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은 크지 않아 수십만 명만 수용할 수 있었다.조금 전 노룡산 입구에 있던 두 사람은 빠르게 마을의 한 은밀한 집에 도착했다.집 좌우에는 경호원들이 지키고 서 있었고 그 경호원들은 전부 평범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도착한 뒤 우선 경호원을 향해 눈치를 주고서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어두운 방 안,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말했다.“금위군 장서훈, 염수천 통령을 뵙습니다.”방 정중앙에는 아주 건장한 남자 한 명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남자는 사나운 인상에 두 팔은 마치 원숭이처럼 아주 길었고 절정 내공을 갖추고 있어 사람들에게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그가 바로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소문에 따르면 염수천은 과거 국방부의 상장이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갑자기 황성으로 전출되어 금위군 통령이 되었다고 한다.“노룡산 쪽 상황은 어때?”염수천이 서늘한 목소리로 질문했다.“염수천 통령님, 현재 노룡산은 세가들에 의해 완전히 폐쇄된 상태로 관련 없는 자들의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세가들이 얼마나 왔지?”염수천이 또 물었다.“제가 아는 바로 13개 가문이 왔습니다. 그중에는 배씨 일가, 반씨 일가, 마씨 일가, 안씨 일가 등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번에 세가 외에도 30여 개의 문벌도 가세했다는 점입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그래? 꽤 큰 판이 벌어졌구나.”염수천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원래도 몸이 아주 건장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에는 아주 살벌한 기운이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말해 봐. 이번에 세가들이 노룡산에 모이면서 총 몇 명의 절정 고수들이 집결됐지?”염수천이 질문했다.“그 부분은 저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소문에 따르면 마씨 일가만 해도 총 10명의 준절정 고수들이 출동했다고 합니다.”10명이라는 말에 염수천의 표정이 서늘하게 변했다.“마씨 일가 놈들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10명의 절정 고수들을 출동시켜? 노룡산에서 아주 큰 판을 벌
그 말에 장서훈은 흠칫했다.그는 염수천이 과거 국방부 소속이었다가 황성으로 전출되어 금위군 통령이 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 구주왕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의문이 생겼다.혹시 눈앞의 염수천이 구주왕과 아는 사이였던 걸까?“염수천 통령님, 전 여전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구주왕께서 살아계신다면 화진은 왜 새로운 왕을 세운 겁니까? 게다가 제자백가가 공공연히 구주왕을 처단하려고 하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장서훈이 물었다.“그 일은 그만 묻는 게 좋겠다. 네가 알아야 하는 건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평정할 수 있는 분은 구주왕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구주왕이어야만 해. 그것이 국주께서 이런 명령을 내린 이유기도 하지.”장서훈은 여전히 아리송한 기분이었다.그는 고민 끝에 마지막으로 물었다.“통령님, 그러면 천하무적의 구주왕께서 이번에 노룡산으로 오시는 겁니까?”“그래. 날 믿어. 구주왕은 반드시 올 거야.”염수천의 얼굴에 동경이 드러났다.“하지만 노룡산은 위험천만한 곳입니다. 게다가 세가 출신의 절정 고수들도 가득한데 만약 구주왕께서 정말로 모습을 드러내신다면... 너무 위험한 것 아닙니까?”장서훈이 물었다.“위험하다고? 걱정하지 말거라. 걱정해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고 날뛰는 멍청한 세가 놈들이니 말이다.”염수천은 차갑게 웃었다.그 말을 들은 장서훈은 더 이상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그저 한때 화진의 왕이었던 구주왕을 향한 기대가 점점 커질 뿐이었다.구주왕은 그들에게 우상인 동시에 신과 같은 존재였다.“보고드립니다!”염수천과 장서훈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밖에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들어와.”염수천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하자마자 금위군 한 명이 바르게 안으로 들어왔다.“통령님, 조금 전 여섯째 공주님이 마을에 모습을 드러내신 걸 발견했습니다. 공주님은 노룡산 쪽으로 가고 계셨습니다.”‘응?’“공주님이 나타났다고?”그 말을 듣자 염수천의 안색이 달라졌다.
