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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그는 자신이 모든 문제의 근원인 것을 몰랐다.

김선우는 빈소에 앉아 하룻밤을 지새웠다. 내 시신을 지키며 그는 나의 살짝 불룩한 배를 바라보았다.

아직 시간이 짧아서 눈에 띄진 않았지만 그래도 평소와는 달랐다.

그는 내 차가운 손을 꼭 쥐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미안해. 다혜야. 내가 소홀했어. 하지만 난 정말로 낙하산을 점검했어. 너와 아이를 해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이번에 유나가 귀국했을 때, 내 마음이 흔들린 건 인정해. 하지만 난 그녀에게 더 이상 연인 같은 감정을 못 느끼겠더라고. 나는 정말 너랑 결혼해서 함께 여생을 보내고 싶었어. 제발 깨어나 줘. 너처럼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다시는 없을 거야.”

얼마나 웃기는 고백인가. 나는 당연히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지 알고 있었다.

세 사람이 함께하는 여생, 나는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만약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이 게임에서 빠질 것이다. 사랑은 원래 독점적이니까. 내가 원하는 건 나만을 향한 일편단심이지 동정이나 공유가 아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죽어도 김선우는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태양이 되어서 모든 여성에게 따뜻함을 주고 싶어 했다.

엄마는 밤새 잠을 못 이루고 다시 빈소로 돌아왔다. 그곳에 앉아 슬픈 척하는 김선우를 보는 순간, 엄마는 문 옆에 있던 야구 방망이를 들고 소리쳤다.

“살인자! 우리 딸 빈소에서 당장 나가!”

김선우는 방망이에 맞아도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이 통곡했다.

“죄송해요, 아줌마. 난 정말 다혜를 해칠 마음이 없었어요. 난 정말 낙하산을 확인했다고요.”

엄마는 화를 참지 못하고 바로 사실을 폭로했다.

“그날 낙하산을 확인한 건 유나였잖아. 그녀는 전문가도 아닌데 그걸 철석같이 믿었어?”

김선우는 깜짝 놀라 변명하려다 말고 순식간에 입을 다물었다.

엄마는 냉소를 지으며 실망스럽게 말했다.

“놀랄 것 없어. 다 네 동료가 말해준 거야. 네가 얼마나 유나만 챙기고 우리 딸을 무시했으면 그도 더 이상 못 봐주겠다고 하더라. 넌 임신한 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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