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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18년이 흘렀다.

노인은 다시 윤구주를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거친 손으로 윤구주의 뺨을 쓰다듬으면서 그가 자기가 가장 사랑하던 손주가 맞는지 알아보려고 했다.

윤구주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를 보았다.

할머니는 나이가 들어 흰머리가 가득했다.

자애롭던 할머니는 90대 고령이라 풍전등화 상태였다.

“할머니, 오늘은 할머니 생신이라서 돌아왔어요!”

노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윤구주를 품 안에 안았다.

“돌아왔으면 됐어. 돌아왔으면 됐어! 18년이야. 18년 3개월 8일이지. 그동안 잘 지냈니? 힘든 일은 없었어? 밖에서 배를 곯지는 않았어?”

노인은 윤구주의 공로나 명성 같은 것에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신경 쓰는 것이라고는 손주가 밖에서 고생하지는 않았냐는 것이다.

“할머니, 저 그동안 잘 지냈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윤구주는 노인의 거친 손을 잡았다.

그러나 노인은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바보야, 넌 윤씨 일가를 떠났을 때 겨우 다섯 살이었어. 겨우 다섯 살! 그런데 잘 지냈을 리가 없잖아.”

윤구주는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할머니, 제 말은 사실이에요. 보세요, 저 이렇게 컸는걸요!”

노인은 혼탁한 오른눈으로 눈앞의 건장한 윤구주를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그래. 18년이나 됐는데 그사이 참 많이 자랐구나. 네가 구주라고 밝히지 않았더라면 나는 네가 옆에서 지나가도 널 알아보지 못했을 거야. 자, 할머니랑 같이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 들어가서 얘기를 나누자!”

노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윤구주의 손을 잡고 앞에 있는 작은 집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집은 크지 않았고 안에는 아이의 장난감이 가득했다.

인형도 있고 새총도 있고 유리구슬도 있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노인은 들떠서 손가락으로 집 안 가득한 장난감을 가리키며 말했다.

“구주야, 이것들을 기억하니?”

윤구주는 시선을 든 순간 곧바로 알아보았다. 그것들은 전부 그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하던 것들이었다.

“네!”

윤구주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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