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가 곧 시작된다. 호스트인 주세호가 당연히 무대에 올라가 몇 마디 할 것 같았다.잠시 후, 주세호가 무대에 올라갔다. 주세호는 마이크를 잡고 웃으면서 말했다.“오늘 연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이번 연회를 빌어 우리 강남 상계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여러분에게 많은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오늘 제가 제일 존귀하고 존경스럽고 제일 고마운 왕이 될 자를 연회에 모셨습니다!”이 말이 나오자마자 장내가 떠들썩했다.특히 왕의 될 자라는 단어가 호기심을 끌었다!“몇십조의 몸 값을 가진 주세호가 이렇게 감사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누군데?”“그래! 도대체 누군데? 주천억이 왕이 될 자라고 부르는 거야?”재벌가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소채은 마저 그 사람의 정체가 궁금해졌다.“주 회장님, 그 분이 누구십니까? 한번 불러내서 저희에게도 소개해 주세요!”그러자 주세호는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죄송합니다. 저의 왕은 지금 여러분을 뵙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그리고 주세호는 샴페인 잔을 높게 들면서 말했다.“어쨌든 그는 저 주세호의 하늘이고 주세호의 땅입니다. 제가 이 한 몸 다 바쳐 평생 충성을 다 할 저의 왕입니다!”“그래서 첫 잔은 저의 왕에게 권하겠습니다!”그리고 주세호는 원샷을 하였다!당당한 강성 제일 갑부가 얼굴도 내놓기 싫어하는 ‘왕’을 위해 술을 권하는걸 보면서 재벌가들은 어리둥절해하였다!하지만 주세호는 어차피 주세호다. 그가 이렇게 충성을 할 사람은 무조건 대단한 사람일 것이라고 다들 생각했다.“흥!”“무슨 생쇼야! 왕은 또 무슨 개소리고! 주세호가 존경하는 사람이 우리 작은아버지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야?”“우리 작은아버지는 남방 창용 부대의 중령이야! 만약 창용 부대가 우리 강성의 안전을 지키지 않았더라면 주세호 네가 존재할 수도 없지!”중해 그룹 조성훈은 얼굴색이 어두워지면서 투덜거렸다.그러자 조도철도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성훈
그녀는 소채은이었다!모든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자 소채은은 몸이 떨렸다!그녀는 큰 눈을 부릅뜨고 서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소채은 씨! 어서 올라가세요!”이때 예쁜 웨이터가 소채은 곁으로 와서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말했다.“저요? 혹시 잘못 된게 아닌지……..”소채은은 순간 멍해졌다!믿을 수가 없어 다시 확인했다.“소채은 씨도 참! 오늘 우리 주 회장님의 제일 중요한 손님이십니다! 어서 가세요.”웨이터가 웃으면서 말했다.‘뭐?’‘제일 중요한 손님이라고?’소채은은 머리가 하얘졌다.세상에!‘난 오늘 그저 머릿수나 채우고 이참에 주세호랑 따지러 온 건데!’‘그런데 주세호는 왜 갑자기 나를 부를까?’‘심지어 강성 지역의 재벌 집 회장님들 앞에서?’‘그리고 뭐 선물도 준다고?’‘이건 무슨 상황이지?’“소채은 씨, 가세요! 주 회장님께서 아가씨를 기다리고 계십니다!”웨이터가 소채은을 재촉했다. 그러자 소채은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연회장의 모든 재벌집 회장님이 다 소채은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순간 혼란스러워졌다.그렇지만 요청을 받았으니 올라가야겠지?머리가 하얘졌지만 귀신에 홀린 듯 무대를 향해 걸어갔다!주위의 회장님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리고 다들 수군거렸다.“이 아가씨는 누군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그러게, 차림새를 보니 차분한 느낌이네!”“맞아!”“외모가 확실히 출중해. 절세미인이야!”무대 아래 요염한 차림으로 어떻게든 자신을 뽐내려고 했던 미녀들은 하나같이 질투가 섞인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소채은의 이름이 불리자 조성훈은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 천한 계집이 정말로 주세호의 눈에 들었어!!!”조성훈의 원망 섞인 말을 듣고 옆에 군복차림을 한 조신하가 입을 열었다.“성훈아, 저 여자를 알고 있니?”“물론입니다! 저 미친년 때문에 제가 큰 망신을 당했습니다!”뭐?조신하는 의문스러웠다.“뭔 일이니? 자세히 말해봐!”조도철이 이때 입을 열었다. “둘째는 모를 수도 있지. 저 무대 위
