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그들은 마씨 일가, 배씨 일가, 반씨 일가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밖에서는 한 지역을 장악하는 거물로 통하는 존재들이었다.그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건 마씨 일가였다.예로부터 백가와 경쟁해 온 마씨 일가는 지금까지도 제자백가의 핵심 대표로 여겨진다.현재 마씨 일가의 세자 마동한은 비단으로 된 장포를 입고 정중앙에 앉아 있었는데 그의 양옆에는 마씨 일가의 절정 고수 두 명이 있었다.두 사람은 초절정 고수로서 줄곧 눈을 감은 채 마치 산처럼 미동조차 없이 가만히 있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동한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다들 도착했습니까?”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씨 일가의 제자 한 명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예씨 일가, 공씨 일가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상관없다. 공씨 일가는 유교를 중시하여 다투는 걸 좋아하지 않지. 그들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예씨 일가는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것이지?”마동한이 물었다.“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예씨 일가에 사람을 보냈었는데 지금까지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을 듣자 마동한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예씨 일가 역시 제자백가 중 하나로 항상 신비로웠다. 그들은 천문을 관찰하고 음양을 알아보며,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들의 제자들이 외부에 드러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됐다. 아직 오지 않았다면 굳이 그들을 기다릴 필요도 없지.”마동한은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대전 안에 있는 백여 명의 세가 대표들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저는 마씨 일가의 72대 세자 마동한이라고 합니다. 오늘 여러분들을 노룡산으로 모실 수 있어 영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마동한의 말은 예의 바르고 신중했다.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모두 각 지역의 거물들이었다.“세자, 그런 말은 안 하셔도 됩니다. 오늘은 세자께서 회의를 주최하시는 것이니 저희 모두 기꺼이 따르겠습니다.”제자백가 중 최씨 일가의 수장인 중년 남성이 웃는
이젠 6년이 지났다.세가들은 드디어 이 기회를 통해 일어서려고 했다.“허허, 마동한. 넌 입버릇처럼 가문을 부흥시키겠다고 하지만 설마 너희 마씨 가문은 윤구주 그 녀석이 두렵지도 않은 거냐? 6년 전, 곤륜산에서 그 미친놈 혼자 단 한 자루의 검으로 종문 조차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한 일을 잊은 건 아닐 테지?”갑자기 배씨 가문 쪽에서 비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배도찬, 바로 제자백가 배씨 가문의 세자였다.배도찬의 말이 끝나자 마동한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도찬 형, 그건 오해야! 6년 전, 우리 3대 서열은 성은을 따랐기 때문에 참은 거였어! 이젠 6년이 지났고 윤구주 그 녀석도 더 이상 화진의 왕이 아니잖아. 그러니 우리가 왜 그의 말을 들어야 하냐고?”마동한이 말했다.“동한 세자의 말이 맞아. 윤구주 그 녀석은 한때 화진의 인왕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폐인일 뿐이잖아!”최윤성이 말했다.“맞아!”주변에 있던 세가들이 하나둘씩 마동한을 지지하기 시작하자 배도찬은 냉소를 지으며 말을 멈췄다.“도찬 형의 우려를 이해해. 하지만 배씨 가문도 제자백가 중 하나라는 걸 잊지 마! 도찬 형이 계속 윤구주 그놈에게 눌려 살고 싶다면 내가 괜한 소리 했다고 쳐!”마동한의 말이 끝나자마자 반 씨 가문 쪽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자네 생각은 뭔가?”묻는 이는 나이가 든 절정 고수였다.그 노인은 화내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위압감을 풍기며 말 한마디로 대전 전체를 뒤흔들었다.“손 선배님, 전 우리 세가들이 이번에는 반드시 윤구주 그 녀석과 결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녀석은 혼자 힘으로 우리 세가들을 억누르려 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전 그 녀석이 대체 뭘 믿고 우리를 억누르려 하는지 어디 한번 봐야겠어요!”말을 마친 마동한은 큰 소매를 휘날리며 말을 이었다.“우리 세가의 부흥은 하늘의 뜻입니다! 이번에 제가 여기 온 이유는 우리 마씨 가문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제자백가의 모든 세가를 위해서입니다! 제가 사사
