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구주가 구양진용결을 시전한 순간, 윈워터힐스 전체에 금빛이 감돌았다.소채은의 방 위쪽에는 9개의 금색 빛기둥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세상에, 뭔 일이래요? 여보, 저것 좀 봐요...”마당에 있던 천희수는 소채은의 방에서 9개의 금색 빛기둥이 치솟는 순간 겁을 먹고 비명을 질렀다.소청하도 금색 빛줄기를 보고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다들 놀라워하고 있을 때 정태웅이 갑자기 흥분해서 9개의 빛줄기를 바라보았다.“저하께서 구양진용결을 시전하셨어! 소채은 씨 살 수 있겠어!”옆에 있던 사람들은 그 말을 들었고, 주세호가 가장 처음 반응했다.“구양진용결이요?”“맞아요. 이 세상에 천시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저하의 구양진용결뿐이에요!”정태웅이 다시 말했다.크엉!이따금 용의 울음소리가 소채은의 방 안에서 들려왔다.하늘 높이 치솟은 9개의 금색 빛기둥과 금빛에 둘러싸인 윈워터힐스를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금빛으로 뒤덮인 방 안에서, 윤구주와 소채은 두 사람 또한 금빛에 둘러싸여 있었다.이때 윤구주는 구양진용결을 사용해 소채은의 시독을 없애고 있었다.한 시간이 지났고, 두 시간이 지났다.치료는 밤 11시까지 이어졌다.거의 밤 12시가 되어서야 검은색의 코를 찌르는 악취를 풍기는 피가 소채은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그것은 시독이었다.검은 시독이 입에서 뿜어져 나와 바닥에 닿는 순간, 바닥이 치직 소리를 내면서 부식되었다.마치 황산처럼 말이다.연달아 10번 넘게 독을 토한 소채은은 드디어 안색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시독을 뱉은 뒤 그녀의 몸에 생겼던 시반은 전부 사라졌고, 감각이 없던 사지도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같은 시각, 윤구주의 금빛 눈동자에서 신념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소채은의 몸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그는 신념을 이용해 소채은의 몸을 엑스레이 검사를 한 것처럼 똑똑히 보았다.소채은의 몸을 확인해 본 윤구주는 결국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드디어 시독을 다
소청하 부부가 당황해하고 있을 때 정태웅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저하의 치료가 끝난 게 틀림없어요!”“우리 딸이 나았다는 말인가요?”소청하는 그 말을 듣고 서둘러 정태웅에게 물었다.정태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제 예상대로라면 그럴 겁니다.”소청하 부부는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소채은의 방으로 달려갔다.그들은 달리는 와중에 소채은의 이름을 불렀다.소청하 부부가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을 때 소채은은 침대 위에 누워있었고 곁에는 윤구주가 그녀를 보살피고 있었다.“구주야, 우리 딸 어때?”안으로 달려 들어온 소청하가 곧바로 물었다.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채은이 체내의 시독은 깨끗이 처리했습니다.”“정말? 그렇다면 채은이 이제 괜찮은 거야?”천희수가 흥분해서 물었다.“네!”윤구주의 말을 들은 소청하 부부는 더는 참지 못하고 서둘러 소채은의 곁으로 달려갔다.병상 위 소채은은 완전히 회복된 건지 혈색도 좋고 상태도 좋아 보였다. 멀쩡한 사람 같아 보였다.게다가 몸에 있던 시반까지 완전히 사라졌다.딸의 무사한 듯한 모습에 천희수는 너무 감격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 그녀는 소채은의 이름을 작게 부르면서 소채은의 손을 꽉 잡았다.“아버님, 어머님. 채은이 체내의 시독을 이제 막 없애서 지금은 푹 쉬어야 해요.”윤구주가 말했다.“그래, 알고 있어. 걱정하지 마. 우리는 그냥 옆에 있기만 할 거야. 절대 채은이를 방해하지 않을 거야.”소청하가 말했다.윤구주는 소채은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부드러운 눈빛으로 소채은을 본 뒤 정태웅 등 사람들을 데리고 방에서 나갔다.방에서 나오자마자 정태웅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저하,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형수님을 치료하셨군요!”“축하드립니다, 저하!”옆에 있던 백경재와 주세호도 기쁜 얼굴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윤구주는 길게 탁한 숨을 내뱉었다.소채은의 시독을 드디어 치료했다.윤구주를 오랫동안 힘들게 했던 문제 중 하나가 드디어 해결되었다.“저하, 형수님께서는 언제쯤
