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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작가: 잔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부친은 상대하기 쉽지만 그 뒤에 있는 사람을 다루기가 어렵습니다."

염구준은 한참 고민하다가 그에게 이 말을 일러주며 흑풍 존주에 대해 조금 얘기해줬다.

"그렇다면 우선 아버지를 상대하는 것이 좋겠군요."

이야기를 들은 육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문서를 꺼내서 앨리스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제가 당신을 위해 준비해 둔 보증입니다. 비상시에 사용하시면 됩니다."

돈을 본 앨리스는 그의 손을 잡은 채 고마워하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가 같은 편에 있다는 것만 확인하면 그만입니다."

두 사람의 화목한 모습을 본 염구준은 절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약간의 짜증이 나기도 했다.

"방법을 생각해 보긴 했지만 이것이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참 생각에 빠져 있던 육원은 눈살을 찌푸린 채 턱을 괴고 말했다.

“만약 우리가…”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었다.

한편, 흑풍 존주가 나흐 가문 가주의 회사에 도착했다.

“일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그는 무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눈을 감고 있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주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염구준도 당신이 내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감히 경솔하게 행동할 수는 없을 겁니다."

흑풍 존주가 다가오자 나흐 가문 가주가 매우 깍듯한 태도로 걸어가 허리를 굽혔다.

"좋습니다. 최근 그 자들의 행보를 주시 중인데 당신의 아들이 그들과 의논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정말 훌륭한 아들을 두셨더군요."

그가 비꼬듯이 말했지만 나흐 가문 가주는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었다.

"저에겐 그런 아들 없습니다."

그가 아들을 언급하자 그의 눈빛은 혐오와 경멸로 가득찼다. 도저히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마음대로 하시지요. 어쨌든 당신의 아들입니다.”

더 이상 이 문제로 그와 논쟁하기를 원치 않았기에 흑풍은 그 말만 남긴 채 돌아서서 떠났다.

비서는 가방에서 약병을 꺼내 가주의 앞에 놓았다.

“이 약을 드시면 3일간 혼수상태에 빠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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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일 아닙니다. 제가 독약 쓰는 사람을 만났는데,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 해독제를 부탁드리고 싶어서요.”염구준은 이전의 차가운 표정과는 전혀 다른, 조금 순진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의술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을 때는 안 배우더니, 그때 배워뒀으면 내가 필요 없지 않았겠냐?”그는 염구준의 머리를 쿡쿡 누르며 짜증난다는 어조로 말했다. 비록 그의 말투는 차가웠지만, 그는 여전히 염구준을 맘에 들어했다."시간이 없습니다. 며칠만 계시면서 문제를 해결 해주시면 다시 돌려 보내드리겠습니다."그는 말과 함께 와인 두 병을 앞에 놓고 정중하게 부탁했다.“이건 제가 드리는 와인입니다. 제가 선생님 드리려고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와인을 보자마자 사 의사는 손을 뻗었으나 염구준이 다급하게 저지했다. "저를 도와 이 문제를 해결해 주셔야 합니다. 저는 선생님만 믿겠습니다." 그는 앞에 있는 와인을 바라보며 다시 당부했고, 사 의사는 조금 귀찮은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도 내가 걱정되냐? 잔소리는 그만해라. 내가 도와주마."그는 말을 마친 뒤 와인을 따라 원샷하였다.그가 와인을 마음에 들어 하자 염구준도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을 휴게실로 모셔라.”이 말을 들은 청룡은 들어와 그의 지시에 따랐다. 사 의사는 염구준을 바라보고는 와인 두 병을 들고 떠났다. “네놈이니까 견딜 수 있는거지, 내 상사가 저 모양이었으면 난 진작 도망갔을 거다.”이렇게 말하면서도 말투에는 잘난 채가 느껴졌다. 청룡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정말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쟤는 너한테 잘해야 해,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단 말이야.”조금 거칠긴 해도 맞는 말이었고, 청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이런 청룡의 모습을 본 사 의사는 안도감을 느끼고 곧장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이제 흑풍에는 독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우리에게는 독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럼 이제 그들이 행동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들의 힘을 역이용 합시다."

