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불가능해! 그건 내가 정성을 들여 만든 혼합 고독인데!”고 대사는 자신이 만든 고독의 위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일단 한번 몸에 닿으면 뼈까지 스며들어 절대로 해독되지 않았다. 그런데 상대는 손 한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그 고독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심지어 수안마저 멀쩡한 얼굴로 서 있었다. “오라버니, 제가 또 폐를 끼쳤네요.”보기 좋게 먼저 나섰으나, 패배하게 되니 수안은 무척 민망했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만나 어느정도 타격을 입힌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했어.”염구준의 말은 진심이었다. 이어서 그는 앞으로 나아가 덤덤히 고 대사와 그 떨거지들을 향해 말했다.“그냥 다 같이 덤벼. 아까운 내 시간 잡아먹지 말고.”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그에겐 똑같았다. “흥, 사람 뭘로 보고. 나 혼자로도 충분해.”고 대사가 다시 금색 두꺼비를 소환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어리석긴!”염구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심스럽게 상대를 바라봤다. 너무 약해 싸울 맛도 안 날 것 같았다. “건방지긴! 나중에 죽기 진적에나 후회하지 마라!”고 대사는 이 말을 끝으로 곧바로 두꺼비와 함께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사방에서 금빛이 번쩍거리며 두꺼비가 혀를 날름거리며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염구준은 너무나도 쉽게 두꺼비의 공격을 잡아채며 순식간에 수영장 안으로 던져버렸다. 곧이어 고 대사도 독을 뿜어대는 주먹으로 염구준을 향해 강한 펀치를 날렸다. 그냥 일반 사람의 눈으로는 그림자가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고 인식될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였다.염구준도 그 공격에 맞서 태조장권을 쏘았다. 주먹끼리 부딪히며 주변 공기를 뒤흔들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수십번이나 되는 주먹이 오갔고, 고 대사는 주먹이 부으며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점점 밀리기 시작한 고 대사, 어느 순간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염구준의 주먹이 그의 가슴에 닿은 후였다. 순식간에 갈비뼈가 부러지며 입과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자, 이제 후회는 누가 하지?”멀
승리를 얻었지만, 염구준은 딱히 감흥이 없어 보였다. “신호 보내. 제정도 문주에게 이제 사람 데리고 와도 된다고.”염구준이 한쪽에 있는 수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곧이어 신호탄이 하늘로 쏘아졌고, 폭홍구의 하늘은 밝은 빛으로 뒤덮였다. 잠시 뒤, 사람들을 대동하고 온 제정도가 공손히 염구준에게 말을 꺼냈다. “염 선생님, 저희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그러자 염구준이 한쪽 구석을 가리키며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저쪽 구석에 보면 지하로 연결되어 있는 창고가 있어요. 거기 사람들 갇혀 있으니까, 구해오세요.” 그렇게 마침내 모든 사람들이 구출되었다. 몸 상태가 비교적 괜찮은 사람들은 바로 집으로 보내졌고 고독에 중독된 사람들은 전갈문으로 이동돼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폭홍구는 제정도가 관리하게 되었다. “수안아, 독무대회 얼마 남았지?”상황이 모두 정리되자, 다시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온 염구준이 물었다. “여섯 시간 정도 남았네요.”수안이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자!”독용촌, 이곳은 원래부터 많은 주술사들이 자리잡고 있는 구역이었다. 하지만 독무대회까지 열리는 더욱 사람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하늘이 밝아오고, 독용촌 외각엔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 채 독무대회 입장을 기다렸다. 독용촌에 도착한 염구준과 수안도 긴 줄을 보고 새삼 독무대회의 열기를 실감했다. “오라버니, 초대장 없는 사람들은 줄을 서서 심사를 통과해야 해요.”수안이 입장 규칙을 설명하며 자신의 초대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염구준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먼저 들어가. 난 줄 서서 들어갈게.”방법이 있는데, 그는 굳이 특권을 누리고 싶지 않았다. “그럼 저도 같이 줄 설까요? 아직 대회 시작까지 시간 남았잖아요.”수안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아니, 내 목적은 사람 찾는 거잖아. 너랑 같이 있으면 너무 눈에 띄어서 행동하기 불편해.”염구준이 사정을 설명하며 곧바로 줄에 합류했다. 전갈문 문주 자리에 있는 수안을
