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채은의 천시 시독이 발작하자마자 그녀는 기절하고 말았다.“채은아!”“채은아!”사랑하는 여인이 시독이 발작한 모습을 보며 윤구주의 가슴은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윤구주는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소생술을 시작했다.백화궁.소채은이 기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연규비, 정태웅, 백경재 등 사람들이 모두 달려왔다.아쉽게도, 윤구주가 소채은을 치료하고 있어서 그들은 문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죠? 최근 들어 채은 씨 상태가 아주 좋았잖아요? 왜 갑자기 시독이 발작한 거죠?”연규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그러게요. 저하께서도 지난번에 시독을 억제했다고 말하지 않았나요?”백경재도 이렇게 말했다.“이런! 다 그 빌어먹을 군형 삼마 때문이야! 그 세 녀석만 아니었어도 우리 형수님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으셔도 되는데!”정태웅은 이렇게 욕을 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지금 군형 5대 가족이 다 죽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 5대 가족을 다시 한번 죽이고 싶었다.혈충 고독.비록 윤구주가 소채은의 고독을 치료했지만, 그 시독은 배출하지 못했다.최근 들어 소채은이 손발이 저렸던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하지만 시독이 갑자기 발작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채은 씨한테 무슨 일 있어요?”그때, 대 스타 은설아도 소채은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 물었다.“채은 씨 체내의 시독이 발작했어요!” 연규비가 대답했다.“네? 중독이요? 채은 씨 다 낫지 않았어요? 중독이라니요?” 은설아가 이해되지 않는 듯 물었다.연규비가 은설아에게 간단히 상황을 설명했다. 은설아는 소채은이 군형 고독에 중독되었다는 말을 듣자, 깜짝 놀라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그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닫혀있는 방문을 바라보며 두 손을 맞잡고 기도했다.“하늘이시여! 채은 씨는 아주 좋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제발 그녀를 지켜주세요.”모든 사람이 소채은을 관심하고 있을 때, 방안에서는 윤구주가 소채은을 치료하기 위해 봉왕팔기 중
그녀뿐만 아니라 백경재와 대스타 은설아도 똑같이 깜짝 놀라서 굳어버렸다.정태웅만 유일하게 미간을 찌푸리고 진지하게 말했다. “저하는 지금 형수님을 살리고 계십니다!”“무슨 뜻이야?”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정태웅을 바라봤다.정태웅이 설명했다. “사실대로 말씀드릴게요. 저하께서 예전에 말씀하시기를, 형수님을 살릴 방법은 저하가 수련한 ‘구양진용결’뿐이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이 기이한 공법은 오직 저하만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형수님을 살리려면 저하는 자기의 피를 쓸 수밖에 없어요!”이 말을 들은 연규비, 백경재와 대스타 은설아는 모두 멍하니 서있었다.윤구주가 자기의 피로 소채은을 살리려 하다니!이런 마음에 그들은 감동했을 뿐만 아니라 부러워했다.특히 대스타 은설아는 눈을 깜빡이며 문틈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음 깊이 감동했다.“만약 이 세상에 나한테 이렇게 하는 남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은스타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러갔다.그렇게 30분 정도 지나자, 윤구주가 방에서 나왔다.그가 나오자마자 모두 서둘러 다가와 물었다.“구주 씨, 채은 씨는 좀 어때요?”“저하! 형수님은 어떠세요?”“선배님, 채은 씨는 언제쯤 나을 수 있나요?”이들의 질문에 윤구주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채은이 체내의 시독은 현재로서는 억제만 할 수 있을 뿐, 없애지는 못해!”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그럼...채은 씨는 계속 혼수상태인 거야?” 연규비가 걱정스레 물었다.“혼수상태는 아니야! 다만 몸이 점점 허약해질 거야!”“구주 씨, 그럼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요?”“사실 저도 연예계에서 몇 년 동안 있으면서 국내외의 유명한 의사들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 그분들께 연락해서 채은 씨를 치료할 수 있는지 물어볼까요?” 은설아가 물었다.윤구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필요 없어!”은설아가 더 말하려는데 옆에 있던 정태웅이 입을 열었다. “은스타님, 마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다만, 저하께