윤구주가 민규현과 천현수의 상황을 묻자 정태웅은 눈이 벌게져서 말했다.“저하, 형님과 셋째는 지금 연락이 안 됩니다.”“암부의 다른 부문과도 연락이 안 되는 거야?”“네. 국방부에서 손을 쓸 때 우리 암부의 모든 통신 수단을 차단했습니다.”정태웅이 다시금 말했다.그 말에 윤구주는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엄청난 한기를 띤 살기가 윤구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민규현, 천현수는 서울 암부에 있었다.그런데 암부 본부는 국방부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렇다면 민규현과 천현수도 아마 공격을 받았을 것이다.하지만 윤구주는 두 사람의 실력을 믿었다.두 사람이 도망치려고 마음먹었다면 반드시 도망쳐 나올 수 있을 것이다.“저하, 저희 이제 어떡합니까? 국방부는 영문과 결탁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많은 문벌과 종파들이 그들의 편에 섰습니다.”정태웅이 갑자기 말했다.화진 국방부는 지위가 아주 높았다.하지만 국방부에도 분파가 많았다. 예를 들면 문벌, 종파, 세가 등 말이다.그리고 국내의 10대 군사 구역도 있었다.당시 윤구주가 혼자 국방부를 휘어잡았을 때 세가, 종문, 문벌 등에서는 모두 윤구주를 왕으로 대접했다.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윤구주는 비록 살아있긴 하지만 이젠 문아름이 구주왕의 자리를 대신했다.문아름이 암부에 손을 썼다는 것이 뭘 의미하겠는가?국방부의 문벌, 종파, 세가 등이 전부 문씨 일가의 편에 섰다는 걸 의미한다.그런 생각이 들자 윤구주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걱정하지 마. 감히 우리 형제에게 손을 쓴 놈들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할 테니까.”...밤의 장막이 드리워진 강성 입국장.서울에서 날아온 전용기 두 대가 어둠 속에서 서서히 착륙했다.공항 활주로에는 차들이 쭉 줄지어 서 있었고 검은 복면을 쓴 영문 사람들이 귀신처럼 조용히 서 있었다.그들은 서울에서 온 거물을 기다리고 있었다.전용기 두 대가 서서히 착륙한 뒤 비행기 안에서 200여 명의 강한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 내렸다.그들은 한눈에 봐도 엄
노인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했고 7, 80대로 보였는데 사실 그녀의 나이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비록 그녀는 나이가 아주 많았지만 눈빛만큼은 아주 살벌했다.그녀는 검은색 지팡이를 짚고 있었는데 지팡이의 머리 쪽에 ‘여’ 자가 새겨져 있었다.신급 강자의 기운을 띤 그녀는 말을 하면서 눈앞의 불빛이 환한 도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어르신, 왕이 생기면서부터 우리 화진은 세계 강대국 중 하나가 되었어요. 강성은 연해 도시라서 교통도 편리하고 산업도 발전해서 아주 부유한 곳이에요.”한동석이 말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좋은 도시가 곧 피바다가 되겠어요.”여선희는 기괴하게 웃었다.“한동석 장군, 국방부에서 암부가 적과 결탁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얻었다는 게 사실인가요?”이번에는 우렁찬 목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왔다.말을 한 사람은 키가 작은 노인이었다.그 노인은 여선희와 마찬가지로 신급 강자의 기운을 온몸에서 내뿜고 있었다.노인의 뒤에는 10여 명의 대가급 강자가 있었다.한동석은 노인의 말을 듣더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집법위는 항상 공정하고 엄격합니다. 왕의 명령이 떨어졌으니 암부에서 적과 결탁한 건 확실한 일이죠.”신급 강자의 노인 황정두는 기묘하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전 국방부에서 자기 편이 아닌 사람을 처리하려고 그런다고 들었는데요. 그리고 구주왕의 충실한 부하였던 자들을 다 죽일 생각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한동석은 그 말을 듣더니 표정이 차갑게 돌변하면서 고개를 돌려 말했다.“어르신, 저희 국방부를, 이황왕을 믿지 않는다는 뜻입니까?”황정두는 킥킥 웃으며 말했다.“제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쓸데없는 말은 삼가시죠. 우리는 이황왕의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 암부가 적과 결탁한 증거를 국방부에서 확보했다고 하니 우리 3대 문벌은 당연히 따라야죠.”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가 사람들 사이에서 들려왔다.자세히 보니 눈이 하나뿐인 노인이었다.그 노인도 그들처럼 신급 강자였다. 하지만 그의
국방부 장군 한동석이 3대 문벌의 강자들을 데리고 나타나자 공항 활주로에 있던 영문 구성원들은 곧바로 경례를 했다.수백 명의 강자들이 강성에 모습을 드러내니 곧 어둠의 파도가 강성을 휩쓸 것 같았다.“정태웅의 위치는 확인했어?”한동석이 한 영문 구성원에게 물었다.“장군님, 위치는 이미 확인했습니다. 강성의 윈워터힐스에 있습니다.”영문의 킬러는 곧바로 대답했다.“좋아. 오늘 암부를 일망타진해야겠어.”한동석은 잔인한 미소를 짓더니 큰 손을 움직였고 수백 명의 강자들과 함께 차를 타고 출발했다.한동석이 3대 문벌의 강자들을 데리고 윈워터힐스로 가고 있을 때, 윈워터힐스에서는 소채은의 부모가 소채은을 간호하고 있었다.비록 윤구주가 소채은 체내의 시독을 전부 없애긴 했지만 소채은은 몸이 너무 허약해서 천천히 회복해야 했다.윈워터힐스 거실 안.윤구주와 정태웅, 주세호, 백경재 등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밤은 점점 더 깊어졌다.원래는 달이 밝게 빛나는 밤하늘이었는데 야심한 시각이 되니 빛이 어두워졌다.하늘에서 별들이 사라진 것 같았다.