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채은이 화를 내고 있을때 요트 한 척이 DH 호를 향해 다가왔다.요트 안에는 강성 제일 갑부와 윤구주가 앉아있었다.“저하! 도착했습니다!”주세호는 말하면서 DH호 크루즈에 있는 경호원들에게 신호를 줬다. 그러자 경호원들은 곧바로 특수 통로를 열었다. 요트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DH호 선채 내부로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세호와 윤구주는 경호원의 경비 아래 특수 통로에 도착했다.“저하!”“죄송합니다. 오늘 참가 인원이 모두 결정이 났습니다만 창용 부대 박 장군님은 오시질 못하고 중령님 한 분을 대표로 보냈습니다!”윤구주는 덤덤하게 대답했다.“그래.”윤구주은 박창용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와 같은 군대에 살고 군대에 죽는 자가 어떻게 이런 셀럽 연회에 참석할 수 있을까?그리고 윤구주는 주세호를 따라 5층에 도착했다.이런 연회를 싫어하는 윤구주는 개인 방에 있겠다고 했다. 주세호도 이해가 되는 듯 말했다.“그럼 제가 남아서 저하를 모시겠습니다.”윤구주는 손을 저으면서 대답했다.“그러지 마세요. 얼른 가서 손님들을 접대하세요! 소채은을 챙겨주는걸 잊지 않으면 됩니다!”주세호는 그 말을 듣자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하. 제가 꼭 채은 아가씨를 잘 모시겠습니다.”“그래요. 어서 가세요!’그렇게 주세호는 그곳을 떠나 연회장 로비로 왔다. 윤구주는 술잔을 들고 유리창 앞으로 걸어가 먼 곳을 바라봤다.커다란 연회장 안.재벌가 셀럽들은 모두 술잔을 들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구석에 있는 소채은만 이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못했다. 만약 소채은이 이쁘지 않았더라면 경호원들은 그녀를 파티에 혼입한 사람으로 착각했을 것이다!“빌어먹을 놈!”“이 주 씨 영감은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거야! 지금 몇 신데?”소채은은 시계를 보며 중얼거렸다.이때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주 회장님이 왔습니다!”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주세호가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통로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역시 강성 제
연회가 곧 시작된다. 호스트인 주세호가 당연히 무대에 올라가 몇 마디 할 것 같았다.잠시 후, 주세호가 무대에 올라갔다. 주세호는 마이크를 잡고 웃으면서 말했다.“오늘 연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이번 연회를 빌어 우리 강남 상계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여러분에게 많은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오늘 제가 제일 존귀하고 존경스럽고 제일 고마운 왕이 될 자를 연회에 모셨습니다!”이 말이 나오자마자 장내가 떠들썩했다.특히 왕의 될 자라는 단어가 호기심을 끌었다!“몇십조의 몸 값을 가진 주세호가 이렇게 감사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누군데?”“그래! 도대체 누군데? 주천억이 왕이 될 자라고 부르는 거야?”재벌가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소채은 마저 그 사람의 정체가 궁금해졌다.“주 회장님, 그 분이 누구십니까? 한번 불러내서 저희에게도 소개해 주세요!”그러자 주세호는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죄송합니다. 저의 왕은 지금 여러분을 뵙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그리고 주세호는 샴페인 잔을 높게 들면서 말했다.“어쨌든 그는 저 주세호의 하늘이고 주세호의 땅입니다. 제가 이 한 몸 다 바쳐 평생 충성을 다 할 저의 왕입니다!”“그래서 첫 잔은 저의 왕에게 권하겠습니다!”그리고 주세호는 원샷을 하였다!당당한 강성 제일 갑부가 얼굴도 내놓기 싫어하는 ‘왕’을 위해 술을 권하는걸 보면서 재벌가들은 어리둥절해하였다!하지만 주세호는 어차피 주세호다. 그가 이렇게 충성을 할 사람은 무조건 대단한 사람일 것이라고 다들 생각했다.“흥!”“무슨 생쇼야! 왕은 또 무슨 개소리고! 주세호가 존경하는 사람이 우리 작은아버지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야?”“우리 작은아버지는 남방 창용 부대의 중령이야! 만약 창용 부대가 우리 강성의 안전을 지키지 않았더라면 주세호 네가 존재할 수도 없지!”중해 그룹 조성훈은 얼굴색이 어두워지면서 투덜거렸다.그러자 조도철도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성훈