정태웅은 욱했지만,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연규비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대스타 은설아만 이들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의문이 생겼다.(정태웅은 왜 윤구주에게 저하라고 하는 거지?)그리고, 기린 화독?문 씨 세가?그녀는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됐어! 채은이 일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가 잘 보살필 테니까!”윤구주가 말했다.사람들도 윤구주 외에 아무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조용히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윤구주는 모두 자리를 떠난 뒤에야 방으로 돌아와서 계속해서 소채은을 보살폈다.방 안에는 소채은이 침대에서 의식 없이 누워있었다.구양진용혈을 마신 뒤, 백지장처럼 하얗던 얼굴이 드디어 혈색이 조금 돌아왔다.하지만 보기에 여전히 창백했다.윤구주는 그렇게 그녀의 곁을 지켰다.날이 어두워질 때쯤이 되어서야 소채은의 의식이 돌아왔다.“채은아, 드디어 깼네!”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이 의식이 돌아오자, 윤구주는 얼른 그녀를 부축했다.“구주야, 나 또 시독이 발작한 거야?”윤구주가 “응”하고 대답했다.“걱정시켜서 미안해!” 소채은이 말했다.“바보, 왜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내가 자꾸 너 걱정시키니까 그러지!” 소채은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윤구주는 마음이 아파서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바보, 그런 말 하지 마! 너는 내 여자야, 내가 걱정하지 않으면 누가 걱정하는데?”소채은은 눈물을 닦고 몸을 일으켜 아름다운 눈으로 윤구주를 보며 말했다.“구주야, 하나만 물어볼 게, 솔직하게 대답해 줄래?”“뭔데?” 윤구주가 물었다.“혹시, 내 시독은 나을 수 없는 거야?”이 말을 들은 윤구주는 재빨리 대답했다. “아니!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낫게 할거야!”하지만 소채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구주야, 솔직하게 말해줘!”“난 사실대로 말했어!” 윤구주가 말했다.“아니! 넌 지금 날 속이고 있어!”“내 몸속에 있는 시독이 악화하고 있는 걸 느낄 수
소채은이 진짜 그렇게 어리숙할까?진짜 아무것도 몰랐을까?그 답은 당연히, ‘아니다’이다.강성에 나타난 주 회장, 민규현, 천하회, 그리고 창용 부대 박창용의 출현으로 소채은은 윤구주가 기억이 돌아왔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그렇지 않다면, 그의 형제들이 왜 하나같이 대단하겠는가?심지어 창용 부대 총사령관과 강성 갑부 주 회장님조차도 그에게 굽신거리다니?하지만 소채은은 이 모든 것에 관심이 없었다.그녀는 윤구주가 누구인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그녀가 원하는 건, 그저 그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었다.그녀는 윤구주의 신분에 관심이 없었다.그가 예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도 관심이 없었다.그녀가 신경 쓰는 건 오직 하나, 그가 그녀의 구주면 된다.소채은의 말을 듣고 있던 윤구주는 깊이 감동했다.그는 소채은이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그녀는 이미 오래전부터 모든 걸 알고 있었다.비록 소채은은 자기의 남자가 천하무적의 화진 제일 군왕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하겠지만, 윤구주가 어떤 신분이든지 소채은은 신경 쓰지 않았다.“채은아, 진짜 내가 누군지 알고 싶지 않아?”윤구주는 눈앞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보며 물었다.소채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내가 말했잖아, 네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고! 중요한 건, 네가 나의 구주라는 거야!”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심장이 요동쳤다.“구주야, 나 좀 피곤해. 쉬고 싶어. 내 옆에 있을 필요 없어!”소채은이 침대에 누우며 말했다.“그래!”“난 옆방에 있을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불러!”“응!”그렇게 소채은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고 윤구주는 방에서 나왔다.윤구주가 방에서 나간 뒤, 소채은은 힘겹게 다시 일어나서 자리에 앉았다.그녀는 윤구주가 나간 걸 확인한 뒤, 겉옷을 입고 연규비의 방으로 향했다.똑똑똑!방에 있던 연규비는 갑작스러운 노크소리에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누구세요?”“저예요, 규비 씨!”밖에서 소채은의 허약한 소리가 들려왔다.“채은 씨
