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운을 죽이겠으니 그를 불러 내오라는 말에 여씨 일가 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그들은 윤구주가 감히 여씨 일가 어르신의 존함을 막 부르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모든 여씨 일가의 사람들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나이 든 목소리가 여씨 일가 내부에서 들려왔다.“휴, 결국엔 왔군요.”탄식이 섞인 말이었다.여씨 일가 내부에서 백발이 성성하고 체구가 건장한 노인이 걸어 나와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가 바로 여씨 일가의 여동운이었다.그는 백 년 넘게 산 괴물이었다.그리고 그의 뒤에는 여섯 명의 여씨 일가 신급 강자들이 있었다.여섯 명 중 남자가 다섯 명이고 여자가 한 명이었는데 그들 모두 백 년 넘게 살았고 다들 아주 강한 신급 강자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여씨 일가의 사람들 수백 명은 여동운이 나타나는 순간, 곧바로 그를 향해 무릎을 꿇으며 그를 어르신이라고 불렀다.여동운은 그들에게 눈빛 한 번 주지 않고 떨리는 두 눈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윤구주를 바라보았다.한때 천하무적이었던 윤구주를 말이다.“여동운, 저하를 뵙습니다.”여동운은 그렇게 말하면서 여씨 일가 사람들 앞에서 윤구주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어르신, 이게 무슨...”그 광경에 여씨 일가 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여씨 일가의 조상인 그가 윤구주의 앞에 무릎을 꿇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세상에, 저 사람은 대체 누구지? 서울 3대 문벌 중 하나인 여씨 일가의 조상이 사람들 앞에서 무릎 꿇게 만든다니.’다들 경악하고 있을 때 여동운이 다시 입을 열었다.“저하께서 오셨는데 제가 직접 마중 나오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한때 저희가 저하에게 충성했던 점을 고려해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백발이 성성한 여동운은 그렇게 말하더니 윤구주를 향해 힘껏 머리를 조아렸다.그러나 윤구주는 그에게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얘기해 봐. 우리 암부 형제들을 죽이는 일에 여씨 일가가 가담했나?”윤구주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저하! 저
“그런데 너희들은 감히 내가 사라진 틈을 타서 나의 형제들을 죽이려고 했어.”윤구주의 살기는 이미 극에 달했다.그로 인해 사람들은 숨을 쉬는 것마저 힘들었다.그건 여씨 일가의 어르신 여동운도 마찬가지였다.그리고 여씨 일가의 신급 강자, 대가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그랬다.윤구주는 말을 이어갔다.“내가 얘기했을 텐데. 나 윤구주의 형제를 죽인다면 그자의 가족까지 전부 죽이겠다고 말이야. 오늘은 너희 차례야!”윤구주가 말을 마치자마자 여동운은 눈이 벌게져서 말했다.“저하! 저희 여씨 일가를 멸족하겠단 말입니까? 그러면 화진의 문벌이 폭동을 일으킬 겁니다! 심사숙고해 주세요!”여동운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서울에서 여씨, 황씨, 당씨 일가는 화진의 문벌 중 최고였다.만약 윤구주가 여씨 일가를 도륙한다면 다른 문벌들은 어떻게 할까?‘이 세상의 문벌을 전부 죽일 생각은 아니겠지.’“흥! 감히 다른 문벌로 날 압박하려고 해? 일개 여씨 일가 따위가 말이야. 6년 전, 나 윤구주는 무력으로 천하를 압도했어. 세가도, 종문도, 문벌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나 윤구주는 다시 한번 너희를 도륙할 것이다!”충격적인 말에 여씨 일가의 여동운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는 두 눈이 벌게진 채로 살기 가득한 윤구주를 바라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그래요, 그래요. 저희 여씨 일가를 반드시 죽일 생각이라면 저희도 가만있을 수는 없죠. 그렇지 않습니까?”여동운은 말을 마친 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기운이 천천히 퍼져나갔다.여동운은 여씨 일가의 조상으로 신급 강자 중고급이었다.140세가 넘는 고령의 그는 내공이 화진 경지였다.그의 몸에서 기운이 퍼져나가자 그릇만큼 굵은 불빛이 여동운의 주위에 나타났다.그것은 여씨 가문의 유명한 열화공이었다.“형님, 제가 죽이겠습니다!”화진 제일의 소년후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면서 기운을 내뿜는 여동운을 죽이려고 했다.그러나 윤구주는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괜찮다. 오늘은 내가 죽일 거야.”말