그녀는 소채은이었다!모든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자 소채은은 몸이 떨렸다!그녀는 큰 눈을 부릅뜨고 서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소채은 씨! 어서 올라가세요!”이때 예쁜 웨이터가 소채은 곁으로 와서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말했다.“저요? 혹시 잘못 된게 아닌지……..”소채은은 순간 멍해졌다!믿을 수가 없어 다시 확인했다.“소채은 씨도 참! 오늘 우리 주 회장님의 제일 중요한 손님이십니다! 어서 가세요.”웨이터가 웃으면서 말했다.‘뭐?’‘제일 중요한 손님이라고?’소채은은 머리가 하얘졌다.세상에!‘난 오늘 그저 머릿수나 채우고 이참에 주세호랑 따지러 온 건데!’‘그런데 주세호는 왜 갑자기 나를 부를까?’‘심지어 강성 지역의 재벌 집 회장님들 앞에서?’‘그리고 뭐 선물도 준다고?’‘이건 무슨 상황이지?’“소채은 씨, 가세요! 주 회장님께서 아가씨를 기다리고 계십니다!”웨이터가 소채은을 재촉했다. 그러자 소채은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연회장의 모든 재벌집 회장님이 다 소채은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순간 혼란스러워졌다.그렇지만 요청을 받았으니 올라가야겠지?머리가 하얘졌지만 귀신에 홀린 듯 무대를 향해 걸어갔다!주위의 회장님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리고 다들 수군거렸다.“이 아가씨는 누군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그러게, 차림새를 보니 차분한 느낌이네!”“맞아!”“외모가 확실히 출중해. 절세미인이야!”무대 아래 요염한 차림으로 어떻게든 자신을 뽐내려고 했던 미녀들은 하나같이 질투가 섞인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소채은의 이름이 불리자 조성훈은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 천한 계집이 정말로 주세호의 눈에 들었어!!!”조성훈의 원망 섞인 말을 듣고 옆에 군복차림을 한 조신하가 입을 열었다.“성훈아, 저 여자를 알고 있니?”“물론입니다! 저 미친년 때문에 제가 큰 망신을 당했습니다!”뭐?조신하는 의문스러웠다.“뭔 일이니? 자세히 말해봐!”조도철이 이때 입을 열었다. “둘째는 모를 수도 있지. 저 무대 위
“오늘 저의 연회에 참석해 주신 것만으로도 우리 DH 그룹의 영광입니다!”주세호는 웃으며 소채은의 곁에 다가갔다.평범한 옷차림의 소채은은 어이가 없었다.‘이 노인네가 미쳤나? 나에게 이렇게까지 한다고?’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태연하게 말했다.“주 회장님, 안녕하세요! 저희… 모르는 사이 아닌가요?”주세호가 웃으며 말했다.“비록 모르는 사이지만 저는 이미 아가씨의 존함을 들었습니다!”“들었다니요? 누구한테서?”소채은은 의문스러웠다.“이건……미안합니다. 제가 당분간은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주세호가 말했다. 그러자 소채은은 무척 혼란스러웠다.“채은 아가씨,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오늘 밤에는 아가씨야말로 저희 DH의 가장 귀한 손님이십니다!”“초대에 응해 준 데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제가 예쁜 선물 하나 준비했습니다!”말을 마친 주세호는 웨이터를 향해 손짓했다.그러자 예쁜 웨이터가 받침대를 들고 무대 위로 올라왔다. 자신에게 내미는 선물을 보며 소채은은 그저 주세호가 미쳤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이때, 주세호가 받침대 위의 비단으로 된 천을 열자 눈부시게 빛나는 사파이어가 소채은의 눈에 들어왔다.동시에 자리에 있던 모든 재벌 집 회장님들의 시선도 사로잡았다.“어?”“저건 반년 전 국제 경매장에서 주회장님이 백억을 들여 낙찰받은 안나 황실의 블루 하트의 눈물 보석이 아닙니까?”“맞는 것 같습니다!”“세상에! 2조짜리 보석입니다. 주세호가 저걸 저 계집한테 준다고?”“저 아가씨는 도대체 누구인데?”“거야 모르죠!”모든 재벌 집 회장님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조씨 가문의 사람들도 놀란 눈치였다!조성훈과 조도철도 이 보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이 보석은 반년 전 국제 경매장의 가장 큰 화두였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주 회장님이 2조에 낙찰받았다.그런데 주세호가 오늘 밤에 이 보석을 소채은에게 준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 한 일이었다.소채은도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그녀는 지금까
주세호가 소채은에게 ‘블루 하트의 눈물’ 보석을 선물하자 재벌가들은 모두 부러워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소채은이 어떤 신분의 인물인지 몰랐다. 주세호가 이렇게 많은 돈을 써가며 선물 공세를 할 줄도 생각하지 못했다.“주세호가 미친 거 아니야? 2조가 되는 보석을 저렇게 그냥 선물한다고?””그것도 이런 여자에게?”주세호가 소채은에게 선물을 주는 것을 본 후 조신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조도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에는 질투와 미움으로 가득 찼다.하지만 그럴 수밖에.2조 가지를 자랑 하는 보석은 중해 그룹의 시가총액과 상당하다.하지만 주세호가 선물로 누군가에게 준다?조도철이 질투심에 미쳐 날뛰기 마련이다.“나쁜 년!”“딱 기다려!”조성훈은 음흉한 눈빛으로 소채은을 바라봤다.