“그리고 또 한 가지 중대한 발표가 있습니다! 이번 윤구주를 처단하는 일은 단지 우리 세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화진의 평화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이것은 내각의 여덟 장로의 친서입니다!”마동한은 말을 마치고 곧바로 내각 장로들의 명령서를 꺼내 들었다.명령서를 보는 것은 장로들을 직접 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내각의 여덟 장로는 조정의 권력을 쥐고 흔드는 인물들로 화진 조정의 여덟 대불과 같은 존재였다.마동한이 내각의 여덟 장로의 명령서를 꺼내자 배씨 가문 쪽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어두워졌다.“이제 보니 화진 조정도 그 윤구주 놈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던 거네! 하하하! 이번엔 윤구주 그놈이 어떻게 죽는지 두고 봐야겠어!”최윤성은 마동한이 내각 명령서를 꺼내 보이자 크게 웃어댔다.다른 사람들도 내각 명령서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누구나 내각의 여덟 장로가 화진 조정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이뿐만이 아니에요. 내각뿐만 아니라 육 공주 전하께서도 윤구주를 제거하길 원하세요.”마동한이 계속해서 말했다.“뭐라고?”“육 공주 전하께서?”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놀랐다.“네, 맞습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공주 전하께서도 이쪽으로 오고 계실 겁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잠시 기다려 우리 아름다운 공주 전하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보면 될 것입니다!”마동한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공주 전하께서도 윤구주를 죽이려 한다는 소식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점점 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공주 전하께서 이 일에 관여하시다니, 어떻게 된 일이지?”“그러게!”“뭐 어때! 공주 전하의 명령이라면 그건 분명 국주님의 뜻일 거야!”“그래. 맞는 말이야!”“국주와 내각까지도 윤구주의 죽음을 원하고 있으니 그놈은 이번엔 진짜 끝장난 거야!”“일리가 있어!”마동한이 내각의 명령서를 내보이고 황실의 육 공주를 끌어들이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더욱더 마동한을 신뢰하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아래층에
삼 일 후, 노룡산 아래 작은 마을에 윤구주가 나타났다.흰옷을 입은 그의 모습은 준수하기 그지없었고 타고난 왕의 기운 때문인지 한눈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그의 옆에는 공수이, 남궁서준, 민규현, 정태웅 그리고 천현수가 있었고 용민, 재이 그리고 철영은 보이지 않았다.“저 앞이 노룡산인가요?”공수이는 눈을 반짝이며 앞의 산을 바라보며 물었다.“맞아! 저 산에는 영기가 서려 있어. 저 산속에 천년 된 우물이 있는데 그 속에 용을 가뒀다는 전설이 있어. 그래서 노룡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거야.”민규현이 설명했다.“크, 꽤 멋지군요.”“형님, 마씨 가문의 개자식들이 여기서 형님을 덮칠 계획인 거죠?”공수이는 윤구주를 돌아보며 물었다.윤구주는 경멸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제길, 오늘 내가 마 씨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내 이름은 공수이가 아니야!”공수이가 욕설을 퍼붓자 정태웅도 한마디 거들었다.“공수이 말이 맞아! 감히 우리 저하를 건드리다니 삼족을 멸해야 해! 아니지. 구족까지 싸그리 멸해야 해!”둘의 말에 윤구주는 대꾸하지 않고 그냥 앞으로 걸어갔다.마을은 활기가 넘쳤고 사람들로 북적였다.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윤구주는 수많은 무사의 기운이 평범한 시민들 사이에 숨어 있는 것을 감지했다.그리고 몇몇 기운은 마을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를 쫓고 있었다.하지만 윤구주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길을 걸었다.앞쪽 조용한 골목에 도착했을 때, 꼬맹이 남궁서준이 갑자기 외쳤다.“나와라!”외침과 동시에 날카로운 백색 검기가 뒤쪽으로 순식간에 날아갔다.뒤를 따르던 두 사람은 그 끔찍한 검기의 기운을 느끼자마자 얼굴이 일그러졌고 급히 몸을 피했다.칙!백색 검기는 벽에 한길 남짓한 검흔을 남겼고 두 사람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죽다 살아난 듯한 표정이었다.“감히 우리 형을 따라오다니? 죽고 싶은 거냐!”남궁서준은 살기를 드러내며 두 사람을 죽이려 했다.“살려주십시오! 우리는 황성의 금위군입니다!”그중 한 남자가 급히 말했다.