혼자서 여씨 일가를 멸문시킨다니, 말도 안 되었다.게다가 여동운이라는 늙은 괴물이 있는데 말이다.그리고 7명의 신급 강자와 무도 대가 수십 명이 있었다.윤구주는 검은 옷을 입고 저승사자처럼 어둠 속에 서 있었다.그의 기운을 아무도 느끼지 못했다.오로지 그의 엄청난 살기가 여씨 일가 장원을 뒤덮었다는 것만 느껴졌다.“천하제일의 저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오늘 목숨 걸고 한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전부 싸울 준비 해!”여동운이 제일 먼저 고함을 질렀다.“네!”그 순간 수백 명의 여씨 일가 사람들이 일제히 고함을 질렀다.비록 여동운은 윤구주가 실력이 뛰어나고 천하무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오늘 윤구주 혼자서 여씨 일가를 멸문시킬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그는 이 세상에 그렇게 강한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여동운은 목숨 걸고 싸울 생각이었다.싸운다면 살아남을 수도 있었다.가장 먼저 손을 쓴 것은 여동운이었다.여씨 일가의 조상인 그는 백 년 넘게 산 늙은 괴물이었고 그의 열화공은 이미 최고 경지에 이르렀다. 그는 두 손바닥을 마주댔고 순간 그의 주위로 불바다가 펼쳐졌다.활활 타오르는 불기둥이 그의 주변에서 솟아 나왔다.그것은 여씨 일가의 열화공에서 가장 강한 팔비열화장이었다.불타는 손바닥이 나타나자마자 불기둥들은 한곳에 모였고 허공에서 엄청나게 큰, 불타는 손바닥이 생겼다.그 손바닥이 나타나자 주변 공기마저 전부 불에 타서 사라질 것 같았다.“팔비열화장!”여동운이 고함을 질렀다. 백 년 넘는 신급 내공이 이 순간 극치까지 끌어올려졌다.그가 두 손바닥에 힘을 주자 하늘 높이 치솟은 손바닥이 엄청난 기세로 윤구주를 공격했다.같은 시각, 뒤에 있던 여씨 일가의 신급 강자 7명이 전부 각자 공격을 시전했다.그뿐만 아니라 뒤에 있던 여씨 일가 사람 수백 명과 수십 명의 무도 대가들도 공격을 펼쳤다.그들의 공격 앞에서 윤구주는 검은 옷을 입은 채 도도히 서 있었다.모든 이들이 연합하여 일격을 퍼붓는 순간, 윤
금빛 부적은 허공에 떠 있었다.윤구주는 금빛 부적 위에 손으로 ‘멸’자를 썼다.빛을 반짝이던 금빛 부적에 아주 강한 파멸의 힘이 나타났다. 곧이어 부적은 커지기 시작했다.부적은 허공에 떠 있었는데 손바닥만 하던 것이 빠르게 커지기 시작했다. 1미터... 2미터... 5미터... 10미터.20미터.30미터.마침내 금빛 부적은 허공에서 30미터 크기의 거대한 부적으로 변했다.이루 형언할 수 없는 금빛 부적이 여씨 일가 정원을 완전히 뒤덮었다.그리고 여씨 일가 장원의 상공이 금빛으로 반짝였다.30미터의 금빛 부적 아래 윤구주는 인간이 아닌 존재처럼 바람을 딛고 서 있었다.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금빛 부적을 바라보던 정태웅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봉왕팔기! 저것은 저하의 제7기, 전설 속 부자결이야! 저것으로 신도, 악마도 죽일 수 있다지! 살면서 저걸 보는 날이 올 줄이야!”정태웅의 뜨거운 눈빛이 공중에 서 있는 윤구주에게로 향했다.“저하의 기세는 하늘을 뚫을 듯하구나!”천현수도 높이 고개를 들어 감격하며 말했다.남궁서준은 흥분해서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의 검의가 윤구주의 공격으로 인해 자극을 받은 듯했다.윤구주가 부자결을 시전한 순간, 그는 마치 신처럼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을 내려다보면서 차갑게 한 글자를 내뱉었다.“멸!”여씨 일가 장원을 뒤덮은 금빛 부적이 빠르게 추락했다.그것은 태산이 붕괴하는 듯한 엄청난 위압감을 지닌 채로 순식간에 현장에 있는 모든 여씨 일가 사람을 뒤덮었다.금색 빛줄기가 부적에서 내려왔다.그것은 부적의 힘이자 정제된 힘이었다.수백 명의 무인은 막을 시간조차 없이 금빛이 발사한 빛에 녹아서 재가 되었다.그리고 대가 수십 명도 부적의 파멸적인 힘을 막을 수 없었다.그들은 몇 초간 힘겹게 버텼지만 그들의 몸과 기운 모두 부적으로 인해 소모되었다. 그들의 존재는 마치 이 세상에 온 적이 없듯 감쪽같이 지워졌다.마지막으로 여씨 일가의 여동운과 남은 7명의 신급 강자는 윤구주가 시전한 부적이 순식
죽었다.여씨 일가 사람들이 전부 죽었다.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윤구주가 봉왕팔기 제7기로 여씨 일가 사람들을 전부 죽일 줄은.3대 문벌 중 하나인 여씨 일가가 그렇게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다.심지어 여씨 일가의 백 년 넘게 산 여동운조차 그 자리에서 자살했다.어쩔 수가 없었다.여씨 일가 사람들이 전부 죽는 걸 직접 봤는데 무슨 낯짝으로 살아간단 말인가?윤구주가 멸족하겠다고 했다면 반드시 멸족하게 된다.금빛 부적은 여전히 여씨 일가 상공을 비추고 있었고, 아직도 무한한 파멸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검은 옷을 입은 윤구주는 허공에 고고하게 서 있었다.신과 같은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여씨 일가를 멸문시켜 서울의 모든 문벌, 세가, 종문에 구주왕이 돌아왔음을 알렸다....어두운 밤하늘 아래, 윤구주가 여씨 일가 사람들을 죽이고 있을 때 십여 킬로미터 떨어진 높은 건물 위에 검은 인영이 묵묵히 서 있었다.금빛 부적이 여씨 일가 상공을 환히 밝히던 순간, 그 인영은 탄식하며 말했다.