윤구주가 노룡산에서 죽는 걸 지켜보는 것이 정말로 이홍연이 바라는 일일까?아니, 당연히 아니다.이홍연은 그저 고집을 부린 것뿐이고, 단순히 화풀이를 하고 싶었던 것뿐이다.그녀는 오랫동안 윤구주를 좋아했는데 정작 윤구구는 다른 여자 연예인과 서로 끌어안고 있었으니 말이다.그걸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다.솔직한 마음은 그랬지만 그럼에도 이홍연은 체면을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난 윤구주 그 빌어먹을 놈이 죽기를 바라요. 그게 왜요? 그 자식이 먼저 날 배신하고 내게 상처를 줬다고요.”“휴, 공주님. 남녀 사이의 감정 문제는 아이들 장난이 아니에요. 만약 공주님께서 이번에 정말로 노룡산에 가신다면 앞으로 윤구주와는 절대 이어질 수 없을 거예요.”주도는 계속해 이홍연을 설득했다.“상관없어요! 이어질 수 없으면 말죠 뭐. 난 반드시 화풀이를 해야겠어요!”이홍연은 눈시울이 빨개진 채 말했다.주도는 이홍연을 설득할 수 없자 안타까운 얼굴로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주도와 이홍연이 대화를 마쳤을 때, 금위군 통령 염수천은 멀리서 미간을 찌푸린 채 이홍연과 주도를 바라보고 있었다.“젠장, 정말로 공주님이야! 공주님이 왜 갑자기 노룡산에 오신 거지?”그의 곁에 있던 장서훈이 말했다.“통령님, 지금 당장 사람을 데리고 가서 공주님께 사실을 알릴까요?”염수천은 한껏 어두워진 표정으로 앞쪽에 있는 이홍연을 바라보았다. 그가 결정을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홍연의 앞에 나타났다.선두에 선 사람은 회색 장포를 입은 노인이었고 그의 뒤에는 7, 8명의 무인들이 있었다.“공주님을 모시고 오라는 명령을 받고 왔습니다.”회색 장포를 입은 노인은 곧바로 이홍연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당신은 누구죠?”이홍연은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저는 마씨 일가의 외문 장로 마예산입니다.”노인이 마씨 일가 사람이라고 하자 이홍연은 쌀쌀맞게 대꾸했다.“마동한 씨는요?”“공주님, 저희 세자는 지금 노룡산에서 공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그
비록 그들은 마씨 일가, 배씨 일가, 반씨 일가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밖에서는 한 지역을 장악하는 거물로 통하는 존재들이었다.그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건 마씨 일가였다.예로부터 백가와 경쟁해 온 마씨 일가는 지금까지도 제자백가의 핵심 대표로 여겨진다.현재 마씨 일가의 세자 마동한은 비단으로 된 장포를 입고 정중앙에 앉아 있었는데 그의 양옆에는 마씨 일가의 절정 고수 두 명이 있었다.두 사람은 초절정 고수로서 줄곧 눈을 감은 채 마치 산처럼 미동조차 없이 가만히 있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동한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다들 도착했습니까?”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씨 일가의 제자 한 명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예씨 일가, 공씨 일가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상관없다. 공씨 일가는 유교를 중시하여 다투는 걸 좋아하지 않지. 그들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예씨 일가는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것이지?”마동한이 물었다.“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예씨 일가에 사람을 보냈었는데 지금까지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을 듣자 마동한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예씨 일가 역시 제자백가 중 하나로 항상 신비로웠다. 그들은 천문을 관찰하고 음양을 알아보며,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들의 제자들이 외부에 드러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됐다. 아직 오지 않았다면 굳이 그들을 기다릴 필요도 없지.”마동한은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대전 안에 있는 백여 명의 세가 대표들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저는 마씨 일가의 72대 세자 마동한이라고 합니다. 오늘 여러분들을 노룡산으로 모실 수 있어 영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마동한의 말은 예의 바르고 신중했다.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모두 각 지역의 거물들이었다.“세자, 그런 말은 안 하셔도 됩니다. 오늘은 세자께서 회의를 주최하시는 것이니 저희 모두 기꺼이 따르겠습니다.”제자백가 중 최씨 일가의 수장인 중년 남성이 웃는
