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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오합지졸들을 이렇게 많이 모으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어 보였다.

‘고기 방패로 사용하려는 거겠지.’

염구준은 의도를 간파하고도 밝히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 섞였다.

잠시 뒤, 녹독산장 대표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 선두에서 사람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이번 흑충곡 진입을 위해 저희 녹독산장이 특별히 미리 안전한 길을 물색했으니, 여러분들에게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저희는….”

하지만 대표가 채 말을 마치기도 전에 어디선가 곤충의 날개짓 소리와 함께 검은 구름이 나타났다.

독침벌!

윙윙거리는 날개짓 소리와 함께 검은 무리 떼를 본 순간 사람들은 직감했다. 한 번 움직이면 최소 천 마리, 공격도 굉장히 조직적이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도망쳐야 한다는 것을 깨닫곤 사방으로 흩어졌다. 쏘이면 즉사였다. 하지만 염구준은 태연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반보천인으로서 겨우 벌 따위에 겁을 먹을 이유는 없었으니까.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바로 자신이 지금 저주받은 상태라는 것을.

“여러분,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우리 녹독산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산이 크게 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녹독산장의 위세를 보여줄 순간이었다.

부하들을 향해 손짓하는 독산, 곧 녹독산장의 사람들이 화염방사기를 들고 하늘을 나는 벌들을 향해 뿜었다.

불꽃은 벌들의 천적이었고, 화염방사기로 인해 대부분의 벌들이 소탕되었다.

“하하, 보셨습니까? 저희 녹독산장이 함께인 이상, 두려워하실 거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역시 녹독산장, 생각보다 믿음직스러웠다.

그런데 이때, 잠시 숨돌리는 사이 멀리서 아까보다 더 웅장한 날개짓 소리가 들려왔다.

‘왔군!’

염구준은 남들보다 뛰어난 오감을 가지고 있어 진작에 이 움직임을 예측하고 있었다. 최소 십만 마리, 제대로 벌집이 터져 나온 것 같았다.

“계속 불태워라!”

독산이 어두워진 얼굴로 명령했다.

매우 강하고 큰 불꽃이 독벌들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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