주세호가 드디어 2조짜리 보석을 소채은에게 주자 연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잔잔한 음악 소리와 함께 재벌가들은 술을 마시며 즐겁게 담화를 나누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환영을 받지 않던 소채은은 갑자기 재벌가와 빅보스들의 귀빈이 되었다.. 그들은 술잔을 들고 소채은과 친분을 쌓으려고 노력했다.“채은 아가씨, 안녕하세요! 저는 구성 부동산 대표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채은 아가씨, 저는 상인 그룹 대표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채은 아가씨, 제가 강성 그룹을 대표하여 채은 씨에게 인사를 올립니다. 앞으로 주 회장님 앞에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세요.”많은 이들이 와서 술잔을 기울이자 소채은은 어리둥절해졌다.이번 기회에 주세호랑 제대로 두 사람 사이를 정리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돌아간다?주세호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소채은에게 2조가치가 달하는 보석을 선물줬으니 이젠 연회에 참석한 재벌가들은 주세호와의 관계를 더 복잡하게 생각할 것 같았다.주세호는 재벌가!소채은은 미녀!이 둘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면 설명할수록 애매해질 것 같았다!소채은은 이런 연회 분위기를 싫어했으나 재벌가와 빅보스들이 술을 권하려 오면 억지로 웃어 넘겼다.연
조도철과 조신하가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조성훈은 음흉한 표정으로 DH 호를 쳐다봤다.“나쁜 년! 오늘 어떻게 도망가는지 한번 보자!”그리고 조성훈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DH호 크루즈.수많은 회장님은 소채은에게 둘러싸여 술을 권했다.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 그녀이지만 할 수 없이 조금 마셨다. 그러자 취기가 올라오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리가 아파졌다.“회장님들,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실례하겠습니다!”소채은은 그렇게 말하고 화장실로 갔다. 거울 속에 비친 새빨간 얼굴을 보면서 소채은은 얼른 찬물로 얼굴을 씻었다.“헐!”“더 이상 있을 수 없어. 빨리 떠나야겠어!”소채은은 혼자 중얼거렸다.“하지만, 주세호는 어떡하지? 한번 만나기 어려운 사람인데 오늘도 이 오해를 풀지 못하면 어떡하지?”“그리고... 내가 받아서는 안 될 비싼 보석을 나에게 주기까지 했고?”소채은은 블루 하트의 눈물을 바라보면서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녀는 예쁜 눈썹을 살짝 구기면서 보석을 멍하니 쳐다봤다.그리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내 것이 아닌 것은 절대 가지면 안 돼!”그리고 소채은은 보석을 다시 상자에 넣고 덮개를 덮고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다.연회 입구에 들어서니 마침 웨이터 한 분이 걸어왔다.소채은은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물었다.“죄송한데! 저를 조금만 도와줄 수 있을까요?”그 웨이터는 마침 소채은에게 사파이어를 건네주던 예쁜 아가씨였다. 소채은을 보자 그녀는 공손하게 대답했다.“채은 아가씨 말씀하세요!”소채은은 사파이어가 담긴 보석함을 웨이터에게 주면서 말했다.“이걸 다시 주 회장님에게 돌려주세요! 그리고 한마디 전해주세요. 마음은 고맙지만 저 소채은은 다른 사람이 주는 물건을 원하지 않는다고!”웨이터는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소채은은 이미 발길을 돌려 떠났다.“그리고 주 회장님에게 전해주세요. 저는 먼저 돌아갔다고!”소채은은 손을 흔들면서 멀리 사라졌다.멀어져가는 소채은의 뒷모습을 보면서 웨이터는 정신을 차
“그래도 나를 기억하나 보네!”조성훈은 음흉하게 말하면서 차에서 걸어 내려왔다.“너, 너 도대체 뭘 하려고?”소채은은 조성훈을 보자마자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뭐하긴!”“네가 감히 나를 배신해? 주세호 같은 노인네한테 들러붙었다고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오늘 제대로 걸렸어!”“너희 넷, 내려와서 이 년을 잡아!”조성훈이 말이 끝나자 남자 네 명이 소채은을 향해 걸어갔다. 놀란 소채은은 비명을 지리면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소채은의 힘으로 건장한 네 남자를 이길 수가 없었다.잠시 후.한 남자가 마취약을 손에 넣고 소채은의 입을 막았다. 그러자 소채은은 기절하였다!그들은 기절한 소채은을 차에 태웠다. 차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소채은은 조성훈에게 잡혀갔다....DH호 크루즈.윤구주는 아직도 개인 룸에 있었다. 이때 주세호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면서 말했다.“저하!”윤구주는 주세호를 보면서 덤덤하게 물었다.“밖은 어때요? 채은이는요?”“저하, 소인의 잘못입니다. 채은 씨는 먼저 가셨습니다!”주세호는 허리를 굽히며 사죄했다.“먼저 갔다고요?”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재차 확인했다.“네! 아까 웨이터가 저한테 전해줬어요. 