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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나한테 모자라는 게 과연 그 6천억 원일까? 아니면 송사월의 돈일까? 당신들이 뭔데 돈으로 나한테 모욕을 주는 거야?”

“이미 당신을 놓아줬잖아. 근데 왜 그 인간이랑 같이 날 자극하는 건데? 내가 죽는 꼴을 봐야 속이 시원한 거야?”

고함을 지르던 이승하는 그녀의 이마를 짚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유야, 내가 죽어야 당신이 기쁜 거야?”

그 말을 들은 서유는 심장이 털컥 내려앉았고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럼 나더러 어떡하라고요? 당신이 나 때문에 그렇게 많은 돈을 썼다고 생각하니 내 마음은 돌덩이가 있는 것처럼 무거워요. 그 돌덩이 때문에 난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어요. 그래서 당신한테 그 돈을 갚으려고 하는 거예요.”

이승하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나한테 돈 갚는 거 원치 않아. 내가 원하는 건 당신뿐이야. 제발 내 곁으로 돌아와 줘.”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애원했다. 그녀가 예전처럼 얌전하게 ‘좋아요’라고 대답하기를 기대하며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반응이 없었고 담담하게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승하 씨, 이제 그만 날 잊어요.”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그는 그녀의 싸늘한 눈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이 뭔가에 억눌려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그가 눈시울을 붉히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서유야, 왜 나한테 이렇게 잔인해? 너한테는 마음이라는 게 없어?”

갑자기 안색이 창백해진 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난 심장이 없는 사람이에요. 내 심장은 진작에 파헤쳐졌고 어딘가에 버려졌는지도 몰라요.”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보며 이승하는 방금 자신이 한 말을 깨달았다.

그는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고 그녀한테 끊임없이 사과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실수했어. 잘못했어. 날 때려도 좋고 욕해도 좋아.”

서유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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