“부자기가 나타났구나. 봉왕팔기가 곧 다시 세상에 나타나겠어.”“정말로 여씨 일가를 없앴네요!”노인의 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말을 한 여자는 망포를 입고 왕관을 쓴 화진의 새로운 왕, 문아름이었다.문아름은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면서 먼 곳에 있는 여씨 일가의 상공을 바라보았다. 경국지색의 미모를 지닌 그녀의 얼굴 위로 걱정인지, 희열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 드러났다.“윤구주가 서울로 돌아왔으니 우리도 준비를 시작해야겠어.”노인이 중얼거렸다.“아름아. 세가, 종문에 만반의 준비를 하라고 일러. 동시에 절정을 모셔야겠어.”절정이라는 말에 문아름의 가녀린 몸이 흠칫 떨렸다.“할아버지! 곤륜의 명령을 잊으셨나요? 국난이 닥치지 않았다면 전 세계 절정을 세상에 나오게 하면 안 된다는 걸요!”그것은 화진 무도 성지의 명령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명령이었다.그 명령은 백여 년 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국난이 닥치지 않았다면 전 세계 절정을 세상에 나
노인이 갑자기 또 말했다.윤씨 일가?그 말을 들은 문아름은 의아한 얼굴로 시선을 들었다.“할아버지, 윤씨 일가는 이미 몰락했어요. 그리고 오랫동안 윤구주와 연을 끊었죠. 그런데 왜 갑자기 그들을 감시하라는 거예요?”노인이 말했다.“틀렸어. 절대 윤씨 일가를 얕보면 안 된다. 18년 전 그 사건은 당시 우리 화진의 국주님이 직접 명령을 내렸었어. 그래서 윤씨 일가가 윤구주를 포기한 거야. 하지만 윤씨 일가는 저력이 엄청나서 얕보면 안 돼. 윤씨 일가는 과거 모든 문벌 중 최고였어.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윤씨 일가는 비밀리에 힘을 키웠어.”“할아버지 말씀은 윤씨 일가가 윤구주와 연을 끊은 게 가짜란 말씀이세요?”문아름의 얼굴에 의아함이 드리워졌다.“그건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윤신우가 절대 만만한 놈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해. 그리고 윤구주가 이미 서울로 돌아왔으니 윤씨 일가는 분명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거야. 앞으로 싸움이 난다면 윤씨 일가가 어느 쪽에 설지 단정 지을 수 없어.”노인은 그렇게 분석했고 문아름은 그제야 깨달았다.“알겠어요. 돌아가면 곧바로 비밀리에 윤씨 일가를 감시하라고 명령을 내릴게요.”노인은 더 말하지 않았다.그는 음산한 눈빛으로 멸문당한 여씨 일가 쪽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오늘 밤 이후로 서울 전체가 발칵 뒤집히겠군.”...그날 밤은 여씨 일가의 멸문으로 일단락되었다.다음 날, 여씨 일가가 멸문당한 일은 역병처럼 온 서울에 퍼져나갔다.서울 세가, 종문, 문벌, 그리고 무인들까지 전부 여씨 일가가 멸문당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리고 여씨 일가의 조상 여동운이 죽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서울 3대 문벌 중 하나인 여씨 일가는 수백 년의 역사가 있었다.그리고 많은 신급 강자가 존재했다.그런데 그런 그들이 하룻밤 사이에 멸문당했으니 서울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여씨 일가가 멸문당했다는 소식이 서울 전역에 퍼졌을 때 서울 3대 문벌 중 하나인 황씨 일가의 커다란 대전 안에는 황씨 일가의 고위 임원들이 가득했
3대 문벌은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들은 그 신과 같은 왕이 돌아왔다는 걸 똑똑히 알고 있었다.윤구주가 서울로 돌아와서 가장 처음 상대할 이들은 여씨, 황씨, 당씨 일가였다.그들은 괜히 천하무적의 윤구주를 건드려서 죽음을 자초했다.여씨 일가는 멸문당했고 이제 황씨 일가와 당씨 일가가 남았다.대전 안에 앉아 있던 황씨 일가의 황연주와 황씨 일가의 신급 강자들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그들은 국방부 쪽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당씨 일가 사람들이 찾아오면 그들과 같이 대책을 논의할 생각이었다.“변 장로님이 돌아오셨습니다!”약 2시간 뒤, 변 장로가 돌아왔다.그가 돌아오자 황연주는 곧바로 물었다.“변 장로, 이황왕은 뭐라고 해? 얼른 얘기해 봐!”지금 세 가문을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문씨 일가와 문아름뿐이었다.하지만 변 장로는 안색이 잿빛이 되어서 말했다.“죄송합니다, 어르신! 국방부 쪽에서는 이황왕을 만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들은 이황왕이 현재 정수 중이라서 아무도 방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정수?”그 말을 들은 황연주는 화가 나서 펄쩍 뛰었다.“그렇습니다. 제가 사정해 봤는데도 국방부에서는 절대 이황왕을 만나지 못하게 했습니다.”황연주는 그 말을 듣더니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끝났어. 