  • 군신의 귀환   제1347화

    그는 앨리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가 조사해온 사람들의 행적이 담긴 파일을 건넸다."직접 보세요. 결과를 기대하겠습니다."파일을 건내 받은 앨리스는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고개를 들었습니다.앨리스의 반응에 염구준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코트를 챙겨 육원과 함께 나섰다. "앨리스를 가장으로서 지지한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에 육원은 염구준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 사람의 능력이 형편없긴 하지만 배우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마음이 비뚤어진 건 정말 손쓸 수가 없어요."염구준은 육원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한 듯 크게 웃었다.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이렇게 마음이 맞는 건 처음입니다."육원은 그와 손을 맞잡았다. 이번에는 진심으로 존경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정말 그렇네요.”짧은 대답은 염구준의 진심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이번엔 당신이 힘을 발휘할 차례입니다."자동차 키를 돌리던 염구준은 그를 돌아보며 장난치듯 말했다. "저는 사업가일 뿐입니다. 아무런 힘도 없죠. 농담하실 줄도 아시는군요."염구준의 말을 들은 육원은 연신 손을 저으며 당황해했다.“미국 용병의 왕께서 참 겸손하시네요.”염구준은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그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이 말을 들은 육원은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바로 인정하였다. 순간 그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그날 손에 있는 굳은 살을 보고 알아보라고 시켰습니다.”“하지만 진짜인 걸 알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염구준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육원은 연신 손을 흔들었다. “아닙니다, 저보다 훨씬 뛰어나신 걸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육원은 마음속으로 조금 뿌듯함을 느꼈다. “다 비슷한 걸로 하죠.”염구준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매우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별 말없이 떠났지만 둘 다 마음 속으로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그러는 와중 앨리스는 문서에 적힌 이름과 행적을 보고 눈살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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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349화

    이 한마디에 청용은 고개를 숙였다. 염구준은 반은 천인이라 그들이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그냥 가면 돼. 그렇게 많은 말 할 필요 없어."염구준의 말투는 불쾌함을 띠었고 얼굴도 싸늘했다. 청용은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갔다.그는 뒤에서 예기치 못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생각났다.흑풍 존주는 앞에 있는 형형색색의 사람들을 보면서 감개무량했다."역시 사람은 갈대 같다더니, 맞는 말이네."그는 가볍게 탄식하고 고개를 돌려 나아언을 보며 조롱했다."기분이 어때? 다시 회장 자리에 오르니 기분 좋지?"그의 조롱에 나아언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차를 따르고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말하지 않다고 괜찮아, 상관없어. 다만 네 밑에서 누군가 배신하는 것을 조심해야 해."그가 대답하지 않자, 흑풍 존주는 손을 흔들며 무심히 말했다."네."짧은 대답에 큰 감정이 실려있지 않았다. 눈빛도 담담해서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전주님, 재미있는 일을 조사했습니다."육원은 전화를 걸어 손에 든 서류를 들고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웠다. 그는 입을 오므리고 웃었다."이 회사에는 심각한 허점이 있어요. 바로 지사 아래의 한 백화점 회사는 페이퍼 컴퍼니에요. 게다가 이전에 앨리스와 계약을 체결한 왕 사장도 조사되지 않아요."육원은 자신의 세력을 동원하여 조금씩 알아냈다. 염구준은 그 말을 듣고 웃으며 존경의 말투로 말했다."정말 대단하네요. 다 당신 덕분이에요."육원은 미소를 지었고 마음이 후련했다."왜 청용한테 시키지 않았어요?"유능한 부하를 생각하니 육원은 농담조로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흑풍이 어디에 있는지 조사하라고 했어요. 흑풍을 처리하려고요."염구준은 웃으며 답했다. 음험하게 말을 하자 육원은 나지막하게 웃었고 말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전화를 끊은 후 염구준은 개인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주작, 돌아와야겠어."전화를 받자 주작은 짐을 챙겨 가장 빠른 비행기로 돌아왔다."전주님."들어오자마

