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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막 움직이면 안 돼. 넌 심하게 다쳤어!”

노인은 마음 아픈 얼굴로 윤신우를 부축해 주었다.

“괜찮아요. 이 정도 상처는 견딜 수 있습니다.”

윤신우는 침대 헤드에 기대면서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노인은 고집이 센 아들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말해 봐. 어쩌다 다친 거야?”

노인은 윤신우에게 물었다.

심하게 다친 윤신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헛소리! 이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괜찮다고?”

노인이 말했다.

윤신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이에요. 진짜 괜찮아요.”

“휴, 알겠다. 누가 널 이렇게 만들었는지.”

노인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구주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 거지?”

노인은 비록 눈 한쪽이 멀었지만 마음의 눈은 멀지 않았다.

윤신우가 이렇게 심하게 다쳤음에도 화를 내거나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기쁜 표정을 짓는 걸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틀림없이 윤구주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윤신우는 어머니가 얼마나 지혜로운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구주가 살아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걔가 널 이렇게 만든 거니?”

노인이 다시 물었다.

윤신우는 부정하지 않고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 자식 많이 컸더라고요. 실력도 저를 초월했고요.”

“휴, 그 바보 같은 아이가 참 세게도 때렸구나.”

노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구주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그때 너무 매정했던 탓이죠. 그래서 아직도 제가 죽도록 미운가 봐요.”

윤신우는 천천히 말했다.

노인이 말했다.

“왜 구주에게 그때의 사정을 얘기하지 않는 거냐? 18년이다. 무려 18년이나 흘렀는데 죽을 때까지 진실을 숨길 생각이니? 그러면 구주는 널 평생 미워할 텐데?”

윤신우는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바라보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한참 뒤에야 중얼거리면서 말했다.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는 법이잖아요. 진실을 알게 되면 더 괴로워질 뿐이에요.”

노인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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