찬우는 지체할 시간 없이 다급히 전화를 받았다.“종찬우입니다. 제 도움이 필요한 일 있으시면 지금 말씀하세요!”한편, 염구준은 핸드폰을 듣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시장님, 지금 청해시 식약품 안전처에서 저희 회사에 방문하셨는데….”그는 조금 전에 있었던 상황을 요약해서 설명한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저희 8000여 명의 직원들 생계가 달린 일이니 정말 조사가 필요한지 시장님께서 한번 확인해 주시겠습니까?”말을 마친 그는 종찬우의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종찬우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기계음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멍청한 놈!”그는 이를 갈며 전화기를 바닥에 홱 던지고는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당장 차 준비해! 지금 손씨 그룹으로 간다!”식약품 안전처 박 장관?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감히 전신전 전주의 회사에 마수를 뻗치다니! 한편, 손씨그룹 사무실.“연기 잘하네!”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은 정인호가 비웃음을 머금고 비아냥거렸다.“염구준, 퇴역 군인 주제에 시장 사무실에 직접 전화연결을 한다고? 차라리 용주님한테 전화했다고 하지 그래?”“경고하는데 시장님이 오셔도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박 장관께서 이미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셨거든. 그분께서 손씨 그룹의 멸망을 바란다면 살아남을 길은 없는 거야!”손가을이 절망한 표정을 지으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아까 침착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제 어떡한담!’박 장관이 이미 모든 절차를 끝내놓았다면 시장이 와도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이대로 정말 회사가 망하는 걸까?“조급해하지 마.”염구준은 여전히 느긋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을의 손을 잡아주었다.“우린 여기서 기다리기만 하면 돼.”“도대체 그 대단한 박 장관께서 얼마나 대단한지 지켜보자고!”시간은 어느덧 흘러, 사무실 문이 다시 열렸다.청해시 시장 종찬우가 땀을 뻘뻘 흘리며 사무실에 도착했다.“시… 시장님?”소파에서 다리를 꼬고 염구준과 손가을을
“염 선생님….”종찬우는 당연히 그의 신분을 대놓고 밝힐 수 없었다. 그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다가가서 먼저 악수를 청하려다가 움찔하며 다시 손을 내렸다.어찌 일개 시장 주제에 감히 이분에게 악수를 청할까!상대는 전신전의 주인이자 최강 전신, 북부 군단의 총사령관이었다.한마디로 기침만 해도 전국을 뒤흔들 존재!“종 시장님, 안녕하세요.”염구준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종찬우에게 손을 내밀었다.“이미 전화에서 다 말씀드렸고 현명하신 시장님께서 저희처럼 힘없는 소시민을 위해 공정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믿습니다.”힘없는 소시민?종찬우는 머리가 어지러워서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전주님, 님이 소시민이면 저는 도대체 뭐가 된단 말입니까?염구준에 비하면 종찬우 자신은 벌레만도 못한 존재였다.“이분이 손가을 대표님이신가요?”종찬우는 더 이상 염구준과 대화를 나눴다가는 혼이 나갈 것 같아서 다급히 손가을에게 시선을 돌렸다.“우리 시의 유능한 기업가이시죠. 용운그룹을 이어받아 뛰어난 경영실력으로 우리 시를 위해 거대한 공헌을 세웠으니 존경스럽습니다!”손가을이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이 도시의 시장이라는 인물이 자신을 이토록 깎듯이 대한다고?기쁘기도 하지만 너무 부담스러웠다.“시… 시장님.”손가을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저희가 어떤 부분이 미흡해서 식약처의 관리 조항을 위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바쁘신 분을 오라가라 해서 정말 죄송해요!”