  • 군신의 귀환   제1350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네가 맡은 일만 잘하면 돼."그는 짜증이 났다. 잘 설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주작이 이렇게 고집이 셀 줄은 생각지 못했다. 염구준은 한숨을 쉬었다."됐어. 기지로 돌아가 한동안 훈련해."그는 손에 든 카드를 내팽개쳤다. 기지에서 나온 사람마다 손에 하나씩 쥐고 있는 카드다."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와. 깨달으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카드를 받은 주작은 긴장되었고 조금 난처한 듯 물었다."전주님, 저를 버리시는 겁니까?"애처롭게 말하는 주작은 더욱 억울해졌다."내 명령이 너의 취지라 생각할 때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 그렇지 않으면 오지도 마."염구준은 그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의 말을 묵인한 셈이다.주작은 카드를 들고 몸을 돌렸고 얼굴에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나도 참, 전주님이랑 맞서서 뭐 해? 전주님 성격 몰라?"문을 나서자마자 청용이 문밖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보고 주작은 얼굴의 눈물을 닦아낸 후 곧장 떠나려 했다."너는 성격이 너무 고집스러워. 돌아가서 성격 좀 죽여. 무슨 일이든 전주의 말은 절대적인 거야."주작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뻣뻣한 몸으로 마음속에 그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주작이 간 후 청용이 들어와 약간 화가 난 염구준을 보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갔다."전주님, 주작의 성격이 저러니 너무 화내지 마십시오."염구준은 그를 힐긋 보고 말을 하지 않았다. 청용도 눈치가 빨라 묵묵히 나갔다.이때 염구준의 전화가 울렸다."상대에 꽂아 놓은 스파이를 동원했어요. 흑풍 가주와 나아언의 사이가 좋지 않아 줄곧 서로 대치하고 있다고 해요."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육원이었다. 그가 알아낸 일을 말하자 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은 그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지금 회사도 페이퍼 컴퍼니에요.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자세한 증거도 흑풍 존주가 장악하고 있고요 "육원은 난처하게 말하면서 말투에 고민이 섞여 있었다. 염구준도 그의 말에 찬성했다."다른 방법이 없어요.

  • 군신의 귀환   제1351화

    "항상 흑풍을 상대하고 싶어 하시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제가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염구준을 바라보며 나아언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없어도 나는 흑풍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앨리스는 제 동료입니다. 제가 동의할 것 같습니까?"염구준은 그의 호의를 거절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나쁜 놈일 뿐인데 제가 뭘 더 신경 써야 합니까? 그리고, 제 동생은 어떻게 됐습니까?"그는 조롱하듯 말했다. 그의 눈빛은 매우 깊었으며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을 수 없었다."당신 친 동생도 아니지 않습니까? 아직도 그렇게 관심을 갖고 계시다니, 참 보기 좋군요."그의 조롱에 나아언의 얼굴은 붉어졌다. 그는 애써 어색한 미소를 지었으나 속에서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배신자의 말을 믿으시는 군요. 저 역시 그가 내 동생이라고 믿습니다." "가식 떨지 마세요. 당신이 들어왔을 때부터 나는 당신이 무엇 때문에 왔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나와 육원의 사이를 이간질하고 천천히 처리하려는 것 아닙니까?"그의 부족한 연기력에 염구준은 매우 경멸적인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사실이 들통나자 나아언의 태도가 바뀌었다."어떻게 아셨습니까? 제가 너무 과소평가했나 봅니다." 그는 처음부터 염구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염구준이 공격력뿐만 아니라 지능까지 높을 줄은 몰랐다. "연기력이 너무 형편없으십니다. 흑풍 존주에 그렇게 의지하셨으면서 어떻게 그를 배신할 수 있습니까? 그 사람이 없다면 그저 독불장군 신세일 겁니다."그의 말을 듣고서 나아언은 심기가 불편해져 주먹을 꽉 쥐고 화를 내며 말했다. "오늘의 저를 만든 게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당신들이 그 사람과 손을 잡지 않았다면 제가 다른 사람 시종 노릇을 할 필요가 있었겠습니까?"이는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회장 아들에서 시종이 될 때까지, 그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껴왔다."모두 당신 잘못입니다. 스스로 올바른 길로 가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막는 건 용납