채은 아가씨는 먼저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선물한 보석을 다시 돌려줬더라고요!”주세호는 그 보석을 다시 꺼내면서 말했다. 그리고 보석을 선물한 사건의 경과를 모두 윤구주에게 설명했다.“저하, 소인이 혹시 실수한 건가요? 그래서 채은 아가씨가 화나 신 건가요?”주세호는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아닙니다!”“오늘 충분히 잘했어요!”그러자 주세호는 어리둥절해졌다.“하지만 채은 아가씨는 기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먼저 돌아갔고요!”“아이고 우리 세호 씨!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런 보석 따위에 쉽게 마음을 줄 사람 같나요?”윤구주가 대답했다. 그러자 주세호는 순간 깨달았다.“저하 말이 맞습니다. 소인이 생각이 짧았습니다.”윤구주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기지개를 켰다.“됐어요
윤구주는 얼른 물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윤구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자네는 누구지?”“저는 걔 남자 친구예요!”윤구주가 대답했다. 남자 친구라는 단어를 들은 아저씨는 급한 어조로 말했다.“이 사람아! 왜 이제 왔어! 아까 자네 여자 친구가 어떤 사람들한테 잡혀갔더구먼!”뭐?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아저씨, 조금만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누가 그랬나요?”아저씨는 좀 전에 있었던 일들은 윤구주에게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리고 소채은이 검은색 자동차에 끌려갔다는 사실도 말했다.윤구주는 갑자기 눈빛이 매서워지면서 화가 치솟아 올랐다!그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몇 분 사이에 소채은이 누군가에게 잡혀가는 일이 생길 줄은!“아저씨, 감사합니다!”그리고 윤구주는 소채은이 끌려간 곳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윤구주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주위를 샅샅이 훑어봤다. 그러고 주위에 있던 카메라를 발견하고 주세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저하!”주세호가 전화를 받았다. 윤구주는 차갑게 말했다.“세호 씨, 교통국에 있든 모든 인맥을 동원해 몇 분 전에 여기 부두 쪽에 세웠던 검은색 차량을 조사해 줘! 빨리!”주세호는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저하! 무슨 일이 일어났어요?”“채은이가 잡혀갔어! 채은이를 잡아 간 사람들이 검은색 차를 타고 있었고!”뭐?소채은이 잡혀갔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주세호는 손까지 떨려왔다.“알겠습니다. 저하! 소인이 당장 교통국에 전화할게요!”주세호는 전화를 끊고 강변에 있던 모든 CCTV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윤구주는 눈에 살기를 품고 강변 쪽에 서 있었다.2분 뒤.주세호는 경호원들을 데리고 크루즈에서 내려왔다.“저하!!!”“찾아냈습니다!”주세호가 소리치면서 달려왔다!윤구주는 그 소리를 듣고 빠른 걸음으로 주세호 쪽으로 다가갔다.“빨리! 보여줘!”주세호는 방금 교통국에서 입수한 CCTV 영상을 윤구주에게 보여줬다. 화면에는 검은색 차에서 내려온 남자 네 명이 소채은을
황인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윤구주의 모습에 빙신전 전주는 강자에 대한 인식을 또 한 번 갈아엎어야 했다.‘인황은 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구나. 고대 화진의 인황이 구주 오방을 통일한 게 당연했어.’화진의 옛 황제들과 왕들이 힘을 발휘하자 공중에 화진의 기운이 모여들었다. 그 기세가 하늘을 뚫고 천지를 뒤흔들었다.힘이 약한 사악한 괴물들은 이미 소멸되었고 강력한 파라오는 무제의 창에 찔려 다시 흙 속으로 돌아갔다. 당국의 왕은 다른 고대 문명의 신을 단칼에 베어 죽였다.사악한 기운마저 이 황제들과 왕들에 의해 정화되고 있었다.이제 헨드리에 남은 적은 타이탄 신뿐이었다.사악한 기운에 빙의된 고대 신들과 달리 타이탄 신은 실체를 가진 수련자들이었다.술법을 쓰지 못하지만 몸을 절정의 경지에 이르게 단련한 그들은 무적에 가까웠다. 황제들과 왕들이 이끄는 영령 군대는 타이탄 신족과의 결전에서 별다른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이 영령들은 문물과 흩어진 영기에 의존해 잠시 소환된 존재들이었기에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이 전성기의 십 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실체가 있는 수련자들을 상대하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불길을 더 크게 지펴야겠군.”“구양진용결!”“구음만상결!”“백호, 주작, 현모의 성수여 제자리로 돌아가거라.”아홉 마리 진용이 구름을 뚫고 내려와 왕도 상공에 떠 있었다.황제들과 왕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생전 진용 천자라 불렸던 그들은 용의 기운을 제어할 수 있었기에 그 기운을 마음껏 흡수했다.나머지 영령 전사들은 만상의 힘을 흡수해 한 단계 진화했다.백호, 주작, 현모의 정혈이 윤구주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하자 세 성수가 삼각형을 이루며 세 가지 방향에 자리를 잡았다.“청룡이 부족하구나. 청룡의 정혈이 없으니 환영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어. 어쩔 수 없지.”윤구주가 청룡 성수의 환영을 소환해 나머지 한쪽을 지키게 했다. 네 성수가 모이자 천지의 영기가 배로 증가하였다.무궁무진한 영기들이 영령들의 몸속으로 스며들었고 동시에 구주군 장군들과