“오늘 저의 연회에 참석해 주신 것만으로도 우리 DH 그룹의 영광입니다!”주세호는 웃으며 소채은의 곁에 다가갔다.평범한 옷차림의 소채은은 어이가 없었다.‘이 노인네가 미쳤나? 나에게 이렇게까지 한다고?’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태연하게 말했다.“주 회장님, 안녕하세요! 저희… 모르는 사이 아닌가요?”주세호가 웃으며 말했다.“비록 모르는 사이지만 저는 이미 아가씨의 존함을 들었습니다!”“들었다니요? 누구한테서?”소채은은 의문스러웠다.“이건……미안합니다. 제가 당분간은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주세호가 말했다. 그러자 소채은은 무척 혼란스러웠다.“채은 아가씨,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오늘 밤에는 아가씨야말로 저희 DH의 가장 귀한 손님이십니다!”“초대에 응해 준 데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제가 예쁜 선물 하나 준비했습니다!”말을 마친 주세호는 웨이터를 향해 손짓했다.그러자 예쁜 웨이터가 받침대를 들고 무대 위로 올라왔다. 자신에게 내미는 선물을 보며 소채은은 그저 주세호가 미쳤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이때, 주세호가 받침대 위의 비단으로 된 천을 열자 눈부시게 빛나는 사파이어가 소채은의 눈에 들어왔다.동시에 자리에 있던 모든 재벌 집 회장님들의 시선도 사로잡았다.“어?”“저건 반년 전 국제 경매장에서 주회장님이 백억을 들여 낙찰받은 안나 황실의 블루 하트의 눈물 보석이 아닙니까?”“맞는 것 같습니다!”“세상에! 2조짜리 보석입니다. 주세호가 저걸 저 계집한테 준다고?”“저 아가씨는 도대체 누구인데?”“거야 모르죠!”모든 재벌 집 회장님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조씨 가문의 사람들도 놀란 눈치였다!조성훈과 조도철도 이 보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이 보석은 반년 전 국제 경매장의 가장 큰 화두였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주 회장님이 2조에 낙찰받았다.그런데 주세호가 오늘 밤에 이 보석을 소채은에게 준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 한 일이었다.소채은도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그녀는 지금까
주세호가 소채은에게 ‘블루 하트의 눈물’ 보석을 선물하자 재벌가들은 모두 부러워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소채은이 어떤 신분의 인물인지 몰랐다. 주세호가 이렇게 많은 돈을 써가며 선물 공세를 할 줄도 생각하지 못했다.“주세호가 미친 거 아니야? 2조가 되는 보석을 저렇게 그냥 선물한다고?””그것도 이런 여자에게?”주세호가 소채은에게 선물을 주는 것을 본 후 조신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조도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에는 질투와 미움으로 가득 찼다.하지만 그럴 수밖에.2조 가지를 자랑 하는 보석은 중해 그룹의 시가총액과 상당하다.하지만 주세호가 선물로 누군가에게 준다?조도철이 질투심에 미쳐 날뛰기 마련이다.“나쁜 년!”“딱 기다려!”조성훈은 음흉한 눈빛으로 소채은을 바라봤다.주세호가 드디어 2조짜리 보석을 소채은에게 주자 연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잔잔한 음악 소리와 함께 재벌가들은 술을 마시며 즐겁게 담화를 나누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환영을 받지 않던 소채은은 갑자기 재벌가와 빅보스들의 귀빈이 되었다.. 그들은 술잔을 들고 소채은과 친분을 쌓으려고 노력했다.“채은 아가씨, 안녕하세요! 저는 구성 부동산 대표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채은 아가씨, 저는 상인 그룹 대표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채은 아가씨, 제가 강성 그룹을 대표하여 채은 씨에게 인사를 올립니다. 앞으로 주 회장님 앞에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세요.”많은 이들이 와서 술잔을 기울이자 소채은은 어리둥절해졌다.이번 기회에 주세호랑 제대로 두 사람 사이를 정리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돌아간다?주세호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소채은에게 2조가치가 달하는 보석을 선물줬으니 이젠 연회에 참석한 재벌가들은 주세호와의 관계를 더 복잡하게 생각할 것 같았다.주세호는 재벌가!소채은은 미녀!이 둘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면 설명할수록 애매해질 것 같았다!소채은은 이런 연회 분위기를 싫어했으나 재벌가와 빅보스들이 술을 권하려 오면 억지로 웃어 넘겼다.연
조도철과 조신하가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조성훈은 음흉한 표정으로 DH 호를 쳐다봤다.“나쁜 년! 오늘 어떻게 도망가는지 한번 보자!”그리고 조성훈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DH호 크루즈.수많은 회장님은 소채은에게 둘러싸여 술을 권했다.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 그녀이지만 할 수 없이 조금 마셨다. 그러자 취기가 올라오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리가 아파졌다.“회장님들,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실례하겠습니다!”소채은은 그렇게 말하고 화장실로 갔다. 거울 속에 비친 새빨간 얼굴을 보면서 소채은은 얼른 찬물로 얼굴을 씻었다.“헐!”“더 이상 있을 수 없어. 빨리 떠나야겠어!”소채은은 혼자 중얼거렸다.“하지만, 주세호는 어떡하지? 한번 만나기 어려운 사람인데 오늘도 이 오해를 풀지 못하면 어떡하지?”“그리고... 내가 받아서는 안 될 비싼 보석을 나에게 주기까지 했고?”소채은은 블루 하트의 눈물을 바라보면서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녀는 예쁜 눈썹을 살짝 구기면서 보석을 멍하니 쳐다봤다.