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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과거의 일은 되돌릴 수 없지만 정가혜는 미래를 약속할 수 있었다.

“유 여사님, 제가 연석 씨랑 결혼하게 된다면 예전처럼 대하지 않을 거예요. 모든 걸 바치고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고, 보살피고, 지킬 거예요.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이것이 바로 정가혜가 보일 수 있는 진심이었다. 그녀는 감정에 진지했고, 전 남편에게도 모든 것을 바쳤으며, 심형진과의 관계에서도 여자친구가 되기로 약속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물며 그녀 마음속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인 이연석이었으니, 결혼 후에는 분명 그에게 더 잘 대해 줄 것이었다.

정가혜가 여전히 물러서지 않자 유나희는 다른 방식을 사용했다.

“우리 연석이가 사실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바람기 있고 노는 걸 좋아하죠. 스캔들도 끊이질 않았어요. 하지만 그건 가혜 씨를 만나기 전의 일이에요. 당신과 만난 뒤로는 확실히 많이 변했어요. 적어도 잦은 스캔들은 없어졌죠. 그 점에선 고마워요. 하지만 가혜 씨, 연석이를 완전히 믿을 수 있겠어요?”

계속 소파에 기대어 있던 유나희가 갑자기 몸을 바로 세우고 하얀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리고 두 손을 모으고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눈빛으로 정가혜를 직시했다.

“우리 아들은 어릴 적부터 집에서 예쁨만 받고 자라, 하고 싶은 건 바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에요. 예전에 배하린과 결혼하고 싶다며 온 집안을 들쑤셨던 것처럼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싫증이 나자 죽어도 결혼하기 싫다고 했죠. 지금 갑자기 가혜 씨랑 결혼하겠다는 게 일시적인 충동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나요?”

배하린에 관한 자세한 내막을 유나희는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이렇게 말한 것은 정가혜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유나희는 정가혜의 과거를 조사해 알고 있었다. 전 남편을 위해 집도 사주고 돈도 보태주는 등 모든 걸 바쳤지만 결국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보통 이런 일을 겪은 여자라면 감정이나 결혼에 대해 더욱 조심스러워질 것이라는 걸.

그래서 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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