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하 부부가 당황해하고 있을 때 정태웅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저하의 치료가 끝난 게 틀림없어요!”“우리 딸이 나았다는 말인가요?”소청하는 그 말을 듣고 서둘러 정태웅에게 물었다.정태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제 예상대로라면 그럴 겁니다.”소청하 부부는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소채은의 방으로 달려갔다.그들은 달리는 와중에 소채은의 이름을 불렀다.소청하 부부가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을 때 소채은은 침대 위에 누워있었고 곁에는 윤구주가 그녀를 보살피고 있었다.“구주야, 우리 딸 어때?”안으로 달려 들어온 소청하가 곧바로 물었다.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채은이 체내의 시독은 깨끗이 처리했습니다.”“정말? 그렇다면 채은이 이제 괜찮은 거야?”천희수가 흥분해서 물었다.“네!”윤구주의 말을 들은 소청하 부부는 더는 참지 못하고 서둘러 소채은의 곁으로 달려갔다.병상 위 소채은은 완전히 회복된 건지 혈색도 좋고 상태도 좋아 보였다. 멀쩡한 사람 같아 보였다.게다가 몸에 있던 시반까지 완전히 사라졌다.딸의 무사한 듯한 모습에 천희수는 너무 감격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 그녀는 소채은의 이름을 작게 부르면서 소채은의 손을 꽉 잡았다.“아버님, 어머님. 채은이 체내의 시독을 이제 막 없애서 지금은 푹 쉬어야 해요.”윤구주가 말했다.“그래, 알고 있어. 걱정하지 마. 우리는 그냥 옆에 있기만 할 거야. 절대 채은이를 방해하지 않을 거야.”소청하가 말했다.윤구주는 소채은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부드러운 눈빛으로 소채은을 본 뒤 정태웅 등 사람들을 데리고 방에서 나갔다.방에서 나오자마자 정태웅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저하,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형수님을 치료하셨군요!”“축하드립니다, 저하!”옆에 있던 백경재와 주세호도 기쁜 얼굴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윤구주는 길게 탁한 숨을 내뱉었다.소채은의 시독을 드디어 치료했다.윤구주를 오랫동안 힘들게 했던 문제 중 하나가 드디어 해결되었다.“저하, 형수님께서는 언제쯤
윤구주가 민규현과 천현수의 상황을 묻자 정태웅은 눈이 벌게져서 말했다.“저하, 형님과 셋째는 지금 연락이 안 됩니다.”“암부의 다른 부문과도 연락이 안 되는 거야?”“네. 국방부에서 손을 쓸 때 우리 암부의 모든 통신 수단을 차단했습니다.”정태웅이 다시금 말했다.그 말에 윤구주는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엄청난 한기를 띤 살기가 윤구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민규현, 천현수는 서울 암부에 있었다.그런데 암부 본부는 국방부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렇다면 민규현과 천현수도 아마 공격을 받았을 것이다.하지만 윤구주는 두 사람의 실력을 믿었다.두 사람이 도망치려고 마음먹었다면 반드시 도망쳐 나올 수 있을 것이다.“저하, 저희 이제 어떡합니까? 국방부는 영문과 결탁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많은 문벌과 종파들이 그들의 편에 섰습니다.”정태웅이 갑자기 말했다.화진 국방부는 지위가 아주 높았다.하지만 국방부에도 분파가 많았다. 예를 들면 문벌, 종파, 세가 등 말이다.그리고 국내의 10대 군사 구역도 있었다.당시 윤구주가 혼자 국방부를 휘어잡았을 때 세가, 종문, 문벌 등에서는 모두 윤구주를 왕으로 대접했다.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윤구주는 비록 살아있긴 하지만 이젠 문아름이 구주왕의 자리를 대신했다.문아름이 암부에 손을 썼다는 것이 뭘 의미하겠는가?국방부의 문벌, 종파, 세가 등이 전부 문씨 일가의 편에 섰다는 걸 의미한다.그런 생각이 들자 윤구주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걱정하지 마. 감히 우리 형제에게 손을 쓴 놈들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할 테니까.”...밤의 장막이 드리워진 강성 입국장.서울에서 날아온 전용기 두 대가 어둠 속에서 서서히 착륙했다.공항 활주로에는 차들이 쭉 줄지어 서 있었고 검은 복면을 쓴 영문 사람들이 귀신처럼 조용히 서 있었다.그들은 서울에서 온 거물을 기다리고 있었다.전용기 두 대가 서서히 착륙한 뒤 비행기 안에서 200여 명의 강한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 내렸다.그들은 한눈에 봐도 엄
