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에 계엄령이 내려지고 나서 일반인들은 감히 집 밖을 나서지 못했다.그런데 텅 빈 거리에서 백경재가 욕지거리를 하고 있었다.“젠장, 너무 화가 나네요!”“저하, 그 늙은이가 그렇게 건방을 떠는데 왜 가만히 놔둔 겁니까?”“저하를 존경하지 않는 건 둘째 치고 저하를 대놓고 모욕하다뇨? 제기랄, 저하만 아니었어도 전 그놈을 그 자리에서 죽였을 겁니다!”윤구주는 백경재가 원통해하는 걸 보면서 웃었다.“쓰레기에게 왜 그리 화를 내?”“그리고 떠나기 직전에 따끔한 맛을 보여줬잖아?”‘어?’“저하, 설마 눈치채신 겁니까?”백경재는 자신이 떠나기 전 부렸던 작은 술수를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그런 자잘한 수법을 내가 모를 리가 있을까?”백경재는 그제야 머쓱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헤헤, 역시 저하십니다!”“그 빌어먹을 놈이 너무 괘씸해서 약간 벌을 주고 싶었을 뿐입니다!”윤구주는 백경재가 좋은 마음으로 그랬다는 걸 알았기에 별말 하지 않았다.재수가 없는 소청하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백경재의 귀기를 빨아들였으니 아마 5, 6일은 앓을 것이다.윤구주가 백경재를 데리고 떠날 때 갑자기 누군가 그들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윤구주 씨, 잠시만요!”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린 윤구주는 암부의 오소룡이 달려오는 걸 보았다.윤구주는 사실 오소룡의 인상이 좋게 느껴졌다.그는 소채은의 사촌오빠일 뿐만 아니라 예전의 그처럼 암부의 조직원이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오소룡은 그를 본 적이 없었기에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오소룡이 쫓아오는 걸 본 윤구주는 멈춰 섰다.“무슨 일로 절 찾으시는 거죠?”윤구주가 물었다.그를 쫓아온 오소룡은 웃으면서 말했다.“방해하게 돼서 미안해요. 전에 이모부에게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 거니 이해해 주길 바라요.”“괜찮습니다.”윤구주가 말했다.“윤구주 씨는 마음이 넓으시네요. 역시 제가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어요!”오소룡이 말했다.“만약 제게 아부하려 온 거라면 그
“큰일이군!”경보기 위의 글자를 본 오소룡은 순간 안색이 확 달라졌다.그는 서둘러 고개를 들고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 씨, 미안해요. 갑자기 긴급한 임무가 생겨서요. 다음번에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오소룡은 말을 마친 뒤 곧바로 떠나려고 했다.“잠깐만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얘기해줄 수 있나요?”윤구주가 물었다.오소룡이 대답했다.“누군가 강성 제1교도소를 공격하고 있대요. 그래서 지금 당장 가봐야 해요!”그 한마디를 남긴 뒤 오소룡은 서둘러 떠났다.오소룡의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윤구주는 미간을 구겼다.누군가 감히 강성 제1교도소를 공격하다니?윤구주는 암부 경보기가 울릴 정도라면 아주 긴급한, 중요한 임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누군가 감히 대놓고 교도소를 공격하다니?잠깐 고민하던 윤구주는 고개를 들었다. 그는 문득 민규현이 말했던 강성에 잠입한 판인국의 A급 강자를 떠올렸다.설마 그 어중이떠중이들일까?“백 선생, 나랑 같이 강성 제1교도소로 가지!”백경재는 비록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했지만 윤구주의 말에 서둘러 대답했다.“네, 저하!”...강성 제1교도소는 강성의 주요 범죄자들을 가둬놓은 곳이다.그곳에는 살인범, 노역을 하는 범죄자들, 그리고 저번에 암부에서 잡은 판인국 블랙 첩보 조직의 구성원들도 있었다.같은 시각, 제1교도소 외곽 철조망이 있는 높은 담 위에 폭탄의 폭발로 인해 커다란 틈이 생겼다.문가에는 제복을 입은 십여 명의 교도관의 시체가 바닥에 누워있었고 바깥에는 수십 명은 될 법한 검은 옷에 복면을 쓴 사람들이 음산하게 서 있었다.그들은 손에 독보적인 판인국의 나이프를 들고 있었고, 총과 탄알도 지니고 있었다.선두에 선 사람은 머리숱이 많고 눈빛이 강렬한 남자였다.그는 온몸에서 혈기를 뿜어대고 있었는데 피에 굶주린 사람처럼 그에게서 심한 압박감이 느껴졌다.그리고 그의 곁에는 붉은 머리의 거인과 속이 검은 남자가 있었다.거인은 거의 2미터 가까
“난... 난...”홍마는 말문이 막혔다.“됐어!”“쓸데없는 얘기는 집어치워. 우리는 이번에 비밀리에 화진에 잠입했지만 이미 화진의 암부에게 존재를 들켰어. 하지만 다행히도 암부에서는 민도살만 왔지. 만약 다른 3대 살수들까지 전부 왔더라면 우리는 한 명도 빠짐없이 잡혔을 거야!”줄곧 조용히 있던 피에 굶주린 남자 울라타가 갑자기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가 입을 열자 홍마와 속인 검은 남자 모두 말을 아꼈다.“공격하지!”“화진의 땅은 세상의 모든 무인들이 꺼리는 곳이니까 우리는 꼭 조심해야 해!”울라타는 말을 마치자마자 큰 손을 휘둘렀고 이내 그의 뒤에 있던 30여 명의 판인국 비밀 살수들이 마치 그림자처럼 제1교도소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교도소 내부에서는 경보가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거대한 철문 뒤에 20여 명의 사람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서 있었다.