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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정가혜와 소수빈이 도착했을 때 이승하는 마치 폐인처럼 앉아있었다.

소수빈은 그의 손끝이 까맣게 변한 것을 보고 다급하게 말했다.

“대표님, 일단 손부터 치료하시죠!”

그러고는 의사를 데려와 그의 손을 치료해주었다.

이승하는 자신의 손이 붕대로 감길 때까지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수술실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정가혜도 꾹 닫혀있는 수술실 문을 보며 두 손을 꽉 쥐고 하늘에 빌고 있었다.

영겁 같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수술실 문이 열렸다.

수술복 차림의 주서희가 땀 범벅이 된 채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가혜가 그녀를 향해 다가가려는 그때 검은 실루엣이 빠르게 그녀의 곁을 지나쳐갔다.

“어떻게 됐어?”

이승하의 몸은 아직도 흠뻑 젖어있었고 빗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지만 그런 것 따위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그는 주서희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다행히 잘 버텨줬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상처가 크다 보니 언제 의식을 차릴지는...”

이승하가 수술실로 들어가려 하자 주서희가 그를 말렸다.

“서유 씨는 이미 중환자실로 옮겨졌어요.”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

이승하의 말에 주서희는 그와 정가혜를 데리고 ICU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이곳에서 얼굴만 볼 수 있어요.”

이승하는 유리창을 통해 혈색이 돌지 않는 얼굴로 병상에 엎드린 여인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가 다시 주서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언제쯤 저기서 나올 수 있지?”

주서희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대답했다.

“상황을 봐야 알겠지만 최소 2주는 걸릴 거예요. 생명에 위협이 없다고 판단이 되어야 나올 수 있어요.”

이승하의 몸이 눈에 띄게 굳어버렸고 그의 시선은 다시 병상 위의 여인에게로 향했다.

가슴속에는 죄책감이 물밀 듯 밀려왔다.

매번 그가 고집을 피운 일은 꼭 그녀를 다치게만 한다.

만약 그녀를 결혼식장까지 데려다주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결혼식에 참가하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황산을 대신 맞아주는 일도 없었을 것을...

일전에 그녀를 한 번 다치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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