네?그녀의 질문에 연규비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연규비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소채은을 바라보며 말했다. “채은 씨, 저와 구주 씨는 사실 그저 친구 사이일 뿐이에요! 생각하시는 그런 관계 아니에요!”그러자 소채은이 대답했다. “규비 씨, 긴장할 필요 없어요. 저는 그저 가볍게 물어본 거예요.”“사실, 같은 여자로서 규비 씨가 우리 구주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그러자 연규비가 다급히 말했다. “저는...”하지만 소채은이 먼저 연규비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규비 씨, 숨길 필요도 없고 설명할 필요도 없어요! 사실 전 규비 씨가 우리 구주를 좋아하기를 바라요.”“규비 씨, 내가 왜 갑자기 찾아왔는지 알아요?” 소채은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연규비를 보며 말했다.연규비가 고개를 저었다.“왜냐하면... 규비 씨가 저를 대신해서 우리 구주를 보살펴달라고 부탁하려고요.”뭐?보살핀다고?이 말을 들은 연규비는 어리둥절했다.“네! 구주를 보살펴달라고요!”“규비 씨한테는 숨기지 않고 말할게요. 제 시독은 나을 수 없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제 팔다리는 점점 더 저려오기 시작했어요. 감각이 없어요! 제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언제 갑자기 세상을 떠날지도 몰라요. 그래서 떠나기 전에 규비 씨한테 우리 구주 부탁하려고요!”이 말을 들은 연규비는 순간 감동했다.그녀는 그제야 소채은이 갑자기 자기를 찾아온 이유를 깨달았다.알고 보니, 그녀는 이미 자기가 중독된 시독이 점점 심각해지는 걸 느끼고 있었다.“비록 전 옛날의 구주에 대해 모르지만, 분명 많이 힘들었고 큰 상처를 받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원래는 제가 평생 구주 옆에서 보살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시독에 중독될 줄은 생각지 못했어요...”소채은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하지만 곧 그녀는 다 내려놓았다.“그래도 구주 옆에 이렇게 좋은 형제들이 있고 규비 씨 같은 여사친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소채은은 계속 눈을 깜빡이며 연규비를 쳐다봤다. “규비
윤구주는 방에 잠깐 있다가 소채은이 걱정되어서 다시 그녀를 돌보러 방으로 돌아갔다.그런데 소채은의 방에 와보니, 그녀는 방에 없었다.“채은이는?”윤구주는 깜짝 놀라서 그녀를 찾으러 나갔다.막 방문을 나서던 그때, 허약한 소채은을 부축한 채 걸어오는 연규비가 보였다.“채은아?”“너 왜 나왔어?”윤구주가 소채은을 보고 얼른 뛰어왔다.소채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잠깐 규비 씨랑 얘기 좀 나눴어.”“얘기?”윤구주는 의아한 눈으로 연규비를 바라봤다.연규비는 감히 윤구주의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응, 방금 채은 씨랑 얘기 좀 나눴어!”말을 마친 연규비가 소채은을 보며 말했다. “채은 씨, 어서 가서 쉬어요. 그럼 난 먼저 들어갈게요.”연규비가 자리를 뜨자, 윤구주는 그제야 소채은을 부축해서 방으로 돌아갔다.몸이 너무 허약한 탓에 소채은의 행동이 좀 불편했다.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침대에 누웠다.윤구주는 소채은의 옆에 앉아서 차가운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채은아, 넌 이제 막 깨어났으니 무조건 푹 쉬어야 해. 막 다니지 말고, 알겠지?”“응!”소채은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윤구주는 그녀의 옆을 지켰다.그녀가 잠이 든 뒤에야 윤구주는 아쉬워하며 그녀의 방을 나왔다.방 입구 쪽.윤구주는 나오자마자 정태웅과 백경재를 보았다.“저하, 형수님이 깨어났다던데요?”“응, 채은이가 깨어났어.” 윤구주가 대답했다.“잘됐네요! 형수님은 착하고 좋은 사람이니 하늘이 도왔네요.” 정태웅이 기뻐하며 말했다.“가, 나랑 같이 규비한테 가자.”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네?“갑자기 왜 규비 여신님을 만나러 가시는 거죠?” 정태웅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방금 채은이가 깨어나자마자 규비랑 얘기를 나눴어. 그리고 두 사람 눈빛을 보니, 뭔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윤구주가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네? 그런 일이 있었어요?”정태웅은 혼잣말하며 재빨리 뒤따라갔다.잠시 후, 윤구주는 정태웅을 데리고 연규비를 찾아왔
