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말을 들은 윤구주가 말했다.“할머니, 오늘은 할머니 생일이잖아요. 그런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아요.”노인은 윤구주의 말뜻을 이해했다. 그녀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윤구주는 노인의 곁을 지켰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린아이가 갑자기 문 앞에 나타났다.“할머니, 이 오빠는 누구예요?”문 앞에 서 있는 건 윤하율이었다. 윤하율은 반짝이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윤구주를 빤히 바라보았다.윤하율을 본 노인은 서둘러 윤하율의 손을 잡고 말했다.“네 오빠야. 얼른 오빠라고 불러 봐.”“오빠요?”윤하율은 당황한 듯 눈을 깜빡이면서 다시 윤구주를 보았다.“이 오빠가 바로 할머니가 그동안 계속 기다렸던 구주 오빠예요?”윤하율이 다시 물었다.노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구주 오빠예요? 정말 다행이에요! 구주 오빠, 전 하율이라고 해요!”아이는 낯을 가리지 않는 건지 윤구주를 향해 말했다.“할머니가 그러셨어요. 구주 오빠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오빠라고요! 할머니는 그동안 계속 오빠를 기다렸어요. 그리고 항상 오빠 얘기를 해줬고... 오빠를 그리워했어요... 그리고 가끔은 할머니가 이불 속에 숨어서 몰래 우는 소리도 들었어요... 이것 봐요. 할머니는 너무 울어서 눈 한쪽이 실명되었어요!”윤하율은 그렇게 말하면서 할머니의 실명된 눈을 가리키며 말했다.윤하율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마음이 아파서 할머니의 앞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할머니, 죄송합니다!”윤구주는 평생 살면서 한 번도 무릎 꿇어본 적이 없었다.부모님에게도 꿇어본 적이 없는 그인데 할머니 앞에서만 꿇었다.윤구주가 무릎을 꿇자 노인은 서둘러 윤구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네가 죄송할 게 뭐가 있어? 미안해야 할 사람들은 윤씨 일가지. 넌 아무 잘못도 없어. 자, 얼른 일어나.”윤구주는 부축을 받고 일어난 뒤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할머니, 제가 불효하여 그동안 할머니의 곁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저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하지만 걱정
윤구주가 떠난 뒤 윤씨 일가의 대전.건장한 체구의 신급 강자 노인이 윤신우에게 말했다.“가주님, 조금 전에 누군가 가주님 어머님의 거처에 멋대로 침입했습니다.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강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신우가 다급히 물었다.“어머니는 괜찮아?”“가주님, 어르신은 무사하십니다.”그 말에 윤신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어떤 놈이 이렇게 대담한 것이지? 감히 우리 윤씨 저택에 침입하다니.”윤신우가 매섭게 물었다.“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신급 중후기인 듯했습니다. 심지어 더 강할 수도 있습니다...”건장한 노인이 말했다.“음? 그렇게 강하다고?”“네! 조금 전 막으려고 해보았으나 제게 손을 쓸 기회조차 주지 않고 물러나게 했습니다...”건장한 노인이 말했다.그 말을 듣자 윤신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거의 백 년 가까이 윤씨 일가에 몸담은 신급 강자였기에 윤신우는 그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윤씨 일가는 비록 겉보기에는 몰락하고 있고 사람도 적어 보였지만 사실 화진 제일의 문벌이었던 윤씨 일가에는 숨겨진 12명의 신급 강자가 있었다.그러나 그 12명의 신급 강자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윤씨 일가는 화진 문벌 중 최고라고 불릴 수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어떤 놈이 이렇게 배짱 좋게 공공연히 윤씨 저택에 침입한 걸까?게다가 공격도 하지 않고 윤씨 일가의 신급 강자 한 명을 물러나게 했다.그런 생각이 들자 윤신우는 잠깐 침묵했다가 말을 이어갔다.“알겠으니 이만 나가봐.”“네!”신급 강자인 노인이 나간 뒤 윤신우는 어두워진 눈빛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윤씨 일가의 뒷마당에 있는 오두막 안.노인은 윤구주를 본 뒤로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이때 그녀는 오두막 안에 앉아서 윤하율에게 윤구주 어릴 때의 얘기를 해주었다.“하율아, 그거 아니? 이 장난감들은 네 구주 오빠가 어릴 때 좋아했던 것들이야. 구주는 어릴 때 장