그리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내 것이 아닌 것은 절대 가지면 안 돼!”그리고 소채은은 보석을 다시 상자에 넣고 덮개를 덮고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다.연회 입구에 들어서니 마침 웨이터 한 분이 걸어왔다.소채은은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물었다.“죄송한데! 저를 조금만 도와줄 수 있을까요?”그 웨이터는 마침 소채은에게 사파이어를 건네주던 예쁜 아가씨였다. 소채은을 보자 그녀는 공손하게 대답했다.“채은 아가씨 말씀하세요!”소채은은 사파이어가 담긴 보석함을 웨이터에게 주면서 말했다.“이걸 다시 주 회장님에게 돌려주세요! 그리고 한마디 전해주세요. 마음은 고맙지만 저 소채은은 다른 사람이 주는 물건을 원하지 않는다고!”웨이터는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소채은은 이미 발길을 돌려 떠났다.“그리고 주 회장님에게 전해주세요. 저는 먼저 돌아갔다고!”소채은은 손을 흔들면서 멀리 사라졌다.멀어져가는 소채은의 뒷모습을 보면서 웨이터는 정신을 차
“그래도 나를 기억하나 보네!”조성훈은 음흉하게 말하면서 차에서 걸어 내려왔다.“너, 너 도대체 뭘 하려고?”소채은은 조성훈을 보자마자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뭐하긴!”“네가 감히 나를 배신해? 주세호 같은 노인네한테 들러붙었다고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오늘 제대로 걸렸어!”“너희 넷, 내려와서 이 년을 잡아!”조성훈이 말이 끝나자 남자 네 명이 소채은을 향해 걸어갔다. 놀란 소채은은 비명을 지리면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소채은의 힘으로 건장한 네 남자를 이길 수가 없었다.잠시 후.한 남자가 마취약을 손에 넣고 소채은의 입을 막았다. 그러자 소채은은 기절하였다!그들은 기절한 소채은을 차에 태웠다. 차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소채은은 조성훈에게 잡혀갔다....DH호 크루즈.윤구주는 아직도 개인 룸에 있었다. 이때 주세호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면서 말했다.“저하!”윤구주는 주세호를 보면서 덤덤하게 물었다.“밖은 어때요? 채은이는요?”“저하, 소인의 잘못입니다. 채은 씨는 먼저 가셨습니다!”주세호는 허리를 굽히며 사죄했다.“먼저 갔다고요?”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재차 확인했다.“네! 아까 웨이터가 저한테 전해줬어요. 채은 아가씨는 먼저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선물한 보석을 다시 돌려줬더라고요!”주세호는 그 보석을 다시 꺼내면서 말했다. 그리고 보석을 선물한 사건의 경과를 모두 윤구주에게 설명했다.“저하, 소인이 혹시 실수한 건가요? 그래서 채은 아가씨가 화나 신 건가요?”주세호는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아닙니다!”“오늘 충분히 잘했어요!”그러자 주세호는 어리둥절해졌다.“하지만 채은 아가씨는 기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먼저 돌아갔고요!”“아이고 우리 세호 씨!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런 보석 따위에 쉽게 마음을 줄 사람 같나요?”윤구주가 대답했다. 그러자 주세호는 순간 깨달았다.“저하 말이 맞습니다. 소인이 생각이 짧았습니다.”윤구주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기지개를 켰다.“됐어요
윤구주는 얼른 물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윤구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자네는 누구지?”“저는 걔 남자 친구예요!”윤구주가 대답했다. 남자 친구라는 단어를 들은 아저씨는 급한 어조로 말했다.“이 사람아! 왜 이제 왔어! 아까 자네 여자 친구가 어떤 사람들한테 잡혀갔더구먼!”뭐?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아저씨, 조금만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누가 그랬나요?”아저씨는 좀 전에 있었던 일들은 윤구주에게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리고 소채은이 검은색 자동차에 끌려갔다는 사실도 말했다.윤구주는 갑자기 눈빛이 매서워지면서 화가 치솟아 올랐다!그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몇 분 사이에 소채은이 누군가에게 잡혀가는 일이 생길 줄은!“아저씨, 감사합니다!”그리고 윤구주는 소채은이 끌려간 곳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윤구주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주위를 샅샅이 훑어봤다. 그러고 주위에 있던 카메라를 발견하고 주세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저하!”주세호가 전화를 받았다. 윤구주는 차갑게 말했다.“세호 씨, 교통국에 있든 모든 인맥을 동원해 몇 분 전에 여기 부두 쪽에 세웠던 검은색 차량을 조사해 줘! 빨리!”주세호는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저하! 무슨 일이 일어났어요?”“채은이가 잡혀갔어! 채은이를 잡아 간 사람들이 검은색 차를 타고 있었고!”뭐?소채은이 잡혀갔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주세호는 손까지 떨려왔다.“알겠습니다. 저하! 소인이 당장 교통국에 전화할게요!”주세호는 전화를 끊고 강변에 있던 모든 CCTV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윤구주는 눈에 살기를 품고 강변 쪽에 서 있었다.2분 뒤.주세호는 경호원들을 데리고 크루즈에서 내려왔다.“저하!!!”“찾아냈습니다!”주세호가 소리치면서 달려왔다!윤구주는 그 소리를 듣고 빠른 걸음으로 주세호 쪽으로 다가갔다.“빨리! 보여줘!”주세호는 방금 교통국에서 입수한 CCTV 영상을 윤구주에게 보여줬다. 화면에는 검은색 차에서 내려온 남자 네 명이 소채은을