연규비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채은 씨가 자기는 낫지 못할 거라고 그러더라. 혹시라도 자기한테 문제가 생긴다면 나한테 널 부탁하고 싶다면서...”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옆에 있던 정태웅도 그 말을 듣자 가슴이 아팠다.“소채은 씨... 정말 너무 착하신 거 아닌가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죠?”연규비가 말했다.“채은 씨는 꼭 나을 거라고 그렇게 설득해 봤는데 채은 씨는...”연규비는 거기까지 말한 뒤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윤구주는 그 말을 듣자 바보 같은 소채은이 더 애틋해졌다.그녀가 한 모든 일을 그를 위해서였기 때문이다.“바보 같긴.”윤구주는 쓰게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정태웅, 구주령을 전해.”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정태웅은 윤구주가 갑자기 구주령이라고 하자 표정이 확 돌변하더니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 말했다.“저하의 구주령을 받들겠습니다!”“암부의 모든 구성원, 그리고 창용 부대, 천하회의 모든 사람에게 천년초를 찾으라고 해! 이제 하나만 더 있으면 난 다시 전성기 때로 돌아갈 수 있어. 내 실력이 전성기 때로 돌아간다면 채은이 체내의 독도 해결할 수 있어!”윤구주의 명령을 들은 정태웅은 곧바로 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당장 명령을 전하겠습니다!”그 순간부터 윤구주는 그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세 번째 천년초를 찾을 생각이었다.예전에는 세 번째 천년초를 찾기 위해 큰 소동을 일으킬 생각이 없었다.그러나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소채은이 나을 수만 있다면, 그녀가 마음을 놓을 수만 있다면 윤구주는 모든 걸 다 할 수 있었다.그 뒤 이틀 동안 소채은의 몸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고 이젠 걸을 수도 있게 되었으나 두 손과 두 다리가 종종 저렸다.그리고 그동안 윤구주는 소채은의 옆에 꼭 붙어 있었다.셋째 날이 되자 소채은은 집에 돌아가고 싶었고, 윤구주는 예전에 소채은과 약속한 적이 있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백화궁.커다란 대전 안에는 연
그렇게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윤구주는 사람들을 데리고 백화궁을 떠났다.그들은 암부 쪽에서 마련해준 전용기를 타고 강성으로 돌아갔다.크고 럭셔리한 전용기 안.윤구주와 정태웅, 소채은, 백경재, 시괴 동산, 그리고 은설아까지 모두 전용기를 타고 있었다.천음 엔터는 원래 은설아를 겨냥했었는데 탁천수가 죽은 뒤로 몇몇 엔터테인먼트에서 곧바로 그녀에게 손길을 내밀었다.게다가 광고 등 각종 수익이 천음 엔터에 있을 때보다 몇 배는 더 높았다.그 말은 곧 은설아가 완벽히 복귀했다는 걸 의미했다.그러나 그녀는 소채은의 몸 상태가 걱정되어 우선 소채은과 함께 강성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게다가 엔터에서 결정한 스케줄 가운데 콘서트가 있었는데 그 콘서트가 바로 강성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그래서 은설아는 윤구주, 소채은과 강성으로 향했다.비행기 안에서 윤구주는 허약한 소채은의 옆에 있었다.이제 곧 강성에, 집에 도착할 거라는 생각에 소채은은 무척 행복했다. 그래서 혈색도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다른 한편, 정태웅은 비행기에 오른 뒤 돼지처럼 쿨쿨 잤다.백경재는 윤구주가 준 춘신도를 두 손으로 꼭 쥔 채로 자세히 살피고 있었다.그것은 태현문의 상급 법기였다.백경재의 내공으로는 전력을 다한다 해도 겨우 두 번 정도 휘두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마저도 내공 자질이 뒤떨어지는 그와 같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충분했다.백경재는 춘신도를 얻고 아주 기뻤다. 심지어 잠을 잘 때도 춘신도를 꼭 쥐고 잤다.다들 각자의 일로 바쁠 때 윤구주는 고민하고 있었다.그에게는 이미 천년초가 두 뿌리 있었고 이제 딱 하나만 필요했다.그러나 애석하게도 천년초는 아주 보기 드문 것이었다.하지만 소채은의 몸 상태를 위해서 윤구주는 어쩔 수 없이 구주령을 사용하여 암부, 천하회, DH 그룹, 창용 부대에게 최선을 다해 천년초를 찾으라고 했다.그 명령은 비밀리에 전달되었다.윤구주는 아직 자신의 정체를 외부에 밝힐 수 없었기 때문이다.화진 국방부에서 윤구주가 살아있다는 걸 알게