윤구주가 쓴 술법은 서요산의 금술에 구양진용결을 더한 것이고 인황인은 윤구주가 곤륜에서 스승들로부터 미리 전수받은 것이다.인황인을 윤구주에게 전수한 목적은 단순했다. 미래에 윤구주가 인황이 될 수 있다면 천지의 영기를 호령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고 만약 되지 못하면 인황에게 전달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인황인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술법으로 천술을 넘어 전설 속 성술에 해당하는 경지였다.마치 격렬한 태양과 같은 금빛 인장이 서서히 떠올랐다. 이것이 전설 속 인황인이었다.인황인이 응축되며 천지의 영기가 사방으로 쏟아져 나갔다.이 영기들은 헨드리가 과거 화진에서 약탈해 간 고대 유물들 속으로 스며들었다.개방되지 않은 보물관 한쪽에서 청동 검 하나가 영기를 흡수하더니 진동하기 시작했다.이상을 감지한 박물관 관장이 달려왔다.“이 검은 화진 진왕의 칼인데. 대체 무슨 일어난 거지?”진왕의 검에서 엄청난 위압을 가진 한 사람의 형상이 튀어나왔다.“과인을 깨운 자가 누구냐? 과인의 영혼은 이미 소멸했을 터. 새로운 인황이 천지 영기를 모아 과인의 영혼 잠시 소환한 모양이로군. 시간이 많지 않아서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좋다. 인황이 부른다면 과인도 황인을 받들어 다시 한번 전장에 나서겠노라. 진국의 병사들이여, 어디 있느냐?”우웅!전시관에 보관된 진국의 문물들에서 눈 부신 빛이 솟아올랐다. 영혼의 형체들이 정신을 되찾으며 하나둘씩 모습을 보였다.순식간에 천 명의 영령 군대가 결집되었다.“폐하를 뵙습니다.”“그래. 짐이 바로 천자다. 여러 장수들은 명을 들어라. 짐을 따라 관문을 나서 사악한 마귀들을 섬멸하라.”진왕이 진국 병사들을 이끌고 전시관을 뛰쳐나오자마자 바로 다른 문명에서 온 고대 사신들과 맞닥뜨려 싸움을 벌였다.지하 보물실에서는 당국의 인황이 병사를 이끌고 지면으로 뛰쳐나와 타이탄 신을 향해 돌진했다. 술법으로 깨어난 무제가 친위대를 거느리고 고대 이집트 미라 군단을 향해 돌격을 개시했다.이들은 화진의 옛 인황들이었다. 왕의
함대 지휘실에서 작전을 지시하던 명필무가 드론으로 전송된 헨드리 왕도의 영상을 확인했다.그 영상을 본 구주군 장군들은 왕도 안의 마물들이 방금 함대가 섬멸한 괴물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알아챘다.“왕도의 인구가 너무 밀집해 있어서 우리에게 무기가 있어도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네.”명필무가 책상을 내리치며 분노했다.왕도가 함락되고 헨드리 수천만 명의 시민들이 괴물들에게 찢겨 죽는 한이 있더라도 명필무는 사격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 일단 포격이 시작되면 그 성질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었다.방금과 같은 조건에서만 명필무는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사령관님, 저하께서 금방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이 해역을 잘 지키고 헨드리 왕도의 위기가 해결되면 구조를 위해 왕도 항구 안으로 진입하라는 명령입니다.”구주군의 한 장군이 윤구주로부터 온 전음을 명필무에게 전했다.“오? 그 말은 구주왕께서 이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거로군.”명필무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윤구주가 어떤 방법을 쓸지 알 수 없었지만 화진의 인황인 그에게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라 믿었다.한편, 헨드리 왕도의 빙신전 수련자들은 한창 고전 중이었다.현모는 혼자 성수인을 발동해 수백만 헨드리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있었다.성수인으로 형상화된 성수의 금빛은 점점 희미지고 있었는데 이는 현모의 정기가 고갈되어 버티기 힘들어졌음을 의미했다.가장 처참한 이는 빙신전의 전주였다. 그는 정혈을 끌어내어 목숨을 걸고 회의실을 지키고 있었다.“구주왕님, 저는 이미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차피 이 천술대진이 깨지면 저도 죽을 목숨이니 마음대로 하십시오.”빙신전 전주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그가 저항을 포기하려던 순간 회의실 건물 옥상에 있던 윤구주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윤구주가 손에 들고 있던 동화책을 높은 하늘로 던지며 뭐라 외치자 동화책은 화려한 자색 빛을 뿜어냈다.동화책은 한 장씩 풀려나갔고 페이지마다 고대의 신비로운 부호가 가득 새겨져 있었다.“팔기지, 천주금술.”“팔기지, 부자