“우리 아들이... 아직 죽지 않았다고? 우리 아들이... 돌아왔다고?”윤신우는 중얼거리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감격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시야가 점점 흐릿해지기 시작했다.한참 지난 뒤 그는 갑자기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역시 우리 윤씨 일가의 후손은 용과 같구나!”...밤이 깊어졌다.서울 외곽 지역의 공동묘지.한 남자가 조용히 한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다.밤바람이 불어와 남자의 긴 머리를 헝클어뜨렸고 남자는 유령처럼 조용히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다.“어머니, 이 아들이 어머니를 보러 왔습니다.”그의 입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달빛을 빌려 보니 그는 화진 제일의 왕 윤구주였다.18년 전, 다섯 살 때 어머니와 함께 윤씨 일가에서 쫓겨난 뒤로부터 그는 어머니와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윤구주의 어머니는 윤구주를 먹여 살리기 위해 매일 네 가지 일을 했고 1년도 되지 않아서 과로 때문에 크게 앓게 되었다.어린 윤구주를 먹여 살리기 위해 그의 어머니는 아픔을 참으며 계속 일했다.그러다 윤구주가 7살이 되었을 때, 결국 과로로 쓰러졌다.윤구주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은 음력 섣달그믐날이었다.그는 그날을 기억했다. 눈이 펑펑 내리던 그날, 집마다 가족들이 단란하게 모였다.병으로 쓰러진 어머니는 잠시 뒤 일어나서 떡국을 만들어주겠다며 그를 위로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말을 한 뒤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다.과거를 떠올린 윤구주는 마음속에서 일그러진 증오가 치솟아 올랐다.그 증오는 마치 칼과 같아 공동묘지 전체가 쓸쓸하고 음산해졌다.어두운 밤, 윤구주는 그렇게 조각상처럼 어머니의 무덤 앞에 오랫동안 무릎 꿇고 앉아 있었다.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무덤 앞에 무릎 꿇고 있던 윤구주는 어둠을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나와요!”곧 어둠 속에서 귀신 같은 남자 한 명이 공동묘지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윤신우였다.멀지 않은 곳, 오랫동안 무덤 앞에
“당시 저와 어머니를 집안에서 내쫓을 때는 왜 제 아버지라고 하지 않은 거죠? 어머니가 과로로 쓰러졌을 때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감히 제 아버지라고 하는 거죠?”윤구주의 입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어둠 속에 서 있던 윤신우는 변명하지 않고 윤구주의 날 선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그는 그저 묵묵히 그곳에 서 있었다.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그래. 난 아버지로서 자격이 없고 남편으로서는 더더욱 자격이 없어. 하지만 네 몸에 윤씨 일가의 피가 흐른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네가 나 윤신우의 아들이라는 것도 변하지 않아.”“닥쳐요!”윤구주는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 그는 아주 빠른 속도로 윤신우의 가슴팍을 공격했다.화진 제일의 문벌 윤씨 일가의 가주이자 30년 전 서울 최강자라고 불렸던 윤신우는 윤구주의 치명적인 일격을 피하지 않았다.쿵!어마어마한 힘을 지닌 손바닥이 윤신우의 가슴에 자국을 남겼다.무시무시한 기운이 사방을 뒤흔들었고 주위에 있던 십여 그루의 나무가 전부 부러졌다.그러나 윤신우는 뿌리라도 내린 듯 그 자리에 굳건히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그의 주위로 바닥이 갈라졌다.새빨간 피가 윤신우의 입가에서 뚝뚝 흘러내렸다.그의 준수한 얼굴에서는 원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괴로운 얼굴로 자신의 가슴에 공격을 날린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볼 뿐이었다.“구주야... 날 죽여서 네 마음속 응어리가 풀린다면 난 기꺼이 죽을 것이다. 콜록콜록.”윤신우는 그렇게 말한 뒤 피를 왈칵 토했다.어쩔 수 없었다.그를 공격한 건 화진에서 천하무적이라고 불렸던 윤구주이기 때문이다.그건 신급 강자도 막아내지 못하는 공격인데 윤신우는 여전히 서 있을 수 있었다.피하지도 않고 공격을 받은 윤신우의 모습을 본 윤구주는 갑자기 몸을 돌리며 어둠을 향해 말했다.“죽인다고요? 아뇨! 당신은 제 손에 죽을 자격이 없어요. 전 당신이 평생 미안함 속에서 살길 바라요!”