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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가냘프고 허약한 몸은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떨림을 그치지 못했고 고통은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퍼져 나와 몸 구석구석이 지끈지끈 쑤시는 듯 아팠다.

힘이 빠진 그는 전혀 걸을 수 없었고 손바닥을 땅에 대고는 그녀를 향해 기어갔다.

그녀를 만질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끝내 참지 못하고 그녀의 얼굴을 살짝 만졌다.

차가운 촉감이 순식간에 전해졌고 의사인 윤주원은 금방 깨달았다. 주서희가 정말로 죽었다는 사실을.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여자가 이젠 그의 곁을 영원히 떠났다는 것을.

안색이 조금씩 창백해지고 눈물이 빗방울처럼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자신의 낭패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숙인 채 서유에게 주서희를 건네받아 품에 안았다. 손을 뻗어 보물을 끌어안듯 온 힘을 다해 그녀를 품에 안았다.

생기가 없는 그녀의 얼굴에 자신의 뺨을 가져다 대고는 조심스럽게 얼굴을 뗐다.

눈을 내리깔자 눈물이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고 수정같이 맑은 눈물방울이 그렇게 그 위에서 굳어져 버려 그녀의 피부와 하나가 되었다.

더 이상 울지 말라고 그녀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심장이 너무 아파서 눈물샘은 마치 고삐가 풀린 것처럼 걷잡을 수가 없었다.

한편, 주서희의 변호사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남자가 바로 윤주원임을 확인한 뒤 그에게 다가가 손으로 쓴 유서를 건네주었다.

“이건 주서희 씨가 직접 쓴 겁니다. 꼭 윤주원 씨한테 전해달라고 당부했어요.”

그가 눈물이 고인 눈을 들어 봉투를 쳐다보고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유서가 적힌 종잇장에 손이 닿자 숨이 막혔다.

그는 편지를 바로 열지 않고 그녀와 편지를 품에 꼭 껴안았다. 마지막인 것인 것처럼 손을 쉽게 놓지 못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아쉬워도 시신을 옮겨야 했다. 현지 경찰은 이승하의 체면을 생각해 함부로 시신을 옮기지 않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도리가 아니었다.

윤주원은 의사니까 냉정할 줄 알았다. 근데 서유와 정가혜보다 더 미친 듯이 주서희를 안고 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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