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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주서희는 휴대폰을 의사 가운에 넣자마자 옷을 잘 차려입은 잘생긴 남자가 VIP실을 향해 걸어오는 걸 보았다.

그는 주서희를 보더니 눈썹을 치켜 올리고 해맑은 눈으로 환하게 웃었다.

“안녕하세요, 의사 선생님. 혹시 서유 씨 병실이 여기인가요?”

그가 서유를 찾아왔다는 말을 듣고 주서희는 표정이 굳어졌다.

‘벌써 서유 씨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난 거야?’

주서희는 속이 뒤집힐 것 같았지만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말했다.

“그렇긴 한데 누구시죠?”

그는 양복 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건네주며 말했다.

“심이준입니다.”

주서희는 그 금박 명함에 적힌 ‘초아 건설 회사 수석 디자이너’를 보고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안녕하세요.”

심이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명함을 손에 넣은 뒤 웃으며 말했다.

“집 디자인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제가 20% 할인해 드릴게요.”

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병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다만 돌아서는 순간 얼굴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심이준은 병실 입구까지 걸어간 후 걸음을 멈추고 다시 미소를 띠고는 문을 두드렸다.

“서유 씨, 들어가도 될까요?”

서유의 다리를 마사지 해주던 정가혜가 소리를 듣고 문밖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누구시죠?”

심이준은 한 손을 문설주에 대고 적당하게 짧은 머리카락을 넘겼다.

“심이준입니다.”

서유는 그 이름을 듣고서야 지현우가 사람을 보내 건축에 관한 지식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고개를 돌릴 수 없었던 서유는 대답만 했다.

“들어오세요.”

심이준은 그제야 들어왔지만 거즈로 겹겹이 감긴 서유의 등을 보더니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하지만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고 걱정스레 말했다.

“서유 씨 지금 상태로는 펜을 들 수 없을 것 같네요.”

서유는 약간 겸연쩍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죄송해요. 당분간은 건축 디자인을 배울 수 없을 것 같아요.”

심이준은 티끌 한 점 없이 맑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그럼 이론부터 배우죠.”

그는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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