윤구주가 조성훈의 주행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성훈은 아직 몰랐다.“도련님, 이 년을 데리고 어디로 갈 예정입니까?”한 대머리 남자가 싱글벙글 웃으면서 조성훈에게 물었다.“로얄 호텔로 가자!”그리고 조성훈은 음흉한 눈빛으로 마취약에 취해 기절해 있는 소채은을 보면서 말했다.“이 년아! 오늘 밤 내가 어떻게 너를 가지고 놀지 기대해!”“개코야! 준비하라는 약은 어떻게 됐어?”개코라고 불리는 한 대머리 남자가 검은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벌써 다 준비했지요! 자! 도련님.”개코는 말하면서 빨간 알약 한 병을 조성훈에서 건넸다. 알약을 받은 조성훈은 음흉한 눈빛으로 기절해 있는 소채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계집애. 오늘 밤에 차리라 죽여달라고 빌게 만들겠어!”“개코야, 오늘 밤 내가 얘를 가지고 놀고 난 다음 너희가 알아서 처리해! 죽이지만 않으면 돼! 그리고 카메라로 사진 찍는 거 잊지 말고!”개코는 그 말을 듣자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도련님!”그렇게 그들은 소채은을 데리고 로얄 호텔로 왔다.로얄 호텔 23층.그들은 기절한 소채은을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침대 옆에는 촬영을 돕는 기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때 조성훈은 같이 온 세명더러 문 앞에서 지키라고 명령했다.조성훈은 음흉한 시선으로 의식을 잃은 소채은을 쳐다봤다.“나쁜 년!”“나를 배신해?”“감히 사람들 앞에서 나를 망신시켜? 오늘 밤 너를 패가망신 시키지 않으면 내 성을 고치겠어!”그리고 조성훈은 모든 카메라를 켰다. 카메라 네 대가 모두 침대에 쓰러져 있는 소채은을 겨누고 있었다.모든 준비가 끝난 후 조성훈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빨간 알약을 꺼냈다.이 빨간 알약은 동남아에서 특별히 유행하는 알약이라고 한다! 한 알만 먹으면 온 저녁의 스태미나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조성훈은 알약을 꺼내 들고 샴페인 한 잔을 붓더니 알약을 샴페인에 넣고 한입에 원샷 했다!그리고 조성훈을 샤워하러 갔다!오늘 밤에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 조성훈은
현지욱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꼬맹이가 차갑게 말했다.“말이 많구나! 어서 덤벼!”꼬맹이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하하! 죽는 게 소원이라면 싶다면 그리 해주마!”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남자도 여자도 아닌 현지욱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꼬맹이를 가리키자, 주위의 공기가 갑자기 윙윙 소리를 내며 손가락 끝에 몰려들었다.그리고 붉은 빛줄기가 손가락 끝에서 뿜어져 나오더니 꼬맹이를 향해 날아갔다.현지욱이 공격을 개시했다.자운각의 수련은 기괴하고 비범하여 현지욱은 손형재보다 훨씬 강했다.무시무시한 빛줄기가 자신에게 향하고 있음에도 꼬맹이는 피하지 않고 들고 있던 검을 휘둘렀다.백색의 검기와 하나가 된 꼬맹이의 유용검이 붉은 빛줄기에 닿자, ‘쾅’하는 굉음과 함께 빛줄기는 꼬맹이의 검에 의해 두 조각이 났다.“뭐야? 절정에 입문한 지가 얼마 되지도 않는 네가 내 공격을 막아내다니! 이 점은 가히 칭찬해 줄 만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네가 애송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어.”현지욱이 매섭게 웃으며 손가락을 들어 올리자, 적색의 부적이 머리 위에서 맴돌았다.이윽고 피 비린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혈연금혼!”현지욱이 괴성을 지르자, 온 하늘이 붉은색으로 물들었다.기이한 것은 허공에 떠 있던 적색 부적에서 팔뚝 굵기의 쇠사슬이 나오기 시작했다.굉음을 내뿜으며 작은 꼬맹이를 향해 날아가던 이 쇠사슬들은 마치 독사처럼 그의 몸을 휘감으려 했다.이 무시무시한 공격에도 꼬맹이는 얼음같이 차가운 표정을 한 채 재빨리 공중으로 솟아올랐다.그러고는 손에 쥐고 있던 유용검을 휘두르자, 눈 깜짝할 사이에 36개의 검망이 나타나더니 쇠사슬을 향해 날아갔다.펑펑 소리가 나며 쇠사슬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충격적인 장면에 주변 사람들은 넋을 잃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이제 막 절정에 발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꼬맹이가 자운각의 현지욱과 대등한 싸움을 펼칠 줄을 사람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이 작은 녀석이 이리 강하다고? 현지욱의 혈연지위를 막아내다니!”