그들 중 반은 제1교도소의 교도관이었고 나머지 반은 오늘 마침 제1교도소를 참관하러 왔던 강성의 대단한 인물들이었다.그중 관직이 가장 높은 사람은 강성의 시장 임기준이었다.“얼른 얘기해. 지금 대체 무슨 상황인 거야?”임기준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서 놀란 목소리로 옆에 있던 소장에게 물었다.“시장님, 저희... 포위당한 것 같습니다!”‘뭐라고?’“포위당했다고?”“빌어먹을, 조사는 어떻게 됐어? 대체 어떤 놈이 감히 강성시에서 이런 짓을 벌이는 거야?”임기준이 화를 내며 말했다.소장이 대답했다.“CCTV를 봤는데 전에 비밀리에 저희 화진 내부로 잠입했던 판인국 첩보조직의 조직원들 같습니다!”“제기랄, 또 판인국이야?”“암부 사람들은?”“그들이 판인국 놈들을 상대했던 거 아냐?”임기준이 말했다.“시장님, 판인국 사람들은 아주 교활합니다. 그들은 일부만 파견해 암부 본부를 습격했고 또 일부를 파견해 저희를 공격하라고 한 것 같습니다. 지금 암부 사람들이 빠르게 오고 있습니다.”“빨리, 빨리 민규현 지휘사에게 연락해서 날 구하러 오라고 해!”임기준은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쾅! 쾅!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끊임없이 밖에서 들려왔다.교도소에 가장 두꺼운 강철로 만든 대문이 폭발음과 함께 부서지기 시작했다.그러자 철판 뒤에 있던 교도관들은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이 문이 터지기만 하면 그들은 반드시 목숨을 잃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이제 그들의 유일한 희망은 자신의 생사를 암부원들에게 맡기는 것이었다. 오직 암부원들만이 그들을 구할 수 있었다.교도소 밖.울라타를 비롯한 판인국 블랙 첩보 조직원들이 계속하여 교도소를 공격하고 있었다.교도소가 거의 파괴되려 할 때, 승합차 세 대가 쏜살같이 달려왔다.승합차가 나타나자 판인국의 블랙 첩보 조직원들은 하나둘씩 고개를 돌렸다.“어쩌지! 화진 암부 사람들이 왔어!”가면을 쓴 블랙 첩보 조직원이 소리를 질렀다.살의가 가득한 올라타, 그리고 홍마, 속이 검은 남자는 모두 판인국 블랙 첩보 조직의 A급 강자들이었다!그들의 실력은 화진에서 무도 대가 수준이었다.그중에서 울라타의 실력이 제일 강했다!화진 암부원들이 온 것을 보자 이 세 사람의 얼굴빛도 조금 변했다.교도소 안.얼굴색이 안 좋던 교도소장도 암부원들이 오자 격동에 찬 어조로 소리쳤다.“왔어! 왔어! 암부가 마침내 우리를 구하러 왔어!”“시장님,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어요!”그러자 강성시 시장인 임기준도 부하들을 데리고 달려왔다.보안 카메라로 암부의 차가 도착한 것을 본 후에야 임기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끝내 우리를 구하러 왔구나!”암부의 승합차 세 대가 모두 멈춰 서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차 문이 열렸다. 그리고 손에 무기를 든 암부원 10여 명이 잽싼 몸놀림으로 차에서 뛰어 내렸다.그 선두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오소룡이었다.“암부의 명령이다! 화진에 함부로 침입한 타국의 무인, 죽여라!”죽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암부원들은 즉시 공격에 나섰다.그들은 역시 화진의 최정예 부대였다.암부원들은 무기를 다루는 능력이나 무술 능력이나 전부 무사 이상의 실력이었다.그리고 오소룡은 심지어
판인국 A급 강자인 홍마의 실력은 화진에서 대가 일품 경지와 비슷했다!홍마는 거대한 도끼를 번쩍 들었다.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도끼가 암부원의 칼에 부딪히자 암부원의 손에 쥐어있던 칼이 그대로 부러졌다. 그러자 암부원은 입에서 피를 토하며 거꾸로 튕겨 나갔다.다른 한 명의 암부원은 뒤에서 홍마를 공격하려 했으나 홍마는 마치 등에 눈이 달린 것처럼 손에 든 거대한 도끼를 뒤로 힘껏 휘둘렀다!무서운 도끼가 그 암부원의 가슴을 찔렀고 비명과 함께 암부원은 바로 목숨을 잃었다!홍마가 덮치자마자 암부원을 죽인 것을 보고 다른 암부원들은 모두 그를 향해 돌진했다.“하하! 이 쓸모없는 새끼들아! 다 같이 덤벼봐, 모조리 죽여 줄게!”홍마는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며 암부원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잠시 후, 또 몇 명의 암부원들이 그의 손에 죽었다.교도소 안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강성시 시장 임기준과 교도소장 등 사람들의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그들은 암부원들이 자신을 구해줄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판인국의 자객들이 생각 밖으로 너무 강했다.“끝났어!”“시장님, 보세요. 저 판인국 자객들은 정말 강해요! 암부원들도 그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교도소장은 보안 카메라 화면으로부터 홍마가 마치 야인처럼 암부원들을 죽이는 것을 보고 말했다.임기준도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럴 수가? 이 빌어먹을 판인국... 어쩌면 이런 강자들을 보낼 수 있어?”교도소 밖!싸움은 계속되었다.홍마가 계속하여 암부원들을 죽이고 있을 때, 오소룡은 결국 참을 수 없어서 단칼에 판인국 자객을 해결한 후 몸을 날려서 홍마에게 덮쳤다.등으로부터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감지한 홍마는 팔을 벌려 뒤로 내밀었다!윙윙하는 장풍이 오소룡의 손에 쥐어있는 칼 위에 닿자 팍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오소룡의 몸은 그 진동 때문에 몇 걸음 뒤로 밀려났고 입가에는 피가 가늘게 흘러나왔다.홍마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오소룡을 바라보았다.“이 새끼가, 감히 네 이