머리에 큰 충격과 함께 입과 코에서 피가 베어 나왔다.줄 서고 있던 주변 사람들 모두 통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막상 염구준은 귀찮은 파리를 잡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툭툭 털뿐이었다.“스스로 얼굴을 들이밀면서까지 때려달라는 놈은 또 처음 보네.”“네, 네 이놈! 감히 우리 도련님을 때려?”경호원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먼저 때려달라고 한 건 그쪽 도련님이잖아? 안 될 거 뭐 있어?”그 말과 함께 염구준은 유유히 줄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린 브루스가 고래고래 소리치기 시작했다. “멍청하게 뭘 보고 있어? 저 놈을 잡지 않고!”처음 당해보는 굴욕이었다. 브루스의 명령에 경호원들 모두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몇번의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것은 염구준이 아니라 경호원들이었다. 얼마나 움직임이 빨랐는지, 공격에 맞은 경호원들은 물론 바로 옆에 있던 사람들도 전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자비를 베풀어줬으면, 눈치껏 물러날 것이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다니.”염구준이 브루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 말에 브루스는 온 몸에 식은땀이 흐르며 압박감에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어렴풋이 염구준의 실력을 알아차리곤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강자는 원래 건드리는 법이 아니었다. “이제 제가 심사 받을 차례죠?”염구준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대회 입구 쪽에 진을 치고 있는 직원을 향해 다가가며 친절하게 물었다. “네, 네! 가서 저 기계를 힘껏 치시면 됩니다. 힘이 3 이상 측정되면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직원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염구준의 질문에 답했다. ‘음… 가볍게 치면 되겠네.’염구준은 별로 눈에 띄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전력을 다하지 않기로 했다. 퍽!하지만 주먹이 기계를 살짝 스친 순간, 기계의 수치가 미친듯이 오르더니 이내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멍한 표정
남자가 번화한 거리를 지나 외딴 곳으로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그는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며 마치 누가 쫓아올까 두려운 듯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염구준의 기척을 알아차리긴 역부족이었다. 염구준은 소리소문 없이 남자의 뒤를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곧이어 남자가 한 오두막집 앞에 멈춰서더니, 경계가 가득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다 이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렇게 그가 오두막 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자갈 크기의 벌레들이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며 순식간에 오두막 속으로 들어갔다. 아마 감시용으로 사용된 벌레들 같았다. 염구준은 이 모든 것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후, 염구준은 발끝에 최대한 힘을 덜 준 채 가볍게 오두막 주변에 있는 나무 꼭대기로 올라갔다. 이 편이 벌레들 몰래 오두막 안에서 나누는 대화를 엿듣기 쉬웠기 때문이다. 오두막 안에 느껴지는 인기척은 둘, 하나는 비교적 평범했으나, 한 명이 심상치 않는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일 어떻게 진행되고 있어?”강한 기운을 풍기고 있던 인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예, 순 장로님.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옥패를 미끼를 사용하니, 확실히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습니다.”남은 한 명, 소좌가 대답했다. “하하, 아주 좋아. 다시 한번 성충을 배불리 먹일 수 있겠군.”순 장로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이대로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몇시간 전, 그는 고 대사가 한 정체불명 인물에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고 대사의 부고는 꽤 큰 일이었지만, 일을 여기서 그르칠 수는 없었다. 그는 소좌에게 더 철저히 상황을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소좌가 살짝 망설이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할 말 있으면 얼른 해. 시간 끌지 말고.”순 장로가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어 보이는 소좌를 보며 재촉했다. 그러자 소좌가 품에서 한 명단을 꺼내 그에게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에 참석하기로 한