  • 군신의 귀환   제1352화

    "너무 여린 사람 같다고 했어요.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다른 회사 상사들처럼 좀 더 엄중하고 강하게 나가셔야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아요."앨리스가 화를 내지 않은 것을 본 비서는 순식간에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냈다. "염 전주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책임을 져야 하고, 일에 있어서는 결단력이 있어야 해요."이 말을 들은 앨리스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들을 처리할 방법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제가 맡을 수 있는 건 사생아뿐입니다. 지금 그 사생아가 이틀 동안 저를 괴롭히고 있어요."육원은 도저히 손쓸 수가 없었다. 그의 피곤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슬슬 이간질에 나서겠습니다. 흑풍 존주는 저에게 맡기세요. 당신은 그 사생아만 처리하면 됩니다."그의 피곤해하는 모습에 염구준은 조금 미안한 듯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정말이지 그 놈은 미친 것 같아요."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힘들게 할 줄은 몰랐다."이틀 전에 그가 저를 찾아와 당신을 상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했지만 제가 거절했습니다."원래는 그에게 이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염구준은 잠시 고민하다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겠죠. 그 사람은 당신을 찾아 갈 수밖에 없습니다. 됐어요, 일단 그 일은 신경 쓰고 싶지 않습니다. 최근 흑풍 존주가 우리와 맞서기 위해 몇몇 회사에 연락했다고 들었습니다."이 소식을 들은 염구준은 더욱 눈살을 찌푸렸다. "어느 회사 말입니까? 저에게 보내주세요."염구준은 잠시 생각에 빠져 있다가 휴대폰에 적혀진 명칭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청용, 술자리를 마련해서 이 사람들을 전부 초대해."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가 직접 나서야 했다. 흑풍 존주가 그에게 어떤 이익을 줄지 모르겠지만, 그 대가에 상관없이 그는 맞서야 했다."알겠습니다."청용은 더 묻지 않고 명령에 따랐다.잠시 후 청용은 고개를 숙이고 인상을 찌푸린 채 걸어 나갔다.

