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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그녀는 턱을 살짝 쳐들고 가까이 다가갔다.

“어떻게요?”

그녀의 몸에서 나는 상쾌하고 편안한 바디 향과 은은한 술 냄새가 섞여 코끝을 자극했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싱숭생숭해진 그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였다.

원래는 꿍꿍이가 있었는데 그녀가 정말 가까이 다가오자 놀라서 약간 고개를 돌리며 그녀의 얼굴을 피했다.

그의 품에 안긴 정가혜는 술기운이 머리끝까지 올라왔고 눈앞의 사람이 누구인지 잘 보이지 않아 그의 팔을 잡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녀가 가까이 오자 그는 피하지 않고 뻣뻣한 등을 곧게 펴고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의 손이 가슴에 닿자 심장이 철렁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손을 뻗어 그의 하얀 셔츠를 잡고 살짝 힘을 주어 눈앞의 사람을 가까이 끌어당겼다.

“어떻게요? 뭘 원하는 거예요?”

그녀의 붉은 입술은 그의 얇은 입술에 거의 다 닿았고 조금만 더 가까우면 입술이 부딪혔을 것이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빨간 입술을 쳐다보면서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말하면 그대로 해줄 거예요?”

웬일인지 그녀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는 술에 취했을 뿐이고 전혀 경계심이 없이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이었다.

반쯤 취한 그녀를 쳐다보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대담하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뽀뽀해 줘요.”

가까이 다가온 그의 하얀 얼굴을 보고 그녀는 셔츠를 잡았던 손을 떼고는 그의 얼굴을 움켜쥐고 입을 맞추었다.

가벼운 입맞춤이었지만 그의 심장에 각인되었고 찌릿찌릿한 느낌이 갑자기 온몸을 엄습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두 손을 그녀의 허리춤에 감쌌다. 살짝 힘을 주니 그녀가 그의 품에 안겼다.

자세가 불편했는지 그녀는 발버둥을 쳤고 그런 그녀를 한참 동안 노려보던 그가 갑자기 그녀를 덥석 안아 올렸다.

술을 많이 마신 그녀는 순간적으로 머리가 빙빙 돌았다. 괴로워 죽을 것만 같아서 그의 목에 걸쳤던 손을 뻗어 그의 머리카락을 있는 힘껏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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