벌레가 온몸을 기어 다니고 있었지만, 그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흥, 겨우 그정도 실력으로 엿들을 생각을 하다니, 간덩이가 부었군.”소좌가 사람들을 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천무산, 이 개자식들! 뒤에서 이 따위 일들을 꾸미고 있다니, 절대로 편하게 죽진 못할 것이다!”소좌의 벌레에 당한 주술사들이 악에 받쳐 소리쳤다. “약육강식, 그러게 누가 너희들 보고 약하래?”순 장로가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됐다, 소좌야. 저놈들 다 죽여버려라.”“이 사실을 밖에 알리지 못하는 게 천추의 한이군.”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주술사가 허망한 웃음을 지으며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였다. 소좌는 벌레를 시켜 이들을 시체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먹어 치우게 했다. 이들은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상황을 마무리 후,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눈짓한 뒤 빠르게 현장을 떠났다. 이들의 행적을 모두 지켜보는 사람, 염구준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모른 채.염구준은 멀어지는 두 인영을 보며 계속 뒤따라야 할지 말지 잠시 고민했다. 한편, 번화가.독무대회가 슬슬 시동을 걸며 시작을 알렸다. 대회는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이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역시나 독을 겨루는 것이었다. 독을 중독시키는 자와 독을 해독하는 자의 대결, 패자의 대가는 죽음이었다. “독매가 열한 번째 시합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또 누가 도전하실 건가요?”심판의 목소리가 대회장에 울려 퍼졌다. 독을 신기할 정도로 잘 다루는 작은 체구의 여자 아이, 이번에도 독매의 승리였다. “시시해. 왜들 이렇게 약하지?”독매가 껌을 씹으며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사람들이 두려움 가득한 표정으로 모두 시선을 피했다. 겉모습은 어린 꼬마처럼 보일지 몰라도, 독매의 실력은 결코 만만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때, 슉하고 한 인영이 나타났다. 염구준이었다!그는 원래 순 장로 등을 계속 추적할 예정이었지만, 상대가 기시감을 느
독매가 작은 손을 내밀며 알약 하나를 염구준에게 건넸다. 검은색에 무색무취의 초콜릿 같이 생긴 알약이었다. 염구준은 별 생각 없이 그것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속으로는 독이 퍼지지 않도록 충분히 진기를 풀어 두었다. 겨우 이까짓 걸로 죽을 수는 없었으니까.그렇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 그는 독을 없애고 밖으로 배출했다. 이들은 독엔 능했지만, 경지가 낮아 염구준의 은밀한 움직임을 눈치챌 실력이 되지 않았다. 그랬기에 모두 염구준이 독에 당해 죽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그가 멀쩡한 모습으로 있자, 먼저 정신을 정신차린 심판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괘, 괜찮은 겁니까?”“아, 네. 괜찮은데요.”염구준이 담담히 답했다. 독을 섭취한 사람 치고 너무나도 멀쩡한 호흡과 안색, 그리고 의식, 심판은 믿기지 않았다.“말도 안 돼… 이 독은 내가 아니면 해독할 수 없는데….”이 독의 비밀은 오직 그녀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멀쩡하다니, 독매는 믿기지 않았다.“너무 실망하지 마, 꼬마 아가씨. 너의 실력은 꽤 출중하니까.”염구준이 격려의 말을 건넸다. 그는 승패에 딱히 관심 없었다. 그저 소란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뿐이었다. “잠깐만, 난 아직 끝나지 않았어. 더 강한 독이 있으니, 다시 도전해라!”독매가 그를 붙잡으며 억지부리기 시작했다.“그럼, 내놔 봐.”그렇게 염구준은 또 다시 독을 섭취했고, 이번에도 이변 없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젠 됐지?”염구준이 다시 멀뚱멀뚱한 얼굴로 물었다. 그를 조롱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충격으로 물들었다. 독 하나를 해독하는 것은 그래도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염구준은 독에 또 독을 복용한 셈이었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독매가 울먹이며 소매로 눈가를 비볐다. 마치 어린 아이가 게임에 져서 어리광부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더 도전하실 분 계신가요?”심판이 군중을 향해 물었다. 사람들은 꼿꼿이 서 있는 염구준의 모습을
