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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송사월은 아무 말 없는 그녀를 보며 모든 걸 내려놓은 듯이 웃어 보였다.

“서유야, 나는 네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어떤 모습인지 잘 알아. 너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사람이야... 그래서 네가 그 사람을 대신해 황산을 맞았을 때 그건 단순히 빚을 갚으려고 한 행동이 아니라 그를 사랑해서 그런 거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어...”

송사월은 자신의 반평생을 바쳐 사랑한 여자를 보며 조금 목이 메어왔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네 모습에서 어릴 적 네가 나를 사랑했던 모습이 떠올랐어. 나는 그런 너를 잃어버린 거고, 다시는 찾지 못하게 된 것뿐이야.”

서유의 눈가는 어느새 빨갛게 달아올랐다.

“미안해. 내가 먼저 너를 배신한 거야...”

송사월은 고개를 저었다.

“그날은 나 때문에 네가 화가 난 거고 교통사고는 어쩔 수 없었던 거야. 모든 일의 시발점은 나였어.”

사실 하늘은 8년 전 교통사고 때 이미 그에게 두 사람의 인연은 끝이 났다고 얘기해준 거나 다름없었다. 그걸 악착같이 붙잡으며 놓지 못한 건 그였다...

“서유야, 미안해. 내 집념 때문에 너를 그동안 놔주지 못했어. 내가 너를 조금만 더 일찍 놔줬더라면, 이 과거의 집념에서 조금만 더 일찍 벗어났더라면 네가 죄책감을 안은 채 내 곁에 남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텐데...”

서유는 그를 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사월아, 나는...”

송사월은 그녀의 말을 자르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네가 나랑 다시 시작해 보겠다고, 나를 다시 사랑해보겠다고 했던 것도 다 과거에 대한 집념일 뿐이야. 20년이 넘도록 이어온 정이 너무 깊어서 너도 쉽게 놓지 못했던 거야. 하지만 나는 이제 알아. 너와 나 사이에 이제 사랑은 없어...”

그는 말을 마친 뒤 옷장에 있는 남자의 정장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나처럼, 아니 어쩌면 나보다 더 너를 사랑하는 남자가 있는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너를 계속 잡아둘 수 있겠어. 나는...”

송사월은 잠시 뜸을 들이다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네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것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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