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룡산은 서울 서북쪽에 있고 대막과 연결되어 있다.과거 노룡산은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였고 산세는 그리 높지 않았다.소문에 따르면 노룡산이 노룡산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산에 있는 오래된 우물 때문이었다. 그 우물은 오랫동안 존재해 왔으며 그 안에 용 한 마리가 봉인되어 있다고 한다.노룡산은 아주 유명한 관광 명소였고 가을인 지금은 마침 관광 성수기였다.노룡산 기슭에 많은 인파들이 몰려들었는데 그중 대부분은 노룡산을 등산하고자 온 관광객들이었다.그러나 이상하게도 며칠 전부터 노룡산이 갑자기 폐쇄됐다.노룡산 매표소에는 예전에 있던 직원이 아닌 8명의 검은 옷을 입은 무인이 서 있었다.그 무인들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고 다들 허리춤에 칼을 차고 있었다.그리고 그들 앞에 있는 노룡산 입구에는 나무 표지판이 걸려 있었다. 표지판에는 오늘 산을 폐쇄하니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이러한 상황에 노룡산에 놀러 왔던 관광객들은 불만을 품었다.사람들이 새까맣게 몰려와서 노룡산 입구를 가로막고 노룡산 입구에 서 있는 8명의 무인들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아니, 당신들은 대체 누굽니까? 왜 갑자기 산을 폐쇄한다는 거죠? 저희 다 인터넷에서 티켓 사서 KTX 타고, 기차 타고, 버스 타고 온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산을 폐쇄한다고요?”“그러니까요. 저 아까 관련 부서에 연락해 봤는데 폐쇄한 적 없다던데요?”“얼른 비켜요. 우리 들어갈 거니까!”사람들의 불만과 항의가 끊이질 않았다.그러나 8명의 무인들은 마치 바위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그 자리에서 꿈쩍하지 않았다.마치 관광객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안 비킬 거예요? 안 비키면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이때 사람들 틈에서 여행 가방을 멘 아주머니 한 명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럼에도 입구에 서 있는 8명의 무인들은 꿈쩍하지 않았다.이러한 상황에 중년 여성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흥, 난 이미 티켓 샀어요. 아무도 날 막을 수 없다고요!”
마을은 크지 않아 수십만 명만 수용할 수 있었다.조금 전 노룡산 입구에 있던 두 사람은 빠르게 마을의 한 은밀한 집에 도착했다.집 좌우에는 경호원들이 지키고 서 있었고 그 경호원들은 전부 평범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도착한 뒤 우선 경호원을 향해 눈치를 주고서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어두운 방 안,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말했다.“금위군 장서훈, 염수천 통령을 뵙습니다.”방 정중앙에는 아주 건장한 남자 한 명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남자는 사나운 인상에 두 팔은 마치 원숭이처럼 아주 길었고 절정 내공을 갖추고 있어 사람들에게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그가 바로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소문에 따르면 염수천은 과거 국방부의 상장이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갑자기 황성으로 전출되어 금위군 통령이 되었다고 한다.“노룡산 쪽 상황은 어때?”염수천이 서늘한 목소리로 질문했다.“염수천 통령님, 현재 노룡산은 세가들에 의해 완전히 폐쇄된 상태로 관련 없는 자들의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세가들이 얼마나 왔지?”염수천이 또 물었다.“제가 아는 바로 13개 가문이 왔습니다. 그중에는 배씨 일가, 반씨 일가, 마씨 일가, 안씨 일가 등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번에 세가 외에도 30여 개의 문벌도 가세했다는 점입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그래? 꽤 큰 판이 벌어졌구나.”염수천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원래도 몸이 아주 건장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에는 아주 살벌한 기운이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말해 봐. 이번에 세가들이 노룡산에 모이면서 총 몇 명의 절정 고수들이 집결됐지?”염수천이 질문했다.“그 부분은 저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소문에 따르면 마씨 일가만 해도 총 10명의 준절정 고수들이 출동했다고 합니다.”10명이라는 말에 염수천의 표정이 서늘하게 변했다.“마씨 일가 놈들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10명의 절정 고수들을 출동시켜? 노룡산에서 아주 큰 판을 벌