문아름 그 지독한 여자는 우리 세 가문을 버리려는 거야.”황연주는 절망에 빠진 채 말했다.“당씨 일가는?”황연주는 서둘러 물었다.“당씨 일가는 현재 문을 굳게 닫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씨 일가 사람들은 전부 당씨 일가로 돌아갔습니다.”변 장로는 계속해 말했다.“젠장, 젠장!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우리 황씨 일가마저 멸문당해야 하는 거야?”황연주는 갑자기 포효했다.짙게 화장한 얼굴이 엄청난 분노로 인해 심하게 일그러졌다.대전 안. 황씨 일가 사람들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지금 이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도 몰랐다....윤씨 일가.여씨 일가가 멸문당했다는 소식이 서울 전역에 퍼졌다. 한때 화
윤정석이 말했다.“둘째 형님 말이 맞아요. 하지만 그래도 여씨 일가는 3대 문벌 중 하나인데 하룻밤 사이에 소리 소문 없이 멸문당하다니. 서울에 그 정도 실력자가 몇 명이나 있을까요?”윤정석이 궁금해하고 있을 때 윤신우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우리 아들이 죽인 거야!”그 말은 마치 폭탄 같았고 윤정석과 윤창현 모두 충격을 받고 얼이 빠졌다.“조카가 죽였다고요?”윤창현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귀신이라도 본 표정으로 윤신우를 바라보았다.윤신우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맞아. 우리 아들을 제외하면 누가 하룻밤 사이에 여씨 일가를 멸문시킬 수 있겠어?”“하지만 구주는 왜 여씨 일가부터 상대하는 거죠? 문씨 일가부터 상대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윤정석이 궁금한 듯 물었다.윤신우가 말했다.“셋째야, 넌 틀렸어. 문씨 일가는 뿌리가 아주 깊어. 그리고 문아름은 우리 아들의 왕위까지 빼앗았지. 그러니 그들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건 불가능해. 내 짐작이 맞다면 여씨, 황씨, 당씨 일가는 문아름 그 지독한 여자의 지시를 받고 구주를 건드렸을 거야. 그래서 구주는 그들을 죽이는 것으로 경고하는 거야.”그 말을 들은 윤창현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펄쩍 뛰었다.“형님 말씀이 맞아요! 우리 조카를 제외하면 하룻밤 사이에 그 빌어먹을 여씨 일가를 멸문시킬 사람은 도저히 떠오르지 않네요. 하하하하!”윤정석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말했다.“만약 정말로 구주가 한 짓이라면 서울에 큰 변화가 생기겠네요.”“그래, 셋째 네 말이 맞아. 여씨 일가가 멸문당한 건 시작일 뿐이야. 서울의 세가, 종문 중 대부분이 문씨 일가 편에 섰어. 그런데 내 아들이 지금 갑자기 서울로 돌아왔으니 그들은 아주 혈안이 될 거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걸 잊지 마. 18년 전 그 사건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어.”윤신우는 18년 전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싸늘한 살기를 내뿜었다.“형님, 그 말씀은...”윤정석은 서둘러 물었다.“내 아들을 지켜야 해.”윤신우는 매섭게 말했다.“18년 전,
“견민기는 성격이 거만하고 생각을 거치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긴 하지만 그 정도로 멍청한 건 아니야.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내가 할 말이 있어. 얼마 전에 네가 사해에서 일이 벌어졌을 때 임씨 일가 어르신이 신규를 위반하고 곤륜 구역을 몰래 나가서 인간 세계에서 한 사람을 천옥까지 데려왔어. 길을 안내한 사람은 검도 사람들이었고 그들을 건드릴 수 없었던 나는 위협을 당하기도 했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천옥 이곳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몇 명이 더 늘어나거나 몇 명이 줄어들어도 신경 쓰는 사람이 없는 곳이야. 그래서 나도 그냥 입 다물고 있었어.”수옥인의 씁쓸한 표정에 윤구주가 말했다.“신이 되는 게 좋아? 자유가 하나도 없는데 개보다도 못한 생활을 하잖아. 계속해서 말해봐. 그 후에 또 누가 왔어?”수옥인은 입을 삐죽거리며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맞아! 하나같이 나만 괴롭혀! 종문 동맹에서 아무나 와도 나를 협박하고 있잖아. 흑흑...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그 사건이 일어난 후로 넌 곤륜 구역과 계속 연락이 없었잖아. 아니다. 네가 곤륜 구역을 떠난 이후로 여기 수련자들과 연락이 없었다고 말해야 하나?”이번에는 윤구주가 화를 참지 못했다.“다 내가 문아름을 너무 믿어서 그래. 걔가 나 대신 곤륜 구역과 연락하고 있었다고.”그때 문아름더러 곤륜 구역과 접촉하게 한 것도 윤구주가 그 위선적인 수련자들을 싫어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말인데 견민기는 그냥 바보야. 문씨 가문에서 계속 임씨 일가를 지켜보고 있었어. 계획대로라면 나를 죽이고 임씨 가문을 어떻게 해보려고 했을 거야. 곤륜 구역에 문씨 가문 스파이가 많은데 견민기가 문씨 가문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해?”수옥인은 머리를 긁적거렸다.“그래서 붙은 거야? 문씨 가문이 천옥을 쳐들어왔어. 너도 보았듯이 천옥 수호자들이 전부 문씨 가문이 데려온 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어. 다행히 내가 천옥 진법과 연결되어 있었는데 진법을 파괴할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더라고.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을 속이기 위