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거실에 앉아 있던 윤구주는 갑자기 눈빛이 서늘하게 변하더니 밖을 바라보았다.“왔네?”윤구주가 그렇게 말하자 백경재, 정태웅, 주세호 모두 당황해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저하, 뭐라고 하셨습니까?”윤구주는 그들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고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잠시 뒤, 윤구주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역시나 왔군.”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갑자기 일어나면서 정태웅에게 말했다.“정태웅, 국방부 사람들이 왔어.”‘뭐?’그 말을 들은 정태웅은 곧바로 몸을 돌려 어둠을 바라보았다.“저하, 그들을 감지하신 겁니까?”“그래.”윤구주가 말하자마자 정태웅은 펄쩍 뛰었다.“제기랄, 이 잡놈들이 감히 죽으려고 찾아오는 걸까요? 저하, 명령을 내려주시면 지금 당장 저 빌어먹을 놈들을 죽여버리겠습니다!”윤구주는 손을 저었다.“조급해할 필요 없어.
“상대방의 실력이 아주 강하거든요. 전 주세호 씨 사람이 헛되이 죽는 걸 원치 않아요.”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그 기운들을 느낀 순간, 윤구주는 그들이 어느 정도 실력인지 파악했다. 주세호의 경호원들이 있어봤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저하, 제 사람들이 물러나면 저희 쪽에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주세호의 질문에 윤구주는 웃었다.“걱정하지 말아요. 사람이 있으니까요.”사람이 있다는 말에 주세호뿐만 아니라 정태웅도 답답했다.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다들 의아해하고 있을 때 윤구주는 그들에게 설명해 주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 밤은 더욱 깊어졌다.윤구주가 명령을 내린 뒤 주세호는 윤구주의 말대로 윈워터힐스에 있던 100여 명의 경호원들을 전부 철수시켰다.현재 윈워터힐스는 텅텅 비어서 쥐 죽은 듯 고요했다.썰렁하고 차가운 건축물을 제외하면 윤구주 일행과 소채은의 부모님, 그리고 혼수상태인 소채은뿐이었다.이때 윤구주는 시괴 동산을 데리고 소채은의 방에 왔다.방 안, 소채은의 곁을 지키던 소채은의 부모님은 윤구주가 거구의 시괴 동산을 데려오자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구주야, 여긴 어쩐 일이야?”윤구주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병상 위 소채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채은이 보러 왔어요. 참, 아버님, 어머님. 잠시 뒤 밖이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니 지금부터는 방 안에만 계세요. 어떤 소리를 듣더라도 절대 방에서 나오지 마세요.”윤구주가 갑자기 그렇게 말하자 소청하와 천희수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구주야, 무슨 일이야? 왜 갑자기 오늘 밤에는 방에서 나오지 말라는 거야?”“죄송해요. 이 일은 모르시는 게 좋아요. 그저 제 말대로 하시면 돼요. 그리고 채은이 잘 돌봐주세요.”윤구주가 다시 한번 당부했다.소청하는 비록 의문이 들었지만 윤구주를 굳게 믿었기에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네 말대로 할게.”두 사람에게 당부한 뒤 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시괴 동산에게 말했다.“지금부터 넌 한 발짝도 움직이지
밤하늘 아래, 한 무리의 강자들이 윈워터힐스 주변에 나타났다.선두에 선 사람은 국방부 장군 한동석이었다.그는 반보 신급 강자 실력을 지닌 집법위 총사령관이지만 진짜 국방부 구성원은 아니었다.그는 사실 문씨 일가의 사람이었다.문아름은 왕이 된 뒤 군에서의 자신의 지위를 다지려고 일부러 한동석을 집법위 총사령관 자리에 앉혔다.한동석의 뒤에는 서울 3대 문벌 여씨, 황씨, 당씨 일가가 있었다.3대 문벌에는 총 100여 명의 대가급 강자가 있었고 그들 외에 200명 가까이 되는 영문의 킬러들도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기세가 아주 대단했다.“바로 이곳인가요?”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3대 문벌 중 여씨 일가의 여선희였다.빨간색 옷을 입은 노인은 눈빛이 아주 기묘했다. 그녀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눈앞의 윈워터힐스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네.”한동석이 대답했다.“여기까지 왔으니 그 정태웅 지휘사를 보러 가죠.”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잔영만 남긴 채 윈워터힐스로 날아갔고 뒤에 있던 고수들은 곧바로 그녀를 뒤따랐다.수만 평의 윈워터힐스는 조명 때문에 환했지만 이상하게도 이렇게 호화로운 곳 입구에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더욱 이상한 것은 문이 활짝 열려있다는 점이었다.열려 있는 문과 텅 빈 내부를 본 3대 문벌 사람들과 한동석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이런 좋은 곳에 경호원 한 명 없다고요?”말을 한 사람은 황정두였다.“매복해 있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요?”다른 대가급 노인이 말했다.“뭐 두려울 게 있나요? 매복이 있다고 해도 우리 세 문벌이 암부의 지휘사 한 명 상대하지 못하겠습니까?”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급 강자인 당의전이 피식 웃으면서 오른손을 휘둘렀고 음산한 기운이 순식간에 윈워터힐스를 감쌌다.“당의전 씨 말이 맞아요. 우리 서울의 3대 문벌은 지금까지 누군가를 두려워한 적이 없습니다.”여선희는 그렇게 말한 뒤 검은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쳤다. 순간 수십 명의 대가급 강자들이 일제히 뛰어올라서 윈워터힐스