차갑게 말한 뒤 윤구주는 끝없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형님은 신급 절정 경지라서 서울의 그 늙은 괴물들도 형님을 다치게 할 수 없는데 대체 어쩌다가 다친 거죠?”윤정석은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말했다.“젠장! 석이윤, 얘기해 봐. 대체 어떤 놈이 우리 형님을 다치게 한 거야?”윤창현은 살기등등하게 옆에 있던 신급 강자에게 물었다.석이윤이라고 불린 신급 강자는 서둘러 대답했다.“둘째 가주님, 저도 모릅니다. 제가 아는 것이라곤 가주님이 예전 부인이 묻히신 서쪽 교외 공동묘지에 갔고 그곳에서 다쳐서 왔다는 것뿐입니다.”“뭐라고? 공동묘지에 갔다 왔다고?”그 말을 들은 윤창현과 윤정석은 더 어리둥절해졌다.서쪽 교외 공동묘지가 윤신우의 원래 부인이 묻힌 곳이라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일이었다.그러나 그녀는 이미 십여 년 전 죽었다.그런데 윤신우는 왜 오늘 밤 그곳에 간 걸까?“얼른, 얼른 형님을 보러 가자!”말을 마친 뒤 두 형제는 곧바로 정전 안쪽으로 달려갔다.커다란 윤씨 일가의 정전.십여 명의 신급 강자는 양쪽에 꼿꼿이 서 있었다.그들은 윤창현, 윤정석이 들어오자 곧바로 예를 갖췄다.“둘째 가주님, 셋째 가주님을 뵙습니다!”“형님은요?”윤창현이 바로 물었다.“가주님은 지금 내전에서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한 노인이 말했다.윤창현 등 사람들은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내전 쪽으로 걸어갔다.조용한 내전 안.윤창현은 창백한 안색으로 병상 위에 누워있었다.그는 호흡이 아주 약했다.그의 앞에는 빨간색 핏자국이 가득했다.“신우 씨... 신우 씨... 깨어나 봐요! 이러지 말아요!”윤신우의 곁에 있는 중년 여성은 설희윤이었다.그녀는 눈물을 닦으면서 남자의 곁을 묵묵히 지켰다.“형님!”이때 윤창현과 윤정석이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피를 많이 흘렸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윤신우의 모습을 본 두 형제는 당황했다.“형수님, 형님은 어떻게 된 겁니까?”윤창현은 바로 물었다.설희윤은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깨어난 뒤에 직접 물어보세요.”말을 마친 뒤 설희윤은 눈물을 닦으면서
윤씨 일가의 세 형제 모두 성격이 불같았다.윤신우가 심하게 다친 모습을 본 두 사람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윤창현이 사람을 데리고 상대를 죽이러 가려고 할 때, 갑자기 문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다들 멈춰!”그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윤창현과 윤정석은 그 말을 듣고 흠칫했다.“어머니!”그들은 고개를 돌렸고 눈 한쪽이 실명된 노인을 보게 되었다. 노인은 어느샌가 내전에 와 있었다.그리고 노인의 곁에는 윤하율이 있었다.“어머니,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노인을 본 윤창현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노인은 윤창현을 차갑게 노려보면서 물었다.“내가 오지 않으면 오늘 윤씨 일가는 대책 없는 너희 둘 때문에 엉망이 됐을 거야!”“어머니, 그 빌어먹을 놈이 형님을 다치게 했는데 어떻게 복수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윤창현이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며 말했다.“누가 신우를 다치게 한 게 서울의 그 괴물들이라고 했어?”노인은 눈을 부릅떴다. 그 모습은 아주 위엄이 넘쳤다.“우리 형님은 신급 절정이에요. 이 세상에 서울의 그 괴물들을 제외하면 누가 우리 형님을 다치게 할 수 있겠어요?”윤창현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틀렸어! 신우를 다치게 한 건 그들이 아니야. 그리고 신우는 이미 10년 전 신급 절정이 되었는데 그 괴물들이 신우를 다치게 할 수 있겠어?”노인의 말을 들은 윤창현과 윤정석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어머니, 조금 전에 형님이 10년 전 신급 절정이 되었다고 하셨어요? 정말이에요?”윤정석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노인은 기운이 흐트러진 채 병상 위에 누워있는 윤신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래! 10년 전 신우는 이미 신급 절정이 될 수 있었어. 하지만 신우는 원하지 않았지. 그런데 서울의 그 늙은 괴물들이 무슨 수로 우리 아들을 다치게 해?”90세 고령에 눈 한쪽이 실명되었지만 노인은 카리스마 넘치게 말했다.“그러면 대체 누가 형님을 다치게 한 겁니까?”윤정석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눈 한쪽이 실명된 노