진동왕은 대군을 이끌고 귀신족 잔당을 소멸시키러 길을 나섰다.윤구주는 대군이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혼자서 다른 길로 들어갔다.구불구불한 통로를 따라 나아가던 윤구주는 곧 피비린내를 맡았다.순간 불길한 예감이 든 윤구주는 재빨리 작은 길을 지나 넓은 홀에 들어섰는데 이곳 피비린내는 너무 심했다.신념을 방출하자 갑옷을 입은 시체 삼십여 구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천옥을 지키는 수호자들이네. 누가 이런 거지? 이런 제기랄! 수옥인! 나와!”윤구주가 손바닥으로 비석을 치자 봉인이 풀리면서 수옥인이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수옥인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조상님, 들어오지 말라고 몇번을 말씀드렸는데 조상님께서 듣지 않았잖아요.”“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아까는 곤륜 구역 사람이 지켜보고 있어서 솔직히 말 못 한거 알아. 지금은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천옥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볼래?”윤구주가 진지하게 물었다.문밖에서 윤구주와 수옥인이 대치했던 것은 어느정도 연기적인 부분이 있었다.수옥인이 몇번이고 암시를 보내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변고가 발생한 건 맞지만 조상님께서 먼저 뭘 하려는지 말씀해 주실 수 없을까요? 임씨 일가가 최근에 가만히 있지를 못하던데 여러 세력이 신규를 우회하여 천옥에 들어오려고 하더라고요.”수옥인이 되려 질문했다.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누군가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는 만큼 수옥인은 분명히 알아내야 했다.“규칙을 제일 안 지키는 사람이 바로 곤륜 구역의 사람들이야. 그리고 너. 아는 것이 많을수록 빨리 죽는다는 거 몰라?”윤구주가 냉랭하게 말하자 수옥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조상님, 아니다. 그냥 이름을 부를게. 윤구주, 지금 곤륜 구역도 그리 평화롭지 않아. 여러 세력이 암투를 벌이고 있다고. 솔직히 말하자면 천하태평인 내 스승님조차도 이제는 누구의 편에 서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윤구주는 짐작 가는 것이 있는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검도겠지? 견민기 그
이 강력한 일격에 문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부서지고 말았다.진동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것이 바로 윤구주이지! 앞으로 가로막는 자가 신이라고 해도 죽여버리는 윤구주!’“문씨 가문도 대단해! 이런 무적의 존재를 죽일 뻔했다니.”진동왕은 혼자 중얼거렸다.이러고 보니 문씨 가문의 실력도 정말 대단했다.문이 부서지고, 미지의 지역으로 통하는 통로가 눈앞에 나타났다.차갑고 음산한 바람이 통로에서 불어왔다.이 어두운 통로는 인간 세계와 지옥을 연결하는 곳인 것 같았다.차가운 기운이 사람을 감쌌고, 희미하게 음혼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진동왕은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전사들은 이 통로가 지옥으로 향하는 문인 것 같았다.“하하! 다 함께 모든 신마를 소멸해 버리자고!”윤구주가 먼저 들어가고, 십만 대군도 한 사람도 주저하지 않고 그를 따라 천천히 들어갔다.십만 대군이 귀문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순간 어둠이 그들을 삼켜버리는 것만 같았다.비석에 봉인된 수옥인은 십만 대군이 통로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심정이 복잡미묘하기만 했다.“조상님이 또 군륜 구역을 발칵 뒤집어 놓겠네. 또 얼마나 많은 신들이 이대로 무너질까? 이번에는 천지가 바뀌고 인간 세상에 인황이 나올 것 같네!”수옥인은 만 년 전에 봉인된 역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봉신 전쟁 전에는 인간 세상과 신의 경지라는 말이 없었고 황제가 바로 당대 최강자였다.고대 신이라 불리던 강력한 수련자들은 인황을 만나면 무릎부터 꿇어야 했다.봉신 전쟁 이후에 인황이 몰락하면서 이후 황제들이 모두 천자로 강등되어 신의 경지 아래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이 규칙이 정해진지 만년이나 넘었는데 결국 윤구주에 의해 깨지고 말았다.두 세계의 대결은 피할 수 없었다.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통로에서 갑자기 수많은 강한 빛이 나타났다.원래 음산하고 무섭던 통로는 갑자기 대낮처럼 밝혀졌다.음침하고 흉측한 귀신같았던 그림자들은 그저 이상한 바위들뿐이었다.십만 대군은 현대 첨단 기술