“건방진 놈! 겨우 암부 지휘사 따위가 감히 우리 왕에게 불경을 저질러? 죽고 싶어?”한동석은 정태웅이 문아름의 이름을 얘기하자 버럭 화를 냈다.정태웅은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별 같잖은 놈이 말이 많아. 내가 국방부에 있을 때 넌 아마 소꿉놀이나 하고 있었을걸?”정태웅은 경멸에 찬 얼굴로 말한 뒤 3대 문벌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옮겼다.“흠, 나쁘지 않네. 화진의 다섯 문벌 중 여씨, 황씨, 당씨 일가가 왔네?”정태웅의 말을 들은 여선희는 기묘하게 웃으며 말했다.“단번에 우리 세 가문을 알아보다니 정태웅 지휘사는 보는 눈이 있네.”“하하. 여씨, 황씨, 당씨 일가의 선조들이 당시 곤륜산에서 개처럼 우리 저하 발밑에 엎드린 적이 있으니까. 내가 똑똑히 기억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정태웅은 웃었다.당시 곤륜에서 윤구주는 혼자 문벌, 종문, 세가와 화진의 고대 무도의 모든 연맹을 휩쓸어서 천 년 만에 처음으로 화진 고대 무술계의 대통합을 이루었다.그러니 정태웅이 한 말은 사실이었다.당시 그들이 윤구주의 발치에 무릎을 꿇었던 일이 언급되자 세 문벌 사람은 단단히 화가 났다.당시 곤륜에서 있었던 일들은 그들에게 있어서 치욕이었다.특히 여씨, 황씨, 당씨 일가가 그랬다.그러나 정태웅의 독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내가 묻겠어. 세 문벌 모두 국방부의 편에 서서 그들의 개가 된 거야?”여선희는 호통을 쳤다.“정태웅 지휘사, 우리는 그저 왕의 명령대로 나라를 배신한 당신을 잡으러 온 것뿐이야!”“결국엔 문씨 일가의 개가 되었다는 걸 인정하는 거네? 그걸 인정하는 게 싫어? 날 봐봐. 난 아주 떳떳하니까 그렇게 빙빙 돌려 말하지 않잖아. 그래, 세 문벌 모두 문아름 그 지독한 여자의 개가 되었다는 건 이미 준비가 됐다는 걸 의미하겠지?”정태웅이 그렇게 말하자 당씨 일가의 신급 강자는 결국 참지 못하고 나서면서 호되게 말했다.“빌어먹을, 정태웅! 지금의 암부가 그때랑 같은 줄 알아? 솔직히 얘기할게. 우리 세 문벌은 언제든 암부를 없앨
맞는 말이었다.윤구주는 비록 설국인들을 많이 죽였지만 사실 그가 죽인 사람들 중 죽어 마땅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흑여산맥 국경 지역에서 설국의 10만 병사들은 화진의 백성들을 박해했다.그들이 어떤 의도로 그랬는지 설국의 군신인 세나미가 모를 리가 없었다.그리고 그의 아버지 세나스도 마찬가지였다.그동안 세나스는 계속해 설국의 병력을 키우며 6년 전의 패배로 얻은 치욕을 씻으려고 화진과 전쟁을 치를 생각이었다. 세나미는 당연히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리고 윤구주가 만약 설국 국주를 죽이지 않고 두 나라가 전쟁을 하게 된다면 죽거나 다치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윤구주의 말을 들은 세나미는 충격을 받았다.“나는 항상 죽어 마땅한 사람들만 죽였어. 내가 조금 전 얘기한 사람들 중 죽이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었나? 만약 내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든 날 찾아와 복수해. 하지만 명심해. 벌레만도 못한 설국이 감히 정말로 우리 화진과 전쟁을 할 생각이라면 사상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을 거라는 걸 말이야. 어쩌면 백만 명, 천만 명일 수도 있어. 심지어 나라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겠지.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너도 잘 알 거야.”윤구주의 말은 칼이 되어 세나미의 마음을 사정없이 후벼팠다.이 순간 설국의 군신인 세나미는 넋을 놓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그녀는 그제야 윤구주가 한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음을 깨달았다.비록 윤구주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사람이고 설국인을 2, 3만 명 가까이 죽이고 설국 국주의 목까지 베었지만, 윤구주의 말대로 설국과 화진이 전쟁을 하게 된다면 죽는 사람은 절대 2, 3만 명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어쩌면 백만 명, 천만 명... 심지어 모든 설국인이 죽을 수도 있었다.윤구주의 엄청난 실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6년 전 설국의 백만 대군이 윤구주로 인해 낭파산에서 죽었던 걸 떠올린 순간 세나미는 정신이 문득 들었다.그녀는 멍하니 그곳에 서 있다가 갑자기 뭔가를 깨달았다.그녀
