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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그 뒤로 물을 몇 번을 더 건네준 후 이승하가 물었다.

“더 줄까?”

서유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우연히 그의 손에 탄 자국이 있는 걸 봐버렸고 고개를 들어 그를 향해 물었다.

“손, 왜 이래요...?”

이승하는 손끝이 보이지 않도록 말아쥐더니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다른 손으로 깨끗한 수건을 들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서유는 더 묻지 않고 힘겹게 병실을 둘러보았다.

“나 얼마나 이러고 있었던 거예요?”

“보름 정도.”

고작 며칠뿐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벌써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정가혜와 송사월은 어디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다 이승하에게 물어보려는데 이승하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들어 올려 새 베개로 갈아주더니 익숙하게 세면도구를 들고 와 그녀의 얼굴, 입안 그리고 겉에 드러난 살결을 닦아주었다.

그의 행동은 그녀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항상 이렇게 돌봐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서유는 그의 손길을 받으며 조금 이상한 기분에 그저 시선을 바닥에 고정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승하는 할 일을 마친 후 그녀를 몇 초간 바라보다 병실에 딸린 욕실로 향했다.

서유는 그의 행동을 지켜보다 그가 옷장을 지나칠 때 그 안에서 정장 한 벌을 꺼내는 것을 보았다.

열린 옷장 안에는 그의 옷으로 가득했고 그 옆에는 이승하 전용 세면도구도 있었다.

결벽증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옷을 이런 곳에 두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승하는 지금 그 모든 걸 감내한 채 병실 옷장에 자신의 옷들을 가득 채워 넣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결벽증 따위 전혀 상관없는듯한 태도였다.

서유는 그 생각에 얼굴이 조금 복잡하게 변해 갔고 그때 마침 이승하가 다시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그는 몹시도 차갑고 고고해 보였다. 그리고 깔끔하게 빗어 올린 머리는 흐트러짐이 없었고 아까 지저분했던 수염도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피로감을 감추고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승하는 욕실에서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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