윤구주가 두 손가락으로 홍마의 손에 있는 거대한 도끼를 집어버리자, 모든 사람은 잠시 놀래서 어리둥절해졌다.암부원들이든 판인국 자객들이든 전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심지어 교도소 안에서 지켜보고 있던 강성시 시장 임기준과 교도소장 등도 몹시 놀랐다!전부 할 말을 잃었다!윤구주가 여기에 갑자기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맙소사, 저 사람은 누구지? 손가락 두 개로 판인국의 저 붉은 머리 괴물의 도끼를 막다니!”임기준이 눈을 크게 뜨고 보안 카메라를 보며 놀라움에 차서 말했다.다른 시청 간부들과 기타 교도관들도 모두 멍하니 서있었다.하지만!제일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사람들은 판인국의 첩보 조직의 자객들이었다!그들은 홍마가 손에 꼽히는 자객일 뿐만 아니라 판인국의 A급 강자인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상대방이 손가락 두 개로 홍마의 거대한 도끼를 공중에 잡고 있다니!홍마의 거대한 도끼가 윤구주의 손가락 사이에 끼이자 홍마 자신도 멍해져 있었다.그는 화가 치밀어 올라 눈을 크게 부릅뜨고 앞에 있는 윤구주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윤구주의 손가락 사이에 끼인 도끼를 빼내려 했다. 하지만 그가 안간힘을 써가며 빼내려 했지만, 도끼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개자식!”거대한 도끼를 뽑아내지 못하자 분노에 찬 홍마는 미친 듯이 큰 소리로 외쳤고 그의 몸에는 붉은 혈기가 치솟았다. 그는 주먹을 쥐었던 오른손을 펴자 붉은 피로 물든 손바닥이 보였고 홍마는 온 힘을 다해 윤구주를 향해 덮쳤다.홍마가 혈영 장법으로 윤구주를 향해 공격을 펼칠 때 왕의 위엄 같은 소리가 윤구주의 몸으로부터 크게 들려왔다.이런 위엄은 마치 높은 산과 같았다.하늘에서 내려온 위엄 같았다.나타나자마자 사면팔방의 공기마저 혼란스럽게 변했다!하지만 제일 무서운 것은 윤구주가 홍마를 본 체도 하지 않고 입에서 단 한마디 말만 내뱉었다.“죽어!”이 말이 윤구주의 입에서 나오자, 그의 몸에서는 한 줄기 찬란한 금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 금빛이 나타난 바
윤구주는 큰 소리로 말하고 판인국 자객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들은 윤구주가 걸어오는 것을 보자 모두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감히 한 명도 맞설 자신이 없었다.그러자 울라타가 갑자기 윤구주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당신은 도대체 누구야?”“너는 그걸 물을 자격이 없어! 판인국이 내 눈에는 개미만도 못한 소국일 뿐이라는 것만 알아둬!”그 말을 듣자 울라타는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안면근육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그는 윤구주를 노려보며 분노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X발 새끼가 아주 겁 없이 날뛰네! 다들 덮쳐! 무조건 저 새끼를 죽여!”울라타의 말이 끝나자 판인국 자객들은 이를 악물고 구부러진 칼을 들고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 그러자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윤구주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순간 빛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가는 것 같더니 윤구주가 번쩍 날아서 그들 앞에 우뚝 섰다.맨눈으로 확인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오직 처참한 비명만 들렸다.피가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왔다!10초도 채 지나지 않아 판인국 20여 명 자객들이 쓰러졌고 현장은 피바다로 되였다!땅에 쓰러진 시체들을 바라보며 모든 사람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헐!''정말 사람 맞아?''이건 저승사자잖아!'“말도 안 돼!”“그럴 리가!”“화진 강성에 어떻게 당신 같은 실력을 갖춘 사람이 있을 수 있어? 혹시 네가 화진 전설 속의 신급이야?”판인국의 우두머리인 울라타가 자기가 힘들게 키운 20명의 자객들이 10초도 안 되는 사이 윤구주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신급?”윤구주는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고작 신급? 그게 뭐라고.”그렇다! 그해 십 국 전쟁!윤구주는 기린 화독 때문에 고통스러워했지만, 여전히 10개국의 6명 신급 강자들을 단숨에 죽였다! 물론 울라타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울라타는 고작 사품 경지에 이른 무도 대가이기 때문이다!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옆에 있던 속이 검은 남자가 눈을 부릅뜨고 윤구주를