이젠 6년이 지났다.세가들은 드디어 이 기회를 통해 일어서려고 했다.“허허, 마동한. 넌 입버릇처럼 가문을 부흥시키겠다고 하지만 설마 너희 마씨 가문은 윤구주 그 녀석이 두렵지도 않은 거냐? 6년 전, 곤륜산에서 그 미친놈 혼자 단 한 자루의 검으로 종문 조차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한 일을 잊은 건 아닐 테지?”갑자기 배씨 가문 쪽에서 비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배도찬, 바로 제자백가 배씨 가문의 세자였다.배도찬의 말이 끝나자 마동한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도찬 형, 그건 오해야! 6년 전, 우리 3대 서열은 성은을 따랐기 때문에 참은 거였어! 이젠 6년이 지났고 윤구주 그 녀석도 더 이상 화진의 왕이 아니잖아. 그러니 우리가 왜 그의 말을 들어야 하냐고?”마동한이 말했다.“동한 세자의 말이 맞아. 윤구주 그 녀석은 한때 화진의 인왕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폐인일 뿐이잖아!”최윤성이 말했다.“맞아!”주변에 있던 세가들이 하나둘씩 마동한을 지지하기 시작하자 배도찬은 냉소를 지으며 말을 멈췄다.“도찬 형의 우려를 이해해. 하지만 배씨 가문도 제자백가 중 하나라는 걸 잊지 마! 도찬 형이 계속 윤구주 그놈에게 눌려 살고 싶다면 내가 괜한 소리 했다고 쳐!”마동한의 말이 끝나자마자 반 씨 가문 쪽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자네 생각은 뭔가?”묻는 이는 나이가 든 절정 고수였다.그 노인은 화내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위압감을 풍기며 말 한마디로 대전 전체를 뒤흔들었다.“손 선배님, 전 우리 세가들이 이번에는 반드시 윤구주 그 녀석과 결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녀석은 혼자 힘으로 우리 세가들을 억누르려 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전 그 녀석이 대체 뭘 믿고 우리를 억누르려 하는지 어디 한번 봐야겠어요!”말을 마친 마동한은 큰 소매를 휘날리며 말을 이었다.“우리 세가의 부흥은 하늘의 뜻입니다! 이번에 제가 여기 온 이유는 우리 마씨 가문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제자백가의 모든 세가를 위해서입니다! 제가 사사
“그리고 또 한 가지 중대한 발표가 있습니다! 이번 윤구주를 처단하는 일은 단지 우리 세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화진의 평화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이것은 내각의 여덟 장로의 친서입니다!”마동한은 말을 마치고 곧바로 내각 장로들의 명령서를 꺼내 들었다.명령서를 보는 것은 장로들을 직접 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내각의 여덟 장로는 조정의 권력을 쥐고 흔드는 인물들로 화진 조정의 여덟 대불과 같은 존재였다.마동한이 내각의 여덟 장로의 명령서를 꺼내자 배씨 가문 쪽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어두워졌다.“이제 보니 화진 조정도 그 윤구주 놈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던 거네! 하하하! 이번엔 윤구주 그놈이 어떻게 죽는지 두고 봐야겠어!”최윤성은 마동한이 내각 명령서를 꺼내 보이자 크게 웃어댔다.다른 사람들도 내각 명령서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누구나 내각의 여덟 장로가 화진 조정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이뿐만이 아니에요. 내각뿐만 아니라 육 공주 전하께서도 윤구주를 제거하길 원하세요.”마동한이 계속해서 말했다.“뭐라고?”“육 공주 전하께서?”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놀랐다.“네, 맞습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공주 전하께서도 이쪽으로 오고 계실 겁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잠시 기다려 우리 아름다운 공주 전하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보면 될 것입니다!”마동한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공주 전하께서도 윤구주를 죽이려 한다는 소식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점점 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공주 전하께서 이 일에 관여하시다니, 어떻게 된 일이지?”“그러게!”“뭐 어때! 공주 전하의 명령이라면 그건 분명 국주님의 뜻일 거야!”“그래. 맞는 말이야!”“국주와 내각까지도 윤구주의 죽음을 원하고 있으니 그놈은 이번엔 진짜 끝장난 거야!”“일리가 있어!”마동한이 내각의 명령서를 내보이고 황실의 육 공주를 끌어들이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더욱더 마동한을 신뢰하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아래층에
삼 일 후, 노룡산 아래 작은 마을에 윤구주가 나타났다.흰옷을 입은 그의 모습은 준수하기 그지없었고 타고난 왕의 기운 때문인지 한눈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그의 옆에는 공수이, 남궁서준, 민규현, 정태웅 그리고 천현수가 있었고 용민, 재이 그리고 철영은 보이지 않았다.“저 앞이 노룡산인가요?”공수이는 눈을 반짝이며 앞의 산을 바라보며 물었다.“맞아! 저 산에는 영기가 서려 있어. 저 산속에 천년 된 우물이 있는데 그 속에 용을 가뒀다는 전설이 있어. 그래서 노룡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거야.”민규현이 설명했다.“크, 꽤 멋지군요.”“형님, 마씨 가문의 개자식들이 여기서 형님을 덮칠 계획인 거죠?”공수이는 윤구주를 돌아보며 물었다.윤구주는 경멸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제길, 오늘 내가 마 씨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내 이름은 공수이가 아니야!”공수이가 욕설을 퍼붓자 정태웅도 한마디 거들었다.“공수이 말이 맞아! 감히 우리 저하를 건드리다니 삼족을 멸해야 해! 아니지. 구족까지 싸그리 멸해야 해!”둘의 말에 윤구주는 대꾸하지 않고 그냥 앞으로 걸어갔다.마을은 활기가 넘쳤고 사람들로 북적였다.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윤구주는 수많은 무사의 기운이 평범한 시민들 사이에 숨어 있는 것을 감지했다.그리고 몇몇 기운은 마을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를 쫓고 있었다.하지만 윤구주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길을 걸었다.앞쪽 조용한 골목에 도착했을 때, 꼬맹이 남궁서준이 갑자기 외쳤다.“나와라!”외침과 동시에 날카로운 백색 검기가 뒤쪽으로 순식간에 날아갔다.뒤를 따르던 두 사람은 그 끔찍한 검기의 기운을 느끼자마자 얼굴이 일그러졌고 급히 몸을 피했다.칙!백색 검기는 벽에 한길 남짓한 검흔을 남겼고 두 사람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죽다 살아난 듯한 표정이었다.“감히 우리 형을 따라오다니? 죽고 싶은 거냐!”남궁서준은 살기를 드러내며 두 사람을 죽이려 했다.“살려주십시오! 우리는 황성의 금위군입니다!”그중 한 남자가 급히 말했다.