  • 군신의 귀환   제1353화

    "염구준 씨, 정말 뻔뻔하군요. 우리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이렇게 묶어 버리다니. ""내가 나가면 이 문제를 반드시 언론에 알릴 겁니다. 그때도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지 두고 보시죠!"여러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화를 냈다. "사장님, 진정하세요. 제가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오시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무심하게 말했다. 입가에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여러분이 흑풍 존주를 따라 저와 척을 지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보아하니 여러분이 아직 저의 일하는 방식을 모르시는 것 같군요."그는 주머니에 있던 담배 한 갑을 꺼내 담배를 입에 물고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뭐 별다를 것 있겠습니까? 어쨌든 흑풍 존주와는 비교할 수 없겠죠."이전처럼 다들 고개를 끄덕였고, 염구준은 폭소를 터트렸다. "조씨, 이씨, 왕씨 가문 여러분, 여러분들의 평균 회사 가치는 몇 천만원 정도입니다. 당신들 회사가 한 시간만에 어느정도로 망할 수 있는지 보고 싶지 않으십니까?"청용은 노트북을 꺼내 그들 앞에 놓았다. 세 가문의 회사 상장 가치는 단 몇 분 만에 곤두박질 쳤다."계속 보고 싶으십니까?"그는 청용에게 노트북을 치우라 손짓하였고 그들은 당황한 듯 서로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당장 멈추세요, 당장!"가장 먼저 분노하여 의자를 박차고 일어난 것은 이씨 가문이었다."맞습니다!"나머지 사람들 모두 일어나 염구준의 앞으로 향하며 항의했다."이건 별것도 아닙니다."염구준은 조금도 겁을 먹지 않고 연기를 뿜으며 손을 흔들었다. "흑풍 존주의 다음 계획이 무엇인지 알려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그는 채찍을 들고 테이블을 내리쳐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 "아뇨, 말하게 될 겁니다."그는 부하의 손에 채찍을 건네주고 등을 돌렸다. "아! 아!"이어 뒤에서는 돼지 멱을 따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몸에는 채찍 자국이 선명했다. "말할게요, 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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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각에 설씨 가문 주둔지는 모닥불 파티를 연 탓에 매우 떠들썩했다.이 자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당연히 설씨 가문의 은인인 주작과 백호였다."이 술을 빌어 은인님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청목의 앞잡이들을 물리칠 수 있었어요.""이건 남극 빙원의 특산물인 크릴새우입니다. 한번 드셔보세요.""설웅이 여러분들같은 고수를 만난 건 저희 가문의 복입니다."설씨 가문 사람들도 매우 맛나게 먹었다. 이 음식들은 평소에 감독관들이나 먹는 것들이었다.사람들은 불을 에워싸고 춤을 추며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감정을 풀고 한껏 웃었다.설씨 가문 사람들의 열정에 주작과 백호는 적응이 되지 않아 염구준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길을 보냈으나 염구준은 웃으며 술잔을 들었을 뿐, 딱히 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지금 속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어떤 일들은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야한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있었다. 너무 성급하게 굴었다간 허점이 많아지게 될 테고 그럼 신분이 들키게 될 테니까 말이다.'그쪽에서 놀라서 도망치면 이 모든게 헛수고가 되버리니까 천천히 해야 해.'모두가 기뻐하고 있을 때, 오직 설씨 가문의 장로, 설구만이 염구준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 슬픈 눈빛을 하고서 눈썹을 찌푸리고 있었다."장로님, 나쁜 녀석들이 도망갔는데 왜 안 기뻐하세요?" 그의 이상함을 눈치 챈 설웅이 그의 옆으로 다가가서 물었다."에휴, 다시 돌아올 겁니다.""청목존주를 처리하지 않는 이상 다시 돌아올 거예요. 무엇보다 청목존주는 반보천인의 강자입니다. 누가 이길 수 있겠어요?"설구는 장로답게 다른 사람들보다 안목이 더 좋고 생각이 더 깊었다."가문 전체가 남극 빙원이 아닌 바깥으로 옮기는 건 어떨까요?" 그의 말을 들은 설웅은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바깥으로 갈 수 있었다면 이미 이사를 갔을 겁니다. 하지만 외부에는 강적이 있어요. 만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상대방의 질문에 설구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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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옆에서 관전하고 있기 때문에 주작은 더 빠르게 공격해 몇 분만에 개조 로봇을 부숴버렸다.이런 공격이 몸에 부담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괜찮아?"한편, 설웅은 감정을 더 이상 억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족들에게로 달려갔다."도련님, 저희를 구하러 오신 겁니까?"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설웅을 본 후 감동에 겨워 그를 에워싸고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설웅이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들을 데려온 걸 보니 그들은 최근에 고생한 게 모두 보람차게만 느껴졌다.곧바로 그는 가문의 사람들에게 주작과 백호를 소개해주었고, 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소개를 다 들은 후 진심으로 고마워했다.염구준 등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그저 탐험가라고 하며 이곳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고 한 뒤 설씨 가문의 주둔지에 머물렀다.진실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설씨 가문의 사람들 중 혹여나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가 고자질을 할까봐서였다. 오랫동안 예속되어 왔으니 그런 사람이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한편, 눈밭에서 풀려난 감독관은 다른 광산까지 미친듯이 달려갔다. "너희 우두머리를 만나야겠으니 빨리 소식을 알려!""백어, 뭘 이렇게 급해해? 도망온 사람처럼 말이야."그를 본 이곳의 감독관이 농담하듯 말했다. 두 광산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평소에 서로 왔다갔다하며 잘 알고 지냈다."백씨 가문의 주둔지에 있던 광산이 침략 당해서 보고해야 해. 너희 우두머리는 어디있지?" 백어는 벌벌 떨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청목 조직은 등급이 삼엄해서 그의 신분으로는 본부와 연락할 수가 없었다."뭐라고?"이 말을 들은 몇몇 감독관들은 입꼬리가 내려가더니 크게 놀라했다.남극 빙원에서 감히 청목 조직과 맞서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조직의 사람들을 죽이는 건 더더욱 상상치도 못할 일이었다."얼른 따라와!" 이곳의 감독관은 더 이상 질질 끌지 않고 서둘러 길을 안내했다.이렇게 큰 일을 지체해서는 안되었다.그 후 백어는 우두머리에게 보고했고, 우두머리는 본부에 보고했

