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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괴로워서 미친 듯이 토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이를 악물고 온몸의 토사물을 참으며 노현정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만 나가 봐요.”

노현정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는 걱정이 되었지만 눈치껏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

문이 닫힌 후 이연석은 입고 있던 옷과 바지를 벗었다. 샤워를 하려는데 그녀의 머리가 쓰레기통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다가가 그녀의 몸을 받쳐주었다.

뜨거운 살결이 그녀의 옷에 닿았고 불편함을 느낀 그녀는 발버둥 치며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그가 그녀를 덥석 안아 욕조에 넣었다.

따뜻한 물이 사방으로 퍼졌고 편안함을 느낀 그녀는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다.

그는 클렌징 용품들을 가져와 그녀의 입술과 얼굴을 깨끗이 씻어준 후, 샤워하러 갈 생각이었다.

근데 그녀가 갑자기 그의 허리를 껴안고는 그의 복근에 얼굴을 가져다 댔다.

허리를 반쯤 굽힌 남자는 젖어 있는 여인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욕조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덥석 끌어안았다.

그녀에게서 풍기는 술 냄새를 맡으며 그가 그녀의 어깨에 턱을 얹었다.

“내가 누군지 알아요?”

깨끗하게 토하고 나니 정신이 좀 들었는지 그녀가 고개를 살짝 들고는 자신을 안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희미한 시선 아래 기억 속에 새겨진 그 얼굴이 떠오르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연석 씨...”

당신이 왜 여기에 있냐고 묻고 싶은 찰나 남자가 그녀의 턱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가 옅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숙이며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기억해요. 오늘 밤은 당신이 먼저 유혹했다는 걸.”

뭐?

의문이 채 풀기도 전에 붉은 입술이 부딪혀왔고 그가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허리를 감싸고 있는 손이 피부 위를 스쳐 지나갔고 얇은 옷감을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뜨거운 손길이 느껴져 온몸이 활활 타올랐다.

눈앞의 잘생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녀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술을 마셔서 그런 건지 그녀는 그를 밀쳐내지 않고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정신이 들어 그를 밀어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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