“윤구주! 여긴 신의 경지라고! 함부로 할 생각하지 마! 여긴 인간이 주도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열몇 명의 신은 철저히 분노했다.“조용히 해! 너희들이 무슨 신이라고 그래.”윤구주는 소리를 외치며 봉왕팔기 금뇌를 꺼냈다.뇌정이 폭발하면서 하늘을 뒤덮고 있던 먹구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천궁을 차지하고 있던 신존도 갈라지고 말았다.“소위 신명은 스스로 책봉한 거잖아. 봉신 전쟁 전에는 신명도 없었고. 어떤 사람은 단지 천지를 연마할 수 있는 수련자일 뿐! 너희 같은 수련자들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천술을 남용하고, 대지를 짓밟고, 세계의 기존 영기를 파괴하여 재난을 초래한 거잖아. 더 이상 통제하지 못하겠으니 봉신방을 만들어 경계를 나누고 곤륜 구역으로 물러난 거잖아. 봉인된 신들은 그저 육신을 잃은 극전 신급일 분이야. 너희들이 세운 규칙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더라고. 만 년 동안 규칙으로 인간을 억압하면서 너희들은 그 규칙을 지킨 적이 한 번도 없잖아!”윤구주의 놀라운 발언은 천지를 진동시켰다.그 열몇 명의 신령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지 못했다.신명의 출처를 알게 된 십만 대군들은 원래부터 신을 무서워하지 않았는데 가짜 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더욱 살기가 강해졌다.하늘 공중에 있던 국운의 금기는 더욱 강해졌다.“윤구주!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열몇 명의 신이 소리를 질렀다.“뭘 하려는 거냐고? 내가 몇번을 말해. 귀신족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귀신족은 인간 세계는 물론 곤륜 지역도 위협하고 있다고.”“이런 제기랄! 곤륜 지역의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해결해. 우린 약속을 어길 생각이 없었어!”신이 분노하며 말했다.“필요 없어! 너희가 귀신족과 거래하고 있다는 거 모를 줄 알았어? 그동안 귀신족 손에서 얻은 이익이 적다고 생각해?”윤구주가 콧방귀를 뀌었다.“윤구주! 너무하는 거 아니야?”“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왜 벌써 발끈하고 그래. 우리 서로 간섭하지 않기로 했잖아. 그런데 너희들은 왜 자꾸 인간 세계를 간섭하려는
두둥!수옥인은 이제야 윤구주가 어떤 사람인지 알수 있었다.‘인간 세상은 물론 신의 경지까지 관여하려고 하다니! 정말 겁도 없이!’바로 이때, 천옥 상공에 검은 구름이 드리워지고, 검은 구름 뒤에 수많은 신의 그림자가 반짝이고 있었다.지면도 함께 진동하기 시작하면서 마치 어마어마한 악마가 땅을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큰일 났어요! 구주왕님! 신께서 노하셨어요!”수옥인은 당황하며 소리를 질렀다.“신께서 노하셨다고? 그게 뭐가 무섭다고. 너의 스승을 봐서라도 오늘 너를 괴롭히지 않을게. 오늘 내가 문을 부순 것은 너와 상관없는 일이야. 너는 이미 최선을 다했어.”윤구주는 눈에서 금빛 광선을 발사했다.봉왕팔기! 이화금안 발동!윤구주는 눈의 힘으로 수옥인을 휘감아 그를 다시 비석 안에 봉인시키고는 뒤돌아 십만 대군을 바라보았다.“지금 신이 나 윤구주를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데 난 태어난 그날부터 신과 같은 존재를 믿지 않았어. 세상에 신이 존재한다면 꼭 겨뤄보고 싶어. 나와 함께 하는 자는 신과 적이 되는 거야. 나와 함께 신을 죽일 용기가 있는가?”‘신을 죽인다고?’십만 대군은 모두 열광의 표정을 지었다.특히 장군들은 윤구주를 따르기 시작하면서 한번도 두려움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윤구주가 명령을 내리기만 한다면 눈앞에 지옥이 있다고 해도 주저 없이 뛰어들 사람들이었다.“죽여!”십만 대군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때 대열에 은은하게 금색 빛이 나타났다.“화진의 새로운 국운이 나타난 거야!”진동왕은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이것이 바로 임씨 일가가 바라던 바였다.윤구주가 새로운 국운을 탄생시켰으니 화진에도 후계자가 생긴 것이다.국운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는 하늘의 신마저도 두려워해야 했다.하늘의 검은 구름이 아무리 거대하더라도 국운을 가리기 어려웠다.“역시 윤구주야! 정의를 위해 싸우는 오늘부터 인간 세상은 자유로워질 거야! 국운이 정점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막을 수도 없어. 문을 부숴버리자고!”진동왕은 법기를 소환하고 윤구주
