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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그의 눈빛을 보던 김태호는 더는 그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고 오히려 등골이 오싹해졌다.

“너 도대체 누구야?”

“1분 더 줄게.”

이승하는 담담하게 그를 쳐다보고는 인내심이 바닥난 듯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

그는 손에 든 칼로 그 계약서를 가리키며 1분 안에 사인하라는 신호를 보냈고 그렇지 않으면 그의 기분에 따라 김태호의 처리할 것 생각이었다.

칼끝이 얇은 종이를 스쳐 지나가자 하얀빛이 났고 그 빛이 눈에 번쩍거리자 김태호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이승하와 계약서를 번갈아 보면서 한껏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화진그룹은 김씨 가문에서 대대로 이어온 기업이야. 내가 이 계약을 체결하면 난 화진그룹의 죄인이 될 거다.”

인내심을 잃은 지 오래된 이승하는 더 이상 그의 헛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칼을 들어 단번에 그의 어깨를 찔렀다.

칼을 찔러 넣은 후 재빨리 빼냈고 그 과정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이승하의 독한 기운을 보면 그가 살인을 일삼는 냉혈한 인간 같아 보였다.

김태호는 너무 아픈 나머지 비명을 터뜨렸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이 넓은 야외에서 매우 괴이하게 들렸다.

차에 있던 여자는 가면을 쓴 사람들이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바로 칼을 사용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놀라서 황급히 차 문을 밀고 도망치려 했지만 그들을 에워싼 가면을 쓴 남자들이 차 문을 막아섰다.

그녀는 외투를 두른 채 뒷좌석에 웅크리고 앉아 공포에 질린 얼굴로 차창 밖에 있는 금동 색 가면을 쓴 남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충고하는데 빨리 사인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가 당신 손을 잘라 손도장을 찍기를 기다리지 말고.”

말을 마친 택이는 그의 등의 발을 밟고 다시 한번 힘껏 짓눌다. 엄청난 고통에 김태호는 소리를 질렀다.

나이가 든 그는 이런 고통을 견디지 못하였다.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펜을 들어 계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했다.

그는 서명을 마친 후에야 계약서에 적힌 인수인이 뜻밖에도 김시후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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