“그렇습니다!”“그럼 너희 통령 이름이 뭐지?”윤구주가 물었다.“저희 통령 이름은 염수천입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윤구주는 익숙한 이름을 듣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그 녀석이 언제 금위군 통령이 되었지?”황성 금위군은 화진에서 특별한 부대였다.그들은 군부나 조정에 속하지 않고 오직 국주의 명령만을 따랐다.그래서 염수천이 금위군 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에 윤구주는 조금 의아했다.“그를 만나러 가자.”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이 말을 듣고 장서훈은 잠시 멍해졌다. 그는 놀란 얼굴로 윤구주를 쳐다보며 말했다.“우리 통령님을 만나시겠다고요?”“그래!”“대체 누구시길래, 우리 통령님을 만나려고 하십니까?”장서훈이 궁금해하며 물었다.“그건 네가 알 필요 없다. 만나면 알게 될 것이다!”윤구주가 말했다.장서훈은 윤구주의 남다른 기풍을 보고 본능적으로 몸이 떨렸다.그리고 얼떨결에 말했다.“알겠습니다!”그렇게 해서 장서훈의 인도로 윤구주 일행은 염수천을 만나러 갔다.현재 금위군 통령인 염수천의 지위는 매우 높았다.황성에서는 국주를 제외하고 육도진도 그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장서훈은 윤구주 일행을 은밀한 집으로 데려갔다.그 집 주위에는 금위군 경비병들이 서 있었으나, 모두 사복 차림이었다.장서훈이 윤구주 일행을 데리고 나타나자 선두에 있던 강렬한 기운을 풍기는 금위군 대장이 곧바로 말했다.“장서훈, 너 임무 수행 중이 아니었느냐? 어떻게 다시 돌아온 거야? 그리고 이 사람들은 누구지?”그 대장은 윤구주 일행을 차가운 눈빛으로 가리키며 물었다.“대장님, 이분들은 염 통령님을 뵈러 오신 분들입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그 말을 듣고 대장은 얼굴이 굳어지며 매섭게 말했다.“장서훈, 너 제정신이냐? 염 통령님이 얼마나 바쁘신데 아무나 만나 주신다고 생각해?”“대장님, 이분들이 염 통령님을 아시는 것 같습니다.”장서훈이 다시 말했다.“안다고? 이 사람들이?”대장이 말을 끝내자마자 천현수가 나섰다.“빌어먹
“맞아요. 만약 화진의 구주왕이 살아있다면 우리 국제중재기구는 조금 두려워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잖아요...”레이라고 불린 가장 앞에 서 있던 금발의 남자는 윤구주의 얘기가 나오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레이 님,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시 10국 간의 전쟁에서 레이 님께서는 구주왕을 직접 본 적이 계시죠? 소문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당시 우리 10국의 강자들이 함께 연합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나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금발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금발의 남자는 잠깐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어 흩날리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6년 전 전쟁 때가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피는 바다를 이루었고 시체는 쌓여 산더미를 이루었다.당시 그 전투에서 레이는 구주왕의 실력을 본인의 두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그는 그 전투에서 12명의 신급 절정 강자가 윤구주와 고전을 치렀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중 반이 죽었다.최후에 10국이 투항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날 10국의 강자들은 전부 윤구주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그 장면을 떠올리자 국제중재기구 출신이며 칠살 급인 레이는 눈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는... 악마예요!”악마라는 말에 아나스도,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도 침묵했다.“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죽었죠.”레이는 갑자기 길게 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갑시다. 일단은 설국으로 가야죠.”그는 그렇게 말한 뒤 설국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아나스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를 뒤따랐다....낙일성은 설국 수도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었다.이 시각, 낙일성 30km 밖에서는 화진 군대가 진지를 확고히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었다.수십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기세가 남달랐다.선두에 선 장수는 화진 북방군의 총사령관 박천후와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예전에 윤구주는 신념을 이용하여 염수천에
