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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당시 저와 어머니를 집안에서 내쫓을 때는 왜 제 아버지라고 하지 않은 거죠? 어머니가 과로로 쓰러졌을 때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감히 제 아버지라고 하는 거죠?”

윤구주의 입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둠 속에 서 있던 윤신우는 변명하지 않고 윤구주의 날 선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는 그저 묵묵히 그곳에 서 있었다.

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

“그래. 난 아버지로서 자격이 없고 남편으로서는 더더욱 자격이 없어. 하지만 네 몸에 윤씨 일가의 피가 흐른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네가 나 윤신우의 아들이라는 것도 변하지 않아.”

“닥쳐요!”

윤구주는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 그는 아주 빠른 속도로 윤신우의 가슴팍을 공격했다.

화진 제일의 문벌 윤씨 일가의 가주이자 30년 전 서울 최강자라고 불렸던 윤신우는 윤구주의 치명적인 일격을 피하지 않았다.

쿵!

어마어마한 힘을 지닌 손바닥이 윤신우의 가슴에 자국을 남겼다.

무시무시한 기운이 사방을 뒤흔들었고 주위에 있던 십여 그루의 나무가 전부 부러졌다.

그러나 윤신우는 뿌리라도 내린 듯 그 자리에 굳건히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

그의 주위로 바닥이 갈라졌다.

새빨간 피가 윤신우의 입가에서 뚝뚝 흘러내렸다.

그의 준수한 얼굴에서는 원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괴로운 얼굴로 자신의 가슴에 공격을 날린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볼 뿐이었다.

“구주야... 날 죽여서 네 마음속 응어리가 풀린다면 난 기꺼이 죽을 것이다. 콜록콜록.”

윤신우는 그렇게 말한 뒤 피를 왈칵 토했다.

어쩔 수 없었다.

그를 공격한 건 화진에서 천하무적이라고 불렸던 윤구주이기 때문이다.

그건 신급 강자도 막아내지 못하는 공격인데 윤신우는 여전히 서 있을 수 있었다.

피하지도 않고 공격을 받은 윤신우의 모습을 본 윤구주는 갑자기 몸을 돌리며 어둠을 향해 말했다.

“죽인다고요? 아뇨! 당신은 제 손에 죽을 자격이 없어요. 전 당신이 평생 미안함 속에서 살길 바라요!”

차갑게 말한 뒤 윤구주는 끝없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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