그 말에 장서훈은 흠칫했다.그는 염수천이 과거 국방부 소속이었다가 황성으로 전출되어 금위군 통령이 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 구주왕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의문이 생겼다.혹시 눈앞의 염수천이 구주왕과 아는 사이였던 걸까?“염수천 통령님, 전 여전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구주왕께서 살아계신다면 화진은 왜 새로운 왕을 세운 겁니까? 게다가 제자백가가 공공연히 구주왕을 처단하려고 하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장서훈이 물었다.“그 일은 그만 묻는 게 좋겠다. 네가 알아야 하는 건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평정할 수 있는 분은 구주왕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구주왕이어야만 해. 그것이 국주께서 이런 명령을 내린 이유기도 하지.”장서훈은 여전히 아리송한 기분이었다.그는 고민 끝에 마지막으로 물었다.“통령님, 그러면 천하무적의 구주왕께서 이번에 노룡산으로 오시는 겁니까?”“그래. 날 믿어. 구주왕은 반드시 올 거야.”염수천의 얼굴에 동경이 드러났다.“하지만 노룡산은 위험천만한 곳입니다. 게다가 세가 출신의 절정 고수들도 가득한데 만약 구주왕께서 정말로 모습을 드러내신다면... 너무 위험한 것 아닙니까?”장서훈이 물었다.“위험하다고? 걱정하지 말거라. 걱정해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고 날뛰는 멍청한 세가 놈들이니 말이다.”염수천은 차갑게 웃었다.그 말을 들은 장서훈은 더 이상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그저 한때 화진의 왕이었던 구주왕을 향한 기대가 점점 커질 뿐이었다.구주왕은 그들에게 우상인 동시에 신과 같은 존재였다.“보고드립니다!”염수천과 장서훈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밖에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들어와.”염수천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하자마자 금위군 한 명이 바르게 안으로 들어왔다.“통령님, 조금 전 여섯째 공주님이 마을에 모습을 드러내신 걸 발견했습니다. 공주님은 노룡산 쪽으로 가고 계셨습니다.”‘응?’“공주님이 나타났다고?”그 말을 듣자 염수천의 안색이 달라졌다.
윤구주가 노룡산에서 죽는 걸 지켜보는 것이 정말로 이홍연이 바라는 일일까?아니, 당연히 아니다.이홍연은 그저 고집을 부린 것뿐이고, 단순히 화풀이를 하고 싶었던 것뿐이다.그녀는 오랫동안 윤구주를 좋아했는데 정작 윤구구는 다른 여자 연예인과 서로 끌어안고 있었으니 말이다.그걸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다.솔직한 마음은 그랬지만 그럼에도 이홍연은 체면을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난 윤구주 그 빌어먹을 놈이 죽기를 바라요. 그게 왜요? 그 자식이 먼저 날 배신하고 내게 상처를 줬다고요.”“휴, 공주님. 남녀 사이의 감정 문제는 아이들 장난이 아니에요. 만약 공주님께서 이번에 정말로 노룡산에 가신다면 앞으로 윤구주와는 절대 이어질 수 없을 거예요.”주도는 계속해 이홍연을 설득했다.“상관없어요! 이어질 수 없으면 말죠 뭐. 난 반드시 화풀이를 해야겠어요!”이홍연은 눈시울이 빨개진 채 말했다.주도는 이홍연을 설득할 수 없자 안타까운 얼굴로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주도와 이홍연이 대화를 마쳤을 때, 금위군 통령 염수천은 멀리서 미간을 찌푸린 채 이홍연과 주도를 바라보고 있었다.“젠장, 정말로 공주님이야! 공주님이 왜 갑자기 노룡산에 오신 거지?”그의 곁에 있던 장서훈이 말했다.“통령님, 지금 당장 사람을 데리고 가서 공주님께 사실을 알릴까요?”염수천은 한껏 어두워진 표정으로 앞쪽에 있는 이홍연을 바라보았다. 그가 결정을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홍연의 앞에 나타났다.선두에 선 사람은 회색 장포를 입은 노인이었고 그의 뒤에는 7, 8명의 무인들이 있었다.“공주님을 모시고 오라는 명령을 받고 왔습니다.”회색 장포를 입은 노인은 곧바로 이홍연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당신은 누구죠?”이홍연은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저는 마씨 일가의 외문 장로 마예산입니다.”노인이 마씨 일가 사람이라고 하자 이홍연은 쌀쌀맞게 대꾸했다.“마동한 씨는요?”“공주님, 저희 세자는 지금 노룡산에서 공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그