그녀는 거의 1분 가까이 넋을 놓고 있다가 한참 뒤에야 파란색 눈동자를 크게 뜨고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지금... 지금 생사인을 그냥 없앤 거야?”“그러면 내가 뭘 하려는 건 줄로 알았는데?”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세나미에게 되물었다.세나미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윤구주가 자신의 미모에 반해서 옷을 벗으라고 한 건 줄 알았다.그런데 그는 사실 그녀의 생사인을 풀어줄 생각이었을 뿐이었다.그녀가 괜한 생각을 한 걸까?세나미는 그런 생각이 들자 얼굴이 화끈거렸다.“일단 옷부터 입어.”윤구주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세나미는 그제야 자신이 나체임을 깨닫고 서둘러 바닥에 널브러진 옷들을 주워서 입었다.그런 뒤 그녀는 가만히 옆에 서 있었다.움직이지도 못하고 도망치지도 못했다.윤구주가 비록 그녀의 생사인을 풀어주기는 했지만 그녀를 죽이는 건 여전히 그에게 아주 쉬운 일이었다.그러니 그녀는 감히 도망칠 수가 없었다.“왜... 왜 날 죽이지 않는 거야? 왜 날 놓아주려는 거야?”세나미는 용기를 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처음부터 널 죽일 생각이 없었거든.”윤구주의 말은 사실이었다.흑여산맥에서 세나미가 화진의 유목민들을 놓아주고 그들에게 물과 식량을 나눠주는 걸 본 순간부터 윤구주는 이미 측은지심이 생겼다.설국은 처단해야 했지만 세나미는 처단해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국적이 다르니 입장이 다른 건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당신이 날 죽이지 않았다고 해도 난 당신에게 고마워할 생각이 없어. 난 오히려 당신을 증오해!”세나미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세나미는 설국인이었고 그녀의 아버지는 윤구주의 손에 죽었다.심지어 윤구주는 설국의 국주의 목까지 베었다.가족의 원수이며 설국의 원수인 윤구주를 그녀가 어떻게 원망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윤구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날 증오하는 건 상관없어. 날 죽일 실력이 된다면 언제든 날 찾아와서 복수해. 하지만 지금은 한 가지 해줘야 할 일이 있어.”윤구주는 그렇게 말
국제중재기구 출신의 두 사람이 떠난 뒤 윤구주는 다시 설국 금전으로 돌아왔다.아수라장인 설국 금전 안에서 세나미는 멍하니 서 있었다.조금 전 세나미는 국제중재기구의 사람들이 윤구주를 제압할 수 있기를 바랐다.그러나 윤구주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를 일격에 죽이는 걸 본 순간, 그녀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앞으로는 설국을 위해 나서줄 사람이 없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금전 안, 윤구주는 안으로 들어간 뒤 세나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공기 취급했다.윤구주는 과거 설국 국주가 앉았었던 의자에 앉은 뒤 세나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이리 와.”마치 하인을 부르는 듯한 태도였다.그에게 목숨을 저당 잡힌 세나미는 겁에 질린 채 윤구주의 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세나미가 얌전히 자신의 앞으로 걸어오자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겉옷 벗어.”‘뭐라고?’그 말을 들은 순간 세나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고개를 들었다.겉옷을 벗으라니?“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세나미는 두려운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면서 본능적으로 두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윤구주는 짜증 난 표정이었다.“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벗으라면 벗어!”“싫어! 죽일 거면 그냥 죽여. 하지만 날 모욕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세나미는 분노 때문에 눈이 벌게졌다.한때 설국의 군신이자 설국 미래의 황후였던 그녀가 윤구주의 앞에서 옷을 벗는 치욕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었다.그러나 윤구주는 더 설명해 주지 않았다.그가 손을 올려서 손가락을 움직이자 기운 하나가 세나미 가슴 쪽의 혈 자리에 닿았다.그 혈 자리를 눌린 세나미는 순간 온몸에서 힘이 빠져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이 악마,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만약 날 모욕한다면 귀신이 되어서도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세나미가 필사적으로 울부짖어도 윤구주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손가락을 움직였고 그 순간 기운 하나가 세나미의 옷을 찢
