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그는 1인분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연골치료제를 손태석을 위해 쓰겠다고 했다. 그럼 손태산의 오른 다리와 오른 팔은? 그리고 장혁은?그들의 희망이 처참히 부서진 순간이었다.“내 말을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워? 다들 귀가 먹었어?”이제마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들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난 지금 손 선생의 다리를 치료해야 하니까 방해하는 자들은 다 죽여버릴 거야!”손태산과 장무현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 화가 나고 분했지만 그들은 결국 반박할 수 없었다.지금 나서서 이의를 제기하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다!“노여움 푸시지요. 저희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결국 장무현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한걸음 물러섰다.“이미 처방전 제작에 성공했으니 나중에 또 기회가 되겠죠. 혹시 다음 번에라도 가능하다면….”이제마는 무슨 헛소리냐는 듯이 짜증스럽게 소리쳤다.“당장 꺼져!”장무현은 입을 꾹 다문 채, 부하들을 데리고 도망치듯 의료관을 빠져나갔다.“저… 저도 가보겠습니다!”손태산은 미련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결국 염구준을 힘껏 노려보고는 이를 갈며 말했다.“염구준, 네가 저지른 업보는 결국 거대한 재앙이 되어 네 놈에게 되돌아갈 거야! 두고 봐!”말을 마친 그는 전동 휠체어의 버튼을 누르고 진동하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사람들이 다 떠나자 드디어 어수선하던 의료관이 다시 조용해졌다.“손 선생님.”이제마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직접 손태석을 부축해 진료 의자에 앉혔다.“조금 전에 만지면서 느꼈는데 아주 오래 전에 당한 부상이고 연골이 잘못된 위치에 고정되어 있네요. 다시 경맥을 뚫고 위치를 맞추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그래도 3일 정도면 완쾌될 겁니다.”손태석은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그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염구준이 무례를 범했는데도 이제마는 나무라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손님들을 다 쫓아내고 그를 치료해 주겠다고 했다.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구준 씨….”손가을도 입술을 질끈 깨물고
이제마는 다급히 고개를 흔들었다.이게 무슨 소리인가!전신전 전주의 장인어른을 상대로 어찌 감히 돈을 요구할까!게다가 그는 염구준의 지시를 받고 손태석의 다리를 치료하러 일부러 청해시에 방문한 것이었다. 연골 치료제도 염구준의 처방이었다.“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염 선생과 저는 오랜 시간을 두고 친분을 쌓아온 사이입니다.”이제마는 감히 염구준의 신분을 발설할 수는 없었기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료비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 한푼도 받을 생각이 없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염구준과 시선을 교환한 뒤, 손태석에게 말했다.“이제 수술도 끝났고 3일 정도 요양하시면 정상인처럼 걸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저는 군부를 오래 비울 수 없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돈을 안 받겠다고?손가을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제마를 바라보았다.조금 전에 손태산과 장무현이 3천억이라는 거금을 제시했을 때도 이 의학계의 거장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그런데 자신의 아버지의 다리를 고쳐주고 돈을 안 받겠다니?그녀는 저도 모르게 염구준에게 시선을 돌렸다.‘구준 씨…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인물이네. 이제마 선생님까지 이 정도로 편의를 봐주시다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걸까? 아니, 애초에 진짜 일반 전역한 병사 맞나?’“선생님, 지… 지금 가시려고요?”체육관 담당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달려왔다.“이 선생님, 아직 청해시의 높으신 분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다들 선생님의 진료를 받고 싶어서 찾아온 분들인데….”“허, 참!”이제마는 그 담당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곧장 체육관 바깥으로 향했다.“저희가 배웅해 드릴게요!”손가을은 다급히 손태석을 부축하고 염구준과 함께 이제마를 배웅했다.“이 선생님 나오신다!”체육관 밖은 아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던 재벌, 각 가문의 가주들은 전부가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흥분해서 소리쳤다.“이 선생님, 저는 조양 그룹에서 나왔습니다. 저택에 한번 방문해 주시면 사