윤구주가 누군가를 죽이려고 마음을 먹으면 그 누구도 그를 막지 못할 것이다!그가 움직이는 순간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운을 뿜어내면서 울라타와 속이 검은 남자를 향해 달려갔다.두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재빨리 온몸의 내력을 움직이면서 막아내려고 했지만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겨우 판인국 대가 경지급 실력인 주제에 윤구주를 상대할 수 없었다. 아니, 아마 신급 경지였어도 그들은 오늘 반드시 죽을 것이다.쿵!용의 외침소리가 들려오더니 윤구주에게서 눈부신 금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구양진용결!”공포스러운 금빛을 뒤로하고 판인국 속이 검은 남자가 먼저 손을 썼다. 그는 몸을 빠르게 움직이더니 소매에 숨겨둔 검은 독침을 연달아 발사하였다!하지만 이 독침들은 윤구주를 가까이하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금빛에 그대로 튕겨 나갔다.아아아!고통스러운 비명이 흘러나왔고 윤구주를 독살하려고 했던 독침이 오히려 모두 자기 얼굴에 박혔다. 그는 얼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다가 어느새 그의 얼굴 일곱 구멍에서는 검은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몇 초 후 그는 그대로 쓰러져 죽었다. 그러자 울라타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오직 울라타만 남았다. 삼급 대가 경지 실력의 소유자인 울라타는 윤구주를 마주하고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되었다.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마지막 발악으로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덤벼!”그가 두 손을 흔들자 온몸에 피가 들끓으면서 수 미터 되는 피안개가 형성되었다. 그러자 울라타는 하늘로 치솟으며 피안개를 손으로 휘저으며 그것들을 모아 날카로운 피칼로 만들었다.“내 칼을 받아라!”쿵!피칼은 무서운 기세로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윤구주는 움직이지도 않고 그 칼을 덤덤하게 노려보면서 말했다.“제 주제를 모르는 것들! 내가 말했지! 네가 누구든 감히 우리 화진을 침입한다면 무조건 죽게 될 거라고!”윤구주는 차갑게 말하고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눈부신 금빛이 울라타의 피칼을 감쌌다. 순간 금색 용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꿈틀거리더니 그 칼을
윤구주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가장 처음 놀란 것은 레이였다.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칠살 절정 강자인 레이는 화들짝 놀라서 외쳤다.“어떻게... 어떻게 당신일 수가... 당신은 분명... 죽었는데?”레이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눈이 휘둥그레져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레이 님, 왜 그러세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는 레이의 모습을 보고 서둘러 물었다.옆에 있던 팔이 잘린 밀라나는 궁금증이 생겼다.“저 사람은... 화진의 구주왕이에요. 6년 전 홀로 10국과 싸웠던 그자 말이에요!”레이는 윤구주의 신분을 얘기했다.‘뭐라고?’그 말에 아나스와 밀라나 모두 넋이 나갔다.구주왕?화진의 왕?윤구주를 본 아나스는 몸과 영혼 다 윤구주의 기운에 억눌린 것만 같았다.윤구주로 인해 팔이 잘린 밀라나는 안색이 종잇장처럼 창백했다.“화진의 구주왕이라고요? 이미 죽은 거 아니었나요? 설마 화국이 우리 10국을, 전 세계를 속인 건가요?”아나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윤구주를 본 순간, 그들의 몸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윤구주는 온몸이 흰빛으로 둘러싸였다.조각된 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윤구주는 마치 신처럼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국제중재기구에 날 아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윤구주의 목소리에 경멸이 어려 있었다.마치 국제중재기구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구주왕, 조금 전에는 저희가 무례했습니다. 그 점에 있어서 저희 국제중재기구는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칠살 절정인 레이는 윤구주를 본 순간 서둘러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췄다.옆에 있던 아나스와 팔이 잘린 밀라나는 레이가 윤구주를 향해 정중하게 예를 갖추자 완전히 넋이 나갔다.윤구주는 그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계속해 말했다.“국제중재기구는 아마도 설국 일 때문에 온 거겠지?”“...네.”레이는 비록 인정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국제중재기구가 왔으니 얘기해줄게. 설태현의 목은 내가 잘랐어. 설국의 백 년 국운 또한