‘헐, 대박.’진동왕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윤구주를 신처럼 떠받들었다.‘이게 진짜 신이지. 곤륜에 있는 그 자식들은 모두 가짜 신들이었어. 허위적이기 그지없지.’오늘 밤 그는 여러 강자의 싸움을 직접 목격하고 강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문경우도 아주 강했지만 윤구주가 나타나자 문경우는 도망조차 제대로 치지 못하고 영혼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윤구주의 술법에 의해 영혼도 남기지 못하고 진정한 죽음을 맞이했다.승리는 결국 화진에게 돌아갔다. 화진을 무너뜨리려는 역적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윤구주는 자신의 힘으로 화진의 막강한 실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문경우를 처단한 윤구주는 즉시 임정설의 치료에 돌입했다.“짐은 별일 없으니 먼저 왕숙과 네 친구를 치료해줘라.”임정설이 임성진과 청해를 가리키며 말했다.청해는 이미 정신을 차렸다. 비록 상처가 심해 반쯤 죽은 상태였지만 화진 국주에게 인정받은 첫 순간이었다. 묘한 영예감이 그의 마음을 꽉 채우며 날아갈 듯 기뻤다.“이 두 사람 모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은 아닙니다. 오히려 국주님이 더 위험하십니다. 경지를 무리하게 넘어서셨고 섭혼번 아래서 정기를 너무 많이 잃으셨습니다. 지금 국주님의 기운이 안정하지 않으니 제 도움이 없다면 폭주 할수도 있어요. 그때가 되면 저도 방법이 없습니다.”윤구주가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임정설은 결국 윤구주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도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다. 윤구주의 치료를 거부한 이유는 목숨을 내던질 각오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황자급 경지에 오르긴 했지만 예전보다 죽음에 대한 집착이 강해져 있었다. 윤구주는 임정설에게 풀지 못한 원한이 있음을 눈치채고 치료를 해주며 화진으로 압박했다.“국주님께서 직접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 걸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화진에게는 국주님이 필요합니다. 국주님은 30년 동안 화진을 지켜오셨잖아요. 지금 승부가 달린 이 중요한 시점에서 사적인 감정에 휘둘리시면 안 됩니다.”임정설
서울 삼천만 명의 목숨을 제물로 바치고 섭혼번이 작동되면 화진의 국운은 영원히 봉인될 것이다.“우리 문씨 가문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쇠퇴하지 않았으니 마땅히 화진의 주인이다. 감히 누가 복종하지 않겠느냐?”문경우는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웃어댔다.이때 하늘에서 천둥이 울리며 공간이 갈라지더니 한 남자가 시체 한 구를 밟고 서울에 강림했다.“웃기고 있네. 문씨 가문이 화진의 주인이 되겠다고? 문씨 가문 따위가 어디 감히 그런 꿈을 꾸는 것이냐? 나 윤구주가 용납하지 않겠다.”우르릉.우렁찬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지자 문경우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 윤구주의 기운이 섭혼번 아래에 나타나며 음의 기운을 찢어버렸다.거대한 섭혼번이 관통당하자 전법이 무너지고 문경우는 피를 토해냈다.고개를 돌리니 윤구주가 허공에 우뚝 서 있었고 그의 발아래에는 아사 신전의 신주 오딘의 시체가 보라색 번개에 휩싸여 있었다.“이게 무슨? 네가 신왕 오딘을 죽였다고?”문경우는 오딘의 시체를 바라보며 벌벌 떨었다.“이 개 같은 자들이 여러 번 화진을 범했으니 죽이는 게 당연하지. 나는 오딘뿐만 아니라 아사 신족 전체를 멸했다. 이제 곤륜에 아사 신족은 존재하지 않는다.”윤구주가 공중에 우뚝 서서 음양의 기를 손아귀에 감아쥐었다. 그의 머리 위 갈라진 공간 너머로 아사 신전의 폐허가 보였다. 수만 신령이 죽어 아사 신족이 멸족한다는 종말이 예언이 현실이 된 것이다.문경우의 눈에 비친 윤구주는 무적의 화신이었다. 그는 윤구주와 싸울 용기도 내지 못하고 뒤돌아 도망치려 했다.“너희들이 내가 없을 틈을 타 화진의 기운을 봉인하려 했다고? 문씨 가문은 정말 개수작만 부리는군. 예전에는 나를 죽이려 온갖 더러운 수작을 다 부렸잖아. 내가 없는 틈만 노리는 걸 보니 이젠 내가 무서웠나 보지?”“팔기지, 술자결.”윤구주가 손짓하자 삼천만 생령이 국운 속으로 모여들었다. 백성들은 새 국운에 각자의 고마운 마음을 담아 보냈고 모두의 영혼이 육체로 돌아가며 위기가 해소되었다.“팔기지, 어