“현문, 자운각, 이렇게 대단한 종문들이 모습을 드러내다니!”자운각의 사람들을 바라보던 민규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저 사람들도 우리 구주왕을 죽이러 온 것일까요?”천현수가 걱정스럽게 물었다.“모르겠어. 하지만, 이 종문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아 한바탕 피바람이 불 게 뻔해.”민규현의 말대로 지금까지 화진 무도의 최고 영광을 대표했던 6대종문의 두목들이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었다.하지만 6대종문 중의 4개의 종문이 모습을 드러냈다.이 소식이 세간에 퍼진다면 피바람이 불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도 천현수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이들이 모습을 드러낸 이유였다.‘구주왕을 죽이려 온 것일까?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꼬맹이만으로 이들과 상대하기 벅찰 텐데. 꼬맹이가 비록 강하다고는 하나 2개의 종문을 상대해야 하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야.’강한 절정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던 자운각 사람들을 향해 현문의 손형재가 큰 소리로 물었다.“지욱아, 너희 자운각이 이곳까지 온 연유가 무엇이냐?”그러자 현지욱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손 도자,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이곳은 화진의 영토니, 우리 자운각이 어디를 가든 현문 도자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 않나. 보고라도 하고 와야 했단 말이야?”그 말에 다소 위축된 손형재는 억지로 화를 참으며 말했다.“어찌 됐든 너희 자운각과 우리 현문은 모두 6대종문이야. 6대종문의 회의를 위해서라도 난 너희들과 다투고 싶지 않아. 한 가지만 말할게. 난 오늘 구주의 모가지를 따러 왔으니 내 앞을 가로막는 자가 있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손형재의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현지욱은 깔깔대며 웃기 시작했다.“왜 웃어?”손형재가 분노 가득 찬 눈빛으로 웃고 있는 현지욱을 쏘아보았다.남자도 여자도 아닌 치장을 한 현지욱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막 절정에 입문한 애송이도 못 이기면서 명성이 자자한 구주왕의 모가지를 따겠다고?”“닥치지 못할까!”현지욱의 말에 손형재는 격노했다.“난 사실을 말했을
“사형만천!”펑!광포한 검은 기가 흑사검에서 나오기 시작하더니 팔뚝 굵기의 검은 뱀으로 변해남궁서준을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꼬맹이는 무서워하지 않았다.하늘과 땅이 흔들리는 가운데 7개의 검망이 6마리의 검은 뱀과 뒤엉키자, 검은 뱀은 순식간에 한 줌의 재로 변했다.그리고 그중 한 개의 검망이 손형재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고 있었다.그 속도가 너무 빨라 현문 도자는 미처 피하지 못했다.자신에게 날아오는 검망을 바라보던 손형재의 얼굴은 순식간에 파랗게 질렸다.이제 겨우 14, 15살의 어린 녀석에게 패배할 줄을 현문 도자인 손형재는 꿈에도 몰랐다.손형재의 목이 날아오는 검에 의해 떨어져 나가려던 순간, 분노의 외침이 들려왔다.“애송이 따위가 겁도 없구나! 감히 우리 도자를 해치려 들어?”갑자기 커다란 검은 손이 허공을 가로지르며 나타나 날아오던 검망을 막았다.현문 장로인 구진철이 나섰다.쾅!검망이 큰 손에 의해 막히긴 했으나 ‘쓱’하는 소리와 함께 손형재의 얼굴이 날카로운 검기에 의해 베어졌다.얼굴에 묻은 뜨거운 피를 만져보던 손형재는 이 순간 너무 화가 나 미쳐버릴 것 같았다.“이 자식이 감히 내 얼굴에 흠집을 내? 오냐. 죽여주마.”이 현문 도자가 포효하자, 갑자기 어디선가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맑은 하늘이 순식간에 흐려지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까르륵, 까르륵!괴상한 웃음소리와 음산한 바람이 어우러지니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돌았다.“현문 도자가 이 정도밖에 안 되냐? 절정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꼬맹이조차도 상대하지 못하다니! 현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겠구나.”남자의 목소리도, 여자의 목소리도 아닌 날카롭고 비정상적인 목소리여서 듣는 것만으로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누구야?”자신을 비웃는 목소리가 들리자,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있던 손형재는 화가 치밀어 올라 쌍불을 켜고 주위를 둘러보았다.음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보라색 옷을 입은 한 무리의 이상하게 생긴 사람들이 시야에 들어왔다.그들 두목의