“막 움직이면 안 돼. 넌 심하게 다쳤어!”노인은 마음 아픈 얼굴로 윤신우를 부축해 주었다.“괜찮아요. 이 정도 상처는 견딜 수 있습니다.”윤신우는 침대 헤드에 기대면서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노인은 고집이 센 아들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말해 봐. 어쩌다 다친 거야?”노인은 윤신우에게 물었다.심하게 다친 윤신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헛소리! 이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괜찮다고?”노인이 말했다.윤신우는 웃으며 대답했다.“정말이에요. 진짜 괜찮아요.”“휴, 알겠다. 누가 널 이렇게 만들었는지.”노인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구주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 거지?”노인은 비록 눈 한쪽이 멀었지만 마음의 눈은 멀지 않았다.윤신우가 이렇게 심하게 다쳤음에도 화를 내거나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기쁜 표정을 짓는 걸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그는 틀림없이 윤구주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윤신우는 어머니가 얼마나 지혜로운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구주가 살아있다는 걸 알았어요.”“그래서 걔가 널 이렇게 만든 거니?”노인이 다시 물었다.윤신우는 부정하지 않고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들며 말했다.“그 자식 많이 컸더라고요. 실력도 저를 초월했고요.”“휴, 그 바보 같은 아이가 참 세게도 때렸구나.”노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구주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그때 너무 매정했던 탓이죠. 그래서 아직도 제가 죽도록 미운가 봐요.”윤신우는 천천히 말했다.노인이 말했다.“왜 구주에게 그때의 사정을 얘기하지 않는 거냐? 18년이다. 무려 18년이나 흘렀는데 죽을 때까지 진실을 숨길 생각이니? 그러면 구주는 널 평생 미워할 텐데?”윤신우는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바라보면서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한참 뒤에야 중얼거리면서 말했다.“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는 법이잖아요. 진실을 알게 되면 더 괴로워질 뿐이에요.”노인 또
“휴, 너희 부자 사이의 일에 난 끼어들고 싶지 않아. 난 임종 전에 소원 하나가 있다. 너희 부자가 화해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나도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아.”노인은 그렇게 말했다.윤신우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그도 이 소망을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 몰랐다.하지만 그에게 있어 그런 것들은 중요치 않았다.중요한 건 평생을 걸고 윤구주를 지키는 것뿐이었다.“됐다. 난 이만 가보마. 둘째와 셋째가 문 앞에서 널 기다리고 있다. 걔네랑 얘기 나눠.”노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방에서 나갔다.잠시 뒤 윤창현과 윤정석은 빠르게 안으로 들어왔다.두 사람은 정신을 차린 윤신우를 보고 기뻐하며 달려왔다.“형님, 드디어 깨어나셨군요! 얼른 얘기해 봐요. 대체 어떤 빌어먹을 놈이 형님을 이렇게 다치게 한 거예요?”윤창현은 성격이 가장 불같았기에 다짜고짜 물었다.윤신우는 싱긋 미소 지으며 말했다.“내 상처에 관해서는 당분간 묻지 마. 난 아주 좋은 일을 너희한테 얘기해줄 거야.”“좋은 일이요?”윤창현과 윤정석은 그 말을 듣고 당황했다.윤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그건 너희 조카가, 우리 아들이 살아있다는 거야!”‘뭐?’윤신우의 말에 윤창현과 윤정석은 모두 깜짝 놀라서 말했다.“형님, 거짓말하지 마세요! 우리 조카가 살아있다고요?”윤창현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펄쩍 뛸 것 같았다. 그는 감격에 겨운 나머지 눈시울을 붉히며 물었다.윤정석 또한 경악했다.“내가 왜 너희를 속이겠어? 우리 아들은 확실히 살아있어!”윤신우는 기뻐하며 말했다.“진짜예요? 구주왕이 살아있다고요? 하지만 10개국과 싸우다가 죽음의 바다에 빠져 죽었다고 했잖아요.”윤정석이 서둘러 물었다.윤신우가 말했다.“내 추측이 맞다면 아마도 문씨 일가에서 비열한 수단을 써서 그런 헛소문을 퍼뜨렸을 거야!”“문씨 일가요?”윤창현과 윤정석은 깜짝 놀랐다.“맞아. 10개국 간의 전쟁이 끝나고 문아름은 왕이 되었지. 난 예전부터 줄곧 이상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