예전에 세나미는 윤구주가 자신의 실력을 전부 보여줬고, 그래서 설국을 이 정도로 파괴할 수 있었던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윤구주의 등 뒤에 나타난 거대한 코끼리의 형상을 본 순간 세나미는 그를 증오할 용기 또한 없었다.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윤구주가 더는 설국 사람들을 죽이지 않기를 말이다.시간은 1분 1초 흘렀다.설국의 국운은 마치 강물처럼 윤구주의 체내로 천천히 흘러들었다.같은 시각, 설국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사람 세 명이 나타났다.그 세 사람은 모두 서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선두에 선 사람은 금발 머리카락의 남자였다.남자는 흰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일거수일투족이 매우 우아했다.그의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사악한 기운이 그를 매우 음산한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그의 곁에는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있었다.남자는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고 여자는 요염하고 관능적이었다.세 사람이 나타나자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에 눈보라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그들은 모두 절정 강자였다.게다가 선두에 있는 금발의 남자는 칠살 급의 초극 준절정 강자였다.다른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역시 오악 이상의 절정 강자였다.이 순간 설국에 이 세 사람이 나타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아나스, 곧 설국이죠?”유럽 악센트가 강한 금발의 남자가 눈보라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곧 도착할 겁니다.”아나스라고 불린 건장한 남자가 대답했다.“설국이 우리 국제중재기구에 연락해서 나서달라고 했다니, 이번에 설국이 정말로 화진을 제대로 건드렸나 봐요.”금발의 남자는 그 말을 할 때 입가에 기묘한 미소를 띠었다.“흥! 설국이 자초한 일이죠. 왜 하필 화진을 건드린 건지. 설마 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얼마나 처참히 실패했는지를 잊은 걸까요?”아나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아나스.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요. 비록 화진은 세계 최강의 무도 강국이지만 그럴
“정말요? 아버지, 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하실 생각이세요?”이홍연은 예쁜 눈을 크게 뜨고 들뜬 얼굴로 국주를 바라보며 물었다.국주는 천천히 말했다.“6년 전 그때 난 구주를 이미 진북왕으로 책봉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조정의 모든 신하들이, 종문과 세가에서 날 방해했지. 그러나 이번에 감히 날 막아서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자를 적으로 돌릴 것이다. 조정 전체를, 무도 천하를 적으로 돌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국주가 패기 넘치는 말투로 얘기하자 육도진은 흥분하며 말했다.“국주님, 대단하십니다. 국주님, 만세!”국주는 싱긋 웃더니 옆에 있는 이홍연을 바라보았다.“게다가 구주는 앞으로 우리 화진의 진국왕일 뿐만 아니라 우리 화진의 부마가 될 것이니 말이다.”부마라는 말에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진 화진의 여섯째 공주는 순간 목까지 붉어졌다.“아버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이홍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왜? 내 말이 틀리더냐?”국주가 말했다.이홍연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전, 전, 전 구주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비록 이홍연을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꿀을 먹은 것보다도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국주는 딸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그래. 네가 싫다고 하니 기회를 봐서 구주를 위해 다른 배필을 찾아봐 줘야겠구나. 어차피 구주는 지금 연인이 없고 우리 화진에는 여자들이 많으니 말이다.”“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구주는 제 거예요. 아무도 저에게서 구주를 빼앗을 수 있어요.”아버지가 윤구주를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겠다고 하자 이홍연은 버럭 화를 냈다.국주는 큰 소리로 웃었다.“그래. 장난은 그만할게. 육도진 우상, 구주가 승리를 거머쥐고 돌아온다면 나는 태산에서 친히 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할 것이다.”육도진은 서둘러 대답했다.“네!”...설국.윤구주가 설태현을 머리를 벤 뒤 설국 전체가 설태현을 위해 애도했다.설국의 국주가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수도 금전.윤구주의 부적대진