꼬맹이의 검법은 위압적이고 거칠었다.검빛이 나타나더니 검의 기운을 내뿜으며 손형재를 향해 날아가자, 손형재는 깜짝 놀랐다.이 꼬맹이가 절정에 발을 들였다는 것을 손형재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거칠게 나올 줄은 몰랐다.그가 두 손으로 결계를 만들자, 주위의 검은 기운이 순식간에 두 개의 큰 주먹으로 변하면서 꼬맹이를 향해 날아갔다.“하루 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손형재는 진정한 오악 절정이었다.하늘이 내린 현문의 천재였던 그는 지위나 재능이 높아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그런 그가 이제 막 절정에 발을 들인 애송이에게 이런 말을 들었으니, 수모를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주먹으로 변한 검은 기운이 꼬맹이에게 날아오는 순간, 꼬맹이는 들고 있던 칼을 휘둘렀다.그러자 밝은 달 모양의 검망이 주먹과 부딪쳤다.쾅!주먹이 산산조각 나며 폭발을 일으켰다.“형재 씨! 이 검법이 위험해요! 조심하세요!”손형재의 옆에 있던 구진철이 안색이 어두워진 채 남궁서준의 절세 검법을 바라보며 소리 질렀다.‘이제 막 절정에 발을 들여놓은 애송이가 오악 절정인 내게 치욕을 안겨주다니!’남궁서준의 검법에 밀리고 있던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바로 손바닥을 폈다.그러자 손바닥에서 뱀 모양의 장검이 나오기 시작했다.절정에 몸을 담근 사람들이 기를 여러 형태로 변환하는 것에 익숙하다지만 이 뱀 모양의 장검은 다름 아닌 현문의 가장 큰 보물인 흑사검이었다.이것은 역대 도자들이 지니고 있던 검이었다.흑사검이 나타남과 동시에 손형재의 기운이 치솟더니 검은 검빛은 순식간에 꼬맹이의 검망과 얽혀버렸다.쾅! 쾅! 쾅!하늘 위에는 검은색과 흰색의 검이 부딪히고 있었다.“젠장, 저 작은 녀석의 정체가 대체 뭐죠? 어떻게 감히 우리 도자님과 대등한 싸움을 펼칠 수 있단 말인가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현문의 한 제자가 입을 열었다.“그러게 말이에요! 저 작은 녀석이 이제 막 절정에 발을 들였다고 하던데.”“혹시 저 애송이가 명성이 자자한 구
“한마디만 할게. 구주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다 죽은 목숨이야.”민규현은 물론 천현수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손형재의 안중에 없었다.“네가 감히 우리 저하의 목숨을 노려?”민규현의 포효와 함께 호마가 뿜어져 나오더니 뒤에 있던 청색 호영이 순식간에 2배로 커졌다.그가 두 손을 휘두르자, 호영이 현문 도자를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민규현의 공격에 현문 도자는 차갑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무모하군.”현문 도자가 또 앞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내딛자, 이번에는 온몸의 검은 현기가 주먹으로 변하더니 호영을 향해 날아갔다.쾅!큰 굉음이 나더니 민규현이 발사한 호영은 손형재의 검은 현기에 순식간에 뚫리고 말았다.민규현은 또 피를 토했다.그가 비록 삼중천이라고는 하지만 현문 천재인 이 도자와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컸다.“이래도 구주의 행방을 말 안 할 거야? 그렇다면 나를 탓하지 마! 죽어!”사실 이 현문 도자는 애초부터 이들을 죽일 생각이었다.그가 ‘죽어’라는 말을 내뱉자, 대검으로 변한 검은 현기가 허공을 가르며 민규현과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날아갔다.그들을 모두 죽이려는 듯 보였다.일촉즉발의 순간에 갑자기 윙윙거리는 소리가 장원 안에서 들려왔다.무서운 소리가 들려오자, 현문 도자는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장원 안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갑자기 하늘에서 한줄기의 검빛이 내려오더니 무서운 살기를 내뿜으며 손형재를 향해 날아왔다.어찌나 빨랐으면 맨눈으로 포착할 수 없을 정도였다.“형재 씨! 조심하세요!”손형재의 뒤에 있던 현문의 장로 구진철이 무시무시한 검빛의 위력을 감지하고는 소리를 질러댔다.손형재도 이 기세에 눌려 방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민규현을 찌르려던 검을 재빨리 되돌려 그 검빛으로 방향을 트는 수밖에 없었다.쾅!두 개의 검이 부딪치며 귀청을 찢는 듯한 굉음을 냈다.그 소리와 함께 검의 기세에 눌린 현문 도자는 몇 발짝 뒷걸음질 치다가 겨우 중심을 잡고 멈춰 섰다.“빌어먹을! 감히 이 도자에게 칼을 겨누다