“아유, 그런 말씀 마세요!”종찬우는 가슴이 철렁해서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손 대표님께서는 기업 운영을 아주 잘하고 계십니다. 관리 능력도 뛰어나고 8천여 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죠. 제가 감사해야 할 따름입니다!”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돌리고 정인호를 노려보며 소리쳤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손씨그룹이 무슨 규정을 어떻게 위반했어? 납득이 가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면 네 옷부터 벗길 줄 알아!”그는 진심으로 분노했다.염구준이 청해에 온 뒤로 그
그제야 이연은 이해했다.염구준의 말은 대장이 다른 일행을 죽였다는 뜻이었다.그녀는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대장은 그녀의 선배이자 여기까지 오면서 일행을 알뜰하게 보살핀 착한 사람이었다.이런 사람을 어떻게 살인자와 연상하겠는가?아무리 추운 밤도 대장의 식은땀을 억제하지 못했다.“염구준, 다 죽었어.”한참 뒤, 텐트에서 초상비의 목소리가 들렸다.대장은 본인이 한 짓이 들통나자 한 손에 비수를 꺼내면서 눈앞의 이연을 붙잡으려 했다.인질로 가장 약한 사람을 찾은 것이었다.이렇게 악랄하고 결단력 있는 수법은 처음 같지 않았다.퍽!하지만 대장의 손이 이연의 팔에 닿기 전에 보는 앞에서 비수가 멀리 날아갔다.염구준이 검기로 비수를 날려버린 것이다.“아아악!”너무 갑작스럽게 발생한 탓에 한참 뒤에야 대장은 참을 수 없는 통증에 바닥에서 뒹굴며 비명소리를 질렀다.손목이 잘려 나갔다.염구준은 허공에서 대장의 몇몇 혈자리를 찍었다.일단 목숨을 살려주려고 피가 흐르는 것을 막아 주었다.“초상비, 영상 찍어.”그 말에 초상비는 휴대폰을 들고 옆에서 영상을 찍었다.이미 겁에 질려 넋이 나간 이연은 옆으로 털썩 주저앉았다.“말해. 왜 죽였어? 솔직하게 말하면 확실하게 보내줄게.”염구준은 이유를 알고 싶었다.비록 일행은 죽었지만 진실은 남아있을 것이다.대장은 피가 멎자,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노려봤다.“오늘 들켰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너희들은 다 죽어야 해.”“오설희 그 천한 년은 본인이 예쁘다고 내 프러포즈를 받아주지 않았어. 그리고 대영은 집에 돈이 좀 있다고 매일 큰소리나 치잖아. 죽어 마땅한 놈이야.”…대장은 모든 사람이 죽어 마땅한 이유를 내세웠다.대부분 하찮은 일에 불과하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다.“선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이연은 정말 믿기지 않았다.매일 웃던 얼굴 뒤에 이런 악마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몰랐다.“너도 똑같아. 비록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손 대표가
“됐어. 이제 네 말은 안 믿어.”염구준의 공세는 꺾이지 않고 여전히 날카로웠다.문수찬에게 숨 돌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이런 늙은 여우가 하는 말은 신뢰가 낮아서 들어줄 가치도 없었다.게다가 이미 용의 기운을 얻었으니 이것으로 거록 존주를 유인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수상했다.일이 이 지경으로 커졌는데 거록 존주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의 공격은 점점 거세졌다.문수찬은 번마다 밀려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날 죽이면 안 된다. 문씨 가문에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문수찬이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풉!하지만 염구준이 검을 빠르게 휘두르자 그의 머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문수찬은 목이 베어서 죽었다.염구준은 검을 거두고 주변을 둘러보았다.이미 텅 비어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반보천인 세 명은 진작에 도망친 것 같았다.“아쉽게도 용의 기운은 이미 3분의 1밖에 융합하지 않았네.”염구준은 손을 들어 기운을 끌어내자 황금색 빛이 반짝거렸다.