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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따라왔다가 이 말을 들은 양채민은 몸을 떨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당황함을 감췄다. 참 이상했다. 양채훈이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그녀를 싫어했으니 말이다.

나의 양부모는 자연그룹의 기사와 도우미였다. 내가 친동생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양채훈은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랐다.

“그래서 채연이 널 볼 때마다 익숙한 느낌이 들었구나. 네가 내 친동생이었어. 앞으로 오빠가 지켜줄게.”

내가 집에 돌아온 첫날, 양채훈은 나를 지켜주겠다고 맹세했다. 그리고 그는 정말 그렇게 했다.

그는 모든 명절과 기념일에 나의 선물을 준비했다. 그리고 부모님도 안 주는 용돈을 꼬박꼬박 챙겨줬다. 내가 돈 모자랄 일 없도록 말이다.

내가 죽은 다음 속상해 해주는 사람도 양채훈 밖에 없을 것이다. 그라면 범인을 찾을 때까지 노력해 줄 것 같았다.

양채훈은 문을 열고 사정없이 구재인을 밀었다. 나의 시신을 직면한 구재인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참 기대가 되었다. 기쁨의 눈물을 흘릴까? 아니면 조금이라고 속상해할까?

당장이라도 화내려고 했던 구재인의 표정은 내 옆모습을 본 순간 굳어버렸다. 그는 멍하니 영안실에 꼼짝하지 않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양채훈은 그를 억지로 끌고 가서 내 시신 앞에 무릎 꿇렸다. 그는 머리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 내가 떠날 때만 해도 멀쩡했어. 말까지 했다고! 죽었을 리가 없어...”

‘난 죽기 적전 도움을 청했던 거야. 그러게 도와주지 않고 뭐했어?’

구재인은 양채민의 찰과상에 정신이 나가 있었다. 그래서 구급차에 그녀만 태웠다. 나는 바닷속에서 죽어가는 몸뚱이를 마냥 느낄 수밖에 없었다.

“10분만 일찍 왔어도 살 수 있었대. 채연이는 살 수 있었어. 근데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에 양채민만 태웠다더라. 채연이를 죽이는데 너도 한몫했어. 아주 대단해.”

너무나도 잔인한 말이었다.

말을 마친 양채훈은 구재인의 기분을 신경 쓰지도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

구재인은 넋을 잃은 표정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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