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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허윤서는 주서희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였고 비교적 뛰어난 외과 의사였다. 그녀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예쁜 사람이었고 온화하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근데 사촌 오빠는 밥 먹는 데 정신이 팔려 허윤서를 몇 번 쳐다보지도 않았다. 정말 이렇게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남자는 또 처음 본다.

그러나 허윤서는 그를 이해하는 것 같았다.

“괜찮아요, 나도 평소에 출근하면 많이 바쁘거든요.”

주서희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촌오빠에 의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무슨 말로 풀어야 할지 그녀는 도저히 모르겠다.

허윤서는 그녀를 보고는 센스 있게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스테이크 하나를 집어 맛있게 먹었다.

“아까는 서희 씨 사촌 오빠가 있어서 먹을 엄두도 못 냈었는데. 급히 자리를 떠서 다행이에요. 안 그러면 나 굶어 죽을 뻔했어요.”

호탕하게 먹는 허윤서의 모습에 주서희도 덩달아 긴장이 풀렸다.

두 사람이 식사를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소준섭이 어떤 여자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왔다.

주서희를 본 순간, 그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떼려고 했지만 때마침 주서희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별 반응이 없었고 못 본 척 눈을 돌리고 허윤서와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화도 내지 않고 묻지도 않는 주서희의 모습에 그의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여자의 손을 잡고 일부러 두 사람의 옆 테이블에 착석했다. 그리고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주서희를 쳐다보았다.

“주서희, 오랜만이네.”

주서희는 그가 평소처럼 자신을 모른 척할 줄 알았다. 근데 뜻밖에도 그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그녀는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고개를 돌리며 그를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소 선생님, 서울에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소준섭은 무심하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입을 열었다.

“내 여자가 보고 싶어서. 하도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서 그 여자 보러 왔어.”

그가 말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었던 주서희는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수줍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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