밀라나가 다시 한번 말했다.밀라나는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자랐다.그녀는 서방 제2 제국 황실 공작의 딸이었다.어렸을 때부터 유럽 교황청에서 생활한 그녀는 아시아 국가를 무시했고 그래서 아주 거만했다.밀라나는 말을 마친 뒤 고개를 돌려 눈앞의 윤구주를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당신이 누구든 상관없어요. 구주왕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우리 국제중재기구에 불경을 저지른다는 건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것과 다름없어요! 화진은 동방의 용이라고 불리지만 아무리 강해도 세계를 적으로 돌리면 결국 망하게 될 거예요.”밀라나의 말을 듣던 윤구주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천천히 왼손을 들었고 기다란 그의 손가락은 허공에 멈췄다.손을 들어 올린 순간, 윤구주의 훤칠한 몸에서 눈부신 흰빛이 뿜어졌다.그 흰 빛은 바로 윤구주의 적선의 빛이었다.흰빛이 나타나자 어마어마한 살기가 밀라나를 둘러쌌다.“조금 전 그 말만으로도 당신은 죽어 마땅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허공에서 살짝 움직였다.그 순간 무시무시한 적선기가 지현으로 변했다.그 공격은 신도 없앨 수 있고 악마도 벨 수 있었다.그 모습을 본 순간 옆에 서 있던 레이는 깜짝 놀라서 외쳤다.“구주왕, 안 됩니다... 밀라나는... 밀라나는 제2 제국 프로이트 공작의 하나뿐인 딸입니다!”그러나 윤구주는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이 세상에 감히 그를 위협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촤악!빛나는 지현이 밀라나의 가슴팍을 꿰뚫었다.제2 제국 황실 출신의 밀라나는 그렇게 윤구주의 일격에 목숨을 잃었다.눈보라가 휘몰아쳤고, 운이 좋지 않았던 밀라나의 시체는 눈보라 속에서 쓰러졌다.그녀는 입을 벌리고 있었고 눈은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였다.그런데 몇 초 사이, 그녀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눈보라 속에서 죽었다.제2 제국의 엄청난 천재가 윤구주의 일격에 죽을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게다가 상대는 국제중재기구의 일원이었다.윤구주는 밀라나를 죽
윤구주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가장 처음 놀란 것은 레이였다.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칠살 절정 강자인 레이는 화들짝 놀라서 외쳤다.“어떻게... 어떻게 당신일 수가... 당신은 분명... 죽었는데?”레이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눈이 휘둥그레져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레이 님, 왜 그러세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는 레이의 모습을 보고 서둘러 물었다.옆에 있던 팔이 잘린 밀라나는 궁금증이 생겼다.“저 사람은... 화진의 구주왕이에요. 6년 전 홀로 10국과 싸웠던 그자 말이에요!”레이는 윤구주의 신분을 얘기했다.‘뭐라고?’그 말에 아나스와 밀라나 모두 넋이 나갔다.구주왕?화진의 왕?윤구주를 본 아나스는 몸과 영혼 다 윤구주의 기운에 억눌린 것만 같았다.윤구주로 인해 팔이 잘린 밀라나는 안색이 종잇장처럼 창백했다.“화진의 구주왕이라고요? 이미 죽은 거 아니었나요? 설마 화국이 우리 10국을, 전 세계를 속인 건가요?”아나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윤구주를 본 순간, 그들의 몸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윤구주는 온몸이 흰빛으로 둘러싸였다.조각된 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윤구주는 마치 신처럼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국제중재기구에 날 아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윤구주의 목소리에 경멸이 어려 있었다.마치 국제중재기구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구주왕, 조금 전에는 저희가 무례했습니다. 그 점에 있어서 저희 국제중재기구는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칠살 절정인 레이는 윤구주를 본 순간 서둘러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췄다.옆에 있던 아나스와 팔이 잘린 밀라나는 레이가 윤구주를 향해 정중하게 예를 갖추자 완전히 넋이 나갔다.윤구주는 그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계속해 말했다.“국제중재기구는 아마도 설국 일 때문에 온 거겠지?”“...네.”레이는 비록 인정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국제중재기구가 왔으니 얘기해줄게. 설태현의 목은 내가 잘랐어. 설국의 백 년 국운 또한