손태산은 눈을 가늘게 뜨고 광기 어린 웃음을 지었다.“염구준의 가장 큰 조력자가 용준영이죠! 용준영만 처리하면 아무리 염구준이 날고 뛰는 재주가 있어도 혼자서 뭘 어쩌겠어요?”장무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살기 어린 눈을 번뜩였다.용준영?오늘 밤이 지나면 그런 인물은 기필코 사라지게 될 것이다.오후 여섯 시, 용준영의 저택.“형님, 이것 좀 보세요!”뢰인이 손에 사진 한 장을 들고 거실로 달려들어왔다. “조금 전에 입수한 소식인데 황호가 사망했다고 합니다!”“뭐?”사진을 확인한 용준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사진 속에서는 완전하지 않은 시신이 끔찍한 형태로 누워 있었다. 사지가 잘려 있었고 바다에 얼마나 있었는지 시신 부패가 아주 심각했다. 가슴 쪽에도 자상 흔적이 있었는데 가슴팍의 문신을 정확히 양쪽으로 갈랐다.“가슴 문신이라… 이거 황호 맞네!”사진을 쥔 용준영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최근 몇 년 사이, 황호의 세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몇백 명의 수하를 거느리고 있었고 스무 곳이 넘는 업소와 도박장을 운영하고 있었다.용준영을 제외하면 청해시 지하 세력에서 황호는 손에 꼽히는 인물이었다.“청해시에는 황호를 죽일 수 있는 인물이 없습니다. 손태산이면 몰라도요.”용준영의 이마에 식은땀이 삐질삐질 났다.손태산은 악명 높은 야심가였다. 그는 청해시를 자신의 손에 쥐고 흔들려고 했으며 많은 어둠의 세력을 끌어모았다. 황호를 제외하면 조폭 세계에서 손태산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없을 정도였다.그런데 황호가 죽었으니 이제 이 도시에서 아무도 손태산의 세력과 맞서지 못할 것이다.손태산의 다음 목표는 안 봐도 뻔했다. 용준영!“지금 바로 염 선생에게 알려야 해!”용준영은 겁에 질린 얼굴로 휴대폰을 꺼내 염구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이때.“용 대표님.”거실 문이 열리고 염구준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다가가서 용준영의 손에 든 사진을 힐끗 보고는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황호가 사망했네요? 역시!”“지금
업소녀가 요염한 허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하동의 옆구리를 콕 찔렀다.“오빠, 성도에서 오신 손태산 회장님이 언제든 용준영을 칠 수 있게 준비하라고 하지 않았어? 출발하기 전에 나랑 이렇게 술 마시고 있어도 괜찮은 거야?”하동이 몸을 날려 여자의 몸 위에 올라타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태산 형님이 자정에 출발하라고 했으니까 아직 시간은 충분해! 그러니까 우린….”쾅!그런데 이때, 갑자기 방 문이 외력에 인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뜯겨져 나가고 주변 기둥마저 흔들렸다!먼지가 흩날리는 곳에서 세 명의 인영이 나타났다.“여… 염구준?”하동은 맨앞에 서 있는 염구준을 보고 어깨를 움찔 떨었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우리 애들은?”“쟤네를 말하는 거야?”염구준은 몸을 살짝 비틀어 복도를 가리키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80명이었나? 다 저기 누워 있네.”바깥 상황을 확인한 하동의 몸이 차갑게 얼어붙었다.그는 눈앞이 어질어질했다.복도에 족히 80명이 넘은 건장한 사내들이 쓰러져 있었다. 전부 다 오늘밤 용준영의 집을 습격하기로 추려진 에이스들이었다!그런 에이스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바닥에 널브러져 기절해 있었다.“염구준, 네가 한 거야? 그래! 너밖에 없겠지!”하동은 떨리는 손으로 염구준을 손가락질했다.“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 나 이미 태산 형님이랑 손잡았어! 태산 형님이!”우지끈!염구준의 뒤에 있던 뢰인이 차가운 얼굴로 갑자기 치고 나오더니 하동의 손목을 뒤쪽으로 비틀어서 부러뜨렸다.“시끄럽게 말이 많아! 지금 누구 안전이라고 소리 질러?”“다시 그 더러운 손가락 놀리면 죽을 줄 알아!”“악!”허둥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커다란 업소를 뒤흔들었다. 부러진 손목뼈가 살을 뚫고 삐져나와 피가 솟구쳤다.소파에 반라 상태로 누워 있던 업소녀는 너무 무서워서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염구준!”하동은 손목을 감싸고 시뻘겋게 부은 눈으로 염구준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내 등 뒤에 성도 지하세력의 손태산 형님이랑 진동하 형