국제중재기구에서 왔다는 그의 말이 널리 울려 퍼졌다.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붉은 머리카락의 세나미는 국제중재기구란 말을 듣는 순간 몸을 흠칫 떨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국제중재기구? 드디어 왔어!”세나미는 어두운 밤 중에 등대를 발견한 사람처럼 흥분해서 금전 바깥쪽으로 달려갔다.그런데 얼마 달리지 않아 쾅 소리와 함께 부적대진의 엄청난 힘이 그녀를 튕겨냈다.세나미는 아픈 듯 앓는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서 일어났다.그녀는 분노 어린 눈빛으로 금전 위쪽에 있는 윤구주를 죽어라 노려보며 말했다.“구주왕! 당신이 얼마나 강하든 오늘 국제중재기구가 이곳에 온 이상 당신은 반드시 우리 설국을 공격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세계 각국은 국제중재기구의 힘을 믿었다.국제중재기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몇몇 제국이 연합해서 만든 기구였기 때문이다.국제중재기구가 나선다면 그 어떤 나라라도 감히 그들을 푸대접할 수 없었다.그런데 지금 세계 평화를 수호한다고 하는 국제중재기구가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레이가 국제중재기구에서 왔다고 하는 순간, 64개의 부적으로 이루어진 부적대진 안에서 갑자기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국제중재기구? 난 당신들을 오랫동안 기다렸어.”비록 덤덤한 목소리였지만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특히 레이, 아나스,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온몸의 피가 들끓는 기분이 들었다.“젠장. 이 사람 엄청 강해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가장 처음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맞아요. 게다가 우리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파란색 머리카락의 여자가 이때 입을 열어 말했다.오직 레이만이 어두워진 표정으로 부적대진을 노려보고 있었다.“우리가 국제중재기구 사람이란 걸 아시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겁니까?”그렇게 말하자 광기 어린 쩌렁쩌렁한 웃음소리가 부적대진 안에서 들려왔다.“겨우 세 명이 국제중재기구를 대표하려고 하다니, 그러기엔 자격이 부족한 것 같은데.”그 말을 들은 순간 파
부적 대진의 중앙에서 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의 몸은 자줏빛 기운을 흡수하자 온몸의 피와 살, 뼈가 완전히 환골탈태했다.심지어 외모도 예전보다 훨씬 더 잘생겨졌다.우우!갑자기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고 곧이어 무시무시한 코끼리의 형상이 그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총 9마리였다.코끼리가 9마리가 나타나자 하늘과 땅도 그 엄청난 위엄을 느낀 듯했다.윤구주가 9마리의 코끼리를 나타나게 하자 설국 금전의 바닥이 갈라지면서 금전 전체가 아래로 내려앉았다.“무슨 상황이지? 저 악마... 대체 뭘 하는 거야?”금전에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자 금전 안에 있던 세나미는 겁을 먹고 소리를 질렀다.금전이 뒤흔들렸고 수많은 집들이 무너지고 파괴되었다.심지어 금전 상공에서도 붕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윤구주의 등 뒤에 코끼리 9마리의 형상이 나타나는 순간, 용의 울음소리 또한 들려왔다.곧이어 9마리의 금빛 용이 윤구주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용과 코끼리가 동시에 나타나다니.물에서는 용이 최고며, 육지에서는 코끼리가 최고라고 한다.그런데 윤구주는 용과 코끼리를 동시에 불러냈다.“드디어 성공했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는 순간 두 눈을 번쩍 뜨며 눈빛을 번뜩였다.쿵!그 순간 하늘과 땅이 흔들렸다.구음만상결의 수련에 드디어 성공했다.윤구주가 구음만상결을 성공한 찰나, 그의 입가에 갑자기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왔나? 잘 됐어. 너희를 이용해서 시험해 봐야겠어.”윤구주는 도도하게 말한 뒤 다시금 눈을 감았다.먼 곳, 윤구주가 구음만상결을 수련할 때 세 명의 사람이 설국 수도에 도착했다.“엄청 강한 기운이에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푸른 눈동자는 금전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다들 저길 봐요. 저게 뭐죠?”아나스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설국 금전 쪽에 아주 거대한 부적 대진이 설국 금전을 완전히 뒤덮고 있었다.“부적? 저건 화진의 술법이에요!”파란색 머리카락의 요염한