비록 그들은 마씨 일가, 배씨 일가, 반씨 일가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밖에서는 한 지역을 장악하는 거물로 통하는 존재들이었다.그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건 마씨 일가였다.예로부터 백가와 경쟁해 온 마씨 일가는 지금까지도 제자백가의 핵심 대표로 여겨진다.현재 마씨 일가의 세자 마동한은 비단으로 된 장포를 입고 정중앙에 앉아 있었는데 그의 양옆에는 마씨 일가의 절정 고수 두 명이 있었다.두 사람은 초절정 고수로서 줄곧 눈을 감은 채 마치 산처럼 미동조차 없이 가만히 있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동한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다들 도착했습니까?”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씨 일가의 제자 한 명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예씨 일가, 공씨 일가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상관없다. 공씨 일가는 유교를 중시하여 다투는 걸 좋아하지 않지. 그들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예씨 일가는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것이지?”마동한이 물었다.“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예씨 일가에 사람을 보냈었는데 지금까지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을 듣자 마동한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예씨 일가 역시 제자백가 중 하나로 항상 신비로웠다. 그들은 천문을 관찰하고 음양을 알아보며,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들의 제자들이 외부에 드러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됐다. 아직 오지 않았다면 굳이 그들을 기다릴 필요도 없지.”마동한은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대전 안에 있는 백여 명의 세가 대표들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저는 마씨 일가의 72대 세자 마동한이라고 합니다. 오늘 여러분들을 노룡산으로 모실 수 있어 영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마동한의 말은 예의 바르고 신중했다.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모두 각 지역의 거물들이었다.“세자, 그런 말은 안 하셔도 됩니다. 오늘은 세자께서 회의를 주최하시는 것이니 저희 모두 기꺼이 따르겠습니다.”제자백가 중 최씨 일가의 수장인 중년 남성이 웃는
이젠 6년이 지났다.세가들은 드디어 이 기회를 통해 일어서려고 했다.“허허, 마동한. 넌 입버릇처럼 가문을 부흥시키겠다고 하지만 설마 너희 마씨 가문은 윤구주 그 녀석이 두렵지도 않은 거냐? 6년 전, 곤륜산에서 그 미친놈 혼자 단 한 자루의 검으로 종문 조차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한 일을 잊은 건 아닐 테지?”갑자기 배씨 가문 쪽에서 비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배도찬, 바로 제자백가 배씨 가문의 세자였다.배도찬의 말이 끝나자 마동한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도찬 형, 그건 오해야! 6년 전, 우리 3대 서열은 성은을 따랐기 때문에 참은 거였어! 이젠 6년이 지났고 윤구주 그 녀석도 더 이상 화진의 왕이 아니잖아. 그러니 우리가 왜 그의 말을 들어야 하냐고?”마동한이 말했다.“동한 세자의 말이 맞아. 윤구주 그 녀석은 한때 화진의 인왕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폐인일 뿐이잖아!”최윤성이 말했다.“맞아!”주변에 있던 세가들이 하나둘씩 마동한을 지지하기 시작하자 배도찬은 냉소를 지으며 말을 멈췄다.“도찬 형의 우려를 이해해. 하지만 배씨 가문도 제자백가 중 하나라는 걸 잊지 마! 도찬 형이 계속 윤구주 그놈에게 눌려 살고 싶다면 내가 괜한 소리 했다고 쳐!”마동한의 말이 끝나자마자 반 씨 가문 쪽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자네 생각은 뭔가?”묻는 이는 나이가 든 절정 고수였다.그 노인은 화내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위압감을 풍기며 말 한마디로 대전 전체를 뒤흔들었다.“손 선배님, 전 우리 세가들이 이번에는 반드시 윤구주 그 녀석과 결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녀석은 혼자 힘으로 우리 세가들을 억누르려 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전 그 녀석이 대체 뭘 믿고 우리를 억누르려 하는지 어디 한번 봐야겠어요!”말을 마친 마동한은 큰 소매를 휘날리며 말을 이었다.“우리 세가의 부흥은 하늘의 뜻입니다! 이번에 제가 여기 온 이유는 우리 마씨 가문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제자백가의 모든 세가를 위해서입니다! 제가 사사