‘조상님?’이 세글자를 한 초라도 늦게 말했다면 수옥인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진동왕은 그만 웃고 말았다.“보아하니 윤구주가 곤륜 구역에서 수련할 때 여기에 있는 신들을 두려워한 게 맞네.”윤구주가 한 손으로 신검을 다루며 여덟 명의 신을 베었을 때 다른 신들은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해서야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수옥인도 그중 한 명이었다.그래서 윤구주가 검을 빼 들려고 하자 급히 무릎을 꿇은 것이다.윤구주가 곤륜 구역에서의 위엄은 신을 죽여서 얻은 것이다.“이제야 말이 되네.”윤구주는 수옥인이 고개를 숙이자 비로소 검을 거두었다.“구주왕님께서 이곳에 오신 이유가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수옥인은 무릎을 꿇고 잘 보이려는 표정을 지었다.“내가 여기 와서 뭘 하겠어. 당연히 귀신족 잔당을 없애려고 왔겠지.”윤구주가 냉랭하게 말했다.수옥인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구주왕님, 신의 경지에는 규칙이 있는 거예요. 비록 구주왕님께서 곤륜 구역에서 수련하셨지만 아직 곤륜 구역에서 신위를 물려주지 않았으니 본질적으로 구주왕님은 인간과 마찬가지예요. 인간은 신의 경지에 관여할 수 없어요.”분노가 치밀어오른 윤구주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하지만 그래도 애써 화를 참으며 말했다.“신의 경지의 규칙? 그래. 규칙을 한번 따져보자고. 곤륜 구역과 임씨 일가가 약속했듯이 화진 귀신족은 우리가 처리하고 곤륜 구역의 귀신족은 너희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니야? 이제 화진 귀신족들은 모두 해결되었는데 곤륜 구역에서는 왜 잔당을 제거하지 않는 거지?”수옥인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구주왕님, 신의 경지에서 제거하지 않으려는 건 아니에요.”“그러면 말해! 언제 제거할 건지.”윤구주가 또다시 물었다.“그게... 언제 제거할 건지는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수옥인이 대답하자 윤구주는 박장대소를 지었다.‘이렇게 말할 줄 알았어.’수옥인의 직책은 절대 작지만은 않았다.그의 말은
“에헴.”진동왕은 고개를 저으며 목을 가다듬고 다시 말했다.“저는 이번에 왕의 명을 받고 귀신족 잔당을 없애러 왔지만 임씨 일가 제1대 국주님이 곤륜 구역과 한 약속에 의하면 곤륜 구역의 귀신족 잔당은 그쪽에서 처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 저희 화진에서 직접 처리할 것이니 문을 좀...”슉!진동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투영 속 방은 즉시 살기가 가득 찼다.“네 이놈! 왕의 명령이 무슨 소용이야. 신 앞에서는 무릎 꿇고 말해야 하는 거야.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왕의 명령을 논하는 거야. 이만 돌아가.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는 거야. 똑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지 마.”수옥인은 여전히 진동왕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사람을 이 정도로 무시한다고?’진동왕의 얼굴은 어두워지고, 십만 대군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신이든 악마이든 일단 한 판 붙어보고 싶었다.진동왕은 대군을 안정시킨 후 다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난 안 되겠어. 수옥인이 신의 경지의 규칙으로 나를 압박하고 있어. 더 이상 저 노인네를 건드리지 못하겠어.”진동왕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네. 천술은 제가 이미 간파했어요.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강제로 부술 수밖에 없어요.”투영 속 책을 읽고 있던 수옥인은 피식 웃고 말았다.“어디서 이런 허세를 부려. 너같이 평범한 인간이 천술을 간파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아. 책은 나중에 보고, 과연 누가 이렇게 오만방자한지 확인해 봐야겠어.”수옥인은 뒷짐을 쥐고 서 있는 윤구주를 보고 침묵했다.침묵 속에 어색함이 감돌았고, 수옥인이 진동왕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다.‘저 사람이 왔으면 미리 말하지 그랬어.’수옥인은 마음속으로 욕을 하며 구름을 타고 방을 나섰다.비석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구름은 태양은 물론 십만 대군의 시선마저 가렸다.300미터 가까이 되는 신이 구름 위에 나타나 신의 위엄을 드러냈다.윤구주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법인을 들어 문을 강제로 부수려고 했다.이 모습에 수옥
