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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1화

이 남자의 정체는 바로 염구준이었다. 저주의 여파는 대단했다. 겨우 하루만에 그는 거지꼴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음식을 먹어도, 물을 마셔도, 목구멍에 뭔가를 넣기만 해도 사레가 걸렸으며, 화장실 근처에만 가도 변기가 폭발하는 등, 기상천외한 불행들이 따라붙었다.

반보천인이 아닌 일반인이었다면, 진작에 어디 하나 크게 다치거나 죽었을지도 몰랐다. 저주는 정말 신비로웠다. 그 어떠한 힘에도 굴하지 않고 끝끝내 따라다녔다.

그러나 염구준은 차라리 다행으로 여겼다. 그가 만약 이 사실을 간과하고 청해시로 돌아갔다면, 가족들도 함께 피해를 봤을 게 아닌가?

“선생님, 흑충곡으로 들어가실 건가요?”

이때, 한 인물이 접근해왔다.

흑충곡은 굉장히 위험한 곳이었기에 팀을 이루어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맞아요.”

염구준이 상대를 훑어보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좀 전에도 남자와 같은 인물이 접근해 왔었다. 하지만 대부분 흑충곡 안에 사는 희귀한 벌레나 곤충이나 약초를 얻는 등 가벼운 목적뿐, 그 누구도 삼색꽃을 찾으러 가려 하지 않았다.

그의 시큰둥한 태도를 본 남자가 웃는 얼굴로 말을 꺼냈다.

“저희는 삼색꽃을 찾으러 흑충곡에 가려 하는데, 혹시 함께 할 의향 있습니까?”

그 말을 들은 염구준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

‘역시 하늘이 나를 버렸을 리 없어!’

“저, 선생님?”

상대가 굳은 채 말이 없자, 남자가 다시 재촉하듯 물었다.

“가야죠! 암, 가고 말고요!”

처음으로 듣게 된 삼색꽃의 이름, 염구준은 흥분에 휩싸였다.

그는 얼른 이 지긋지긋한 불운을 떨쳐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좋아요, 그럼. 저희 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열 두시 정각까지 오세요.”

남자가 환한 얼굴로 통보했다. 분명 꿍꿍이가 있는 듯 보이는 표정이었지만, 염구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무엇이든 그는 목적을 이루면 그만이었으니, 과연 누가 이용당하고 이용할지는 두고 볼 일이었다.

이때, 갑자기 도로에서 한 차량이 그를 향해 돌진해 왔다. 염구준은 재빨리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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