“걱정하지 마. 우리 저하께서 설국 수도에 남아있는 건 분명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그런 걸 테니까 말이야. 우리는 그냥 여기서 느긋하게 기다리면 돼. 조급해할 이유가 없어.”염수천의 말을 듣자 박천후는 그제야 입을 다물고 더 질문하지 않았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갔다.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세 명의 강한 절정 기운이 갑자기 박천후의 신해 속에 나타났다.똑같이 절정 강자인 박천후는 허공에서 나타난 절정 강자들의 기운에 안색이 급격히 달라졌다.“강자가 왔어. 다들 경계해!”박천후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수많은 병사들이 곧바로 경계 태세를 취했다.박천후의 옆, 눈밭에서 앉아 있던 염수천은 이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무홍의 기운을 온몸에서 내뿜었다.하늘에서 세 명의 사람이 아주 빠른 속도로 설국의 낙일성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세 사람을 본 순간 염수천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싸늘한 살기를 드러내며 말했다.“준절정 세 명이야.”“세 사람의 실력은 아마 우리보다 약하진 않을 거야.”염수천은 차가운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어떡하지? 설국에서 부른 지원군일 것 같은데 지금 바로 저 세 명을 공격할까?”박천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세 사람이 얼마나 강한지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그에게 있어 윤구주를 해치려는 사람은 전부 죽어 마땅했다.“조급해하지 마. 저 세 사람은 설국인이 아닌 것 같아. 게다가 저하께서는 출발하기 전 우리에게 멋대로 전쟁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명령을 내리셨어.”염수천이 말했다.그 말을 들은 박천후는 주먹을 움켜쥐며 말했다.“그러면 저 빌어먹을 놈들이 우리 저하를 상대하는 걸 그냥 지켜봐야만 해?”“그들에게 그럴 실력이 있겠어?”염수천은 비웃었다.말을 마친 뒤 그는 박천후의 어깨를 토닥였다.“박천후, 걱정하지 마. 우리 저하께서 홀로 설국으로 가서 그들을 공격한 이유는 다른 나라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니까. 그러니 오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든, 감히 우리 저하를 공격하려고 한다면 모두 죽게 될 거야
“맞아요. 만약 화진의 구주왕이 살아있다면 우리 국제중재기구는 조금 두려워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잖아요...”레이라고 불린 가장 앞에 서 있던 금발의 남자는 윤구주의 얘기가 나오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레이 님,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시 10국 간의 전쟁에서 레이 님께서는 구주왕을 직접 본 적이 계시죠? 소문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당시 우리 10국의 강자들이 함께 연합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나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금발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금발의 남자는 잠깐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어 흩날리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6년 전 전쟁 때가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피는 바다를 이루었고 시체는 쌓여 산더미를 이루었다.당시 그 전투에서 레이는 구주왕의 실력을 본인의 두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그는 그 전투에서 12명의 신급 절정 강자가 윤구주와 고전을 치렀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중 반이 죽었다.최후에 10국이 투항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날 10국의 강자들은 전부 윤구주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그 장면을 떠올리자 국제중재기구 출신이며 칠살 급인 레이는 눈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는... 악마예요!”악마라는 말에 아나스도,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도 침묵했다.“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죽었죠.”레이는 갑자기 길게 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갑시다. 일단은 설국으로 가야죠.”그는 그렇게 말한 뒤 설국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아나스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를 뒤따랐다....낙일성은 설국 수도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었다.이 시각, 낙일성 30km 밖에서는 화진 군대가 진지를 확고히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었다.수십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기세가 남달랐다.선두에 선 장수는 화진 북방군의 총사령관 박천후와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예전에 윤구주는 신념을 이용하여 염수천에