“임씨 일가의 공이 큰 건 맞지만 화진 5천 년 역사에서 가장 부족하지 않은 것이 영웅이었지. 역사적으로 화진 문명을 이어온 공신들과 비교하면 우리 임씨 가문은 아무것도 아니야. 윤구주는 화진을 일으켜 세운 첫 번째 인물이야.”진동왕은 윤구주에게 경의를 표했다.윤구주가 임씨 가문의 검이 되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이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임씨 가문의 제1대 국주가 귀신족을 멸망시키고 국가를 세운 것은 사실이야. 그런데 귀신족이 완전히 멸망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해. 진정한 원흉은 곤륜 구역에 있어. 너희들 왕은 먼저 곤륜 구역에서 귀신족 왕자 혼을 처치한 후 화진을 벗어나 귀신족의 잔여 세력을 처치해야만 귀신족을 화진에서 완전히 몰아낼 수 있어. 이제 마지막 귀신족 잔당이 천옥에 숨어있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이야.”진동왕이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장군들은 하나같이 눈이 붉게 충혈되어 전투 의지가 넘쳤다. 이들은 구주왕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진동왕은 이 장군들에게 방금 말한 내용을 밑에 있는 전사들에게 전하라고 했다.얼마 지나지도 않아 전군은 이곳에 온 목적을 알게 되었다.그 목적은 바로 귀족 잔당을 없애버리고 화진이 앞으로 귀신족의 위협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이런 귀신 같은 곳에서 전투하기에는 그 누구라도 마음이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목적을 알고 나니 사명감에 모든 전사는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이들은 모두 화진의 영웅이었고 화진을 지키는 것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10만 대군의 전투 의지를 바라보고 있자니 진동왕은 깊은 감회를 느꼈다.“윤구주, 너는 처음부터 계획이 있었구나. 왕이 되는 것은 너의 뜻이 아니겠지만 너는 계속 올바른 길을 걷고 있어. 이번 전투가 끝나면 이 10만 대군이 새로운 국운을 탄생시킬 거야.”옆에서 윤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화진은 전통을 이어받아 오늘날이 있지 않았을까요? 임씨 일가의 기운은 이미 끝났으니 반드시 국운에 영향을 미칠 거
“예를 들어 한 나라의 몰락하면 국운이 약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지. 그래서 올바른 길을 걷고 하늘과 땅의 정기를 따르면 한 나라의 국운은 오래도록 쇠퇴하지 않는 법이야.”이 말에 장군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진동왕이 그들의 왕처럼 위대한 영웅이 되라고 올바른 길을 걸으라고 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이것만 알아도 충분해. 한 가지 더 말할 것은 귀술 수련자를 말끔히 처리해야 하는 이유야. 이 녀석들은 국운을 삼킬 수 있기 때문이야. 가장 나쁜 놈은 정의로운 사람을 삼켜버려 무감각해지는 사람을 만들 뿐이야.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화진이 인간 지옥이 될수도 있어.”장군들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그러면 이 사악한 기술을 누가 발명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사악한 기운은 영으로 모일 수 없다면 첫 번째 귀신족은 어떻게 탄생한 거예요?”정태웅이 물었다.“좋은 질문이야. 이것은 구오 지존 이상의 경지와 관련된 문제이지. 구오 지존을 초월하면 극전 신급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데 육체는 파괴되어도 혼은 남아있거든. 이 혼은 우리의 의식을 의미하는 거야.”진동왕의 설명에 천현수는 깨달은 것이 있었다.“그렇군요. 왕자의 육체가 파괴되어도 그 의식이 여전히 천지 영기를 흡수할 수 있는 거면 그 방법으로 현술을 창조하여 아래 사람들에게 음기와 양기를 흡수하게 할수 있는 거잖아요.”진동왕은 흐뭇한 표정으로 천현수를 바라보았다.“아주 좋아! 음기와 양기를 흡수하는 속도가 정상 수련보다 훨씬 빠르니 귀신족도 살아있는 사람이 수련한 것이지. 그런데 일부분만 맞았어. 왕자는 육체를 잃으면 거의 수련할 수 없어. 귀술을 창조해 낸 것도 사실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수련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데 효과가 미미해서 오히려 아래에 있는 무인들이 수련 끝에 실력이 크게 향상된 거지. 그래서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수련의 길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는 거야. 어떤 지름길로 새려고 하지 마. 수련이란 마음을 닦는 거야. 귀신족들은 쉬운 수련을 믿고 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