그 말에 육도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설국 국주가 죽었다고요? 이게 무슨 상황이죠?”이홍연은 이때 입을 뻐끔거리면서 말했다. 그녀는 심지어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을 뻔했다.바로 이때 국주가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구주가 설국의 그 젊은 국주를 정말로 베었나 보구나.”그 말에 이홍연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아버지, 윤구주가 설국 국주를 죽였다는 말씀이세요?”화진 국주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이 세상에 그 정도 능력과 배짱을 가진 사람이 윤구주 말고 또 있겠느냐?”“하지만... 하지만 윤구주는 설국에 간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걸요!”이홍연은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구주가 설국의 국주를 죽여본 적 없는 것도 아니고. 잊지 말거라. 6년 전, 설국의 전 국주 역시 구주가 죽였었다.”꿀꺽.국주의 말을 들은 이홍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자신의 남자가 설국 국주를 두 명이나 죽였다는 생각에 이홍연은 크게 놀랐다.“구주는 지금 어디 있느냐? 대답해 보거라.”국주의 질문에 신하가 대답했다.“국주님, 그쪽에서 전해온 전보에 따르면 구주왕께서는 지금도 설국 수도에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아직도?”국주는 조금 의아했다.“그렇습니다. 전보에 따르면 설국 금전이 빛에 완전히 뒤덮였고 설국 백성들은 구주왕이 자줏빛 기운을 빨아들이는 걸 보았다고 합니다.”자줏빛 기운?그 말을 들은 국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이 망할 놈, 설국 국주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설국의 국운까지 흡수하려는 것이구나.”비록 그렇게 말했지만 국주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국 국주를 죽였으면 바로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거기에 남아서 무슨 자줏빛 기운을 흡수한단 말이에요? 뭘 위해서요?”이홍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국주는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몰라서 그래. 자줏빛 기운이랑 한 나라의
부진이 가동되었고 윤구주가 금전 전체를 뒤덮었다.하늘을 가득 메운 부적 진법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 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웃더니 시선을 들어 상공의 부적 진법을 보았다.“오늘 나는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것이다.”국운이란 무엇인가?바로 한 나라의 운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혼자의 힘으로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거라고 했다.과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우렁찬 목소리로 말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설국 금전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그의 온몸에서 기운이 넘실댔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적선기가 그를 신처럼 보이게 했다.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윤구주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했다.빛줄기 아래,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부진, 가동!”쿵쿵쿵.금전 전체를 뒤덮었던 거대한 부적 진법이 가동됨과 동시에 진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64개의 금빛 부적이 64개의 금빛이 되어 설국 금전 위로 내려앉았다.그 뒤로 금전 아래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그리고 곧이어 파멸적인 기세의 자줏빛 기운이 윤구주에게 흡수되어 금전의 땅 밑에서부터 올라왔다.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운 기운이었다.설국 수도에서 이 금전은 역대 설국 황실이 거주하던 곳이자 설국의 수많은 신하들이 경배하는 곳이었다.그곳에는 용의 기운도, 상서로운 기운도 있었다.이 순간, 수많은 설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이 신성한 곳의 기운을 윤구주가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그 광경에 세나미는 얼이 빠졌다.“이... 이... 이 악마! 우리 설국 황실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야?”세나미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윤구주가 만약 설국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설국은 당연하게도 쇠락할 것이다.심지어 심각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이 모든 건 설국이 자초한 일이야.”윤구주는 세나미를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설국의 국운을 흡수했다.
