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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서유는 언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사진을 통해서만 보았는데도 아주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사람이 사심 없이 자신의 심장을 내주었고 서유는 다시 태어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김초희는 자신의 이름도 갖지 못한 채 이런 식으로 여기 묻히게 되었다...

서유는 언니를 그렇게 사랑하는 지현우가 왜 그렇게 시신을 빨리 화장했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나중에 언니가 지현우를 배신했다는 말을 듣고, 지현우가 언니를 사랑하는 동시에 또 미워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현우는 그 원한으로 언니의 시선을 무자비하게 버리게 되었고, 이 차가운 땅속에 언니를 3년 동안이나 묻혀두고 있었다.

‘지현우 같은 사람이랑 평생 얽히느라 언니도 힘들었겠네. 그런데 언니가 그 사람을 10년이나 쫓아다녔다니. 진짜 지현우를 사랑했을까?’

이렇게 생각한 서유는 약지에 낀 반지를 내려다보고는 빼서 묘지 앞에 놓았다.

“만약 언니가 그 사람을 사랑했다면 내가 이미 언니 이름으로 영국 교회에서 결혼식을 마쳤어.”

“만약 이미 마음이 떠났다고 해도 내가 이미 언니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이 결혼을 끝냈어.”

10년을 쫓아다녔다는 것으로 보아, 언니는 아마도 지현우를 사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끝내면서 그에게서 도망치려 했다는 것은 어쩌면 마음이 변했을지도 모른다.

김초희는 이미 사라졌으니 서유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언니가 다음 생에는 자신을 사랑해주고 지킬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 바랄 뿐이었다.

서유는 묘비 앞에서 조용히 언니의 곁을 지켰다.

옆에 있던 정가혜는 서유가 언니에게 하는 말을 조용히 듣던 중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송사월도 가족을 찾았고 서유도 가족을 찾았는데 정가혜만 찾지 못했다.

그녀는 어느 집안의 자식일까? 그녀의 가족은 또 어디에 있을까?

정가혜는 고개를 들어 애써 눈물을 삼켰다. 원장님은 그녀가 부모에게 버림받아서 가족이 그녀를 찾아올 리 없다고 말했다.

석양이 지고 묘원 마감 시간이 되자 서유는 천천히 일어나 언니와 작별을 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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