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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그 장면을 본 서유는 눈꺼풀을 약간 늘어뜨렸다.

갑자기 옛날에도 이승하가 연지유의 손을 잡고 떠났던 일이 떠올랐다.

당시의 서유는 뭐라 할 자격이 없었고, 지금의 서유는 더더욱 관여할 수 없었다.

그들은 이미 끝난 사이이고 이승하가 누구와 함께 있든 서유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

정가혜는 두 사람이 고급 차로 향하는 것을 보고는 시선을 돌려 서유를 바라보았다.

긴장했던 서유가 이미 평온해진 것을 보고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냥 팔짱 낀 것뿐이야. 별것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그리고 방금 승하 씨는 널 보지 못했어. 만약 봤더라면 당연히 다른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았겠지.”

정가혜는 비록 자신의 동생인 송사월의 편이었지만 만약 서유가 여전히 이승하를 사랑한다면 슬퍼할까 봐 걱정되었다.

서유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정가혜를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

“가혜야. 나 괜찮으니까 걱정 마.”

정가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유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럼 우리 이제 과일 사러 갈까?”

서유는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돌아서서 지하 1층 쪽으로 걸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서유는 참지 못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이승하가 매너 있게 차 문을 열어주는 것을 보고는 피식 웃어 보였다.

럭셔리 리무진에 올라탄 이승하는 조용히 양복 재킷을 벗었다.

여자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참지 못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벽증이 아주 날로 심해지네?”

맨 뒷줄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이연석은 이 여자의 목소리에 안색이 돌변했다.

꼬았던 다리를 풀고 단정히 앉은 뒤 앞줄에 파티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향해 공손히 말했다.

“누나.”

이승연은 고개를 돌려 두려움에 빠진 이연석을 보더니 웃음이 터졌다.

“연석아, 천하에 두려울 것 하나 없는 네가 왜 나만 보면 고양이 만난 쥐가 되는 거야?”

이연석은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침을 꿀꺽 삼켰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손사래를 쳤다.

“내가 언제... 아니에요.”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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