더 나아가 설국 수도에까지 울려 퍼졌다.굉장히 낮고 귀에 거슬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설국 수도 시민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다들 그 종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종이 울리다니... 세상에. 국주님께서 돌아가셨나 봐.”“국주님이?”거리 양쪽에 있던 수많은 설국 백성들은 종소리를 듣고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심지어 밖에 주둔하고 있던 설국 병사들까지 종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두 애도하기 시작했다.낙일성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먹구름처럼 낙일성으로부터 3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몰려오고 있었다.수십만 명의 대군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염수천과 박천후였다. 두 사람은 화진의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이때 설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낙일성의 종소리 또한 울리기 시작했다.“총사령관님, 얼른 들어보세요. 낙일성 쪽에서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한 장수가 빠르게 박천후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군복을 입은 박천후는 귀를 기울였고, 종소리를 듣는 순간 크게 웃기 시작했다.“설국은 끝났어. 설국의 국주가 죽었거든.”박천후의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장수가 서둘러 물었다.“소문에 따르면 설국 국주는 아주 젊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죽었을 리가 없지 않나요?”“멍청하긴! 당연히 우리 저하께서 죽인거겠지!”박천후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구주왕께서 죽였다고요?”주변 장수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당연하지. 이 세상에 우리 저하를 제외하고 누가 설국 국주를 죽일 수 있겠어?”그 자리에 있던 장수들은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그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져서 설국 쪽을 바라보았다.설국의 국주가 설국 수도의 금전에서 윤구주의 손에 죽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설국 금전.피 칠갑이 된 사람의 머리통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다.그것은 당연하게도 설국 국주의 머리였다.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오직 윤구주와 일찌감치 몸에
금전을 가득 채운 마의 기운은 윤구주가 대신관을 처리하자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윤구주와 그의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는 금빛 용 두 마리뿐이었다.금빛 용은 마치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울음소리를 냈다.윤구주가 머리 위 금빛 용을 바라보다가, 설국 대신들과 설국의 젊은 국주 모두 겁을 먹었다.윤구주는 마지막 대신관을 죽인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설국 국주 설태현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 차례야!”윤구주의 말에 설국 국주는 겁을 먹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쩔 수 없었다.더는 설태현을 지킬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심지어 설국에서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대신관마저 윤구주의 손에 죽었는데 누가 그를 지키겠는가?“뭘, 뭘, 뭘 하려는 거야?”설태현이 덜덜 떨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얘기했어. 오늘 네 머리를 치겠다고.”윤구주의 목소리는 매정했다.“감히 내 목을 치겠다고?”“어서, 어서 국주님을 보호해야 해!”주위에 있던 대신들이 달려들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용의 울음소리가 금전에 울려 퍼지면서 윤구주의 머리 위를 맴돌고 있던 금빛 용이 설국 대신 여러 명을 한입에 집어삼켰다.금빛 용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마저 남지 않았다.그 광경에 남은 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었다.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정말로 날 죽일 생각인 거냐... 너도 알다시피 날 죽인다면 설국은 화진과 필사적으로 싸울 거야. 심지어 국제중재기구의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설태현은 살기등등하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용기를 북돋웠다.설태현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당시 10국은 연맹을 맺었고 전 세계에 국제중재기구를 창립했다.소문에 따르면 중재기구는 세력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 몇몇 제국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진정한 초극 절정 강자가 있다고 한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국제중재기구는 팔부 절정 강자를 한 명 출동시켰다.그러나 그팔부 절정은 그저 잠깐 모습만 드러냈을 뿐 윤구주와 진짜