예전에 세나미는 윤구주가 자신의 실력을 전부 보여줬고, 그래서 설국을 이 정도로 파괴할 수 있었던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윤구주의 등 뒤에 나타난 거대한 코끼리의 형상을 본 순간 세나미는 그를 증오할 용기 또한 없었다.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윤구주가 더는 설국 사람들을 죽이지 않기를 말이다.시간은 1분 1초 흘렀다.설국의 국운은 마치 강물처럼 윤구주의 체내로 천천히 흘러들었다.같은 시각, 설국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사람 세 명이 나타났다.그 세 사람은 모두 서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선두에 선 사람은 금발 머리카락의 남자였다.남자는 흰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일거수일투족이 매우 우아했다.그의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사악한 기운이 그를 매우 음산한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그의 곁에는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있었다.남자는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고 여자는 요염하고 관능적이었다.세 사람이 나타나자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에 눈보라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그들은 모두 절정 강자였다.게다가 선두에 있는 금발의 남자는 칠살 급의 초극 준절정 강자였다.다른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역시 오악 이상의 절정 강자였다.이 순간 설국에 이 세 사람이 나타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아나스, 곧 설국이죠?”유럽 악센트가 강한 금발의 남자가 눈보라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곧 도착할 겁니다.”아나스라고 불린 건장한 남자가 대답했다.“설국이 우리 국제중재기구에 연락해서 나서달라고 했다니, 이번에 설국이 정말로 화진을 제대로 건드렸나 봐요.”금발의 남자는 그 말을 할 때 입가에 기묘한 미소를 띠었다.“흥! 설국이 자초한 일이죠. 왜 하필 화진을 건드린 건지. 설마 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얼마나 처참히 실패했는지를 잊은 걸까요?”아나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아나스.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요. 비록 화진은 세계 최강의 무도 강국이지만 그럴
“정말요? 아버지, 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하실 생각이세요?”이홍연은 예쁜 눈을 크게 뜨고 들뜬 얼굴로 국주를 바라보며 물었다.국주는 천천히 말했다.“6년 전 그때 난 구주를 이미 진북왕으로 책봉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조정의 모든 신하들이, 종문과 세가에서 날 방해했지. 그러나 이번에 감히 날 막아서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자를 적으로 돌릴 것이다. 조정 전체를, 무도 천하를 적으로 돌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국주가 패기 넘치는 말투로 얘기하자 육도진은 흥분하며 말했다.“국주님, 대단하십니다. 국주님, 만세!”국주는 싱긋 웃더니 옆에 있는 이홍연을 바라보았다.“게다가 구주는 앞으로 우리 화진의 진국왕일 뿐만 아니라 우리 화진의 부마가 될 것이니 말이다.”부마라는 말에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진 화진의 여섯째 공주는 순간 목까지 붉어졌다.“아버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이홍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왜? 내 말이 틀리더냐?”국주가 말했다.이홍연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전, 전, 전 구주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비록 이홍연을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꿀을 먹은 것보다도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국주는 딸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그래. 네가 싫다고 하니 기회를 봐서 구주를 위해 다른 배필을 찾아봐 줘야겠구나. 어차피 구주는 지금 연인이 없고 우리 화진에는 여자들이 많으니 말이다.”“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구주는 제 거예요. 아무도 저에게서 구주를 빼앗을 수 있어요.”아버지가 윤구주를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겠다고 하자 이홍연은 버럭 화를 냈다.국주는 큰 소리로 웃었다.“그래. 장난은 그만할게. 육도진 우상, 구주가 승리를 거머쥐고 돌아온다면 나는 태산에서 친히 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할 것이다.”육도진은 서둘러 대답했다.“네!”...설국.윤구주가 설태현을 머리를 벤 뒤 설국 전체가 설태현을 위해 애도했다.설국의 국주가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수도 금전.윤구주의 부적대진
