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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서유는 여전히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가 옷을 들고 들어가자 그녀는 눈꺼풀을 살짝 떨었다.

그녀를 쳐다보던 그는 감히 그녀 앞에 다가가지 못하고 옷만 소파에 올려놓았다. 차갑고 도도한 그의 뒷모습이 사라진 후, 그녀는 시선을 돌리고 옷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불을 젖히고 옷을 입은 후 침실에 있는 욕실로 가서 세수를 했다.

얼굴의 눈물 자국을 깨끗이 씻고 헝클어진 머리를 다시 정리하고 나서야 그녀는 방에서 나왔다.

그녀는 창가에 서 있는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노을이 그를 비추고 있었고 은은한 금빛이 그의 몸을 감싸고 있는 듯했다.

인기척을 들은 그가 뒤돌아서서 짙은 눈빛으로 그녀의 치마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당신은 역시 하얀색이 잘 어울리는군.”

그녀는 귀국한 후 줄곧 빨간 치마를 입었었는데 전혀 그녀의 모습 같지 않았다.

어색한 표정을 짓던 그녀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만 가볼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문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에 이승하는 손바닥을 움켜쥐었다. 그녀가 문을 나서려는 찰나 그가 그녀를 향해 뛰어갔다.

“내가 데려다줄게.”

“아니에요. 고마워요.”

서유는 그를 돌아보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녀는 돌아서서 문을 닫고는 그 자리에서 잠깐 머뭇거리더니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맨션 안, 차디찬 문을 바라보던 남자는 문이 닫히는 순간 온몸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는 소파에 쓰러져 텅 빈 방 안을 둘러보았고 그의 마음도 덩달아 한쪽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하느님은 송사월의 손에서 그녀를 빼앗아 그에게 보냈지만 그는 그녀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지금 이런 결과가 있는 건 다 그의 탓이었고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한 시간 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핸드폰을 꺼내 소수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화진그룹 인수 건은 어떻게 됐어?”

전화기 맞은 편의 소수빈은 한창 선을 보고 있던 중이었다. 그의 물음에 소수빈은 벌떡 일어나 레스토랑을 나섰다.

“대표님,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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