국제중재기구에서 왔다는 그의 말이 널리 울려 퍼졌다.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붉은 머리카락의 세나미는 국제중재기구란 말을 듣는 순간 몸을 흠칫 떨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국제중재기구? 드디어 왔어!”세나미는 어두운 밤 중에 등대를 발견한 사람처럼 흥분해서 금전 바깥쪽으로 달려갔다.그런데 얼마 달리지 않아 쾅 소리와 함께 부적대진의 엄청난 힘이 그녀를 튕겨냈다.세나미는 아픈 듯 앓는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서 일어났다.그녀는 분노 어린 눈빛으로 금전 위쪽에 있는 윤구주를 죽어라 노려보며 말했다.“구주왕! 당신이 얼마나 강하든 오늘 국제중재기구가 이곳에 온 이상 당신은 반드시 우리 설국을 공격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세계 각국은 국제중재기구의 힘을 믿었다.국제중재기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몇몇 제국이 연합해서 만든 기구였기 때문이다.국제중재기구가 나선다면 그 어떤 나라라도 감히 그들을 푸대접할 수 없었다.그런데 지금 세계 평화를 수호한다고 하는 국제중재기구가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레이가 국제중재기구에서 왔다고 하는 순간, 64개의 부적으로 이루어진 부적대진 안에서 갑자기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국제중재기구? 난 당신들을 오랫동안 기다렸어.”비록 덤덤한 목소리였지만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특히 레이, 아나스,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온몸의 피가 들끓는 기분이 들었다.“젠장. 이 사람 엄청 강해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가장 처음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맞아요. 게다가 우리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파란색 머리카락의 여자가 이때 입을 열어 말했다.오직 레이만이 어두워진 표정으로 부적대진을 노려보고 있었다.“우리가 국제중재기구 사람이란 걸 아시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겁니까?”그렇게 말하자 광기 어린 쩌렁쩌렁한 웃음소리가 부적대진 안에서 들려왔다.“겨우 세 명이 국제중재기구를 대표하려고 하다니, 그러기엔 자격이 부족한 것 같은데.”그 말을 들은 순간 파
부적 대진의 중앙에서 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의 몸은 자줏빛 기운을 흡수하자 온몸의 피와 살, 뼈가 완전히 환골탈태했다.심지어 외모도 예전보다 훨씬 더 잘생겨졌다.우우!갑자기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고 곧이어 무시무시한 코끼리의 형상이 그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총 9마리였다.코끼리가 9마리가 나타나자 하늘과 땅도 그 엄청난 위엄을 느낀 듯했다.윤구주가 9마리의 코끼리를 나타나게 하자 설국 금전의 바닥이 갈라지면서 금전 전체가 아래로 내려앉았다.“무슨 상황이지? 저 악마... 대체 뭘 하는 거야?”금전에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자 금전 안에 있던 세나미는 겁을 먹고 소리를 질렀다.금전이 뒤흔들렸고 수많은 집들이 무너지고 파괴되었다.심지어 금전 상공에서도 붕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윤구주의 등 뒤에 코끼리 9마리의 형상이 나타나는 순간, 용의 울음소리 또한 들려왔다.곧이어 9마리의 금빛 용이 윤구주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용과 코끼리가 동시에 나타나다니.물에서는 용이 최고며, 육지에서는 코끼리가 최고라고 한다.그런데 윤구주는 용과 코끼리를 동시에 불러냈다.“드디어 성공했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는 순간 두 눈을 번쩍 뜨며 눈빛을 번뜩였다.쿵!그 순간 하늘과 땅이 흔들렸다.구음만상결의 수련에 드디어 성공했다.윤구주가 구음만상결을 성공한 찰나, 그의 입가에 갑자기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왔나? 잘 됐어. 너희를 이용해서 시험해 봐야겠어.”윤구주는 도도하게 말한 뒤 다시금 눈을 감았다.먼 곳, 윤구주가 구음만상결을 수련할 때 세 명의 사람이 설국 수도에 도착했다.“엄청 강한 기운이에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푸른 눈동자는 금전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다들 저길 봐요. 저게 뭐죠?”아나스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설국 금전 쪽에 아주 거대한 부적 대진이 설국 금전을 완전히 뒤덮고 있었다.“부적? 저건 화진의 술법이에요!”파란색 머리카락의 요염한