자신의 강한 기운만 믿고 있던 손형재는 누구도 안중에 없었다.“이 사람들은 누군데 작은 주인님을 해하려 하는 것일까요?”철영이 주먹을 불끈 쥐며 묻자, 천현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아 호락호락한 놈들은 아닌 것 같아요.”천현수의 말을 듣고 있던 철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쾅!바로 그 순간, 우레와 같은 폭발음과 함께 맨손으로 덤볐던 절정이 민규현의 호마권에 맞고 비명을 지르며 피를 토했다.그의 몸이 뒤로 젖혀지더니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칼을 사용하던 절정도 버티기 힘들어하긴 마찬가지였다.이 절정은 검을 휘두르는 검술만 쓰다 보니 온몸에 호마의 기운이 가득한 민규현의 상대가 전혀 되지 못했다.그의 허점이 드러나는 순간, 민규현은 재빨리 손바닥으로 그의 가슴을 세게 쳤다.이 절정도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며 뒷걸음질 쳤다.두 절정이 민규현의 상대가 전혀 아닌 것을 확인한 변만산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함께 덤벼서 저 자들을 죽여버리자.”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주위에 있던 3명의 절정이 공격 태세를 갖췄다.번개 같은 힘을 가진 변만산이 긴 창으로 허공을 가로지르며 민규현을 향해 달려갔지만,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민규현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오히려 그의 뒤에 있던 호영이 점점 더 난폭해지기 시작했다.절정에 발을 들인 후부터 그의 호마는 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호영이 울부짖는 소리와‘펑펑’하는 소리가 나며 민규현은 6명의 절정과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그러던 중, 이들의 싸움을 한참 지켜보고 있던 현문 도자가 불쑥 입을 열었다.“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들! 삼중천 절정조차도 못 이기면 어떡해? 그야말로 세가의 수치야!”이 현문 도자는 말을 마치자마자 힘차게 한 발짝 내디뎠다.쿵쿵!땅이 심하게 흔들리며 검은 현기가 이 도자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손형재가 손을 들어 올리자, 먹물 같은 검은 현기가 순식간에 검은 대검으로 변하더니 무지개처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민규현을 향해 날
두 사람이 괜찮다는 말을 듣고서야 민규현은 고개 들어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세가 절정과 현문 도자를 쏘아보았다.이때 장원 안에 있던 천현수, 철영, 은설아도 함께 밖으로 뛰쳐나왔다.입가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재이와 용민을 보더니 그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너희들은 누구야? 어디서 감히 행패야?”건장한 체격을 가진 민규현이 호마 기운을 뿜어내며 소리쳤다.뒤에 있던 위압적인 호랑이 그림자는 그를 더욱 난폭해 보이게 만들었다.“암부 3대 지휘자인 호존의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어. 이렇게 만날 줄이야!”이때 세가 쪽에서는 변씨 성의 노인이 나섰다.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민규현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 노인을 흘끗 쳐다봤다.“너도 세가 출신이냐?”“지휘사라 그런지 보는 안목이 있네. 난 서남 세가인 변만산이야.”상대방이 세가 출신이라는 말에 민규현의 얼굴이 싸늘해졌다.민규현의 뒤에 있던 천현수와 은설아도 마찬가지로 안색이 어두워졌다.노룡산 전투 이후 제자백가의 그 누구도 감히 행패 부릴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서남 세가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이 변씨 성을 가진 절정이 제자백가가 아닌 다른 세가 출신이 분명했다.“빌어먹을! 서남 세가마저 구주왕을 찾으러 왔다고?”민규현이 직설적으로 말하자, 변만산이 웃었다.“민 지휘사의 말이 맞아. 구주왕이 문벌과 세가에 진 빚을 내가 갚아주러 왔어.”“너희 같은 오합지졸들이 구주왕을 상대하겠다고?”민규현이 거칠게 소리쳤다.“당연하지. 하지만 우리는 구주왕에게 복수하러 왔을 뿐 암부와 척지고 싶지 않거든. 그러니 구주왕을 어서 나오라 해.”변만산이 말했다.“하하하!”민규현은 갑자기 크게 웃었다.“쓰레기 같은 놈들이 망발을 잘도 지껄여대는구나.”그의 뒤에 떠 있던 청색 호영이 울부짖자, 민규현의 온몸에서 호마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민 지휘사가 기어코 막겠다면 어쩔 수 없지.”변만산이 눈빛이 차가워졌다.“죽여버려!”그의 말에 아까부터 벼르고 있던 2명의 절정이 나섰다.이들 6명의 절