그 시각, 청해시 외각에 있는 한산 별장.이곳은 최근에 개발한 별장 구역이었다. 환경이 아름답고 면적도 상당히 큰 별장들로 동네를 이룬 이곳은 아직 완공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입주민이 별로 없었다.“이제 다 되었습니다.”거실에서 담당의가 조심스럽게 손태산의 붕대를 갈아주고 있었다.“부상 정도가 심각해서 아마 3개월 정도는 격렬한 운동은 피하시는 게 좋아요. 연골이 다시 붙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손태산은 이를 갈았다.체육관에 있을 때, 이제마가 3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손태석의 다리를 정상인처럼 걸을 수 있게 고쳐준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그였다.하지만 그는 오늘 장장 6시간이나 되는 긴 수술을 받아야 했다. 마취 기운 때문에 온몸이 떨리고 이렇게 고생했는데도 재활의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었다.“염구준, 망할 염구준!”손태산은 부하를 시켜 의사를 배웅한 뒤, 거실에 남은 부하들에게 악에 받쳐 소리질렀다.“다들 준비 됐어? 기다릴 필요 없이 오늘 당장 출발하자!”“용준영부터 제거하고 바로 염구준을 죽이러 간다. 그리고 손태석 일가도 살려둬서는 안 돼!”옆에 있던 진동하가 다급히 그를 말렸다.“형님, 자정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이시는 게….”그런데 이때, 쾅 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거실에서 몇십 미터 떨어진 별장 대문이 일그러져서 뜯겨 나갔다. 상대는 몇백 킬로나 나가는 합금 재질의 대문을 나무판자 부수듯이 손쉽게 부셔버리고 곧장 거실로 진입했다.“용준영이랑 염구준이 왔습니다!”바깥 상황을 확인한 진동하가 바깥으로 달려나가며 소리쳤다. 그의 뒤로 스무 명이 넘은 조폭들이 눈을 부릅뜨고 안으로 쳐들어오는 3인방을 노려보았다.“우리가 찾아가기도 전에 제 발로 찾아왔네? 그렇게도 죽고 싶었어?”거실에 남은 손태산은 붕대를 감은 손으로 휠체어 전동 버튼을 신경질적으로 누르며 욕설을 내뱉었다.“다 비켜!”진동하와 부하들이 길을 비켰다.아무리 부상을 입고 휠체어 신세가 되었어도 그들에게 손태산은 산과도 같은 존재였다. 적이
스무 명이 넘는 조폭들과 진동하까지 더해서 기세등등하게 3인방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은 모두 무기 없이 맨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여느 조폭들보다 훨씬 강했고 호흡도 흐트러지지 않았다.지치지 않는 체력과 단단한 주먹이 그들의 자존심이자 무기였다.“놈을 죽여!”“스무 명이 염구준 잡고 남은 애들은 용준영이랑 뢰인 상대해!”“죽여 버려!”그들은 우렁찬 고함을 내지르며 주먹에 살기를 담아 염구준 3인방에게 달려들었다.염구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면 너무 느려서 웃음이 나왔다. 저런 것들을 엘리트라고 불러 모았나?전신전 전주 염구준에게 손태산의 엘리트부대는 쓰레기 취급밖에 되지 않았다.어디서 오합지졸을 또 불러 모았군!“손태산, 앞으로 사람 보는 안목을 좀 길러야겠군!”염구준은 느긋하게 미소 지으며 몸을 날렸다.그리고 그림자처럼 빠른 속도로 스치듯이 놈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그가 스치고 간 자리에 조폭들이 쓰러져서 나뒹굴었다.그들은 염구준이 언제 자기 앞에 도착했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순식간의 불주먹에 가슴을 맞고 쓰러졌다. 일부는 힘없이 튕겨나가 공중을 날다가 손태산이 있는 곳까지 날아와서 바닥에 추락했다!스물 다섯 명의 조폭들이 입에서 피를 뿜으며 고통을 읍소했다. “너… 네 이놈!”당황한 손태산은 휠체어에 앉은 채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강해도 너무 강한 상대였다.은빛 아파트에서도 염구준은 이 정도의 실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물론 지금도 전력을 다한 건 아니었다. 동작에는 여유가 넘쳤고 호흡은 평온했다!“이제 너와 나의 실력 차이를 알겠어?”염구준은 가볍게 손을 털고는 손태산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네 놈을 죽이는 건 나에게 일도 아니야! 벌레 한 마리 밟아 죽이는 것과 같다고.”“오늘은 그냥 경고만 하려고 온 거야! 당장 청해시를 떠나. 이곳은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그리고 내 장인어른 일가는 너 같은 놈이 함부로 모욕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야!”말을 마친 그는 용준우와