노인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했고 7, 80대로 보였는데 사실 그녀의 나이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비록 그녀는 나이가 아주 많았지만 눈빛만큼은 아주 살벌했다.그녀는 검은색 지팡이를 짚고 있었는데 지팡이의 머리 쪽에 ‘여’ 자가 새겨져 있었다.신급 강자의 기운을 띤 그녀는 말을 하면서 눈앞의 불빛이 환한 도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어르신, 왕이 생기면서부터 우리 화진은 세계 강대국 중 하나가 되었어요. 강성은 연해 도시라서 교통도 편리하고 산업도 발전해서 아주 부유한 곳이에요.”한동석이 말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좋은 도시가 곧 피바다가 되겠어요.”여선희는 기괴하게 웃었다.“한동석 장군, 국방부에서 암부가 적과 결탁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얻었다는 게 사실인가요?”이번에는 우렁찬 목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왔다.말을 한 사람은 키가 작은 노인이었다.그 노인은 여선희와 마찬가지로 신급 강자의 기운을 온몸에서 내뿜고 있었다.노인의 뒤에는 10여 명의 대가급 강자가 있었다.한동석은 노인의 말을 듣더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집법위는 항상 공정하고 엄격합니다. 왕의 명령이 떨어졌으니 암부에서 적과 결탁한 건 확실한 일이죠.”신급 강자의 노인 황정두는 기묘하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전 국방부에서 자기 편이 아닌 사람을 처리하려고 그런다고 들었는데요. 그리고 구주왕의 충실한 부하였던 자들을 다 죽일 생각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한동석은 그 말을 듣더니 표정이 차갑게 돌변하면서 고개를 돌려 말했다.“어르신, 저희 국방부를, 이황왕을 믿지 않는다는 뜻입니까?”황정두는 킥킥 웃으며 말했다.“제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쓸데없는 말은 삼가시죠. 우리는 이황왕의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 암부가 적과 결탁한 증거를 국방부에서 확보했다고 하니 우리 3대 문벌은 당연히 따라야죠.”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가 사람들 사이에서 들려왔다.자세히 보니 눈이 하나뿐인 노인이었다.그 노인도 그들처럼 신급 강자였다. 하지만 그의
국방부 장군 한동석이 3대 문벌의 강자들을 데리고 나타나자 공항 활주로에 있던 영문 구성원들은 곧바로 경례를 했다.수백 명의 강자들이 강성에 모습을 드러내니 곧 어둠의 파도가 강성을 휩쓸 것 같았다.“정태웅의 위치는 확인했어?”한동석이 한 영문 구성원에게 물었다.“장군님, 위치는 이미 확인했습니다. 강성의 윈워터힐스에 있습니다.”영문의 킬러는 곧바로 대답했다.“좋아. 오늘 암부를 일망타진해야겠어.”한동석은 잔인한 미소를 짓더니 큰 손을 움직였고 수백 명의 강자들과 함께 차를 타고 출발했다.한동석이 3대 문벌의 강자들을 데리고 윈워터힐스로 가고 있을 때, 윈워터힐스에서는 소채은의 부모가 소채은을 간호하고 있었다.비록 윤구주가 소채은 체내의 시독을 전부 없애긴 했지만 소채은은 몸이 너무 허약해서 천천히 회복해야 했다.윈워터힐스 거실 안.윤구주와 정태웅, 주세호, 백경재 등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밤은 점점 더 깊어졌다.원래는 달이 밝게 빛나는 밤하늘이었는데 야심한 시각이 되니 빛이 어두워졌다.하늘에서 별들이 사라진 것 같았다.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거실에 앉아 있던 윤구주는 갑자기 눈빛이 서늘하게 변하더니 밖을 바라보았다.“왔네?”윤구주가 그렇게 말하자 백경재, 정태웅, 주세호 모두 당황해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저하, 뭐라고 하셨습니까?”윤구주는 그들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고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잠시 뒤, 윤구주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역시나 왔군.”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갑자기 일어나면서 정태웅에게 말했다.“정태웅, 국방부 사람들이 왔어.”‘뭐?’그 말을 들은 정태웅은 곧바로 몸을 돌려 어둠을 바라보았다.“저하, 그들을 감지하신 겁니까?”“그래.”윤구주가 말하자마자 정태웅은 펄쩍 뛰었다.“제기랄, 이 잡놈들이 감히 죽으려고 찾아오는 걸까요? 저하, 명령을 내려주시면 지금 당장 저 빌어먹을 놈들을 죽여버리겠습니다!”윤구주는 손을 저었다.“조급해할 필요 없어.