그 말에 육도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설국 국주가 죽었다고요? 이게 무슨 상황이죠?”이홍연은 이때 입을 뻐끔거리면서 말했다. 그녀는 심지어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을 뻔했다.바로 이때 국주가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구주가 설국의 그 젊은 국주를 정말로 베었나 보구나.”그 말에 이홍연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아버지, 윤구주가 설국 국주를 죽였다는 말씀이세요?”화진 국주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이 세상에 그 정도 능력과 배짱을 가진 사람이 윤구주 말고 또 있겠느냐?”“하지만... 하지만 윤구주는 설국에 간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걸요!”이홍연은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구주가 설국의 국주를 죽여본 적 없는 것도 아니고. 잊지 말거라. 6년 전, 설국의 전 국주 역시 구주가 죽였었다.”꿀꺽.국주의 말을 들은 이홍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자신의 남자가 설국 국주를 두 명이나 죽였다는 생각에 이홍연은 크게 놀랐다.“구주는 지금 어디 있느냐? 대답해 보거라.”국주의 질문에 신하가 대답했다.“국주님, 그쪽에서 전해온 전보에 따르면 구주왕께서는 지금도 설국 수도에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아직도?”국주는 조금 의아했다.“그렇습니다. 전보에 따르면 설국 금전이 빛에 완전히 뒤덮였고 설국 백성들은 구주왕이 자줏빛 기운을 빨아들이는 걸 보았다고 합니다.”자줏빛 기운?그 말을 들은 국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이 망할 놈, 설국 국주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설국의 국운까지 흡수하려는 것이구나.”비록 그렇게 말했지만 국주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국 국주를 죽였으면 바로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거기에 남아서 무슨 자줏빛 기운을 흡수한단 말이에요? 뭘 위해서요?”이홍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국주는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몰라서 그래. 자줏빛 기운이랑 한 나라의
부진이 가동되었고 윤구주가 금전 전체를 뒤덮었다.하늘을 가득 메운 부적 진법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 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웃더니 시선을 들어 상공의 부적 진법을 보았다.“오늘 나는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것이다.”국운이란 무엇인가?바로 한 나라의 운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혼자의 힘으로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거라고 했다.과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우렁찬 목소리로 말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설국 금전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그의 온몸에서 기운이 넘실댔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적선기가 그를 신처럼 보이게 했다.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윤구주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했다.빛줄기 아래,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부진, 가동!”쿵쿵쿵.금전 전체를 뒤덮었던 거대한 부적 진법이 가동됨과 동시에 진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64개의 금빛 부적이 64개의 금빛이 되어 설국 금전 위로 내려앉았다.그 뒤로 금전 아래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그리고 곧이어 파멸적인 기세의 자줏빛 기운이 윤구주에게 흡수되어 금전의 땅 밑에서부터 올라왔다.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운 기운이었다.설국 수도에서 이 금전은 역대 설국 황실이 거주하던 곳이자 설국의 수많은 신하들이 경배하는 곳이었다.그곳에는 용의 기운도, 상서로운 기운도 있었다.이 순간, 수많은 설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이 신성한 곳의 기운을 윤구주가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그 광경에 세나미는 얼이 빠졌다.“이... 이... 이 악마! 우리 설국 황실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야?”세나미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윤구주가 만약 설국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설국은 당연하게도 쇠락할 것이다.심지어 심각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이 모든 건 설국이 자초한 일이야.”윤구주는 세나미를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설국의 국운을 흡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