“손태산이 염구준한테 숙청당했다고?”청해호텔 스위트룸에서 장무현은 부하 직원의 보고를 받고 미간을 찌푸렸다.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다.잔인무도하기로 악명이 자자한 손태산이었다. 성도에서 그를 모르는 자가 없고 그의 슬하에는 24명의 엘리트로 구성된 척살조가 있었다. 게다가 진동하라는 강력한 자가 2인자로 있으니 성도에서 그들이 지나갈 때면 모두가 길을 비켜줄 정도였다.그런 손태산이 청해시에서 변을 당했다니!“염구준, 용준영… 정말 만만치 않은 놈들이네.”장무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맞은편에 앉은 광호와 광용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랑 손태산의 척살조 중에 누가 더 셀까?”광호와 광용도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실력 차이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누가 강하다고 말할 수도 없을 정도예요.”장무현은 고개를 끄덕인 뒤, 생각에 잠겼다.인맥으로 따지면 장원그룹도 재계에서 마당발을 자랑하는 가문이었다. 광호와 광용을 능가하는 엘리트를 포섭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지금의 손씨 그룹이 예전의 용운그룹이라고 들었어. 그리고 지금 회장이 손태석 그 다리 병신이란 말이지. 아, 이제 병신은 아니구나.”장무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그렇다면 섣불리 몸 부딪혀서 싸우는 것보다 회사 쪽으로 손을 쓰는 게 낫겠어. 염구준, 재밌는 놈이로군!”말을 마친 그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밖으로 향했다.“가자! 이제 내 옛친구들을 만나러 갈 시간이야!”“내일 아침, 손씨 그룹은 파산하게 될 거야!”대략 20분 뒤.청해시 도심가의 한 술집에서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박 장관님.”이 시각 광용 광호의 손에는 각자 큼지막한 나무박스가 들려 있었고 그 안에는 포르투 와인이 가득 들어 있었다. 장무현은 몸매가 푸짐한 한 중년 남자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의원님께서 와인을 소장하는 취미가 있으시다길래 준비해 봤습니다. 지금 꺼내서 맛 좀 볼까요?”박 장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와인의 고향 포르투 와인농가에서 생산한
회장님을 찾아왔다고?경비실에서 달려나온 경비원은 중년 남자가 내민 명패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식약품 안전처 실장 정인호였다!“회장님은 지금 안 계십니다. 며칠 전에 다리 수술을 받으셔서 집에서 쉬고 계세요.”경비원은 솔직하게 상황을 털어놓았다.“정 실장님, 지금 회사 운영은 저희 대표님께서 하고 계십니다. 지금 바로 보고 올릴게요!”말을 마친 그는 곧장 전화하러 뛰어갔다.“회사에 안 나와?”정인호가 음산한 미소를 짓더니 싸늘하게 말했다.“엄연히 회장이 있는데 대표 따위와 얘기해서 해결될 건이 아니야. 당장 손 회장 만나야겠어! 수술을 했든 뭘 했든 간에 당장 나와서 조사 받으라고 해! 안 그러면 회사 문 닫을 각오하라고!”회사가 문을 닫아?경비실을 지키고 있던 직원들은 하나같이 가슴이 철렁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물론 최근에 염구준의 훈련을 받으면서 전투력이 많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그룹의 생산과 운영을 감시하는 정인호를 상대로 폭력을 휘두를 수는 없었다.“멍청한 것들!”정인호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들을 힐끗 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가자! 안으로 들어가서 조사를 실시할 거야!”열 명 남짓한 공무원들이 정인호의 뒤를 따라 위풍당당하게 본사 건물로 들어섰다.“이런….”경비원들은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색이 퍼렇게 질렸다. 경비팀 팀장은 이를 악물고 건물 뒤쪽에 있는 훈련장으로 달려갔다.이 일은 무조건 염구준에게 알려야 한다. 정인호가 일부러 시비를 걸려고 온 것이라면 손가을 혼자 상대하기 벅찰 것이다.한편, 건물 맨 위층, 대표 사무실.손가을은 이번 분기 재무제표를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드디어 적자를 메꾸었다.허한이 약속했던 사업 자금 대출의 일부분도 이미 회사 계좌로 입금된 상태, 직원들의 월급을 제때 줄 수 있어서 드디어 흉흉했던 민심을 조금은 달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탁!손가을이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밖에서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왔다.“그
