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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두 사람은 웃으며 차에 탄 뒤, 차를 몰고 정가혜가 자주 다니는 절로 향했다.

산기슭에 도착하자마자 깊고 아득한 종소리와 염불 소리가 들렸다.

이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상쾌하고 평온하게 해 주었고 몸을 짓누르는 돌멩이마저도 가벼워지게 했다.

서유는 과일을 들고 정가혜의 뒤를 따라 계단을 하나씩 오르며 더할 나위 없이 경건하게 절 안으로 들어갔다.

금빛 불상들을 보았을 때, 눈에서 눈물이 솟구쳤다.

마음속 가득 서러움을 안은 서유는 잠시나마 이곳에서 안정을 되찾는 기분이었다.

그들이 들어간 후 한 스님이 그들을 인도하여 향불과 점괘를 흔들었고 정가혜는 절실하게 소원을 빌었다.

스님이 서유의 점괘를 보더니 친절하게 말했다.

“너무 많은 빚을 졌군요. 이 빚을 다 갚지 않으면 이번 생은 평안할 수 없습니다.”

서유는 마음을 간파당한 듯 멍하니 있었고 얼굴빛이 조금씩 창백해졌다.

스님은 빨간 소원 띠 세 개를 가져와 위에 소원을 적어 나무에 걸어놓으라고 했다.

서유는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스님이 건네준 펜을 받아 소원 세 가지를 적었다.

첫째, 가혜가 평안하기를.

둘째, 사월이가 건강하기를.

셋째...

여기까지 쓴 서유는 손가락을 멈추더니 그와 관련된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스님은 서유의 망설임을 눈치채고 인자하게 말했다.

“생각나는 분을 쓰셔도 됩니다. 고민하지 마세요.”

그 말을 들은 서유는 다시 펜을 들었다.

셋째, 이승하가 행복하기를.

서유는 이승하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또한 하루빨리 여생의 동반자를 찾기를 바란다.

소원을 적은 서유는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절을 나섰다.

그리고 그리 크지 않은 나무를 찾아 소원 세 개를 모두 매달았다.

빨간 소원 띠가 바람에 휘날리는 것을 보며 서유는 깨끗이 내려놓았다.

이승하의 부득이한 사정과, 그녀를 위해 한 일을 알고 나서 서유는 확실히 심경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볼 때, 그 복잡한 마음도 서서히 사라졌다.

앞으로 그는 새로운 삶을 살 것이고, 서유도 자신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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