“상대방의 실력이 아주 강하거든요. 전 주세호 씨 사람이 헛되이 죽는 걸 원치 않아요.”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그 기운들을 느낀 순간, 윤구주는 그들이 어느 정도 실력인지 파악했다. 주세호의 경호원들이 있어봤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저하, 제 사람들이 물러나면 저희 쪽에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주세호의 질문에 윤구주는 웃었다.“걱정하지 말아요. 사람이 있으니까요.”사람이 있다는 말에 주세호뿐만 아니라 정태웅도 답답했다.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다들 의아해하고 있을 때 윤구주는 그들에게 설명해 주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 밤은 더욱 깊어졌다.윤구주가 명령을 내린 뒤 주세호는 윤구주의 말대로 윈워터힐스에 있던 100여 명의 경호원들을 전부 철수시켰다.현재 윈워터힐스는 텅텅 비어서 쥐 죽은 듯 고요했다.썰렁하고 차가운 건축물을 제외하면 윤구주 일행과 소채은의 부모님, 그리고 혼수상태인 소채은뿐이었다.이때 윤구주는 시괴 동산을 데리고 소채은의 방에 왔다.방 안, 소채은의 곁을 지키던 소채은의 부모님은 윤구주가 거구의 시괴 동산을 데려오자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구주야, 여긴 어쩐 일이야?”윤구주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병상 위 소채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채은이 보러 왔어요. 참, 아버님, 어머님. 잠시 뒤 밖이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니 지금부터는 방 안에만 계세요. 어떤 소리를 듣더라도 절대 방에서 나오지 마세요.”윤구주가 갑자기 그렇게 말하자 소청하와 천희수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구주야, 무슨 일이야? 왜 갑자기 오늘 밤에는 방에서 나오지 말라는 거야?”“죄송해요. 이 일은 모르시는 게 좋아요. 그저 제 말대로 하시면 돼요. 그리고 채은이 잘 돌봐주세요.”윤구주가 다시 한번 당부했다.소청하는 비록 의문이 들었지만 윤구주를 굳게 믿었기에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네 말대로 할게.”두 사람에게 당부한 뒤 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시괴 동산에게 말했다.“지금부터 넌 한 발짝도 움직이지
밤하늘 아래, 한 무리의 강자들이 윈워터힐스 주변에 나타났다.선두에 선 사람은 국방부 장군 한동석이었다.그는 반보 신급 강자 실력을 지닌 집법위 총사령관이지만 진짜 국방부 구성원은 아니었다.그는 사실 문씨 일가의 사람이었다.문아름은 왕이 된 뒤 군에서의 자신의 지위를 다지려고 일부러 한동석을 집법위 총사령관 자리에 앉혔다.한동석의 뒤에는 서울 3대 문벌 여씨, 황씨, 당씨 일가가 있었다.3대 문벌에는 총 100여 명의 대가급 강자가 있었고 그들 외에 200명 가까이 되는 영문의 킬러들도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기세가 아주 대단했다.“바로 이곳인가요?”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3대 문벌 중 여씨 일가의 여선희였다.빨간색 옷을 입은 노인은 눈빛이 아주 기묘했다. 그녀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눈앞의 윈워터힐스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네.”한동석이 대답했다.“여기까지 왔으니 그 정태웅 지휘사를 보러 가죠.”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잔영만 남긴 채 윈워터힐스로 날아갔고 뒤에 있던 고수들은 곧바로 그녀를 뒤따랐다.수만 평의 윈워터힐스는 조명 때문에 환했지만 이상하게도 이렇게 호화로운 곳 입구에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더욱 이상한 것은 문이 활짝 열려있다는 점이었다.열려 있는 문과 텅 빈 내부를 본 3대 문벌 사람들과 한동석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이런 좋은 곳에 경호원 한 명 없다고요?”말을 한 사람은 황정두였다.“매복해 있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요?”다른 대가급 노인이 말했다.“뭐 두려울 게 있나요? 매복이 있다고 해도 우리 세 문벌이 암부의 지휘사 한 명 상대하지 못하겠습니까?”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급 강자인 당의전이 피식 웃으면서 오른손을 휘둘렀고 음산한 기운이 순식간에 윈워터힐스를 감쌌다.“당의전 씨 말이 맞아요. 우리 서울의 3대 문벌은 지금까지 누군가를 두려워한 적이 없습니다.”여선희는 그렇게 말한 뒤 검은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쳤다. 순간 수십 명의 대가급 강자들이 일제히 뛰어올라서 윈워터힐스