태양으로 변한 그 부적은 사악하기 그지없었다. 독한 태양 빛이 대지를 지지며 수많은 건물을 녹여버렸고 그 안에 있던 평민들도 산 채로 타죽고 말았다.“그만해. 화진의 백성들을 건드리지 마라!”임정설이 분노에 차 외쳤다.“너와 나는 모두 화진의 절정 수련자인데 어찌 무고한 자들을 끌어들이느냐?”“하하! 무고하다니? 임정설, 현실을 직시하지. 이 하등한 것들은 개미나 다름없어. 한 무리를 죽여도 금방 다시 번식할 테니. 게다가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은 삼천만 백성의 목숨으로 화진의 새 국운을 봉인하는 거라네. 우리 문씨 가문이 얻지 못하는 것은 부숴버려도 남에게 주지 않을 거야.”문경우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그는 윤구주가 문씨 가문의 뜻을 거역하는 것에 화가 났다.만약 윤구주가 그들에게 순종했다면 지금쯤 화진의 주인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천추만대가 지나도 윤구주는 여전히 화진 최고의 명군으로 남았을 것이다.“저 빌어먹을 윤구주. 역사는 승자가 쓴다는 걸 모르나? 역사를 조작한 왕조가 그렇게나 많은데 유독 그놈만 고집을 부리잖아. 화진의 재난은 모두 윤구주 때문이야. 명군이 되길 거부한다면 영원한 역적으로 만들 거야. 윤구주는 역사의 수치주에 못 박혀 천년만년을 욕먹을 것이다.”“닥치거라! 구주는 우리 화진의 영웅이다. 너 같은 쓰레기가 어찌 감히 구주를 함부로 논하는 것이냐?”그의 말에 단단히 열 받은 임정설은 양혼을 불살라 목숨을 걸려 했다. 그러나 문경우가 이미 임정설의 기를 봉쇄하고 제삼의 전법으로 그의 영혼까지 잠가버렸다.“임정설, 내 앞에서 자살조차 못 하는 주제에 어디서 목숨을 걸겠다고 떠드는 건가?”문경우는 기고만장했다. 임정설이 황자가 되면 뭐하나? 어차피 문씨 가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는데.“오늘이 바로 화진 황제의 멸망일이라네. 섭섭해하지 말게. 윤구주도 곧 자네 뒤를 따를 거니까. 하하!”그가 양손을 내리자 백 미터 크기의 사악한 검은 기발이 구름을 뚫고 서울 상공에 나타났다.“이, 이것은 섭혼번이군!”그 거대
말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쓸모없는 대화는 필요 없었다.임정설은 황제의 의지를 칼로 삼았다. 황자의 기세가 모여 금빛 칼날을 형성하더니 국운을 상징하는 그 칼로 문경우를 향해 내리쳤다.우르르.음과 양이 맞부딪치며 터져 나온 충격파가 반경 수 킬로미터를 휩쓸었다. 사령부 빌딩과 인근 건물들의 유리가 모조리 산산조각이 났다.두 사람은 빌딩 꼭대기에서 결투를 시작했다. 칼 빛이 번뜩이며 천지의 영기를 뒤흔들었고 광풍과 폭우가 몰아쳤다. 산해가 울부짖으며 서울은 보라색 번개와 금빛 불길에 휩싸였다.그들은 각각 화진 최강의 무도를 대표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정의와 사악의 대결이 아니라 임씨 가문과 문씨 가문의 결전이었다.서울 상공에서는 용의 형상이 구름 사이를 휘저으며 흉수와 피 묻은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이게 바로 황자의 힘인가. 정말 굉장하군.”진동왕마저 넋을 잃은 채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다른 도시의 지원병들이 서울에 도착해 진동왕과 연락을 취했고 이 소식을 해외에 있는 현모와 주작에게 즉시 전했다.“국주께서 문경우와 결전을 벌이고 계신다고?”“국주께서 황자급 경지에 오르셨다니.”이는 분명히 좋은 소식이었다. 비록 한 산에 두 호랑이가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었지만 윤구주와 임정설의 관계는 남달랐다. 임정설은 윤구주의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너무 기뻐하지 마라. 저 문경우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 곤륜에서 오랫동안 잠적하며 수많은 신전의 공법을 익혔어. 저놈이 서울로 온 목적은 바로 임정설을 죽이기 위함일 것이야.”옆에 있던 황보웅이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주작과 현모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직 화진이 무사하고 임정설이 문경우를 물리치길 기원할 수밖에 없었다.한창 싸우고 있던 두 강자는 공중에서 다시 한번 맞붙었다. 두 사람의 손짓 하나에 산이 뒤집히고 천지가 진동했으며 그들의 기세는 수백 리 밖까지 영향을 미쳤다.임정설은 기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거침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임정설은 문경우가 극 신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전법이 발동되면 서울 수천만 사람들이 참혹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야. 비록 이길 자신은 없지만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화진의 백성을 위해 싸우겠다. 구주군과 금위군의 여러 장수들은 듣거라. 짐이 전사하면 너희들이 나라를 지킬 책임을 지고 계속해서 적들을 섬멸하라.”임정설은 장군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나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홀로 서울 사령부로 날아갔다.서울 사령부는 진동왕과 수비영이 도착하기 훨씬 전에 함락된 상태였다. 주둔지는 죽음의 적막에 휩싸여 있었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말라붙은 백골들이 널브러진 참혹한 장면뿐이었다.당시 강적의 침입을 받은 주둔지의 병사들은 한 명도 물러서지 않고 전원이 전사할 때까지 적들과 맞서 싸웠을 것이다.이 생각에 임정설의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이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 우리 화진의 자랑이다. 