그제야 이연은 이해했다.염구준의 말은 대장이 다른 일행을 죽였다는 뜻이었다.그녀는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대장은 그녀의 선배이자 여기까지 오면서 일행을 알뜰하게 보살핀 착한 사람이었다.이런 사람을 어떻게 살인자와 연상하겠는가?아무리 추운 밤도 대장의 식은땀을 억제하지 못했다.“염구준, 다 죽었어.”한참 뒤, 텐트에서 초상비의 목소리가 들렸다.대장은 본인이 한 짓이 들통나자 한 손에 비수를 꺼내면서 눈앞의 이연을 붙잡으려 했다.인질로 가장 약한 사람을 찾은 것이었다.이렇게 악랄하고 결단력 있는 수법은 처음 같지 않았다.퍽!하지만 대장의 손이 이연의 팔에 닿기 전에 보는 앞에서 비수가 멀리 날아갔다.염구준이 검기로 비수를 날려버린 것이다.“아아악!”너무 갑작스럽게 발생한 탓에 한참 뒤에야 대장은 참을 수 없는 통증에 바닥에서 뒹굴며 비명소리를 질렀다.손목이 잘려 나갔다.염구준은 허공에서 대장의 몇몇 혈자리를 찍었다.일단 목숨을 살려주려고 피가 흐르는 것을 막아 주었다.“초상비, 영상 찍어.”그 말에 초상비는 휴대폰을 들고 옆에서 영상을 찍었다.이미 겁에 질려 넋이 나간 이연은 옆으로 털썩 주저앉았다.“말해. 왜 죽였어? 솔직하게 말하면 확실하게 보내줄게.”염구준은 이유를 알고 싶었다.비록 일행은 죽었지만 진실은 남아있을 것이다.대장은 피가 멎자,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노려봤다.“오늘 들켰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너희들은 다 죽어야 해.”“오설희 그 천한 년은 본인이 예쁘다고 내 프러포즈를 받아주지 않았어. 그리고 대영은 집에 돈이 좀 있다고 매일 큰소리나 치잖아. 죽어 마땅한 놈이야.”…대장은 모든 사람이 죽어 마땅한 이유를 내세웠다.대부분 하찮은 일에 불과하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다.“선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이연은 정말 믿기지 않았다.매일 웃던 얼굴 뒤에 이런 악마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몰랐다.“너도 똑같아. 비록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손 대표가
“됐어. 이제 네 말은 안 믿어.”염구준의 공세는 꺾이지 않고 여전히 날카로웠다.문수찬에게 숨 돌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이런 늙은 여우가 하는 말은 신뢰가 낮아서 들어줄 가치도 없었다.게다가 이미 용의 기운을 얻었으니 이것으로 거록 존주를 유인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수상했다.일이 이 지경으로 커졌는데 거록 존주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의 공격은 점점 거세졌다.문수찬은 번마다 밀려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날 죽이면 안 된다. 문씨 가문에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문수찬이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풉!하지만 염구준이 검을 빠르게 휘두르자 그의 머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문수찬은 목이 베어서 죽었다.염구준은 검을 거두고 주변을 둘러보았다.이미 텅 비어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반보천인 세 명은 진작에 도망친 것 같았다.“아쉽게도 용의 기운은 이미 3분의 1밖에 융합하지 않았네.”염구준은 손을 들어 기운을 끌어내자 황금색 빛이 반짝거렸다.체내의 기운은 조금 더 순수해졌을 뿐, 타인의 말처럼 천인 경지에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았다.어쩌면 염구준은 원래 실력이 막강해서 용의 기운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었다.그때 숲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초상비가 이연을 데리고 나타난 것이다.“염구준, 여기 있었구나!”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음에 시간을 잘 지켜. 아니면 누군가 죽을 수도 있어.”경고할 필요가 있었다.“알았어. 다음에 또 이러면 내 머리를 내놓을게.”초상비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늦게 도착한 탓에 염구준이 피동적인 위치에 놓였기 때문이다.“알았으면 됐어. 짐들 챙기고 날이 밝으면 출발하자.”염구준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오빠, 온몸이 피투성이예요. 붕대라도 감아드릴까요?”이연은 염구준의 모습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필요 없어. 찰과상일 뿐이야. 이 정도 상처는 금방 나아.”그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세 사람은 얘기를 나누면서 진씨네 저
“이 기운은 뭐냐?”다섯 반보천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검을 잡더니 염구준의 기운이 순식간에 이 정도로 폭증할 줄은 몰랐다.지금 그는 최강 실력을 갖추었다.“공격합시다!”문수찬 일행은 준비한 후 기운을 쇠구슬에 주입하고 염구준에게 던졌다.쇠구슬이 스치는 곳마다 청석판은 부서지고 지면은 가라앉았다.지금 상황에서 물러서는 것은 이미 늦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검을 앞으로 찌르며 검기를 쇠구슬에 조준시켰다.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검초식이 완벽하지 않았다.쿵!쌍방은 서로 양보하지 않고 대치하다가 쇠구슬이 갑자기 폭발하자 쇠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바로 앞으로 돌진했다.