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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정가혜는 코니세그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후 다시 침실로 돌아왔다.

안에 있던 이연석은 마치 모델처럼 통유리창 앞에 서서 꼼짝도 않고 아래층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떠나는 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가혜는 그 모습을 보고 가볍게 기침을 했다.

“이미 갔어요. 연석 씨는 언제 갈 거예요?”

승리를 거둔 것처럼 눈부시게 웃고 있던 이연석은 목소리를 듣자마자 황급히 웃음을 거두고 정가혜를 향해 돌아섰다.

그녀가 옷을 단정히 차려입은 것을 보고 살짝 눈을 찡그렸다.

“입을 옷이 없는데, 하룻밤 더 묵게 해주면 안 돼요?”

눈빛에 어떤 감정이 서려 있는지 명확하진 않았지만 정가혜는 그의 말 속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못 본 척하고 돌아서서 침실 옷장을 열고 남성용 옷 한 벌을 꺼내 이연석에게 건넸다.

그녀 방에 다른 남자의 옷이 있는 것을 본 이연석은 얼굴색이 어두워졌지만 지금 자신에게 따질 자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 이를 악물고 거절했다.

“조금 있다 비서에게 옷을 가져오라고 할게요.”

다른 말로 하면, 다른 남자의 옷은 입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정가혜는 그를 흘깃 보고는 셔츠를 펼쳐 칼라를 들추고는 이연석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브랜드를 보자 이연석은 속으로 기뻐하며 재빨리 손을 뻗어 받았다.

“내 옷을 아직도 갖고 있었어요?”

정가혜가 이연석에게 모든 걸 돌려준 날 뭐에 홀렸는지 옷 한 벌을 남겼다. 아마도 기념품으로 남기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

그녀는 이연석의 옷을 몰래 간직했다는 사실은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

“아주머니가 포장하는 걸 깜빡하셔서 한 벌만 남았어요.”

이연석은 정가혜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가 피하지 않자 그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는 그저 손을 뻗어 옷과 함께 그녀를 품에 안았다.

두어 번 몸부림쳤지만 이연석의 힘이 너무 세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정가혜는 그가 몸을 숙이고 자신의 귓가에 다가오는 것을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가혜 씨가 날 잊지 못해서 남긴 옷이라고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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