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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서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뭔데요?”

지현우의 냉랭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그림 그릴 줄 알아요?”

서유는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했다.

“네.”

그녀는 어려서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어서 디자인을 배웠다.

“계약 첫 번째 조항은 초희가 완성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대신해주는 거예요.”

서유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김초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건축 설계사이고, 서유는 그저 디자인 학과를 졸업했을 뿐인데 어떻게 언니를 대신해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을까?

지현우는 그녀가 완성하든 못하든 계속 차갑게 말했다.

“초희가 전에 설계했던 건축 도면을 초안이랑 완제품 모두 서유 씨에게 보냈어요. 그 중에 빈 그림책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초희가 맡은 프로젝트예요. 순서대로 완성하면 돼요.”

서유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하지만 저는 건축 디자인이 아니라 브랜드 디자인을 공부해서 건축 도면은 그릴 줄 몰라요.”

지현우는 몇 초 동안 침묵했다. 그의 어이없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서울에 초희 건축회사가 있어요. 심이준이라는 사람이 수석 디자이너인데 내가 직접 서유 씨를 가르치라고 할게요. 절대 언니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배워요.”

서유의 작은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지현우는 약간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됐고 내 말대로 해요.”

서유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지현우는 이번만큼은 그녀를 속이지 않았다. 확실히 언니와 관련된 일을 시켰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근데 왜 저보고 언니 프로젝트를 맡으라는 거죠?”

지현우는 몇 초간 침묵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저도 방금 알았거든요. 초희가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는 거...”

서유는 그의 말을 듣고 따라서 침묵했다. 알고 보니 언니는 아쉬움을 안고 세상을 떠났다.

지현우는 점차 마음을 가다듬고 무심코 말했다.

“서유 씨가 초희 이름으로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초희 대신 꿈을 이루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서유는 언니를 위한 것임을 알고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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