저 요망한 것들이 화진을 어지럽힌 지 얼마나 되었느냐? 이 빚을 짐이 갚아 내지 못하더라도 화진 자손들이 반드시 값나낼 것이다.”그는 절대 화진의 혼란에 맞선 마지막 황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선인이 걸어온 길을 밟으며 그의 발걸음은 더욱 확고해졌다.이 순간 황운이 임정설의 몸에 서리더니 새로운 국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순간부터 그는 특정된 누군가의 왕이 아닌 천하 만민이 우러러보는 황제가 되어 있었다.황도가 더해지자 임정설의 기세는 한층 더 강해졌다. 그는 사령부 빌딩 최상층에서 서울을 어지럽힌 장본인을 마주했다.검은 도포를 걸친 그 자는 사악한 부적으로 몸을 감싼 채 요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바로 그가 전법으로 서울을 뒤덮고 있었다.“참으로 예상치 못했어. 화진에 또 한 명의 황자가 나타나다니. 윤구주는 정말 신기하다니까. 자신의 기운으로 국운을 바꾸고 자네의 운명까지 바꿔놓았군. 하지만 내가 충고 하나 해주지. 임정설 자네가 황자가 된 이상 사흘을 넘기지 못할 것이야. 넌 사흘 안에 목숨을 거둘 것이란 말이지.”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은 임정설이 죽음을 각오하고 온 것을 알아
국주 임정설은 해청현의 음기를 제거한 후, 그를 보호하던 기운까지 걷어내 양기로 해청현을 완전히 눌러 버렸다.이게 바로 미친 스님이 말했던 진정한 자제력이었다.“해청현은 수법만 닦고 수도는 하지 않았으며 몸만 수련할 뿐, 마음은 단련하지 않았지. 그러다 보니 결국 다 헛것이 되어버린 거야.”미친 스님은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 하느님은 누구에게나 공평했다. 그는 해청현에게 타고난 수도의 체질을 주었지만 그에 걸맞은 의지를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해청현은 더는 감당하지 못하고 되려 휘말려버린 것이었다.임정설의 머리 위엔 성스러운 빛이 맴돌았고 온몸엔 천지를 뒤덮을 만큼의 정기가 흘러넘쳤다. 해청현은 결국 싸움에서 져버렸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도 임정설처럼 황자급 경지였다면 이겼을 거라고 생각했다. 정작 두 사람의 경지가 같았다 해도 여전히 자신이 완전히 압도당했을 거라는 걸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임정설은 손바닥을 휙 내리치더니 끝까지 미련을 품던 해청현을 그 자리에서 즉사시켰다. 그는 영혼조차 남지 않은 채 완전히 소멸당했다. 이것이 바로 겉보기엔 수련했을지 몰라도 한 번도 진정한 수도의 길에 들어서지 않았다는 증거였다.“국주님이 이렇게까지 강했다고?”공수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강해졌지?”진동왕은 부러움과 질투, 그리고 복잡한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예전에는 그가 임정설보다 더 강했었고 임정설은 국운 덕에 간신히 그를 이길 정도였으니 말이다.하지만 이젠 내공 차이가 너무 벌어져서 더 이상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그제야 깨어난 백호는 조금 전 자신이 국주를 진왕으로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백호, 널 속인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넌 내가 올 때까지 버티지 못했을 테니까...”임정설은 양기를 끌어내어 백호의 몸속에 주입했고 그의 정기를 빠르게 회복시켰다. 이렇게 되면 백호도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회복할 것이었다.그 모습을 본 공수이와 진동왕은 또다시 멍해
“뭐? 저게 누구지? 지금 화진에 저런 강자가 또 있었다고? 설마... 저자가 바로 구주왕이란 말인가?”청현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당황스레 외쳤다.누가 알았겠는가, 이 결정적인 순간에 고수가 나타나다니!“젠장... 네가 누구든 상관없다!”“나는 반드시 백호를 죽인다!”청현은 더는 여유가 없었다.상대의 기세는 너무나도 강력했고, 이미 백호와 싸우면서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그와 맞붙는 건 목숨만 붙어 있을 뿐 이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청현은 그저 백호부터 처리하려 했다.“이런 건방진 것! 우리 화진의 전쟁 신이 너 같은 흉수에게 쓰러질 수는 없다!”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활기찬 천 음 소리!금빛 실루엣이 구름을 뚫고 내려오더니 손바닥으로 청현을 튕겨냈다!눈앞의 인물을 본 청현은 잠시 얼어붙었다. 모르는 인물이다.하지만 이 압도적인 기운은 분명 고위자일 것이다.화진에서 구주왕 말고는 누가 이런 존재감을 뿜어낼 수 있겠는가?기절해 있던 진북왕은 익숙한 기운에 눈을 번쩍 떴다.그리고 그 실루엣을 본 순간 기절할 뻔했다.“이런! 임정설! 너 황자가 된 거야!”“흠? 