“빌어먹을! 절정이라니!”용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재이의 얼굴에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당신들 누구야? 어딜 감히 침범해?”용민이 용기 내어 입을 열었다.“우리는 구주왕을 찾고 있으니 싸우기 싫으면 썩 비켜! 그러지 않으면 죽음을 각오해야 할 것이야.”손형재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뭐라? 작은 주인님을 찾는다고?”용민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손형재와 그의 뒤에 있는 절정들을 쏘아보았다.“잘못 찾아왔네. 작은 주인님은 이곳에 없어.”용민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손형재의 뒤에 있던 1명의 세가 절정이 코웃음을 쳤다.“말이 많구나!”이 절정은 말하자마자 번개처럼 빠르게 용민을 향해 달려갔다.용민은 비록 실력이 있다고는 하나 신급 수준에 불과했다.이 세가 절정의 공격에 그는 황급히 두 손바닥을 모으더니 온몸의 힘을 손에 집중시킨 후 절정을 향해 공격했다.하지만 그가 손바닥으로 절정을 치려는 순간 그 절정도 손바닥을 내밀며 맞받아쳤다.펑!두 손바닥이 마주치자, 용민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피를 토하며 뒤로 십여 미터 튕겨 나갔다.그리고 땅에는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용민 씨! 괜찮나요?”튕겨 나간 용민이를 본 재이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난… 난 괜찮으니 어서 규현에게 가서 이 상황을 알려.”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용민은 바닥에서 일어났다.“곧 황천길로 갈 텐데 뭔 발악이야?”독수리 눈을 가진 세가 절정이 말을 내뱉자마자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2개의 장영을 발산하며 용민에게 일격을 가하려고 했다.그 모습을 본 재이가 장영을 막으려고 긴 채찍을 휘두르며 달려갔다.“제 주제를 모르나 보네.”장영이 재이가 들고 있던 긴 채찍을 휘감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펑’하는 소리와 함께 재이 역시도 절정의 힘에 밀려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죽여주마.”독수리 눈을 가진 이 세가 절정은 극악무도하기 짝이 없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재이와 용민이에게 상처를 입힌 것도 모자라 살기 어린 눈빛으로 두 사람에게 일격 가할 준비를 하고 있
문아름의 설득에 손형재는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그러면 아름 씨의 청을 받아들여 이 자들을 데려가도록 할게요.”손형재의 말에 얼굴에 미소가 번진 문아름은 6명의 절정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어서 도자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려.”“도자님, 감사합니다.”말을 마친 6명의 세가 절정은 손형재의 뒤에 다가갔다.“구주야, 네가 이번에 어떻게 죽는지 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볼 거야.”손형재는 눈빛에는 살의가 가득했다.문아름이 떠나자, 현문의 장로인 구진철이 다급히 물었다“형재 씨, 정말로 저 화진의 구주왕을 죽일 생각인가요?”“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손형재가 말했다.“형재 씨의 생각이 짧은 것 같아서요. 문씨 세가의 목적은 오직 형재 씨를 이용하려는 것이에요. 그리고 다른 종문이 아직 나서지 않고 있는 마당에 우리 현문만 나서는 것이 이 늙은이는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드네요.”구진철이 계속해서 충고했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말을 손형재는 전혀 듣지 않았다.“구 장로님이 지나친 걱정을 하는 것 같아요. 3대 서열 중의 1순위인 우리 현문이 하찮은 구주왕조차도 없애지 못한다면 어찌 종문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단 말입니까?”“도자님…”구진철이 또다시 그를 설득하려 하였으나 손형재의 얼굴에는 이미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다.“그만하세요. 저는 이리 하기로 정했으니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마세요. 장로님이 저와 함께하기 싫다면 산으로 돌아가든지.”말을 마친 후, 손형재는 구진철을 무시하고 밖으로 향해 걸어갔다.제멋대로 행동하는 손형재를 보며 구진철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서울의 외곽.정태웅이 공수이를 데리고 떠난 후, 장원에는 용민, 철영, 재이, 그리고 은설아, 민규현, 천현수 등이 남았다.장원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용민이 재이에게 말했다.“재이야, 작은 주인님의 소식은 아직 없는 거냐?”그의 입에서 나온 작은 주인님이란 윤구주를 말하는 것이었다.윤신우가 손수 키웠던 3명 사사의 목숨이 윤신우가 준 것이니 윤구주에게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