헨드리는 술법으로 깨어난 괴물들에게 점령당한 듯했다.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던 괴물들이 인간 세상을 배회하고 있어 마치 진정한 세계의 종말이 온 듯해 보였다.부활한 고대의 사악한 영혼들이 곳곳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타이탄 신들마저 인간 세상에 강림하자 헨드리는 완전히 절망에 휩싸였다.괴물들이 너무 많아 황혼 기사단과 빙신전의 인원들이 전부 동원되었음에도 그들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괴물들과 타이탄 신들이 함께 회의실을 향해 미친 듯이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빙신전의 전주가 홀로 현빙전법을 구축하고 여러 가지 법기를 동원해 연이어 금술을 펼쳤다. 그는 정말로 최선을 다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어마어마한 수의 괴물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구주왕님, 어서 나서 주십시오. 이대로라면 저도 더는 버틸 수 없습니다.”빙신전의 전주가 서둘러 윤구주에게 전음을 보냈다.사실 현재 난동을 부리고 있는 괴물들은 빙신전 전주 같은 강자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었지만 윤구주와의 협약이 있었기에 도망갔다가는 참혹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일단 버텨라. 아직 가장 위험한 순간이 아니다.”윤구주가 전음으로 대답했다. 그의 전법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르렀기에 다른 일에 정신을 팔 수 없었다.웅!헨드리 상공에 세 가지 수력이 연이어 나타났다. 백호, 주작, 현모 세 사람이 성수인을 발동시키자 세 성수의 화신이 세상에 강림했다.현모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헨드리의 민간인들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했다.주작은 깃털의 수호신과 하나가 되어 붉은 그림자로 변해 괴물들 사이를 누비며 암살 기술로 수백 마리의 괴물들을 처리했다.그들 중 성격이 제일 괴팍한 백호는 가장 강한 괴물들만 골라 싸웠다.다른 이들에게 이곳은 지옥이었겠지만 싸움을 즐기는 백호에게 괴물들이 가득한 헨드리는 천국이나 다름없었다.슈욱!백호와 한 타이탄 거신이 맞붙었고 두 사람은 고층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며 싸우기 시작했다. 수많은 약한 괴물들이 두
그 사령들의 목표는 각 제단 주변의 고대 문물들이었다.하늘에 소용돌이가 나타나자 사방에서 검은 기운이 벽을 이루며 헨드리를 봉쇄했고 순식간에 헨드리와 외부의 연결이 끊겼다.사령이 빙의되며 고대 문명의 신들이 부활했다.지하 동굴에서는 무수한 죽은 자들이 석관을 부수고 나왔다. 괴이한 빛을 내는 해골들이 성전 기사들과 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더는 설명이 필요 없었다. 성전 기사단장이 앞장서자 다른 기사들도 죽음을 각오하고 해골들과 맞붙었다.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도 열심히 싸웠지만 열병기로는 해골에게 피해를 주기 어려웠다. 불꽃만 일으킬 뿐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폭발이 가능한 화약만이 미약한 피해를 줄 수 있었다.격전이 시작되었다. 앞장선 기사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이 고대 신들을 막아내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 해골들은 무적일 뿐만 아니라 고대 신술까지 사용할 줄 알았다.신술때문에 수많은 성전 기사들이 폭사하거나 중상을 입었다.윌리엄의 특수 부대 역시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박물관에서는 파라오와 그의 미라 하인들이 부활했는데 가장 무서운 것은 그들의 대제사장이 파라오 본인보다도 더 강력하다는 점이다.“망할! 저 극 신급 절정 후기 대제사장은 황자에 근접한 실력을 갖췄어.”양쪽의 실력 차이가 엄청 낫기에 청해는 미간을 찌푸리고 이겨낼 방법을 찾고 있었다.실력 차이가 어마어마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했다.차가운 기운이 응집되며 박물관 전체가 얼어붙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모래가 얼음을 깨고 사방으로 흘러나왔다.뜨거운 모래는 주변의 차들을 얼음처럼 녹여버렸을 뿐만 아니라 지면까지 녹여버렸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수많은 기사도 뜨거운 모래에 삼켜져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구주군의 한 장군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윤구주가 전수한 공법이 없었다면 그도 기사들과 함께 모래 속에 묻혔을 것이다.같은 상황이 헨드리 왕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헨드리가 세계 각지에서 약탈해온 고대 문물들이 모두 부활한
