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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그는 침대에 앉아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여인이 그가 선물한 웨딩드레스는 입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였다.

그녀는 남편이 그녀를 위해 맞춤 제작한 드레스를 선택했고 하늘거리는 쉬폰 드레스가 그녀의 몸에서 더 깨끗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는 부케를 꽉 쥐고 아픈 가슴을 억누르며 그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는 발소리가 들리자 김태진이 온 줄 알았는데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눈시울이 붉어진 그와 눈이 마주쳤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그녀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주태현한테 전해달라고 부탁했건만 결국 그는 이 자리에 나타났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송사월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 남자는 또 어찌할지?

하지만 이승하는 전혀 개의치 않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부케를 건네주었다.

“서유야, 미안해. 내가 김태진의 부케를 빼앗았어. 날 탓하지 말아줘.”

차갑고 정중한 그의 말투를 보면 그저 부케를 선물하러 온 것 같아 보였고 별 다른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를 내쫓으려 했던 그녀는 그의 창백한 얼굴과 새빨간 두 눈을 보고 모진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지금 이러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충분히 잔인한 일이었다.

그녀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부케를 받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방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이승하는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짙은 속눈썹을 내리고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그녀의 손을 풀어주며 그녀에게 부케를 건네주었다.

“시간 다 됐어. 내가 널 시집보내줄게.”

말을 마친 그가 바닥에 있는 웨딩 슈즈를 집어 들어 그녀에게 신겨주려 했다.

서유는 빠르게 발을 거두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승하 씨, 이러지 말아요.”

그는 입술을 깨물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창백한 얼굴로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은 오히려 더 슬퍼 보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가 그녀의 발을 잡고 웨딩 슈즈를 강제로 신기고는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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