체내의 기운은 조금 더 순수해졌을 뿐, 타인의 말처럼 천인 경지에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았다.어쩌면 염구준은 원래 실력이 막강해서 용의 기운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었다.그때 숲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초상비가 이연을 데리고 나타난 것이다.“염구준, 여기 있었구나!”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음에 시간을 잘 지켜. 아니면 누군가 죽을 수도 있어.”경고할 필요가 있었다.“알았어. 다음에 또 이러면 내 머리를 내놓을게.”초상비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늦게 도착한 탓에 염구준이 피동적인 위치에 놓였기 때문이다.“알았으면 됐어. 짐들 챙기고 날이 밝으면 출발하자.”염구준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오빠, 온몸이 피투성이예요. 붕대라도 감아드릴까요?”이연은 염구준의 모습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필요 없어. 찰과상일 뿐이야. 이 정도 상처는 금방 나아.”그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세 사람은 얘기를 나누면서 진씨네 저
“이 기운은 뭐냐?”다섯 반보천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검을 잡더니 염구준의 기운이 순식간에 이 정도로 폭증할 줄은 몰랐다.지금 그는 최강 실력을 갖추었다.“공격합시다!”문수찬 일행은 준비한 후 기운을 쇠구슬에 주입하고 염구준에게 던졌다.쇠구슬이 스치는 곳마다 청석판은 부서지고 지면은 가라앉았다.지금 상황에서 물러서는 것은 이미 늦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검을 앞으로 찌르며 검기를 쇠구슬에 조준시켰다.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검초식이 완벽하지 않았다.쿵!쌍방은 서로 양보하지 않고 대치하다가 쇠구슬이 갑자기 폭발하자 쇠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바로 앞으로 돌진했다.“도망쳐!”왕 영감 외에 나머지 네 사람은 각자 쇄룡산맥으로 쉬지 않고 도망쳤다.그들 모두 투기주의자라 사투를 벌일 생각은 없었다.상황이 불리하게 되자 재빨리 도망쳤다.게다가 방금 공격으로 이미 졌다.“나쁜 놈들!”반응이 반 박자 늦은 왕 영감은 화를 냈지만 염구준이 곧 다가와서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했다.그는 해머를 들고 전신의 기운을 폭발시키며 필사적으로 돌진했다.쿵!순식간에 염구준이 돌진하면서 그를 살해했다.평범한 반보천인 따위 그의 초식을 받아낼 수 없었다.“꿀꺽!”다섯 반보천인에서 한 사람이 죽고 네 명이 도망쳤다.관전하던 부하들은 마른 침만 삼킬 뿐, 무서워서 움직이지도 못했다.염구준이 작정하고 공격한다면 그들은 도망칠 기회도 없을 것이다.촤아아악!염구준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한 방향으로 돌진했다.바로 문수찬이 도망친 방향이었다.문수찬은 상대를 죽이지 못하니 도망친 것이다.“도망쳐! 이곳에서 떠나!”남은 5대 가문의 부하들은 소리를 지르며 진씨 저택에서 도망쳤다.우두머리들이 도망치고 없는데 계속 여기 있는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방금 치열하게 싸우던 진씨 저택이 순식간에 썰렁해졌다.목숨을 부지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하지만 염구준의 목표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바로 문수찬.나머지 반보천인
한 사람의 공격은 무섭지 않지만 한 무리가 집결해서 공격하면 버틸 수 없다.염구준의 방어 기운이 곧 파괴될 것 같았다.부하들의 공격이 끝나자 다섯 반보천인이 근거리에서 공격을 펼쳤다.무기가 없는 탓에 염구준은 약간 밀려서 조금은 버거웠다.1 대 5 싸움에만 전념하고 원거리 공격은 몸으로 버텨내야 했다.실은 염구준이 혼자서 한 무리와 싸우는 것이었다.쿵!전쟁터에서 강력한 기운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주변은 여파로 인해 이미 난장판이 되었다.싸움이 지속되면서 염구준의 몸에 상처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전에 용과 싸우면서 체력을 소모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낭패하지 않았을 것이다.