“그렇습니다!”“그럼 너희 통령 이름이 뭐지?”윤구주가 물었다.“저희 통령 이름은 염수천입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윤구주는 익숙한 이름을 듣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그 녀석이 언제 금위군 통령이 되었지?”황성 금위군은 화진에서 특별한 부대였다.그들은 군부나 조정에 속하지 않고 오직 국주의 명령만을 따랐다.그래서 염수천이 금위군 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에 윤구주는 조금 의아했다.“그를 만나러 가자.”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이 말을 듣고 장서훈은 잠시 멍해졌다. 그는 놀란 얼굴로 윤구주를 쳐다보며 말했다.“우리 통령님을 만나시겠다고요?”“그래!”“대체 누구시길래, 우리 통령님을 만나려고 하십니까?”장서훈이 궁금해하며 물었다.“그건 네가 알 필요 없다. 만나면 알게 될 것이다!”윤구주가 말했다.장서훈은 윤구주의 남다른 기풍을 보고 본능적으로 몸이 떨렸다.그리고 얼떨결에 말했다.“알겠습니다!”그렇게 해서 장서훈의 인도로 윤구주 일행은 염수천을 만나러 갔다.현재 금위군 통령인 염수천의 지위는 매우 높았다.황성에서는 국주를 제외하고 육도진도 그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장서훈은 윤구주 일행을 은밀한 집으로 데려갔다.그 집 주위에는 금위군 경비병들이 서 있었으나, 모두 사복 차림이었다.장서훈이 윤구주 일행을 데리고 나타나자 선두에 있던 강렬한 기운을 풍기는 금위군 대장이 곧바로 말했다.“장서훈, 너 임무 수행 중이 아니었느냐? 어떻게 다시 돌아온 거야? 그리고 이 사람들은 누구지?”그 대장은 윤구주 일행을 차가운 눈빛으로 가리키며 물었다.“대장님, 이분들은 염 통령님을 뵈러 오신 분들입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그 말을 듣고 대장은 얼굴이 굳어지며 매섭게 말했다.“장서훈, 너 제정신이냐? 염 통령님이 얼마나 바쁘신데 아무나 만나 주신다고 생각해?”“대장님, 이분들이 염 통령님을 아시는 것 같습니다.”장서훈이 다시 말했다.“안다고? 이 사람들이?”대장이 말을 끝내자마자 천현수가 나섰다.“빌어먹
민규현이 말을 하자 문가에 서 있던 염수천은 몸을 움찔하더니 민규현을 바라보았다.“어? 규현아? 이게 무슨 일이야? 여기서 다 보다니!”민규현을 보자마자 염수천은 순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흥! 내가 여기 있는 게 뭐가 그렇게 놀라운 일이냐? 한번 내 옆에 있는 분을 봐봐라.”민규현이 말하면서 몸을 옆으로 비키자 윤구주의 당당한 모습이 염수천의 눈에 들어왔다.윤구주를 보는 순간, 염수천은 완전히 굳어버렸다.“저하...”그는 놀라운 표정으로 한마디를 내뱉고는 거대한 몸을 떨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이 금위군 통령은 주변의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릎을 꿇었다.“통령님, 왜 이러십니까?”주변의 금위군 병사들은 염수천이 갑자기 윤구주 앞에서 무릎을 꿇자 모두 놀라서 어리둥절해졌다.염수천은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눈가가 붉어졌고 부하들의 존재는 잊은 듯 오직 윤구주만 바라보며 말했다.“저하!!! 드디어 뵙습니다!”무릎 꿇고 있는 염수천을 보며 윤구주는 담담하게 말했다.“아직도 날 기억하고 있었구나.”“저하! 뼈가 부서지고 몸이 가루가 되더라도 저는 저하를 잊을 수 없습니다!”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염수천이 소리쳤다.이 광경에 주위에 있던 금위군 병사들은 모두 얼어붙었다.특히 장서훈은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눈앞의 염수천을 바라보다가 다시 윤구주를 쳐다보았다.저하?세상에! 설마 이 남자가 소문으로만 듣던 구주왕인 건가?이 생각이 들자마자 장서훈의 머릿속은 그야말로 폭발해버린 듯한 충격을 받았다.“저하! 드디어 뵙게 되었네요! 제가 얼마나 저하를 그리워했는지 아십니까?”당당한 금위군 통령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윤구주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윤구주는 염수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염수천 역시 예전에 자신이 아끼던 열 명의 장수 중 하나였으니 민규현처럼 윤구주의 진정한 형제나 다름없었다.“됐다, 그만 울어라! 너도 이제는 금위군 30만을 이끄는 통령인데 여기서 울고불고하는 게 말이 되느냐? 어서 일어나!”윤구