“도망쳐!”왕 영감 외에 나머지 네 사람은 각자 쇄룡산맥으로 쉬지 않고 도망쳤다.그들 모두 투기주의자라 사투를 벌일 생각은 없었다.상황이 불리하게 되자 재빨리 도망쳤다.게다가 방금 공격으로 이미 졌다.“나쁜 놈들!”반응이 반 박자 늦은 왕 영감은 화를 냈지만 염구준이 곧 다가와서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했다.그는 해머를 들고 전신의 기운을 폭발시키며 필사적으로 돌진했다.쿵!순식간에 염구준이 돌진하면서 그를 살해했다.평범한 반보천인 따위 그의 초식을 받아낼 수 없었다.“꿀꺽!”다섯 반보천인에서 한 사람이 죽고 네 명이 도망쳤다.관전하던 부하들은 마른 침만 삼킬 뿐, 무서워서 움직이지도 못했다.염구준이 작정하고 공격한다면 그들은 도망칠 기회도 없을 것이다.촤아아악!염구준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한 방향으로 돌진했다.바로 문수찬이 도망친 방향이었다.문수찬은 상대를 죽이지 못하니 도망친 것이다.“도망쳐! 이곳에서 떠나!”남은 5대 가문의 부하들은 소리를 지르며 진씨 저택에서 도망쳤다.우두머리들이 도망치고 없는데 계속 여기 있는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방금 치열하게 싸우던 진씨 저택이 순식간에 썰렁해졌다.목숨을 부지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하지만 염구준의 목표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바로 문수찬.나머지 반보천인
한 사람의 공격은 무섭지 않지만 한 무리가 집결해서 공격하면 버틸 수 없다.염구준의 방어 기운이 곧 파괴될 것 같았다.부하들의 공격이 끝나자 다섯 반보천인이 근거리에서 공격을 펼쳤다.무기가 없는 탓에 염구준은 약간 밀려서 조금은 버거웠다.1 대 5 싸움에만 전념하고 원거리 공격은 몸으로 버텨내야 했다.실은 염구준이 혼자서 한 무리와 싸우는 것이었다.쿵!전쟁터에서 강력한 기운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주변은 여파로 인해 이미 난장판이 되었다.싸움이 지속되면서 염구준의 몸에 상처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전에 용과 싸우면서 체력을 소모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낭패하지 않았을 것이다.‘초상비, 언제 오는 거야?’염구준은 속으로 욕하면서 눈을 흘겼다.이미 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가장 미친 계획으로 목숨을 걸고 싸울 생각이었다.“하하하, 염구준. 강호에서 너를 재능이 뛰어나다고 찬사를 하던데 이제 보니 멍청하고 무식한 놈이었구나.”우위를 차지한 문수찬이 비아냥거렸다.“멍청하다고? 그럼 누가 멍청하게 먼저 죽을지 두고 보자.”염구준이 버럭 화를 냈다.갑자기 그의 몸에서 황금색이 번쩍이더니 용의 기운과 체내의 기운이 빠른 속도로 융합했다.“미친놈, 귀한 보물을 함부로 사용하지 마라. 전력으로 저놈을 막읍시다.”용의 기운이 사라지게 되자 마음이 다급한 문수찬이 재촉했다.염구준이 용의 기운을 융합하면 그들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게다가 경솔하게 용의 기운을 융합하면 몸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지금 염구준은 칼끝에 서서 춤을 추는 격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염구준의 단전은 빠른 속도로 회복하며 기운을 최고봉 상태로 끌어올렸다.다섯 사람은 공세를 가했지만 결국 실패했다.쿵!용의 기운이 어느 정도 융합되자 염구준의 기운이 이상하리만큼 난폭해지면서 몸이 터질 것 같았다.“물러서세요!”문수찬은 두려워서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정말 몸이 폭발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은 죽지는
염구준은 주먹으로 용을 내리치면서 적지 않은 에너지를 소진시켰다.쿵!용은 힘이 빠졌는지 더는 난폭하게 굴지 않아, 일단 체내에 흡수시켜 저장하려고 했다.슝!염구준은 엄청난 흡입력을 발산하면서 황금색 용의 기운을 본인의 단전에 흡수시켰다.지금 이 기운을 융합할 시기가 아니었다.“저놈을 죽이면 용의 기운은 우리 몫이 됩니다.”문수찬이 제일 먼저 대검을 들고 공격했다.나머지 네 사람도 뒤처지지 않고 바짝 따랐다.모두 무기를 들고 강력하게 염구준을 공격했다.각 가문의 부하들은 자신이 나서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멀리서 기운으로 습격했다.스스슥!염구준은 그들이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용의 기운을 흡수한 순간, 점프하여 멀리 떨어져 있었다.“포위하세요. 저놈을 놓치면 5대 가문에서 20년 동안 공들인 계획이 물거품이 됩니다.”문수찬은 마치 자신의 물건이 빼앗긴 것처럼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실제로 그는 강도나 다름없었다.애초에 용의 기운을 위해 진씨 가문을 멸망시킨 것이었다.“우리가 막았습니다.”누군가 미리 앞에서 염구준의 앞을 가로막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염구준이 용과 싸우느라 체력을 많이 소모한 이 기회를 노린 것이다.쿵!염구준이 손으로 검결을 펼치자 한 줄기 검기를 발사되며 상대방을 살해했다.이 사람들의 작전은 인정하지만 실력은 여전히 형편없었다.“겁먹지 마세요. 이미 체력이 떨어져서 방금 같은 공격은 더는 할 수 없습니다.”문수찬은 일행을 격려하며 염구준의 체력을 소모시키려고 작정했다.하지만 일행은 그 말을 믿고 목숨을 걸고 돌진했다.동시에 쇄룡산맥에 그림자 하나가 등에 검을 메고 빠른 속도로 지나고 있었다.“호랑이가 평지에 가도 놀림을 당할 수 없는 법이지.”염구준은 왼쪽 주먹을 쥐고 앞을 가로막는 놈들을 가차 없이 살해했다.전신지상 실력이라도 몇 초식도 버티지 못했다.문수찬을 포함한 다섯 반보천인은 걸음을 멈추고 서로 쳐다보았다.지금 염구준은 한창 전의를 불사르고 있어 누구도 먼저 공격하려고 하