“건방진 놈! 겨우 암부 지휘사 따위가 감히 우리 왕에게 불경을 저질러? 죽고 싶어?”한동석은 정태웅이 문아름의 이름을 얘기하자 버럭 화를 냈다.정태웅은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별 같잖은 놈이 말이 많아. 내가 국방부에 있을 때 넌 아마 소꿉놀이나 하고 있었을걸?”정태웅은 경멸에 찬 얼굴로 말한 뒤 3대 문벌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옮겼다.“흠, 나쁘지 않네. 화진의 다섯 문벌 중 여씨, 황씨, 당씨 일가가 왔네?”정태웅의 말을 들은 여선희는 기묘하게 웃으며 말했다.“단번에 우리 세 가문을 알아보다니 정태웅 지휘사는 보는 눈이 있네.”“하하. 여씨, 황씨, 당씨 일가의 선조들이 당시 곤륜산에서 개처럼 우리 저하 발밑에 엎드린 적이 있으니까. 내가 똑똑히 기억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정태웅은 웃었다.당시 곤륜에서 윤구주는 혼자 문벌, 종문, 세가와 화진의 고대 무도의 모든 연맹을 휩쓸어서 천 년 만에 처음으로 화진 고대 무술계의 대통합을 이루었다.그러니 정태웅이 한 말은 사실이었다.당시 그들이 윤구주의 발치에 무릎을 꿇었던 일이 언급되자 세 문벌 사람은 단단히 화가 났다.당시 곤륜에서 있었던 일들은 그들에게 있어서 치욕이었다.특히 여씨, 황씨, 당씨 일가가 그랬다.그러나 정태웅의 독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내가 묻겠어. 세 문벌 모두 국방부의 편에 서서 그들의 개가 된 거야?”여선희는 호통을 쳤다.“정태웅 지휘사, 우리는 그저 왕의 명령대로 나라를 배신한 당신을 잡으러 온 것뿐이야!”“결국엔 문씨 일가의 개가 되었다는 걸 인정하는 거네? 그걸 인정하는 게 싫어? 날 봐봐. 난 아주 떳떳하니까 그렇게 빙빙 돌려 말하지 않잖아. 그래, 세 문벌 모두 문아름 그 지독한 여자의 개가 되었다는 건 이미 준비가 됐다는 걸 의미하겠지?”정태웅이 그렇게 말하자 당씨 일가의 신급 강자는 결국 참지 못하고 나서면서 호되게 말했다.“빌어먹을, 정태웅! 지금의 암부가 그때랑 같은 줄 알아? 솔직히 얘기할게. 우리 세 문벌은 언제든 암부를 없앨
설인의 길이는 손바닥만 했다.정태웅이 설인을 휘두르자 7미터쯤 되는 흰색 빛이 번뜩였다.설인은 그를 향해 날아오던 당씨 일가의 대가급 강자 두 명을 베었고, 안타깝게도 그 두 사람은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정태웅에 의해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두 쪽 난 몸이 마당에 떨어지는 순간,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국방부 장군 한동석도 마찬가지였다.사람들은 암부의 지휘사 정태웅을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수련은 게을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정태웅은 무도 재능이 아주 뛰어났고 심지어 민규현, 천현수보다도 더 훌륭했다. 하지만 그 점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정태웅은 게으르고 수련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약한 건 절대 아니었다.정태웅은 단칼에 3대 문벌 중 하나인 당씨 일가의 대가들을 죽였다. 그는 입가를 핥더니 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설인을 가지고 놀면서 말했다.“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얼마든지 덤벼. 어차피 난 오늘 너희들을 전부 다 죽일 거니까.”정태웅이 그렇게 말하자 당씨 일가의 신급 강자 당의전이 살벌한 눈빛으로 말했다.“역시 암부의 3대 지휘사답네. 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오늘은 절대 살아남을 수 없어. 다들 저 자식을 죽여!”당의전이 그렇게 말하자 옆에 있던 20여 명의 대가들이 정태웅을 공격했다.3대 문벌 중 하나인 당씨 일가는 서울 문벌 대표로 아주 유명했다.심지어 여씨, 황씨 일가보다 더 대단했다.당씨 일가의 대가급 강자 20여 명이 전부 나섰고 그 순간, 대전이 시작되었다.“제기랄, 패싸움이라도 하려고?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정태웅은 들고 있던 설인을 다시 한번 휘둘렀다.쉭 소리와 함께 흰색의 서늘한 빛을 띤 칼날이 찬 기운을 폭발적으로 내뿜으면서 대가급 강자들을 공격했다.정태웅이 당씨 일가의 대가 20여 명에게 포위당해서 공격을 받고 있을 때, 백경재가 태현문의 춘신도를 든 채로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정태웅 지휘사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백경재는 당연히 정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