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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정가혜는 서유가 전화를 받은 후로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 급히 경적을 울렸다.

서유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캐리어를 끌고 정가혜 쪽으로 갔다.

두 사람은 별장에 도착했고 예전처럼 한 침대에 누워 과거,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유는 정가혜의 재잘거리는 말을 들으며 점차 온몸의 간장을 풀고 그녀의 어깨에 기대어 깊은 잠에 빠졌다.

정가혜는 서유가 잠든 것을 보고 이불을 덮어주고는 자신도 천천히 눈을 감고 꿈나라로 향했다.

다음날, 정가혜는 원래 서유와 함께 송사월을 만나러 가려고 했다.

하지만 가게에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 정가혜는 따라가지 않았다.

서유는 외출하기 전에 그 혼인신고서를 작은 가방에 챙겼다.

가방을 메고 휴대폰을 챙기고는 송사월이 있는 별장에 도착했다.

송사월은 여전히 뒤뜰에 앉아 머리를 숙이고 책을 읽었는데 멀리서 보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다만 그 뒷모습은 적막하기 그지없었고 세상의 버림을 받은 듯 생기 하나 없었다.

서유는 그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다가갔다.

“사월아...”

서유의 목소리를 들은 송사월은 예전처럼 기뻐하면서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손에 든 책을 조금씩 움켜쥐었다.

서유는 그의 앞에 서서 몸을 웅크리고는 쳐다보았다.

“오늘 좀 어때? 어디 아픈 데 없어?”

송사월은 속눈썹을 늘어뜨리며 빨개진 눈시울을 감추며 나지막이 말했다.

“나 괜찮으니까 앞으로 찾아오지 않아도 돼.”

서유는 그를 한참 동안 쳐다보더니 물었다.

“사월아, 혹시 승하 씨가 널 구해준 것 때문에 그 사람한테 빚졌다고 생각하는 거야?”

송사월은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서유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으며 자신을 삼켜버릴 것 같은 죄책감에 마음이 무거웠다.

서유는 그의 손에 있는 책을 빼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월아, 네가 진 빚은 내가 꼭 갚을 테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송사월은 붉어진 눈동자를 치켜들고 물었다.

“네가 어떻게 갚아...”

서유는 그의 말에 눈썹을 드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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