“그리고 또 한 가지 중대한 발표가 있습니다! 이번 윤구주를 처단하는 일은 단지 우리 세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화진의 평화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이것은 내각의 여덟 장로의 친서입니다!”마동한은 말을 마치고 곧바로 내각 장로들의 명령서를 꺼내 들었다.명령서를 보는 것은 장로들을 직접 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내각의 여덟 장로는 조정의 권력을 쥐고 흔드는 인물들로 화진 조정의 여덟 대불과 같은 존재였다.마동한이 내각의 여덟 장로의 명령서를 꺼내자 배씨 가문 쪽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어두워졌다.“이제 보니 화진 조정도 그 윤구주 놈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던 거네! 하하하! 이번엔 윤구주 그놈이 어떻게 죽는지 두고 봐야겠어!”최윤성은 마동한이 내각 명령서를 꺼내 보이자 크게 웃어댔다.다른 사람들도 내각 명령서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누구나 내각의 여덟 장로가 화진 조정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이뿐만이 아니에요. 내각뿐만 아니라 육 공주 전하께서도 윤구주를 제거하길 원하세요.”마동한이 계속해서 말했다.“뭐라고?”“육 공주 전하께서?”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놀랐다.“네, 맞습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공주 전하께서도 이쪽으로 오고 계실 겁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잠시 기다려 우리 아름다운 공주 전하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보면 될 것입니다!”마동한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공주 전하께서도 윤구주를 죽이려 한다는 소식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점점 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공주 전하께서 이 일에 관여하시다니, 어떻게 된 일이지?”“그러게!”“뭐 어때! 공주 전하의 명령이라면 그건 분명 국주님의 뜻일 거야!”“그래. 맞는 말이야!”“국주와 내각까지도 윤구주의 죽음을 원하고 있으니 그놈은 이번엔 진짜 끝장난 거야!”“일리가 있어!”마동한이 내각의 명령서를 내보이고 황실의 육 공주를 끌어들이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더욱더 마동한을 신뢰하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아래층에
삼 일 후, 노룡산 아래 작은 마을에 윤구주가 나타났다.흰옷을 입은 그의 모습은 준수하기 그지없었고 타고난 왕의 기운 때문인지 한눈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그의 옆에는 공수이, 남궁서준, 민규현, 정태웅 그리고 천현수가 있었고 용민, 재이 그리고 철영은 보이지 않았다.“저 앞이 노룡산인가요?”공수이는 눈을 반짝이며 앞의 산을 바라보며 물었다.“맞아! 저 산에는 영기가 서려 있어. 저 산속에 천년 된 우물이 있는데 그 속에 용을 가뒀다는 전설이 있어. 그래서 노룡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거야.”민규현이 설명했다.“크, 꽤 멋지군요.”“형님, 마씨 가문의 개자식들이 여기서 형님을 덮칠 계획인 거죠?”공수이는 윤구주를 돌아보며 물었다.윤구주는 경멸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제길, 오늘 내가 마 씨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내 이름은 공수이가 아니야!”공수이가 욕설을 퍼붓자 정태웅도 한마디 거들었다.“공수이 말이 맞아! 감히 우리 저하를 건드리다니 삼족을 멸해야 해! 아니지. 구족까지 싸그리 멸해야 해!”둘의 말에 윤구주는 대꾸하지 않고 그냥 앞으로 걸어갔다.마을은 활기가 넘쳤고 사람들로 북적였다.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윤구주는 수많은 무사의 기운이 평범한 시민들 사이에 숨어 있는 것을 감지했다.그리고 몇몇 기운은 마을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를 쫓고 있었다.하지만 윤구주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길을 걸었다.앞쪽 조용한 골목에 도착했을 때, 꼬맹이 남궁서준이 갑자기 외쳤다.“나와라!”외침과 동시에 날카로운 백색 검기가 뒤쪽으로 순식간에 날아갔다.뒤를 따르던 두 사람은 그 끔찍한 검기의 기운을 느끼자마자 얼굴이 일그러졌고 급히 몸을 피했다.칙!백색 검기는 벽에 한길 남짓한 검흔을 남겼고 두 사람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죽다 살아난 듯한 표정이었다.“감히 우리 형을 따라오다니? 죽고 싶은 거냐!”남궁서준은 살기를 드러내며 두 사람을 죽이려 했다.“살려주십시오! 우리는 황성의 금위군입니다!”그중 한 남자가 급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