“걱정하지 마. 우리 저하께서 설국 수도에 남아있는 건 분명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그런 걸 테니까 말이야. 우리는 그냥 여기서 느긋하게 기다리면 돼. 조급해할 이유가 없어.”염수천의 말을 듣자 박천후는 그제야 입을 다물고 더 질문하지 않았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갔다.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세 명의 강한 절정 기운이 갑자기 박천후의 신해 속에 나타났다.똑같이 절정 강자인 박천후는 허공에서 나타난 절정 강자들의 기운에 안색이 급격히 달라졌다.“강자가 왔어. 다들 경계해!”박천후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수많은 병사들이 곧바로 경계 태세를 취했다.박천후의 옆, 눈밭에서 앉아 있던 염수천은 이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무홍의 기운을 온몸에서 내뿜었다.하늘에서 세 명의 사람이 아주 빠른 속도로 설국의 낙일성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세 사람을 본 순간 염수천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싸늘한 살기를 드러내며 말했다.“준절정 세 명이야.”“세 사람의 실력은 아마 우리보다 약하진 않을 거야.”염수천은 차가운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어떡하지? 설국에서 부른 지원군일 것 같은데 지금 바로 저 세 명을 공격할까?”박천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세 사람이 얼마나 강한지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그에게 있어 윤구주를 해치려는 사람은 전부 죽어 마땅했다.“조급해하지 마. 저 세 사람은 설국인이 아닌 것 같아. 게다가 저하께서는 출발하기 전 우리에게 멋대로 전쟁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명령을 내리셨어.”염수천이 말했다.그 말을 들은 박천후는 주먹을 움켜쥐며 말했다.“그러면 저 빌어먹을 놈들이 우리 저하를 상대하는 걸 그냥 지켜봐야만 해?”“그들에게 그럴 실력이 있겠어?”염수천은 비웃었다.말을 마친 뒤 그는 박천후의 어깨를 토닥였다.“박천후, 걱정하지 마. 우리 저하께서 홀로 설국으로 가서 그들을 공격한 이유는 다른 나라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니까. 그러니 오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든, 감히 우리 저하를 공격하려고 한다면 모두 죽게 될 거야
“맞아요. 만약 화진의 구주왕이 살아있다면 우리 국제중재기구는 조금 두려워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잖아요...”레이라고 불린 가장 앞에 서 있던 금발의 남자는 윤구주의 얘기가 나오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레이 님,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시 10국 간의 전쟁에서 레이 님께서는 구주왕을 직접 본 적이 계시죠? 소문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당시 우리 10국의 강자들이 함께 연합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나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금발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금발의 남자는 잠깐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어 흩날리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6년 전 전쟁 때가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피는 바다를 이루었고 시체는 쌓여 산더미를 이루었다.당시 그 전투에서 레이는 구주왕의 실력을 본인의 두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그는 그 전투에서 12명의 신급 절정 강자가 윤구주와 고전을 치렀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중 반이 죽었다.최후에 10국이 투항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날 10국의 강자들은 전부 윤구주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그 장면을 떠올리자 국제중재기구 출신이며 칠살 급인 레이는 눈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는... 악마예요!”악마라는 말에 아나스도,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도 침묵했다.“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죽었죠.”레이는 갑자기 길게 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갑시다. 일단은 설국으로 가야죠.”그는 그렇게 말한 뒤 설국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아나스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를 뒤따랐다....낙일성은 설국 수도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었다.이 시각, 낙일성 30km 밖에서는 화진 군대가 진지를 확고히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었다.수십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기세가 남달랐다.선두에 선 장수는 화진 북방군의 총사령관 박천후와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예전에 윤구주는 신념을 이용하여 염수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