  • 군신의 귀환   제1800화

    펑! 펑!전신지상 고수의 공격은 강력했다.주작은 마치 썩어빠진 나무를 자르듯 개조 로봇들을 하나씩 물리쳤다.이 실력이라면 고철덩어리도 자를 것 같았다.상대방의 실력을 보고 담당자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개조 로봇에게 명령을 내렸다.“꺽다리. 저년을 죽여!”꺽다리는 최고 병기였다.“접수.”개조 로봇은 무뚝뚝하게 대답하고 주작과 주먹다짐을 벌였다.쿵!쌍방의 실력은 비슷해서 한 번 치고 뒤로 물러났다.전신지상의 개조 로봇이었다.개조 로봇은 잠시 부품들을 재정비하더니 다시 공격을 퍼부었다.목표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매서운 공격이 다가올 때마다 주작은 피할 수 없어서 끝까지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한동안 쌍방은 치고 박고 해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뭐 하는 거야? 가서 설웅을 죽여.”담당자가 다시 명령을 내렸다.개조 로봇은 맷집이 세고 마모에 강하며 보험도 들어줄 필요가 없어서 좋았지만 딱 한 가지 단점 융통성이 없었다.탁탁!명령이 떨어지자 나머지 개조 로봇들이 설웅을 향해 돌진했다.한 켠에서 주작이 우세를 차지했지만 그를 보호할 여력이 없었다.부릉부릉!위급한 순간, 마침 스노우모빌의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백호가 현장에 나타났다.그는 스노우모빌을 세우기 전에 몸을 날려 개조 로봇을 폐철로 만들었다.또 전신지상의 고수가 나타나자 담당자는 골치가 아팠다.조직에서 전신지상인 로봇을 한 대만 주어서 어떻게 막아내야 할지 속수무책이었다.5분도 안 되어서 개조 로봇들이 모두 부품이 되어 바닥에 흩어졌다.“이봐. 나랑 좀 놀자.”백호가 담당자에게 말을 건넸다.단진 무성의 실력이라면 어느 정도 싸울만했다.“다들 뛰어!”담장자가 말하는 동시에 부하들이 바로 도망쳤다.“컥!”그런데 얼마 뛰지 못하고 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눈앞이 아찔했다.고개를 숙여 보았더니 가슴에 피가 묻은 손바닥이 뚫고 나온 것이다.백호는 손칼 하나로 그를 황천길로 보냈다.휙!그는 손에 묻은 피를 휙휙 털어내고는 다