‘초상비, 언제 오는 거야?’염구준은 속으로 욕하면서 눈을 흘겼다.이미 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가장 미친 계획으로 목숨을 걸고 싸울 생각이었다.“하하하, 염구준. 강호에서 너를 재능이 뛰어나다고 찬사를 하던데 이제 보니 멍청하고 무식한 놈이었구나.”우위를 차지한 문수찬이 비아냥거렸다.“멍청하다고? 그럼 누가 멍청하게 먼저 죽을지 두고 보자.”염구준이 버럭 화를 냈다.갑자기 그의 몸에서 황금색이 번쩍이더니 용의 기운과 체내의 기운이 빠른 속도로 융합했다.“미친놈, 귀한 보물을 함부로 사용하지 마라. 전력으로 저놈을 막읍시다.”용의 기운이 사라지게 되자 마음이 다급한 문수찬이 재촉했다.염구준이 용의 기운을 융합하면 그들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게다가 경솔하게 용의 기운을 융합하면 몸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지금 염구준은 칼끝에 서서 춤을 추는 격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염구준의 단전은 빠른 속도로 회복하며 기운을 최고봉 상태로 끌어올렸다.다섯 사람은 공세를 가했지만 결국 실패했다.쿵!용의 기운이 어느 정도 융합되자 염구준의 기운이 이상하리만큼 난폭해지면서 몸이 터질 것 같았다.“물러서세요!”문수찬은 두려워서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정말 몸이 폭발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은 죽지는
염구준은 주먹으로 용을 내리치면서 적지 않은 에너지를 소진시켰다.쿵!용은 힘이 빠졌는지 더는 난폭하게 굴지 않아, 일단 체내에 흡수시켜 저장하려고 했다.슝!염구준은 엄청난 흡입력을 발산하면서 황금색 용의 기운을 본인의 단전에 흡수시켰다.지금 이 기운을 융합할 시기가 아니었다.“저놈을 죽이면 용의 기운은 우리 몫이 됩니다.”문수찬이 제일 먼저 대검을 들고 공격했다.나머지 네 사람도 뒤처지지 않고 바짝 따랐다.모두 무기를 들고 강력하게 염구준을 공격했다.각 가문의 부하들은 자신이 나서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멀리서 기운으로 습격했다.스스슥!염구준은 그들이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용의 기운을 흡수한 순간, 점프하여 멀리 떨어져 있었다.“포위하세요. 저놈을 놓치면 5대 가문에서 20년 동안 공들인 계획이 물거품이 됩니다.”문수찬은 마치 자신의 물건이 빼앗긴 것처럼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실제로 그는 강도나 다름없었다.애초에 용의 기운을 위해 진씨 가문을 멸망시킨 것이었다.“우리가 막았습니다.”누군가 미리 앞에서 염구준의 앞을 가로막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염구준이 용과 싸우느라 체력을 많이 소모한 이 기회를 노린 것이다.쿵!염구준이 손으로 검결을 펼치자 한 줄기 검기를 발사되며 상대방을 살해했다.이 사람들의 작전은 인정하지만 실력은 여전히 형편없었다.“겁먹지 마세요. 이미 체력이 떨어져서 방금 같은 공격은 더는 할 수 없습니다.”문수찬은 일행을 격려하며 염구준의 체력을 소모시키려고 작정했다.하지만 일행은 그 말을 믿고 목숨을 걸고 돌진했다.동시에 쇄룡산맥에 그림자 하나가 등에 검을 메고 빠른 속도로 지나고 있었다.“호랑이가 평지에 가도 놀림을 당할 수 없는 법이지.”염구준은 왼쪽 주먹을 쥐고 앞을 가로막는 놈들을 가차 없이 살해했다.전신지상 실력이라도 몇 초식도 버티지 못했다.문수찬을 포함한 다섯 반보천인은 걸음을 멈추고 서로 쳐다보았다.지금 염구준은 한창 전의를 불사르고 있어 누구도 먼저 공격하려고 하
문수찬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다른 대책을 마련했다.“여러분, 돌아왔으니 우리 작전을 상의합시다.”그가 간사한 웃음을 지으며 상대방을 쳐다봤다.“작전?”4대 가문의 가주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할 뿐, 무슨 작전인지 알지 못했다.전에도 작전에 관해 들은 적이 없었다.“문 영감, 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하고 얼버무리지 마.”왕 영감이 툭 까놓고 말했다.“이따가 염구준의 힘이 빠지면 우리 함께 공격해서 그자를 죽이고 용의 기운을 나눕시다. 제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있었어요. 