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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서유는 계속 발버둥 쳤지만 이승하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그녀를 꼼짝도 못 하게 했다.

그는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녀를 꼭 껴안고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내려갔다.

그 광경을 본 정가혜는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얼마나 큰 용기가 있어야 사랑하는 사람을 제 손으로 시집보낼 수 있는 건지?

이승하는 정말 서유를 많이 사랑하고 있지만 모든 것은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그는 그녀를 안고 별장을 나온 뒤 뒷좌석에 그녀를 태우고는 다시 허리를 굽혀 그녀의 긴 치맛자락을 정리해 줬다.

잠시 후, 조수석과 그녀의 옆자리를 번갈아 보던 그는 결국 그녀의 옆에 앉았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소수빈이었다. 그는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승하의 모습을 보고 눈치껏 가림막을 내렸다.

그는 차에 시동을 걸고 결혼식 장소로 향했고 그 뒤에는 수십 대의 웨딩카들이 일렬로 늘어져 뒤따라갔다.

차에 앉아있던 서유는 온몸이 차가워지고 얼굴이 창백해져 핏기가 전혀 없어 보였고 몸을 계속 떨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눈치챈 이승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다독였다.

“곧 도착할 거야. 날 보고 싶지 않더라도 조금만 참아.”

그 말에 서유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내다보던 그녀는 복잡한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이승하는 그녀가 더 이상 저항하지 않자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한없이 다정한 눈빛으로 옆에 있는 여인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오늘 그녀는 새하얀 웨딩드레스에 정교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고 숱이 많은 새까만 단발머리에 흰색 베일을 쓰고 있었다.

너무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는 문득 그녀와의 첫 만남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당시 그녀는 흰 치마를 입고 있었고 허리를 굽혀 그에게 물 한 병을 건네주었다.

그 시절의 그녀는 명랑한 여인이었고 늘 입가에 웃음꽃이 피어있던 사람이었다.

지금의 그녀는 여전히 예전처럼 아름답지만 그녀에게서 그때의 밝은 미소는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그녀가 웃음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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