  • 군신의 귀환   제1799화

    이번에 가족을 구하지 않으면 여기서 죽어야 할 것이다.“우리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어요.”주작이 보고했다.“알았어. 먼저 상황을 살펴보고 있어. 우리도 곧 도착해.”뒤에서 염구준이 지시를 내리고 위치를 파악했다.10 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전속으로 달린다면 금방이면 도착한다.“일단 가서 보자.”주작도 스노우모빌에서 내렸다.두 사람은 눈 위에 엎드려 포복으로 가장 높은 곳으로 기어갔다.그리고 고개를 쏙 내밀어 전방을 살펴봤다.설웅이 말한 주둔지는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광산 같았다.그가 집이 맞다고 우기지 않았다면 잘못 왔다고 착각했을 것이다.광활한 광산에서 욕소리가 유난히 똑똑히 들렸다.퍽!“당장 일어나, 아니면 때려죽인다.”“흑흑. 제발 그만하세요. 할아버지가 버티지 못해요.”한 소녀가 노인을 보호하며 애원했다.바닥에 엎드린 노인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방한복이 피에 흠뻑 젖었다.“차라리 잘 됐지. 버티지 못하면 바로 뒷산에 던져.”현장 감독 담당자가 채찍을 흔들며 쏘아붙였다.그들은 사람이 죽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안 돼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소녀는 흐느끼면서 애원했다.퍽!“하하하. 꺼져! 일하는 데 방해하지 마.”담당자는 소녀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미친듯이 웃었다.그래도 소녀는 노인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멀리서 그 장면을 보던 설웅이 이를 갈며 눈물을 글썽이더니 벌떡 일어서서 소리질렀다.“때리지 마! 나한테 덤벼!”얻어 맞던 소녀는 바로 설웅의 친여동생이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주작은 욕을 퍼붓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다.“우리 들통났어요. 전방에서 몰려오고 있는데 어떡할까요?”주작이 바로 보고했다.“그럼 싸우는 수밖에 없지.”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백호 가서 지원해. 나머지는 나한테로 와.”전신지상 고수 두 명이 나서면 충분하니 반천인 고수가 나설 필요가 없었다.염구준은 일찍 정체가 드러나는 게 싫어서 모든 사람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설씨 가문 개똥에도 쓸모없는 도련

  • 군신의 귀환   제1798화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

  • 군신의 귀환   제1797화

    “고객님, 안목이 있으시네. 우리 가게에서 성능이 최고로 좋은 놈이라 1억만 주세요.”사장은 두 손바닥을 비비며 교활하게 웃었다.‘돈에 환장했나.’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장이 계속 설명했다.“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운비만 해도 꽤 돈이 들었어요. 우리 집 물건은 이 바닥에서 제일 싼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염구준은 개떡 같은 이유를 듣지 않고 스노우모빌에 올라타 연료 탱크를 점검했다.그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마디 던졌다.“이체할게요.”휘발유는 그래도 얼지 않는 것으로 사용했다.“네.”거래가 성사되자 사장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은행 계좌를 알려줬다.이것만 팔아도 이번 달은 장사를 접어도 되었다.염구준은 추가로 휘발유 두 통을 샀다.“고객님, 어디 멀리 가십니까?”사장은 염구준이 산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휘발유 두 통에 연료 탱크에 있는 휘발유까지 하면 수백 킬로는 족히 달릴 수 있다.“여행하러 왔으니 멀리는 못 가고 주변만 돌아보려고요.”염구준은 그럴싸하게 대답했다.사장의 손등에 있는 나뭇잎 문신을 보고 이미 신분을 알아챈 것이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극 빙원에서 청목 조직의 세력은 각 업계로 뻗은 것 같았다.“그렇군요.”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때 이어폰에서 주작의 목소리가 들렸다.“부두 3시 방향 설산 뒤에서 미행자들이 공격할 것 같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봤다.잡것들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 것이다.부릉부릉!염구준은 스노우모빌 시동을 걸고 주작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렸다.부두를 나서며 그가 주작에게 지시를 내렸다.“한 명 정도는 살려둬, 물어볼 게 있어.”남은 일행도 스노우모빌을 사고 각자 출발했다.부두 근처에는 워낙 스노우모밀을 대여하는 유람객들이 많아서 이상한 티가 나지 않았다.설산 반대편에서 주작과 설웅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타고 천천히 달렸다.그때 뒤에서 모터가 몇 대 따라오