저놈이 함정에 빠지길 기다리고 있어요. 하지만 기밀 유지를 위해서 방금 말하지 않았죠.”문수찬이 전혀 흠을 찾을 수 없게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네 가주와 한 편이 되었다.정말 치밀한 모략이었다.방금 염구준이 용과 싸우다 양쪽 모두 죽는다면 문수찬이 혼자서 용의 기운을 손에 넣고 도망칠 생각이었다.하지만 실패한 이상, 지금 상황에서 네 가문과 연합하여 염구준을 상대해야 했다.어찌 됐든, 여기서 절대 질 수 없었다.용의 기운을 얼마나 가질지 모르겠지만 패배하면 아무도 차려지지 않기 때문이다.“참말로 치밀한 작전이군. 방금은 우리가 오해했어.”왕 영감이 공수하며 말했다.솔직히 문수찬의 말을 믿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이어서 5대 가문은 주변을 포위하여 염구준과 용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았다.염구준의 힘이 다하면 전부 공격하여 포위할 작정이었다.그러나 염구준은 진작에 그 작전을 눈치챘다.다시 유인하려면 쉽게 허점이 들어나서 모두의 공격을 받을 것이다.지금 상황은 변했다.다섯 명의 반보천인 고수가 호시탐탐 공격할 기회를 노리니 기습 공격을 대비해야 했다.중요한 순간에 공격해 오면 버틸 수 있을지 아직은 자신이 없었다.염구준은 공격을 피하면서 위성 전화를 꺼내 번호를 눌렀다.주변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의아했다.위험한 상황에서 전화로 유언이라도 남기는 줄 알았다.“초상비, 어디까지 왔어?”염구준이 큰소리로 물었다.“미안, 숲이 어두워서 방금 길을 잃었어.”“아
재난을 당한 문씨 가문은 용의 기운에 휩쓸리기만 하면 사상자가 나타났다.열받은 문수찬은 씩씩거리며 고함을 질렀다.“염구준, 이 개자식아! 후배들을 죽이다니 넌 사람도 아니야!”무술인이 말하는 후배는 실력이 약한 사람을 가리켰다.나이를 따지자면 어떤 무술인은 염구준의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았다.“여우 같은 영감탱이, 나를 함정에 빠트린 대가야. 이제 와서 손해를 보니까 억지를 부리는 건가? 낯짝이 아주 대영보다 더 두껍네.”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문씨 가문을 향해 돌진했다.얼마지나지 않아 20명이 넘던 일행이 5명밖에 남지 않았다.그들은 전부 문수찬 옆에 서 있었다.정말 완벽한 작전이었는데 결국 문씨 가문에서 참담한 피해를 입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예상치 못한 상황이지만 문수찬은 그래도 통제 범위내에 있다고 생각했다.마지막에 용의 기운을 얻는다면 부하들이 다 죽어도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그때 염구준은 계속 용과 싸우면서 빈틈을 발견했다.용은 머리도 없고 감정도 없어서 공격할 때마다 간격이 일정하고 위력도 점점 약해졌다.하지만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았다.“전력으로 염구준을 공격해라!”상황이 심상치 않자 문수찬은 몇 명밖에 안 되는 정예병에게 명령을 내렸다.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염구준과 용이 함께 죽고 문수찬이 힘을 들이지 않고 용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런 좋은 일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쿵!문씨 가문에서 힘을 합쳐 염구준을 공격했다.약한 공격은 아니지만 이것으로 염구준을 죽일 생각은 하지 않았다.용이 공격할 때 습격하여 상대방을 죽이려는 속셈이었다.이번에 용을 공격했지만 용의 기운은 크게 소진되지 않았다.무술인이 흡수할 정도로 용의 기운을 약하게 만들려면 균등한 에너지가 필요했다.“멈춰라!”그때 왠지 이용당한 느낌이 들어서 문수찬이 저지시켰다.염구준이 여유있게 용과 싸우는 것을 보고 상대방의 실력이 자신보다 높다는 것을 알아챘다.“공격하지 않으면 내가 할게.”염구준은 뒤에 바짝