염수천은 윤구주와 일행을 방으로 들어오게 한 후, 정중하게 의자를 윤구주 앞에 옮겼다.“저하! 앉으시지요!”윤구주는 망설임 없이 그 의자에 앉았다.“수천아, 넌 언제부터 금위군 통령이 됐냐? 너 원래 국방부에 있지 않았어?”가장 먼저 정태웅이 물었다.염수천은 원래 윤구주 휘하의 열 명의 장군 중 하나였다.그런데 갑자기 금위군 통령이 되었다니 이는 모두를 의아하게 만들었다.윤구주조차도 흥미를 느끼며 염수천을 바라보았다.“사실은 말이지. 국주가 날 그쪽으로 발령 낸 거야.”염수천이 대답했다.“국주라고?”정태웅이 약간 놀란 듯 되물었다.“그래!”그 후 염수천은 모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사실은 이랬다.문아름이 새로운 왕이 된 이후 그녀는 국방부를 장악하고 과거에 윤구주에게 충성했던 장군들을 하나하나 제거하기 시작했다.살해된 자도 많았고 암살당한 자도 있었다.심지어 염수천도 그중 하나였다.윤구주가 사고를 당하자마자 그는 바로 감옥에 갇혔다.하지만 국주가 직접 명령을 내려 그를 풀어주었고 금위군 통령으로 발령해 30만 금위군을 통솔하게 했다.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정태웅은 욕설을 퍼부었다.“또 문아름 그 년이야! 빌어먹을 독사 같은 년, 우리 암부를 음해한 것도 모자라서 너희까지 암살하려 하다니!”옆에 있던 민규현이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국주가 너를 황성의 금위군으로 배치한 이유는 널 보호하기 위해서였던 거야?”“맞아!”염수천이 대답했다.“참, 저하! 이번에 전 국주의 비밀 명령을 받들어 특별히 10만 금위군을 데리고 와서 저하를 도와 노룡산을 평정하려고 왔습니다!”염수천은 서둘러 윤구주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다.“10만 금위군이라고?”이 숫자를 듣자 모두 깜짝 놀랐다.“네! 저희 10만 금위군은 전부 근처 3킬로미터 밖에 주둔해 있습니다. 저하께서 명령만 내리시면 지금 바로 노룡산에 있는 세가의 잔당들을 싹 쓸어버릴 수 있습니다!”염수천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정태웅은 껄껄 웃었다.“대단하구나! 10만 금
이때 공수이가 입을 열었다.염수천은 공수이를 알지 못했다.그가 50명의 절정 고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말을 듣고 염수천은 깜짝 놀랐다.“수이 말이 맞아! 세가 놈들이 감히 저하에게 덤빈다니 그야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지! 수천아, 그만 말하고 그냥 저하의 뜻을 따르도록 해! 제길, 세가 따위가 뭔 대수라고. 당시 곤륜에서 왕을 봉하는 해, 3대 무술 서열을 상대할 때도 저하는 안중에 없으셨는데 하물며 지금의 제자백가 따위가 뭐라고?”이때 정태웅이 말했다.염수천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저하께서 금위군을 데리고 가지 말라 하셨으니 그 말씀 따르겠어. 하지만 난 반드시 저하와 동행해야겠어!”“하하, 그건 문제없어!”“문제없다면 이제 출발하자! 제자백가 녀석들 만나보러 가야지!”그렇게 해서 윤구주는 염수천과 형제들을 데리고 노룡산으로 향했다.방을 나서자 장서훈과 몇 명의 금위군 병사들은 여전히 대기하고 있었다.염수천과 윤구주 일행이 나오자 장서훈은 재빨리 자세를 바로잡았다.“장서훈, 모든 금위군에게 10킬로미터 후퇴하라고 명령해! 내 명령 없이는 그 누구도 움직이지 마라. 명령을 어기면 바로 참수다.”염수천은 말을 하면서 자신의 금위군 명령 패를 장서훈에게 건넸다.“통령님, 우리는 노룡산을 평정하러 온 게 아닙니까? 왜 갑자기 후퇴하라는 건지요???”장서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건 네가 신경 쓸 일 아니다. 명령대로만 움직여라!”염수천은 손에 든 묵직한 명령 패를 장서훈에게 넘겼다.장서훈은 여전히 이해가 안 갔지만 두 손으로 명령 패를 받아들며 말했다.“명령에 따르겠습니다.”장서훈에게 자신의 금위군 명령 패를 넘기고 난 뒤, 염수천은 그제야 윤구주와 함께 노룡산으로 향했다.작은 마을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걸음을 옮기던 중 염수천은 갑자기 중요한 일이 생각났다.“저하! 중요한 일을 깜빡하고 말씀을 못 드렸습니다!”앞서 걷던 윤구주가 물었다.“무슨 일이냐?”“한참 전에 황실 육 공주 전하께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