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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그녀는 얌전해졌지만 그의 머리카락을 잡고 있는 손은 끝내 놓지 않았다. 마치 이것이 변태 놈을 방비하는 비밀 무기인 것처럼 말이다.

손은 경계하고 있지만 마음은 왠지 모르고 안심이 되었다. 자신을 안고 있는 남자가 자신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라도 한 듯 그녀는 순순히 손을 떼고 그의 목을 감싼 채 그의 품에 얌전히 안겼다.

덩치가 큰 이연석의 품에 안겨 있으니 왜소한 편인 그녀는 마치 매달려 있는 인형 같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그녀를 조수석에 태운 뒤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운전하면서 가끔 그녀를 쳐다보았고 헝클어진 머리가 얼굴을 덮은 줄도 모르고 달콤하게 자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가 그녀 얼굴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얼굴을 어루만졌다.

가볍게 어루만진 것뿐인데 그녀가 손을 뻗어 마치 쿠션을 잡듯 그의 손을 잡아 품으로 끌어당겼다.

손가락이 그녀의 봉긋한 가슴에 닿자 그는 무의식중에 손을 움츠렸다.

간신히 다 잡은 마음이 또다시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신호등과 그녀를 번갈아 보면서 차라리 그녀가 깨어나서 머리카락이라도 뽑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한 손으로 차를 몰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손을 빼려고 하는데 곤히 잠든 여자는 한사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안전벨트를 풀고 옆으로 몸을 기울였다.

“이거 놔요. 안 놓으면 나 무슨 짓 할지 몰라요.”

그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그녀는 힘을 뺐다. 그 틈을 타 손을 뺀 그가 그녀의 안전벨트를 풀어주었다.

차에서 내린 그가 조수석으로 가서 다시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았다.

그녀를 안고 별장으로 들어가는데 마침 노현정과 마주쳤다.

지난 한 달 동안 그는 매일과 같이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매번 노현정에게 그녀를 맡기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돌아섰다.

오늘 밤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럴 줄 알았다. 황급히 앞으로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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