  • 군신의 귀환   제1796화

    “알았어. 함께 청목을 처단하자.”“작전에 참여한 걸 환영해. 그럼 너와 청목 사이의 원한과 그놈의 행방을 말해 봐.”염구준이 이어폰을 하나 건넸다.이번 작전에서 조력자 한 명이 늘었다.설웅은 유골을 품에 안고 가족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우리 설씨 가문은 적을 피하려고 남극 빙원에 도피했어. 그곳에서 일찍 정착한 편이었어. 빙원에서 생활은 무료했지만 가족들은 서로 아끼고 보살펴서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청목이 나타난 거야.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겠다고 해서 아버지가 따르지 않자 바로 주먹을 휘두르더라고. 참지 못한 사람들은 반항하다가 죽고 나머지 가족과 노비들은 끌려가서 생체실험을 당했어. 그놈은 완전히 미친놈이야!”설웅은 서러움에 북받쳐 마지막에 고함을 질렀다.“청목의 전력과 부하들의 실력, 그리고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설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 아버지는 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지만 한 주먹도 받아내지 못했어.”반천인 경지는 전신 경지 고수를 한 주먹에 죽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신 경지는 그럴 수 없다.“됐어. 쉬고 있어.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염구준은 본인들 객실로 돌아가 짧게 회의를 열었다.지금 흑풍이 청목과 손을 잡아 반천인 경지 고수가 두 명이나 되어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그동안 염구준이 옥패의 무술비법을 베껴서 전신전의 부하들에게 보여준 덕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백호, 주작, 현무는 전신지상 경지에 도달하고 나머지 전왕들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이어서 며칠은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람선을 내릴 때 설웅은 주작과 한 팀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일행은 신분을 감추려고 캐리어를 든 유람객으로 분장했다.주작은 여자라 염구준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일부러 안배한 것이다.“존경하는 유람객들 주의하십시오. 남극 빙원에 도착했으니 여기서 이틀 정착하겠습니다. 이곳의 치안이 복잡하여 가이드가 없거나 강력한 실력이

  • 군신의 귀환   제1795화

    “깨어났네.”그때 청년의 손가락이 움직였다.방금 그를 구할 때 반항할까 봐 염구준이 손으로 기절시켰다.“윽!”청년은 몸을 비틀며 일어서더니 뒷목을 문지르며 눈을 떴다.“당신들 뭐야?”정신이 들자마자 일행을 본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계했다.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해서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졌다.“널 구한 사람이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왜 나를 구했어?”“난 청목의 적이니까. 아까 보니까 너도 청목한테 원한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손을 잡는 게 어때?”“그런 당신은 무슨 원한이 있지?”그 말에 염구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질문이 끊기지 않아 짜증이 밀려왔다.“알았어. 묻지 않을게.”청년은 흠칫 놀랐다.그가 묻지 않으니 이번에 염구준이 질문했다.“이름이 뭐야?”“설웅이야. 남극 빙원 설씨 가문의 소주다.”설웅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하지만 염구준이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다.“난 청목을 죽이려고 남극에 가는 중이야. 나랑 같이 가지 않겠나?”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얘기를 해도 의미가 없었다.“그건…”설웅은 망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해서 꿈에서도 청목을 죽이고 싶었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염구준의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현실적이지 못해서 허풍이라 여겼다.“참, 아저씨는 어디 있어?”설웅이 흥분하며 물었다.사람은 죽었지만 여태 그를 돌보았으니 제사라도 치러주고 싶었다.“책상 위 함에 있어. 내가 이미 화장하고 유골을 유골함에 넣었어.”염구준이 대답했다.사람도 구했는데 시신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마워. 이 은혜는 죽지 않는 한 꼭 갚을게.”설웅은 유골함을 끌어안고 슬픈 표정으로 객실에서 나갔다.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었더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다.“이 문을 나서면 더는 널 도와주지 않겠다. 너도 곧 죽음을 당하겠지.”염구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 군신의 귀환   제1794화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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