문수찬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다른 대책을 마련했다.“여러분, 돌아왔으니 우리 작전을 상의합시다.”그가 간사한 웃음을 지으며 상대방을 쳐다봤다.“작전?”4대 가문의 가주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할 뿐, 무슨 작전인지 알지 못했다.전에도 작전에 관해 들은 적이 없었다.“문 영감, 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하고 얼버무리지 마.”왕 영감이 툭 까놓고 말했다.“이따가 염구준의 힘이 빠지면 우리 함께 공격해서 그자를 죽이고 용의 기운을 나눕시다. 제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있었어요. 저놈이 함정에 빠지길 기다리고 있어요. 하지만 기밀 유지를 위해서 방금 말하지 않았죠.”문수찬이 전혀 흠을 찾을 수 없게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네 가주와 한 편이 되었다.정말 치밀한 모략이었다.방금 염구준이 용과 싸우다 양쪽 모두 죽는다면 문수찬이 혼자서 용의 기운을 손에 넣고 도망칠 생각이었다.하지만 실패한 이상, 지금 상황에서 네 가문과 연합하여 염구준을 상대해야 했다.어찌 됐든, 여기서 절대 질 수 없었다.용의 기운을 얼마나 가질지 모르겠지만 패배하면 아무도 차려지지 않기 때문이다.“참말로 치밀한 작전이군. 방금은 우리가 오해했어.”왕 영감이 공수하며 말했다.솔직히 문수찬의 말을 믿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이어서 5대 가문은 주변을 포위하여 염구준과 용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았다.염구준의 힘이 다하면 전부 공격하여 포위할 작정이었다.그러나 염구준은 진작에 그 작전을 눈치챘다.다시 유인하려면 쉽게 허점이 들어나서 모두의 공격을 받을 것이다.지금 상황은 변했다.다섯 명의 반보천인 고수가 호시탐탐 공격할 기회를 노리니 기습 공격을 대비해야 했다.중요한 순간에 공격해 오면 버틸 수 있을지 아직은 자신이 없었다.염구준은 공격을 피하면서 위성 전화를 꺼내 번호를 눌렀다.주변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의아했다.위험한 상황에서 전화로 유언이라도 남기는 줄 알았다.“초상비, 어디까지 왔어?”염구준이 큰소리로 물었다.“미안, 숲이 어두워서 방금 길을 잃었어.”“아
재난을 당한 문씨 가문은 용의 기운에 휩쓸리기만 하면 사상자가 나타났다.열받은 문수찬은 씩씩거리며 고함을 질렀다.“염구준, 이 개자식아! 후배들을 죽이다니 넌 사람도 아니야!”무술인이 말하는 후배는 실력이 약한 사람을 가리켰다.나이를 따지자면 어떤 무술인은 염구준의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았다.“여우 같은 영감탱이, 나를 함정에 빠트린 대가야. 이제 와서 손해를 보니까 억지를 부리는 건가? 낯짝이 아주 대영보다 더 두껍네.”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문씨 가문을 향해 돌진했다.얼마지나지 않아 20명이 넘던 일행이 5명밖에 남지 않았다.그들은 전부 문수찬 옆에 서 있었다.정말 완벽한 작전이었는데 결국 문씨 가문에서 참담한 피해를 입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예상치 못한 상황이지만 문수찬은 그래도 통제 범위내에 있다고 생각했다.마지막에 용의 기운을 얻는다면 부하들이 다 죽어도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그때 염구준은 계속 용과 싸우면서 빈틈을 발견했다.용은 머리도 없고 감정도 없어서 공격할 때마다 간격이 일정하고 위력도 점점 약해졌다.하지만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았다.“전력으로 염구준을 공격해라!”상황이 심상치 않자 문수찬은 몇 명밖에 안 되는 정예병에게 명령을 내렸다.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염구준과 용이 함께 죽고 문수찬이 힘을 들이지 않고 용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런 좋은 일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쿵!문씨 가문에서 힘을 합쳐 염구준을 공격했다.약한 공격은 아니지만 이것으로 염구준을 죽일 생각은 하지 않았다.용이 공격할 때 습격하여 상대방을 죽이려는 속셈이었다.이번에 용을 공격했지만 용의 기운은 크게 소진되지 않았다.무술인이 흡수할 정도로 용의 기운을 약하게 만들려면 균등한 에너지가 필요했다.“멈춰라!”그때 왠지 이용당한 느낌이 들어서 문수찬이 저지시켰다.염구준이 여유있게 용과 싸우는 것을 보고 상대방의 실력이 자신보다 높다는 것을 알아챘다.“공격하지 않으면 내가 할게.”염구준은 뒤에 바짝