시간이 긴박하여 문수찬은 말을 아꼈다.언뜻 들어보면 상대방 수가 많지만 염구준이 더 우위를 차지했다.“그럼 시작합시다. 비열한 수작은 부리지 마세요.”염구준은 몸에 기운을 끌어내면서 한마디 경고했다.용의 기운은 점점 난폭해지면서 땅밑에서 빠르게 올라왔다.그 기운은 엄청 강했다.“크아앙!”포효하는 소리와 함께 황금빛이 나타나더니 강력한 에너지가 땅을 뚫고 나왔다.공포스러운 위압감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억눌려 움직이지 못했다.전신 경지에 도달한 무술인만 전투에 참여할 자격이 있었다.용은 위천인경 힘을 갖고 있었다.그 기운이 일렁거리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황지열과 청목 존주가 발산하는 기운과 같은 레벨이었다.지금 힘의 강도와 난폭한 정도를 보면 체내에 흡수할 수 없었다.“왔어요.”“크아앙!”용이 낮게 포효하더니 황금색 용으로 변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기운은 형태가 없는 것인데 여러 형태로 변할 수 있었다.“응?”그때 염구준은 본인만 공격하는 것을 알아챘다.문수찬은 진작에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상대방 계략에 넘어간 것 같았다.“크아앙!”용은 커다란 입을 벌이고 황금빛을 발사했다.바로 체내에서 나오는 에너지였다.염구준은 오른 주먹을 무찌르며 공격을 막았다.바로 그때 용이 공격을 한 후, 몸의 에너지가 조금은 약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에너지가 있는 생물은 종종 목숨을 걸고 싸우기 때문이다.그래서 힘이 덜 드는 방법으로 싸우려고 마음먹었다.천천히 용의 기운을 소모시키고 손아귀에 넣을 생각이었다.이어서 염구준은 선공격하지 않고 피해서 다녔다.용은 강하지만 머리가 아둔했다.진씨 가문 고택의 광장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는데 염구준의 개인쇼가 되어버렸다.문수찬이 뒤로 물러서니 부하들도 나서지 않고 구경만 했다.그 모습은 어부지리를 챙기겠다는 뜻이었다.쿵!염구준은 위로 번쩍 뛰며 용의 맹렬한 공격을 피했다.용의 기운에 함유한 에너지가 너무 방대하여 짧은 시간에 소진하기 어려웠다.만약 전력으로 맞선다면 더
고요한 밤, 갑자기 굉장한 소리가 정적을 깼다.“보물이 나타났어. 저택 남쪽 방향이야.”멀리서 천둥이 치는 소리가 모든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했다.각 가문의 책임자들이 문수찬을 돌아봤다.염구준은 상대방의 유인 작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하지만 5대 가문에서 남은 4대 가문은 버럭 화를 내며 따졌다.“문수찬, 우리를 속였어? 보물을 찾으면 균등하게 나눈다고 했잖아.”“문씨 가문이 이렇게 처사하는 것은 공공의 적이 되겠다는 것인가?”“왕 영감, 가지 마.”방금까지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누가 돌진하자 4대 은세가문에서 전부 뒤를 따라갔다.남은 사람은 문씨 가문밖에 없었다.문수찬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그는 염구준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염 선생님, 우리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시작하세요.”“알았어요. 열쇠는 어디 있어요?”염구준이 가운데로 가면서 물었다.“바로 저기 있습니다.”문수찬이 일장을 날려 청석판을 부수자 네모난 구멍이 나타났다.잘도 숨겨 놓았다.염구준이 앞으로 다가가 석판을 구멍에 정확하게 집어넣었다.끼이익!하지만 거슬리는 소리가 날 뿐,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다.염구준은 물론 문수찬마저도 어리둥절했다.“문 장로님,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주세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물었다.지금 상황을 보면 왠지 놀림을 당한 느낌이 들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보가 틀릴 리는 없어요. 석판도 진짜여서 이럴 리가 없어요.”문수찬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지 못했다.엄청 많은 힘을 소모하고 4대 가문에게 밉보이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으니 마음이 괴로웠다.그 표정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방법을 찾기로 했다.이번에 석판을 뒤집어서 넣자 홈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드르륵!”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바닥이 진동하면서 광장 가운데가 열리기 시작했다.이 석판 아래는 토지층이라 지하 공간도 없었다.모두 이 기관의 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