윤구주는 단숨에 빙신전 전주의 머리 위로 점프했다. 그 신주의 위치보다 더 높은 곳에 선 것이다.이 순간 현장 모든 이들의 시선이 윤구주에게 집중되었다.“저 사람은 누구지?”“화진 사람이야!”“오 마이 갓. 저분은 화진의 구주왕이다!”윤구주는 구주에 이름을 떨친 인물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다. 그가 건물 옥상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헨드리 인들은 그를 알아보았다.신에 대한 감정은 주요하게 공포였지만 인간계 최강의 전투력을 상징하는 유일무이한 존재인 구주왕은 그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헨드리 왕도 상공에서 어두운 구름이 지면으로 점점 내려앉고 있었다. 이 음기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고 음기에 휩싸인 왕도는 겨울이 온 것처럼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이때 지휘실에서는 정보 요원들이 모니터 화면으로 각 곳에 만들어진 제단을 주시하고 있었다.황혼 기사단과 빙신전 소속 인원들이 각 제단 현장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봉인을 강화하고 있었고 제단 밖에도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이 요원들은 현재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예감한 나쁜 일은 반드시 현실이 되는 법이었다.이때 갑자기 지하 동굴에 있는 한 제단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성전 기사단이 봉인용으로 사용한 법기는 순식간에 부식되었고 반응할 틈도 없던 수많은 기사가 검은 기운에 삼켜졌다. 모니터 화면 너머로 들려오는 비명 소리에 정보 센터의 모든 요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공포에 질렸다.성전 기사들은 단지 육체를 단련한 수련자들일 뿐이었기에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성전 기사단장의 법기만이 간신히 검은 기운을 막아냈고 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와 기사들은 모두 단장 주변으로 모여 목숨을 부지했다.검은 기운이 퍼지며 동굴의 석관 묘지 안으로 스며들었고 그 후 세상이 조용해졌다.모든 것을 부식시키던 검은 기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묘지는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만큼 고요했다.“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윌리엄은 거의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고 다른 병
그 꼭두각시에서 한 줄기 정기가 흘러나오더니 천지의 기운을 끌어모아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천현수의 경고로 주작은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라 즉시 모든 암부 대원들을 데리고 멀리 대피했다.쿵!화염이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고 열기가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며 놀라운 파괴력을 보였다.화염이 사그라든 후 반경 수백 미터가 평지로 변해 있었다.만약 주작이 문아름을 공격했다면 주변 암부 대원들이 모두 목숨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도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개 같은 년. 기다려라. 언젠간 내가 너를 인지로 만들어주마. 죽어달라고 빌게 할 거야.”주작이 악에 받쳐 저주를 퍼부었다.천현수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여자란 정말 무서운 존재구나. 사대 군신 중에 정상인은 하나도 없어.’윤구주는 이쪽에서 일어난 일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신념술로 모든 것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대세는 거스를 수 없어. 문아름, 너도 그걸 잘 알고 있을 건데? 그런데도 너는 하늘의 뜻을 여러 번 거슬러왔지. 너는 하늘의 뜻 엿볼 수 있으면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였어. 이것이 바로 너의 가장 큰 약점이야. 네가 날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너를 잘 알고 있어.’윤구주는 마음속으로 말했다.문아름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상대가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면 더는 손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윤구주는 이런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길을 막는 자가 있으면 전부 죽여버릴 뿐.이때 회의실에서는 다시 우레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설윤이 헨드리의 왕이 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공중에 떠 있던 빙신전 전주는 회의실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구주왕님, 뭔가 이상합니다. 