그런데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면서 또다른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갔다. 수안이었다.‘변태 도둑?’염구준은 의아했다. 아무리 눈이 가는 외모라도, 도대체 누가 감히 겁도 없이 전신 경지 강자에게 도전을 했단 말인가? 죽고 싶어서 환장한 사람인 걸까? 아니면, 함정?온갖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그러다 문득 순 장로와 소좌가 나눴던 낮의 대화가 떠올랐다. 염구준은 망설임없이 문을 열고 둘을 따라 나섰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연군 순간, 그는 멈칫했다. 골목 쪽에 인기척을 느낀 것이다. 염구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는 골목이 아닌 수안이 떠난 방향으로 몸을 움직였다. “후….”골목 안, 한 남자가 식은땀을 흘리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눈엔 두려움이 가득 차 있었다. ‘그래도 발견하진 못했겠지?’남자는 안도하며 조심스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상황을 보고했다.“로버트님, 목표물이 여관을 떠나 북쪽 숨으로 향했습니다.”“좋아. 계속 추적하면서 수시로 보고 올려.”브루스의 아버지, 로버트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보고를 올린 남자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계속 그를 추적하라니, 죽으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예!”하지만 그에겐 거부할 권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얼굴을 찡그린 채 염구준을 따라갔다.한편, 진작에 꼬리가 붙은 것을 눈치챈 그는 일부러 상대가 잘 따라붙을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했다. 비록 표적이 되었지만, 그는 역으로 이 기회를 이용해 뒤에 있는 배후를 캐 한 번에 없앨 생각이었다. 염구준이 멈칫거리며 속도를 조절할 때마다, 뒤에 붙은 감시자는 심장이 쫄렸다. 혹시라도 상대가 자신을 발견했을까 너무나도 두려웠다. 그렇게 두 사람은 외각으로 빠졌고, 소란스러운 소리를 들었다. 복면을 쓴 여러 무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싸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서로 상대의 정체를 알고 있지만, 복수하러 온 사람들이 당당히 정체를 까발린 채 움직이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염구준은 그런 이들을
공중에 독이 발린 가시 그물이 염구준을 덮쳤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살짝 닿은 것만으로도 즉사였다. 촘촘하고 굵은 쇠 가시, 초록색 독이 뚝뚝, 섬뜩했다. 곧이어 정체불명의 가루가 담겨 있는 구체가 구름 위로 지나며 온 세상을 물들였다. 그렇게 현장은 뿌연 안개가 낀 듯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었다.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동시에 공기를 가르고 쏟아진 수많은 화살들, 누구든 이 함정에 걸려든 이상 죽지 않고서 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 물론 전신 강자 정도 되면 살아서 도망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치명상을 피할 수는 없을 터!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염구준의 죽음을 예상했다. “하하, 성공이다! 일 소대, 가서 확인해봐라!”누군가가 지시했다. 사실 다들 그물이 떨어질 때부터 자신들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현장을 살피고 있던 일 소대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없어. 놈이 여기에 없어!”그 말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수백개의 눈동자가 있었지만, 그 누구도 목표물이 함정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하얀 가루가 가라앉으며 드디어 시야가 열렸다. 정말 함정엔 아무도 없었다.“나, 찾아?”이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나무 위에 염구준이 선채 물었다.매복하고 있던 사람들 모두 그 모습을 보고 간담이 싸늘해졌다. ‘저 놈이 어떻게?’모두들 납득할 수 없는 이 상황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염구준의 경지와 그 속도는 그들의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정성스레 준비한 함정, 모두 무용지물이 되었다. “누가 보냈지?”염구준이 뒷짐 진 채 여유롭게 아래로 내려다보며 말했다.“독충을 풀어. 놈을 죽여라!”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 명령했다. 함정이 헛수로고 돌아간 이상,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했다. 사람들이 품에서 독충이 담겨 있는 상자를 꺼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 “멍청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