시간이 긴박하여 문수찬은 말을 아꼈다.언뜻 들어보면 상대방 수가 많지만 염구준이 더 우위를 차지했다.“그럼 시작합시다. 비열한 수작은 부리지 마세요.”염구준은 몸에 기운을 끌어내면서 한마디 경고했다.용의 기운은 점점 난폭해지면서 땅밑에서 빠르게 올라왔다.그 기운은 엄청 강했다.“크아앙!”포효하는 소리와 함께 황금빛이 나타나더니 강력한 에너지가 땅을 뚫고 나왔다.공포스러운 위압감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억눌려 움직이지 못했다.전신 경지에 도달한 무술인만 전투에 참여할 자격이 있었다.용은 위천인경 힘을 갖고 있었다.그 기운이 일렁거리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황지열과 청목 존주가 발산하는 기운과 같은 레벨이었다.지금 힘의 강도와 난폭한 정도를 보면 체내에 흡수할 수 없었다.“왔어요.”“크아앙!”용이 낮게 포효하더니 황금색 용으로 변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기운은 형태가 없는 것인데 여러 형태로 변할 수 있었다.“응?”그때 염구준은 본인만 공격하는 것을 알아챘다.문수찬은 진작에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상대방 계략에 넘어간 것 같았다.“크아앙!”용은 커다란 입을 벌이고 황금빛을 발사했다.바로 체내에서 나오는 에너지였다.염구준은 오른 주먹을 무찌르며 공격을 막았다.바로 그때 용이 공격을 한 후, 몸의 에너지가 조금은 약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에너지가 있는 생물은 종종 목숨을 걸고 싸우기 때문이다.그래서 힘이 덜 드는 방법으로 싸우려고 마음먹었다.천천히 용의 기운을 소모시키고 손아귀에 넣을 생각이었다.이어서 염구준은 선공격하지 않고 피해서 다녔다.용은 강하지만 머리가 아둔했다.진씨 가문 고택의 광장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는데 염구준의 개인쇼가 되어버렸다.문수찬이 뒤로 물러서니 부하들도 나서지 않고 구경만 했다.그 모습은 어부지리를 챙기겠다는 뜻이었다.쿵!염구준은 위로 번쩍 뛰며 용의 맹렬한 공격을 피했다.용의 기운에 함유한 에너지가 너무 방대하여 짧은 시간에 소진하기 어려웠다.만약 전력으로 맞선다면 더
고요한 밤, 갑자기 굉장한 소리가 정적을 깼다.“보물이 나타났어. 저택 남쪽 방향이야.”멀리서 천둥이 치는 소리가 모든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했다.각 가문의 책임자들이 문수찬을 돌아봤다.염구준은 상대방의 유인 작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하지만 5대 가문에서 남은 4대 가문은 버럭 화를 내며 따졌다.“문수찬, 우리를 속였어? 보물을 찾으면 균등하게 나눈다고 했잖아.”“문씨 가문이 이렇게 처사하는 것은 공공의 적이 되겠다는 것인가?”“왕 영감, 가지 마.”방금까지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누가 돌진하자 4대 은세가문에서 전부 뒤를 따라갔다.남은 사람은 문씨 가문밖에 없었다.문수찬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그는 염구준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염 선생님, 우리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시작하세요.”“알았어요. 열쇠는 어디 있어요?”염구준이 가운데로 가면서 물었다.“바로 저기 있습니다.”문수찬이 일장을 날려 청석판을 부수자 네모난 구멍이 나타났다.잘도 숨겨 놓았다.염구준이 앞으로 다가가 석판을 구멍에 정확하게 집어넣었다.끼이익!하지만 거슬리는 소리가 날 뿐,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다.염구준은 물론 문수찬마저도 어리둥절했다.“문 장로님,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주세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물었다.지금 상황을 보면 왠지 놀림을 당한 느낌이 들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보가 틀릴 리는 없어요. 석판도 진짜여서 이럴 리가 없어요.”문수찬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지 못했다.엄청 많은 힘을 소모하고 4대 가문에게 밉보이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으니 마음이 괴로웠다.그 표정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방법을 찾기로 했다.이번에 석판을 뒤집어서 넣자 홈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드르륵!”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바닥이 진동하면서 광장 가운데가 열리기 시작했다.이 석판 아래는 토지층이라 지하 공간도 없었다.모두 이 기관의 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