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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이렇게 막무가내로 구는 아들을 보며 이진철은 유나희에게 쓴소리를 했다.

“그냥 결혼 허락해 주면 될 것을. 뭐 하러 애들 뜯어말려? 지금 이게 무슨 꼴이냐고? 이 나이를 먹고 아들내미 시중까지 들게 생겼으니...”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던 유나희가 그를 흘겨보았다.

“당신은 늘 이런 식이야. 항상 대충 얼버무리기나 하고.”

“얼버무리는 게 아니라 애들 일은 애들 스스로 알아서 하게 내버려둬. 다 자기들 복이 있는 거야. 뭐 하러 그렇게 간섭해? 그러다가 죽을 때까지 결혼 안 하겠다고 하면 어떡할 거야?”

“우리 연석이가 얼마나 좋은 남자인데?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목을 매는데. 혼자 늙어 죽기야 하겠어?”

“좋은 남자?”

이진철은 고개를 돌려 거실 소파에 축 늘어져 있는 이연석을 힐끔 쳐다보았다.

아무리 봐도 저놈이 어디가 좋은 남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여보.”

시선을 거두고 손을 내밀어 유나희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저기... 정가혜 씨한테 가서 사과하는 게 어때?”

제발 저놈 좀 이 집안에서 안 보게 해줘. 미쳐버릴 것 같으니까.

이때, 유나희가 물을 받아 냄비에 붓자 불길이 확 달아올랐다. 그 광경에 그가 바로 달려가 냄비 뚜껑을 가져와 위로 덮었다.

“봐봐. 요리는커녕 이런 상식도 모르는 사람이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할 거야? 얼른 가서 사과해.”

남편이 자꾸만 사과하라고 부추기자 유나희는 화가 벌컥 치밀어올랐다.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는데?”

뚜껑을 열고 냄비 안의 음식을 확인해 보니 이미 까맣게 타서 먹을 수 없는 상태였다. 그녀는 화를 참으며 냄비 안의 음식을 버리고 다시 요리를 했다.

요리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연석이 배달 음식을 주문하지 말고 기어코 직접 만들라고 하는 바람에 지금 이러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요리를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답답하고 화가 났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를 악물며 이진철에게 조금만 참으라고 타일렀다.

“이젠 아시아 지역의 대표이기도 하니까 회사 일로 많이 바쁠 거야.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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