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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구재인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양채민은 바로 찾아왔다. 문이 열린 순간 그녀는 구재인의 품에 안겼다.

“오빠, 요즘 연락이 안 돼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구재인은 그녀를 딱히 밀어내지 않고 눈물을 흘리도록 내버려뒀다. 한참 후에야 울음을 그친 양채민은 빨개진 눈시울로 말했다.

“오빠 지금 언니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알아. 근데 이미 일어난 일에 과하게 신경 쓰지 마. 오빠 원래도 언니랑 이혼하고 싶어 했잖아. 앞으로는 내가 오빠를 챙겨줄게.”

이렇게 말하며 양채민은 구재인의 옷 단추를 풀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먼저 그녀의 손을 꽉 틀어잡았다.

양채민은 의아한 표정으로 구재인을 바라봤다. 정말 순수한 표정으로 말이다. 그런데도 구재인은 냉정하게 그녀를 밀어냈다.

“채연이는 한 번도 너한테 나쁜 마음을 품은 적 없어. 근데 넌 채연이를 모함하려고 계단에서 혼자 굴러떨어지기까지 했더라?”

양채민은 당황한 표정으로 변명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오빠는 날 알잖아. 내가 왜 언니한테 그런 짓을 하겠어? 그리고 이번에도 언니가 날 불러냈기 때문에...”

“잠깐, 너 나 안 좋아하지? 좋아하는 척한 건 그냥 사랑받는 기분을 즐겨서지? 맞지?”

양채민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구재인이 끼어들었다. 시선에는 증오로 가득했다.

양채민은 몸을 굳히더니 안색이 빠르게 변했다. 입술은 파르르 떨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눈물은 안타까울 정도로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구재인은 면역이라도 된 것처럼 짜증 섞인 표정으로 그녀를 집 밖으로 내쳤다. 밖에서 아무리 울음소리가 들려와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감동하지 않았다. 그가 양채민을 밀어내는 이유도 전부 배신감 때문일 것이다. 양채민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또 받아줄 게 분명했다. 그는 양채민에게 원칙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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