왕숙께서 실망하셨나 보네요??”금빛 그림자가 사라지며 실체가 드러났고, 그 모습은 바로 용맥에 들어가 수련하던 화진의 현직 왕 임정설이었다.“폐하 만세!”구주군 장병들은 격동된 마음으로 일제히 무릎 꿇고 경례하며 외쳤다.자신들의 왕이 서울로 화진의 백성을 구하러 온 것이다!“임정설?! 그게 어떻게 가능해! 아무리 강해도 극한신경 정도일 텐데!”청현의 얼굴이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졌다.극한신경과 황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황자 한 명이면 수십 명의 극한신경을 상대할 수 있다!서울에 황자가 주둔해 있다면, 곤륜영역조차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설령 청현이 아무리 천재고 강하더라도 황자와의 싸움은 불가능했다.자칭 수요산 제일검이라던 청현은 위축됐다.그 모습을 본 임정설은 냉소하며 말했다.“이게 바로 검객이란 말인가? 검객의 마음은
진황은 외공만으로 도에 이른 황자였다.어떠한 술법도 수련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백호가 중얼거리며 ‘진황신공!’을 외치고 있으니 이건 누가 봐도 미친 소리였다.“미쳐야 도를 이루는 법이다. 백호는 앞날이 창창하구먼.” 미친 스님이 아미타불을 외치며 말했다.“미쳤어, 미쳤어! 전부 다 미쳐버렸다고!” 진북왕이 고함을 지르다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기절해버렸다.그 사이 백호의 기세는 끝없이 치솟고 있었다!정신은 나갔지만,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청현은 문득 깨달았다. 백호가 저토록 광폭한 이유—바로 그놈의 몸속에 흐르는 성수의 피였다.“이 썩을 놈... 성수 피가 아니었으면 네가 뭔데 날 상대로 이러는 거냐!”청현은 음기를 뿜으며 맹렬하게 연속으로 공격을 퍼부었다.그 음산한 기세에도 불구하고 백호는 오히려 직선 돌진했다.공격은 완전 예측 불가였다.수요산 검종은 온갖 검술과 전법에 능했지만, 다음 공격이 뭔지도 모르는 미친놈을 상대로는 청현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결국, 또 한바탕 두들겨 맞고 땅바닥을 굴러다니던 중 놀랍게도 백호가 자신의 음신사체를 흡수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내 음기를 집어삼키다니?! 이 괴물 같은 놈!”“음기여 무한하라! 흑검이여, 사악을 베어라!!!”시커먼 흑검이 다시 응집되자, 수백 개의 검날이 연속으로 쏟아졌다.백호의 온몸은 피투성이가 되어 검은 피를 흘렸지만——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대로 돌진했다!“개자식... 음기야! 나에게 힘을 줘!!”청현은 검을 땅속 깊숙이 꽂았다.지맥에서 미친 듯이 영기를 빨아들이자, 머리 위에 떠 오른 음기 마기의 형상은 산만큼 거대해졌다!그 압도적인 힘으로 청현은 백호를 단숨에 쓰러뜨렸다.이건 이미 백호가 감당할 수 없는 한계치를 훨씬 초과한 위력이었다.쿵!!백호는 그대로 땅에 쓰러졌지만, 그런데도 그는 의식을 잃지 않았다.다만 입에서 나오는 건 누가 들어도 미친 소리였다.“황이 온다... 황... 황이 온다....
“우리 스승 말이야, 진짜 고집쟁이에다 구닥다리야. 정의와 사악은 절대 함께할 수 없다고 믿고 목숨 걸고 몇백 년 동안 싸우고 피 흘렸지만 무슨 소용이 있어? 인마 좀 없앤 거 빼고는...?”“스승께서 날 산에서 내려가 속세의 삶을 보라고 하신 건, 결국 수련을 위한 경험이었겠지. 하지만 세상을 직접 겪고 나서야 똑똑히 알게 됐어. 이 세상은 결국, 강한 자가 무적이고 이긴 자가 왕이 되는 법이야...”“세상에는 애초에 정의와 악, 흑과 백 따윈 존재하지 않아. 선악의 기준이란 결국 입만 살은 자들이 지껄이는 헛소리일 뿐이지. 역사가 진실이라고 믿어? 예로부터 어느 왕조의 흥망이 피바다와 시체더미 없이 이루어진 적이 있었나?”“무릇 장수가 공을 세운다는 건, 수만의 백골 위에 선다는 뜻이지. 그 윤구주가 '구주왕'이라 불리는 것도, 결국은 피로 쟁취한 자리 아니겠어?”“주먹이 곧 진리다. 내가 황위에 오르는 날, 선악이든 흑백이든 모두 내 기준으로 정의된다!”“백호, 이제 죽어라.”청현이 공격하려던 찰나 하늘 위의 백호가 먼저 움직였다. 다시 성수인을 발동하더니, 성수의 허상이 실체로 변해 거대한 기운을 모은 주먹을 뻗었다.그 주먹은 하늘을 가르고 청현을 향해 날아갔다.그러나 청현은 당황하지 않았다. 차가운 음기와 사기 담은 손으로 그 주먹을 받아내고 동시에 백 자 길이의 흑검을 형성해 단칼에 성수의 허상을 두 토막 내버렸다.그 검이 날아간 자리에는 구름이 쪼개졌고, 서울 상공을 덮고 있던 먹구름은 그 검기의 파도에 휩쓸려 모두 흩어졌다.먹구름이 사라졌지만, 서울 상공에는 여전히 짙은 요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마치 태양조차 삼키려는 어둠의 장막처럼.“진법까지 있었어?! 대체 어느 놈이, 언제 이따위 대형 진법을 몰래 깔아놓은 거야?!”진북왕은 혈압이 오르다 못해 피까지 토할 지경이었다.이건 곧 청현이 최종 보스가 아니라는 뜻이다!백호가 청현을 이긴다 해도 그보다 더 강한 놈이 있다는 얘기다.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백호가 청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