윤구주가 8기를 쓰는 순간, 그의 손에 있던 용혼한위총에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용혼한위총이 한 줄기 은빛이 되는 순간, 설국 금전은 창의에 완전히 뒤덮였다.창은 공기를 가르며 설국 어둠의 신의 팔로 향했다.창이 내려앉는 순간, 검은색 마기를 내뿜던 팔이 베어졌다.그 팔은 어둠의 신 세스의 것이었다.“아악!”어둠의 신 세스의 입에서 분노에 찬 포효가 터져 나왔다.설국 국민들이 신앙하는 신 세스가 격노했다.“인간이여, 난 널 집어삼킬 것이다.”광기에 빠진 어둠의 신이 한 걸음 내디뎠다. 쿵쿵 소리와 함께 설국의 금전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곧이어 그의 다섯 개의 팔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윤구주를 향해 덮쳐들었다. 마치 윤구주를 산 채로 집어삼킬 듯한 모습이었다.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 피했고 그 때문에 어둠의 신의 다섯 팔은 윤구주의 뒤에 있던 설국 대신들에게로 향하게 되었다.“끄아악!”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십여 명의 설국 대신은 어둠의 신에 의해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다.어둠의 신은 실패하자 다시 한번 다섯 팔을 마구 휘둘렀다.넘실대는 마의 기운이 설국 금전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이번에 윤구주는 피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더니 싸늘한 시선으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어둠의 신을 바라보았다.“신이라고? 그러면 오늘 신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죽여주지.”윤구주가 갑자기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적선기가 맴돌기 시작하자 윤구주는 합장하였고 굉장히 쩌렁쩌렁한 용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다.용의 울음소리가 설국 수도에 널리 퍼졌다.설국 수도.수많은 백성들이 귀청을 찢을 듯한 용의 울음소리를 들었다.심지어 일부 간 큰 설국 백성들은 거리로 나와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금전 쪽을 바라보았다.“세상에, 우리 수도의 금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왜 저렇게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용이야!”“저길 봐! 금전 상공에 용이 나타났어!”수많은 설국 백성들이 설국 수도 금전 상공에서 금빛 용을
윤구주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는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혼자서 설국과 대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구주왕도 잘 알다시피 우리 설국에는 수억 명의 백성들이 있어. 네가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생각하니?”살기 어린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던 대신관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윤구주의 손에 쥐어져 있던 용혼한위총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박혔다.윤구주는 마치 신마처럼 당당히 선 채 거만한 목소리로 외쳤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내가 말한 적이 있지. 화진을 괴롭히려는 외적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이야. 설국의 오랑캐가 내가 죽은 줄 알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 하는데 내 어찌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까!”대신관이 화내며 말했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네.”“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이후로 설국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지.”차가운 말과 함께 윤구주의 온몸에서 불멸의 빛과도 같은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손에 창을 들고 있던 윤구주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적선기가 그의 손에 든 용혼한위총을 신성한 무기로 바꾸자, 윤구주는 또다시 은창을 휘두르며 대신관을 향해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대신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대신관은 포효하며 오른손을 움켜쥔 후 이마에 갖다 댔다.“이오지심, 무신 나와!”‘쾅!’하는 소리와 함께 대신관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자, 밝았던 금전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둠 속에서, 수 미터 높이의 신명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되었다.이 신명은 팔이 여섯 개나 있었다.그중 두 손에는 각각 피범벅이 된 거대한 도끼와 해골이 쥐어져 있었다.세스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 신명은 설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둠의 신인지라 설국의 모든 사람이 떠받들고 있었다.그런 신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된 것이었다.“신…”“맙소사! 대신관께서 어둠의 신을 소환했다고?”조정에 있던 설국의 문무 대신들은 어둠의 신을 본 순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