아사 신전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겁니까?”“청해 이 멍청한 놈. 뭔가 발견한 게 있으면 당장 보고하라.”빙신전 전주가 청해에게 전음을 보냈다.청해는 지금 윤구주를 따라다니는 중이었기에 빙신전 전주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문아름은 남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데 능통했고 윤구주 부하들의 약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천현수의 말을 들은 문아름이 감탄하며 말했다.“천현수 씨는 자기를 잘 알고 있어서 똑똑한 척하지 않죠. 그래서 천현수 씨를 여러 번 스카우트하려 했지만 실패했었죠. 아주 마음에 들어 죽이기 아까울 정도였어요.”이 말을 들은 천현수는 미소를 지었다.“문아름 씨는 너무 위선적이에요. 왜 저희가 문아름 시를 싫어하는지 아세요? 소채은 씨는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소채은 씨 본인도 우리 저하처럼 순수한 사람이에요. 문아름 씨는 소채은 씨보다 한참 못해요. 저를 죽이기 아까웠다니. 하하. 제가 자신을 잘 안다고 말씀하셨죠. 저는 무도도 제대로 못 배우고 수련은 더욱 길을 못 찾았으니 아무리 영리해도 재능에 구속되어 큰일을 맡기엔 부족한 인물이에요.”그를 죽이지 않은 건 사실 천현수가 문씨 가문에게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윤구주가 왜 권모술수를 쓰지 않는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실력이면 어떤 술수도 짓밟을 수 있었다.“천현수,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설마 저하께서 이 망할 년이 온 걸 알고 계셨다는 거야?”주작이 이를 갈며 물었다.천현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의 대장님도 똑똑한 사람이었지만 문아름의 말에 흥분해 이성을 잃은 것이었다.“저하께서 나타나지 않으신 건 문아름의 본체가 이곳에 없다는 뜻이에요. 저하께서 여기 계시는데 문아름이 감히 나타날 수 있을까요? 이전에 빙신전 부전주가 우리에게 투항했을 때도 문아름은 놀라 죽을 뻔했잖아요.”빙신전 부전주는 투항하자마자 문씨 가문의 행적을 윤구주에게 보고했다. 윤구주가 설산으로 가서 문씨 가문을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문아름이 이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이미 도망쳤기 때문이었다.나중에 암부가 설산 깊숙이 들어가 조사한 결과도 이 추측을 입증했다. 문씨 가문 사람들이 급히 떠나면서 대량의 일족들을 설산에 버려 얼어 죽게 놔두었다.“이 망할 자식들. 저하께서 서울로 돌아가시기 전에
이 광경을 본 문아름의 마음은 비통함으로 가득 찼다.주작은 더욱 크게 웃으며 말했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더니. 문씨 가문의 개들은 다 똑같은 놈들이로군요. 유라비아의 기사회 여러분. 화진의 무예를 배워보고 싶지 않았습니까? 저 문씨 가문 사람들은 화진 무도의 고수들입니다. 그들을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주작은 마치 문씨 가문이 문아름을 버릴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전음을 내렸다. 수많은 기사가 숨어있던 곳에서 날아와 문씨 가문 고수들을 향해 돌진했다.문씨 가문 사람들은 무도 고수들이지만 이 기사들은 일정한 의미에서 수련자들이었다.게다가 그 기사들은 법기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문씨 가문 고수들은 이렇게 좋은 병기를 사용한 적 없었다.격전 끝에 문씨 가문 고수들이 모두 제압당했고 남은 몇 명도 암부에 섬멸당했다.“이제 문아름 씨 혼자 남았군요. 재미있죠? 문아름 씨가 한 짓 그대로 돌려받네요. 예전에 그쪽이 우리 저하를 배신했듯 이제는 문아름 시가 문씨 가문 일족에게 배신당하는군요. 이 모든 게 문아름 씨가 자초한 일입니다.”주작이 사납게 욕을 퍼부었다.“그래요. 주작 씨 말이 맞아요. 이런 결말은 제가 치러야 할 대가죠. 하지만 구주가 구주왕으로 남는 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해도 구주는 우리 문씨 가문의 적일 겁니다. 어쨌든, 저와 구주는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이입니다. 저는 구주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않아요. 구주도 저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구주를 배신했지만 동시에 구주에게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줬죠. 그 기술은 쓰지 않을 수 있어도 방어할 줄은 알아야 한다고. 그 덕분에 구주도 저에게만 졌을 뿐 다른 사람의 계략에 넘어간 적 없었잖아요.”감정에 젖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문아름의 표정은 주작의 이를 갈게 했다.화가 잔뜩 난 주작을 바라보고 있는 문아름의 눈동자에 교활함이 스쳐 지나갔다.그렇다. 그녀는 주작의 마음을 이용하고 있었다.그녀는 주작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 여자는 수단이 잔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