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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차갑게 윤씨 일가의 현판을 본 뒤 윤구주의 시선은 천천히 윤씨 일가의 대문으로 향했다.

그는 이 대문을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어렸을 때 그는 두 돌사자 위에 타는 걸 좋아했다.

과거를 떠올린 윤구주의 안색이 점점 서늘해졌다.

몇 분간 문을 바라보던 윤구주는 몸을 움직였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윤씨 일가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이치대로라면 엄청난 부지면적을 가진 화진 제일 문벌인 윤씨 일가는 사람이 아주 많아야 했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간 윤구주는 마당이 텅 비어있는 걸 보았다.

예전에는 도우미들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아주 썰렁했다.

그러나 윤구주는 이러한 것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늘 그가 서울로 돌아온 이유는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해주기 위해서였다.

이것은 그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검은 망토로 얼굴을 가린 윤구주는 할머니가 계시는 방이 있는 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18년이 흘렀지만 윤씨 일가는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윤구주는 익숙하게 가장 뒤쪽에 있는 할머니의 거처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윤구주는 앳된 목소리가 화원 쪽에서 들리는 걸 발견했다.

“할머니, 엄마가 오늘 할머니 90세 생신이라고 했어요. 할머니, 무병장수하세요!”

화원 안에서 5, 6살쯤 되는 여자아이가 방금 딴 꽃을 나이 든 노인에게 건넸다.

눈 한쪽이 실명된 노인은 떨리는 손으로 꽃을 건네받으며 말했다.

“고마워, 하율아. 우리 하율이 정말 착하네!”

“할머니, 오늘은 할머니 생신인데 왜 케이크를 드시지 않는 거예요? 하율이는 과일 케이크를 제일 좋아해요!”

아이가 계속해 말했다.

“그래, 그래. 할머니가 잠시 뒤에 하율이를 위해 케이크를 준비해달라고 일러둘게.”

노인은 아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네!”

“하율아, 넌 놀고 있어. 할머니는 힘들어서 먼저 들어가서 쉴게. 괜찮지?”

노인은 나이가 많아서 힘든 것 같았다.

“좋아요!”

하율은 계속해 그네를 타면서 말했다.

노인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 뒤 돌아가 쉬려고 했다.

나이가 드니 노인은 다리가 잘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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